1. 서 론
1.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전 지구적으로 강화됨에 따라, 해운 및 조선 산업은 친환경 대체 연료와 전동화(Electrification) 기술의 도입을 가속하고 있다(IMO, 2023).
연근해를 운항하는 5,000 GT 미만의 중소형 선박은 IMO의 직접적인 국제 규제 대상은 아니나, 대한민국 정부는 「제1차 친환경 선박 기본계획(2021~2030)」 및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공공선박의 친환경 전환)에 의거하여 국가 및 지자체가 운영하는 관공선을 의무적으로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하도록 법제화하였다(MOF and MOTIE, 2020). 특히, 국가 해양 관측망의 핵심 인프라인 해양탐사선(Oceanographic Research Vessel) 역시 이러한 강력한 정책적 의무 요건에 직면해 있다.
일반적인 상선과 달리 해양탐사선은 목적지로의 전속 이동(Transit), 관측 정점에서의 저속 예인(Towing), 그리고 장시간의 정지 관측(Dynamic Positioning, DP) 등 부하 변동이 극심한 특수한 운항 프로파일을 가진다. 최근 건조되는 탐사선들은 이러한 저부하 관측 시 매연과 연료 낭비를 줄이기 위해 메인 엔진을 끄고 배터리와 전동기를 활용하는 병렬 하이브리드(Parallel Hybrid) 방식을 채택하기도 하나, 수십 미터에 달하는 기계식 추진축(Shaft line)과 고정피치프로펠러(FPP)가 결합된 물리적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 공학적 한계를 지닌다.
무엇보다 전동기로 구동하더라도 길고 무거운 추진축과 감속기어를 거치며 발생하는 기계적 마찰과 프로펠러 캐비테이션(Cavitation)은 수중 방사 소음(Underwater Radiated Noise, URN) 및 선체 구조 진동을 유발한다.
이는 본선에 탑재된 다중빔 음향측심기(MBES), 초음파 유속계(ADCP) 그리고 각종 음향 탐지기 등 핵심 음향 관측 장비의 신호 대 잡음비(SNR)와 데이터 정밀도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또한, 과도한 수중 소음은 해양 생물들의 회피 반응(Avoidance Behavior)을 유발하여 수산 자원 및 생태계 조사 데이터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저하시키는 약점이다. 이에 따라 국제해양탐사협의회(ICES)는 해양탐사선의 소음 통제 기준인 ICES CRR 209를 제정하여 엄격한 정숙성(Quietness)을 해양 관측 데이터의 필수 글로벌 표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1.2 기존 하이브리드 설계의 한계점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해양탐사선의 동력원을 연료전지(Fuel Cell)와 에너지 저장 장치(ESS)로 전환하여 무소음·무배출(Zero-Emission) 관측을 달성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선행 사례로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SIO)는 최근 49.9 m급 신조 연안 해양탐사선(CCRV)에 액화수소(LH2)와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 그리고 아지무스 스러스터(Azimuth Thruster)를 적용하는 전전기(Full-Electric) 설계를 완료한 바 있다(Offshore Energy, 2024).
이러한 선행 프로젝트는 차세대 탐사선의 전력 부하 모델 및 무소음 운항 프로파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참고 지표가 된다. 그러나 CCRV는 체적 밀도가 매우 높은 극저온 액화수소를 채택하여 공간적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본 연구가 목표로 하는 국내 연안 환경에서는 상업용 액화수소 해상 공급망 및 벙커링 인프라가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육상 모빌리티 인프라를 연계하여 항만에서 20 ft 컨테이너 규격의 기체수소(CGH2) 탱크를 통째로 교체하는 방식이 중소형 관공선의 운용 환경에 더욱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Hexagon Purus, 2022a). 하지만 가스 또는 저인화점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에 대한 국제안전규정(IGF Code)과 선박의 지속적인 동하중(Dynamic Load)에 따른 선급(Class)의 가혹한 피로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프랑스의 ZULU 06호 선행 실증 사례와 같이 해상용 안전 승인(DNV AiP 등)을 획득한 350~381 bar 급의 보수적인 압축 기체수소 모듈을 적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Hexagon Purus, 2022b; Sogestran Group, 2024).
이러한 해상 규격의 기체수소는 동일 에너지 구현을 위해 액화수소 대비 필연적으로 막대한 체적(Volume)을 요구하며, 탱크 접속 구역(Tank Connection Space, TCS)이 포함된 20 ft 수소 저장 모듈(Hydrogen Storage Module) 컨테이너 1기의 물리적 수소 탑재량의 한계는 약 400 kg 내외에 불과하다. 이 제한된 용량으로 탐사선의 전체 임무 구간을 100% 수소연료로만 운용하려 할 경우, 필연적으로 다수의 수소 저장 모듈이 상갑판을 완전히 잠식하여 복원성 악화를 초래한다. 따라서 전 구간 수소 운항이라는 비현실적 가정을 배제하고, 이동 구간과 관측 구간의 동력원을 분리하는 이원화된 운항 최적화 및 새로운 차원의 기하학적·역학적 공간 재설계가 시급한 실정이다.
1.3 차세대 신조선 설계 패러다임 제안 및 연구 목적
본 연구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건조 중인 336 GT급(전장 41m, 2축 고정피치프로펠러(Twin-screw FPP) 기반의 하이브리드 해양탐사선을 기준 모델(Baseline Model)로 삼는다. 본 설계 검증에 활용된 주요 제원, 전기 부하 분석표 및 경하중량 계산서 등은 생산설계 준비 단계의 참조 데이터(Reference Data)로서, 기존 기계식 설계와 전동화(Electrification) 대체 설계 간의 역학적 변화를 상대적으로 비교하고 공학적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이 기준 모델이 채택한 동력계 배치와 기계식 추진 방식은 해양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데 구조적인 제약을 지닌다. 단순히 기존 추진축에 배터리를 추가하는 방식만으로는 기계식 추진계통이 지닌 수중 방사 소음의 근본적 한계와 FPP의 정점유지 성능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의 한계를 탈피할 대안으로, 정밀 제어와 저소음을 실현하는 아지무스 스러스터 기반의 전전기 추진(Full-Electric Propulsion) 시스템을 도입하고, 탄소 배출을 저감 하기 위해 해상 규격 381 bar 수소 저장 모듈 연계 PEMFC 및 피크 쉐이빙(Peak Shaving) 배터리를 결합한 이원화 하이브리드(Dual-mode Hybrid) 설계안을 제안한다.
특히 본 연구는 제안하는 전동화 개조 설계의 실효성과 공학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실무 데이터를 교차 참조하여 각 설계 단계의 검증 지표로 활용하였다.
첫째, 기존 관공선의 과도한 요구 선속을 하향해야 하는 당위성은 국립해양조사원 해양2000호의 실제 운항 실적(연간 평균 속력 등)을 참고하여 도출하였다.
둘째, 해양탐사선의 극한 전력 부하(정지 관측 모드) 특성 및 전력망 아키텍처는 선진 해양탐사 기술을 보유한 SIO의 최신 해양탐사선 운용 추정치를 벤치마킹하였다. 다만, 필 요 전력을 20 ft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의 탑재 한계(약 400 kg)에 맞추기 위해 연안 1일 관측 프로파일로 최적화 (Re-optimization) 하였다.
셋째, 상사법칙을 통한 동력 최적화 및 3차원 공간·중량 밸런싱의 역학적 검증은 현재 건조 중인 336 GT급 해양탐사 선의 기본 설계 제원과 실제 중량 계산서(Weight Estimate)를 기준선 데이터로 적용하여 수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연안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단기 거점 연계 운항(Hub-and-Spoke)에 맞추어 1일(24시간) 무소음 정지 관측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3단계의 핵심 역학적·구조적 설계 해법을 제시한다.
① 상사법칙 기반 선속 하향 및 동력 분배 최적화: 기존 15 knots의 과도한 요구 선속을 연안 관측 환경에 맞추어 12 knots로 하향 조정하여 요구 동력을 대폭 절감한다. 또한, 다일(Multi-day) 거점 연계 임무 시 목적지까지의 이동 구간은 신설되는 디젤 발전기로 구동하고, 무소음이 필수적인 관측 구간에만 수소 연료전지를 집중 운용하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체적이 큰 기체수소 탑재 요구량을 단 1기의 20 ft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 한계치 이내로 현실화한다.
② 폭슬 데크(F’CLE DK) 후방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 탑재 및 작업 시야 확보: 연료전지가 기저 부하를 담당함에 따라 무거운 대용량 배터리를 배제하고, 부하 변동 대응용 1C-rate, 150 kWh의 소용량 배터리만을 적용하여 중량 및 비용을 최적화한다. 아울러 15 ton 규모의 기체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를 거주 구역이 포함된 폭슬 데크 후방 상갑판에 편심 배치(Off-center arrangement)하여, IGF Code의 폭발 안전 이격 거리(B/5)를 준수함과 동시에 조타실 윙 브릿지(Wing Bridge)에서 선미 작업 갑판(A-Frame, J-Frame)을 직접 관측할 수 있는 운항자의 시야를 사각지대 없이 확보하는 실무적 배치를 구현한다.
③ 선저 하부 공간 활용 및 대각선 교차 중량 밸런싱(Cross-Diagonal Balancing): 대형 메인 엔진과 감속기, 추진 축계 등의 철거로 확보된 기관실 선저 잉여 공간에 신규 발전기 3대, 연료전지 및 배터리 시스템을 집중 배치한다. 상부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 탑재로 인해 발생한 수직 무게중심(VCG) 상승 및 횡경사(Heel) 유발 모멘트를 이들 하부 전동화 모듈의 우현 밀집 배치를 통해 대각선으로 상쇄하며, 별도의 고정 평형수(Solid Ballast) 조정 없이도 선박의 3차원 복원성을 방어해 내는 역학적 타당성을 수치적으로 확인한다.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핵심 설계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약하면 Table 1과 같다.
단, 본 연구는 엄격한 수중 방사 소음 규제 충족과 체적이 큰 기체수소 연료 탑재라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타당성(Technical Feasibility) 및 역학적 공간 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전동화 전환 및 연료전지 시스템 탑재에 따른 초기 자본 비용(CAPEX)의 증감 및 상세 생애주기 비용(LCC) 분석 등 경제성 평가는 본 연구의 범위를 벗어나며, 이는 추후 별도의 후속 연구를 통해 다루고자 한다.
2. 해양탐사선의 운항 특성 고찰 및 수중 방사 소음 환경 규제 분석
2.1 해양탐사선의 운항 프로파일 및 이원화 운용의 당위성
일반적인 상선(Merchant vessel)은 일정한 경제 속도로 순항하며 주기관 부하를 최적 효율 구간에 고정하는 운항 프로파일을 지닌다. 반면, 해양탐사선은 특정 해역에 도달한 이후 정밀 데이터 수집을 위해 극심한 부하 변동과 저속 운전을 반복하는 특수한 설계 기준 임무(Design Reference Mission, DRM) 혹은 운항 프로파일(Operational Profile)을 따른다.
이러한 특성은 국립해양조사원(KHOA)의 실제 운항 데이터에서 명확히 증명된다. KHOA의 해양2000호 운항 실적(2020년)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16 knots라는 설계 최고 속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간 총 17,033 mile을 2,144시간 동안 운항하여 실제 평균 운항 속력이 약 7.94 knots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KDI, 2022).
즉, 관공선 건조사양서의 관행적 스펙(15~16 knots 최고 속력, 7일 연속 항해)을 달성하기 위해 선체에 탑재된 막대한 용량의 기계식 주기관은, 연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속 탐사 및 정지 유지 임무 수행 시 저부하(Low-load) 영역에서 가동되므로, 해양탐사선의 실제 운항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 비효율적 동력계임을 시사한다.
더욱이 본 연구의 대상 선박(건조 중인 336 GT급 기준선)이 투입될 연안 조사의 지리적 특성과 인프라 한계를 고려할 때, 7일 연속 항해라는 사양서 상의 가혹한 조건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체적이 큰 수소 저장 모듈 탑재 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소 충전 인프라가 갖춰진 육지 모항을 출항하여 조사 해역 인근의 도서 지역을 야간 정박 및 전진 기지(Forward Operating Base)로 활용하는 단기 거점 연계 운항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공학적으로 가장 합리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비현실적인 7일 연속 항해 기준을 과감히 배제하고, 이 현실적인 단기 거점 운항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임무 기반 이원화 운용(Mission-based Dual-mode Operation)을 본선의 새로운 DRM으로 제안한다.
① 당일 관측 임무 (1-Day Operation): 모항 출항부터 복귀까지 전 구간을 수소 연료전지와 배터리만으로 운항하여 100% 무소음·무배출을 달성한다.
② 단기 거점 연계 임무 (Multi-Day Hub-and-Spoke): 인근 도서를 거점으로 1일 이상 체류할 경우, 거점에서 관측 정점까지의 단순 이동 구간은 선내 디젤 발전기를 가동하여 전기 추진으로 이동하고, 실제 무소음 정밀 관측 구역에 진입하면 발전기를 차단하고 수소연료로 전환한다.
이러한 전략적 운용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차세대 친환경 해양탐사선 설계의 선도적 참조 모델(Leading Reference Model)인 SIO의 CCRV 프로젝트의 운항 모드별 전력 부하 데이터를 Table 2와 같이 인용하였다(SIO, 2020).
본 연구가 제안하는 당일 100% 무소음 관측 임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목적지까지의 왕복 이동 부하뿐만 아니라, 가장 가혹한 전력 조건인 정지 관측(DP, 0 knots) 시의 막대한 부하를 반드시 감당해야 한다. Table 2의 데이터에서 나타나듯, 정지 관측은 속도가 0임에도 불구하고 제자리에서 조류와 풍랑을 이겨내며 선위를 유지해야 하므로 8 knots 해상 조사(303 kW) 시보다 오히려 1.5배 이상 높은 475kW의 고부하를 유발한다.
현재 국내 중소형 관공선에는 이러한 전전기 기반의 DP 운용 실증 데이터가 부재한 실정이다. 따라서 앞서 제시한 SIO의 CCRV 선행 부하 지표는 본선의 공학적 특이점을 설계에 정확히 반영하고 전력망 최적화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가장 타당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해당 SIO의 문헌에서 제시된 24시간 복합 임무(이동 8시간, 예인 2시간, 정지 관측 14시간)를 기준 선박에 그대로 대입할 경우, 막대한 총 요구 전력으로 인해 단 1기의 20 ft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로는 감당할 수 없는 물리적 모순이 발생한다. 따라서 20 ft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를 성공적으로 탑재하고 선박의 복원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부하 정지 관측 시간을 압축하고 무인기 운용 및 표류 관측(대기/미속 모드)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이동 속력을 에코 스피드(Eco-speed)로 조정하는 프로파일 최적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최적화를 통해서 중소형 탐사선의 물리적 공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상사법칙 기반의 동력 하향 최적화 및 기체수소 요구량 도출의 공학적 산출 과정은 제3장에서 구체적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2.2 기계식 추진계통의 정지 관측 한계와 전력 비효율성
앞서 2.1절에서 제시한 운항 프로파일 최적화 전략과 더불어, 본선이 요구하는 고도의 무소음 정지 관측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계식 추진시스템이 지닌 물리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비교 대상인 건조 중인 336 GT급 기준선(Baseline)의 제원은 Table 3과 같다.
단순 이동이 주된 목적인 일반 상선에서는 메인 엔진의 동력을 추진축(Shaft line)을 통해 프로펠러로 직접 전달하는 기계식 직결 추진이, 발전기와 전동기를 거치는 전기 추진 방식보다 에너지 변환 손실이 적어 고속 순항 효율이 우수하다. 그러나 해양탐사선의 임무 중 가장 고도화된 선박 제어가 요구되는 순간은 고속 직진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조류와 풍랑의 외란 속에서도 특정 좌표를 이탈 없이 정밀하게 유지해야 하는 정지 관측 상황이다.
기준선은 기계식 추진축에 연결된 2축 고정피치프로펠러와 방향타(Rudder)에 의존하는 기동 구조를 지니고 있다. 타는 선박이 전진하며 유속이 발생할 때만 양력(Lift force) 기반의 타력을 생성하므로, 속도가 0에 수렴하는 정지 관측 시에는 조종 성능이 완전히 상실된다. 결국 외력을 버티며 제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개의 고정피치프로펠러 중 하나는 전진 추력을, 다른 하나는 후진 추력을 발생시키는 비효율적인 교차 구동(Differential thrust)을 강제로 반복해야 한다. 이는 고속 순항에서 얻은 기계적 효율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극심한 과제어(Hunting)와 막대한 전력 낭비, 그리고 추진기 캐비테이션(Cavitation)을 초래한다. 결과적으로, 물리적인 추진축과 타에 의존하는 기존의 기계식 추진 방식으로는 해양탐사선의 DP 성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으며, 이는 독립적인 전방위 추력 제어가 가능한 새로운 추진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2.3 수중 방사 소음 규제(ICES CRR 209) 분석 및 전전기 추진의 필요성
해양탐사선에 탑재되는 다중빔 음향측심기, 초음파 유속계 등 초정밀 음향 관측 장비의 신호 대 잡음비를 확보하기 위해, 국제해양탐사협의회는 다음과 같은 엄격한 수중 방사 소음 한계선인 ICES CRR 209를 제정하여 권고하고 있다(Mitson, 1995).
① 저주파 대역: 기계류 진동 소음 통제 (1 Hz ≤ f < 1,000 Hz 구간)
② 고주파 대역: 프로펠러 캐비테이션소음 통제 (1,000 Hz ≤ f < 100,000 Hz 구간)
이러한 주파수 대역별 규제는 선박 소음의 근본적 원인과 직결된다. 1,000 Hz 미만의 저주파 소음은 주로 디젤엔진의 폭발 행정과 수십 미터에 달하는 추진축, 감속기어가 회전하며 발생시키는 구조 기인 소음(Structure-borne Noise)에 의해 지배된다. 반면, 1,000 Hz 이상의 고주파 소음은 앞서 언급한 고정피치프로펠러의 교차 구동 시 발생하는 심각한 캐비테이션 및 기포 붕괴(Bubble Collapse)로 인한 유체 기인 소음이 주된 원인이다.
기준선의 기존 기계식 축계와 FPP 기동 구조로는 이러한 엄격한 수중 소음 권고 기준을 근본적으로 충족하기 어렵다. 물론 현존하는 다수의 재래식 해양탐사선 역시 고정피치프로펠러를 활용하여 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정지 관측 시 발생하는 기계적 진동이 선체를 타고 선수 센서부로 감쇠 없이 전달되어 데이터의 품질을 저하시킨다. 특히 속도가 0에 수렴하는 상황에서 억지로 추력을 발생시키면 난류와 기포들이 선체 하부를 감싸는 음향 마스킹(Acoustic Masking) 현상을 일으켜, 음향 관측 장비의 신호 대 잡음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비록 ICES CRR 209가 법적 구속력을 지닌 국제 강제 협약은 아니나, 현대 해양탐사선이 고품질의 관측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글로벌 표준 성능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다소간의 에너지 변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정밀한 위치 유지와 주파수 대역별 음향 통제 기준 충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중 방사 소음의 매개체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완전 전동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디젤 엔진 대신 연료전지 및 배터리를 사용하여 저주파 구조 진동의 원천을 제거하고, 고정된 기계식 추진축을 배제한 뒤 360도 방향 제어가 가능한 아지무스 스러스터를 채택하여 고주파 캐비테이션 소음을 억제함으로써 완벽한 무소음 자동 위치 유지(DP)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중 소음 억제를 위해 기존 기계식 축계를 철거함에 따라 선저(Bottom)에 확보된 기관실 잉여 공간은, 향후 본 연구가 제안하는 신규 발전기 세트 및 Peak Shaving 방지용 배터리의 전면 배치를 통한 복원성 밸런싱의 핵심적인 기하학적 기반이 된다.
3. 차세대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 및 공간 최적화 설계
3.1 상사법칙 기반 선속 하향 및 기체수소 탑재량 최적화
앞서 2장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해양탐사선의 운항 프로파일은 일반 상선과 달리 정지 관측 및 10 knots 이하의 저속 운항에 집중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공선은 관행적으로 15 knots 수준의 과도한 최고 속력을 요구받아 왔으며, 이는 기준선에 2,386 kW라는 기계식 디젤 주기관을 탑재하게 만든 근본 원인이다.
본 연구는 특정 선형(Hull form)의 유체역학적 최적화를 목적으로 하는 상세 설계가 아니라, 차세대 동력원 탑재에 따른 전력 시스템 아키텍처 및 공간 배치를 다루는 초기 개념 설계(Concept Design) 단계에 있다. 따라서 복잡한 전산유체역학(CFD) 해석 대신, 조선해양공학의 초기 동력 추정에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유체역학적 상사법칙(Affinity Law)을 적용하여 요구 선속 하향이 가져오는 정량적 이점을 고찰하였다(Molland et al., 2017). 선박의 요구 동력(P)은 선속(V)의 세제곱에 비례하며,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식 (3.1)과 같다.
이 법칙을 기준선의 제원(Pref = 2,386 kW, Vref = 15 knots)에 대입하여, 관측 임무에 최적화된 12knots(Vtarget)로 선속 패러다임을 전환할 경우 요구되는 동력을 식 (3.2)와 같이 산출할 수 있고 이를 Fig. 1에 나타내었다.
최고 속력 하향을 통해 선박의 최대 요구 동력을 현실화한 후, 본선의 당일 관측 임무를 전 구간 무소음·무배출(All-Hydrogen)로 수행하기 위한 동력원 용량을 산정하였다. 앞서 상사법칙으로 도출된 기준선의 12 knots 동력 1,221 kW는 SIO 벤치마킹 선박의 총 전력 부하 1,169 kW와 오차가 4.3%에 불과하여 두 선박의 운용전력 체급이 유사함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선행 지표의 가혹한 24시간 연속 복합 임무(정지 관측 14시간 등)를 기준 선박에 그대로 수용할 경우, 단 1기의 20 ft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로는 감당할 수 없는 초과 부하가 발생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선박의 예비 부력과 복원성을 확보하기 위해, 10 knots의 순항 속력은 유지하면서 이동 시간(6시간)을 단축하는 거점 연계 운항을 적용하였다. 또한, 전력 소모가 극심한 정지 관측(0 knots)은 2시간으로 최소화하고, 기존의 저속 예인(2 knots) 2시간을 유지하되 표류 및 미속 대기(0~2 knots) 비중을 14시간으로 대폭 확대하는 연안 1일 관측 최적화 시나리오(총 24시간)를 새로운 DRM으로 도출하였다. 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1일 총 요구 에너지 Etotal는 식 (3.3)과 같이 산출된다.
만약 이 6,608 kWh의 전력을 연료전지 없이 순수 배터리(All-Battery)만으로 감당하고자 한다면 막대한 중량 문제가 발생한다. 선박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견고한 모듈 케이싱 및 해상 안전 규정을 충족해야 하므로, 최종 조립된 해상용 배터리의 시스템 단위 에너지 밀도(System-level Specific Energy)는 통상 약 0.12 kWh/kg 수준으로 크게 감소한다(Trombetta et al., 2024). 이를 본선의 1일 요구 전력에 대입하여 산술적으로 계산할 경우, 무려 약 55 ton 이상의 막대한 배터리 체계 중량이 요구되며 이는 중소형 탐사선의 예비 부력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총톤수 336 GT의 소형 탐사선에 55 ton의 배터리를 추가하는 것은 부력과 복원성, 그리고 필수 관측 장비의 적재 능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물리적 모순이다.
따라서 중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수소 연료전지의 결합만이 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유일한 대안이다. 본 설계에 적용될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의 보수적인 시스템 효율(ηFC)인 50%와 수소의 저위발열량(33.3 kWh/kg)을 반영하여 산출한 1일 필수 기체수소 요구 질량(MH2)은 식 (3.4)와 같이 불과 약 397kg으로 도출된다(van Biert et al., 2016).
마지막 단계로, 이 약 397 kg의 필수 수소량을 단 1기의 20 ft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 내에 선박 복원성 저하 없이 안전하게 탑재할 수 있는지 기하학적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현재 DNV 선급 승인을 획득한 Hexagon Purus의 공식 제원에 따르면, 381 bar, 20 ft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 육상용 표준 모델의 최대 기체수소 탑재량은 487 kg이며, 총중량은 약 10 ton 수준이다(Hexagon Purus, 2021). 따라서 본 설계는 복잡한 열역학적 밀도 추정 대신, 이 명확한 실물 제원을 바탕으로 해상용 개조 시의 실효 탑재 한계와 중량 증가분을 직관적인 기하학적 비례식으로 산출하였다.
해당 상용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를 해상용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IGF Code에 따라 주 차단 밸브(Master gas valve), 비상 차단 시스템(ESD), 가스 누출 감지기 및 강제 방폭 환기 팬(Ventilation fan) 등 핵심 안전 설비가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탱크 접속 구역(TCS)를 컨테이너 내부에 의무적으로 할당해야 한다.
특히 중량 측면에서, 이 TCS 구획을 안전하게 분리하기 위한 두꺼운 A-60 등급의 내화 방화 격벽(Fire-resisting divisions) 시공, 해상의 6자유도 동하중과 슬래밍(Slamming) 충격을 견디기 위한 컨테이너 외부 강재 프레임의 대대적인 구조 보강, 그리고 각종 해상용 방폭 설비의 추가 탑재로 인해 막대한 중량 증가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해상용 특수 안전 설비 및 구조 보강재의 추가 중량을 약 5 ton으로 개략 추정(Rough estimation)하여, 해상용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 1기의 최종 운용 중량을 15 ton으로 보수적(Conservative)으로 가정하였다. 이 15 ton의 도출 값은 제4장에서 수행된 3차원 모멘트 밸런싱(비대칭 하중 상쇄) 해석의 핵심 기초 제원으로 적용되었다.
또한, 기하학적 체적 측면에서 표준 20 ft 컨테이너의 전체 규격은 전장(Length) 약 6.06 m, 폭(Breadth) 2.44 m, 높이(Height) 2.74 m이며, 내부 단면적은 일정하다. 따라서 컨테이너 내부에 특정 깊이의 격벽을 세울 경우, 전체 길이에서 해당 격벽이 차지하는 길이의 비율은 곧 전체 체적에서 감소하는 부피의 비율과 일치한다.
배관 작업 및 이러한 안전 설비들의 유지보수 반경을 고려하여 컨테이너 한쪽 끝단에 1.1 m 깊이의 TCS 전용 공간을 할당할 경우, 이는 전체 전장(6.06 m)의 약 18.1%에 해당한다. 이를 약 18%의 체적 감소로 적용하면, 내부의 실린더 적재 공간과 수소 탑재량 역시 동일하게 18% 축소된다.
따라서 상용 모델의 물리적 최대 탑재량(487 kg)에서 이 TCS 할당 공간(18%)을 제외한 82%의 유효 공간을 산출하면, 해상용 20 ft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 1기의 실효 수소탑재 한계량은 약 399.3 kg으로 도출된다.
이는 본 연구가 앞서 식 (3.4)를 통해 도출한 1일 최적화 임무의 필수 요구량 396.9 kg을 완벽히 수용할 수 있는 수치이다.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운항 반경을 고려한 운항 프로파일 최적화와 해상 안전 규제를 만족하는 기하학적 체적 분할 설계를 결합하여, 선박 복원성 유지라는 물리적 모순을 타당하게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3.2 전전기추진 전환 및 전력망 최적화
정지 관측 부하 제어의 비효율성과 수중 방사 소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본 설계는 기계식 추진축을 완전히 배제하고 트윈 아지무스 스러스터 기반의 전전기추진으로 전환한다.
전전기 하이브리드 전력망의 동력원별 용량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통합 전력 부하 산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앞서 2.1절에서 제시된 SIO 선행 연구의 부하 프로파일(Table 2)을 벤치마킹하여 대입하였다. 해당 데이터는 3.1절을 통해 유체역학적 타당성이 입증되었을 뿐만 아니라, 추진 부하와 선내 하우스 부하(승조원 거주 구역 및 과학 장비 전력)가 하나로 결합된 전전기 통합 전력망(Integrated Power System, IPS) 기준의 전체 요구 부하를 나타내므로, 본선의 동력원 용량 매칭을 위한 기준으로 가장 부합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 운항 모드별 통합 전력 부하를 대입하여 각 동력원의 최적 용량을 산정하였으며, 새롭게 구성한 차세대 해양탐사선 전전기 하이브리드 전력망 단선도는 Fig. 2와 같다.
이러한 운항 모드별 요구 전력 분석 결과와 선박의 공간적 제약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네 가지 핵심 서브 시스템으로 구성된 최적의 전력망 매칭안을 도출하였다.
첫째, 디젤 발전 계통 (400 kW × 3대 = 총 1,200 kW), 다일 거점 연계 임무 등 하이브리드 운항 시 주 전력을 담당할 디젤 발전기는 제한적인 기관실 층고 2.7 m와 하중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높이가 1.64 m에 불과한 고속 마린 엔진(Caterpillar C18, 400 kW급, 단품 4.421 ton) 3대로 구성하였다(Caterpillar Inc., 2023). 발전기 3대(총 1,200 kW)를 산정한 가장 핵심적인 근거는 본선의 최고 속력(12 knots) 운항 시 요구되는 최대 통합 전력(1,169 kW)을 완벽히 수용하기 위함이다. 12 knots 최대 부하 발생 시에는 3대를 모두 병렬 운전하여 약 97.4%의 부하율로 최고 속력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반면, 10 knots 순항 시에는 Table 2의 분석 결과에 따라 요구 통합 전력이 542kW로 감소한다. 이때는 400 kW 발전기 2대(800 kW)만 병렬 운전하여 약 67.8%의 부하율(Load Factor)을 형성한다. 기계식 추진축과 달리, 전동식 아지무스 스러스터 기반의 통합 전력망은 조타 및 파랑에 의한 토크 변동 시 순간적인 돌입 전류와 동적 스텝 부하(Dynamic Step Load)가 발생하여 주 전력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친다. 따라서 67.8%의 부하율은 엔진의 최적 연료 소비 효율(SFOC) 구간을 유지함과 동시에, 이러한 스러스터의 과도 부하로부터 전력망의 블랙아웃(Blackout)을 방지하고 정밀 과학 장비에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약 32%의 필수 회전 예비력(Spinning Reserve)을 확보한 전력 설계이다. 나머지 1대의 발전기는 순항 시 예비용(Stand-by)으로 대기하여 전력망의 이중화를 완벽히 보장한다.
둘째,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 시스템 (총 800 kW), 당일 관측 임무 시 정숙 운항을 책임질 연료전지 시스템은 200 kw 4기로 산정하였다. 시스템 총중량은 DNV 선급 인증을 획득한 상용 해상용 모듈(1.0 ton/기) 4기의 순수 중량에, 공통 수소/냉각 배관 및 마운팅 프레임 등을 위한 통합 의장 마진(0.5 ton)을 넉넉히 더해 4.5 ton으로 추정하였다(Ballard Power Systems, 2024). Table 2에 명시된 가혹한 정지 관측 시의 통합 기저 부하 475 kW를 기준으로 할 때, 총 4기의 연료전지 모듈 중 3기(600 kW)를 주 동력으로 운용하면 약 79.2%의 부하율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해상 환경의 극심한 동적 부하 변동(Dynamic load cycle)이 유발하는 스택 촉매층의 물리적 두께 감소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연료전지의 출력을 일정한 정속 부하로 유지하여 수명을 극대화하는 최적화 구간에 정확히 부합한다(Larminie and Dicks, 2003; Wang et al., 2018). 또한, 모듈형 구성을 통해 단일 유닛 고장 시에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셋째, 액침냉각(Immersion-cooling) ESS 배터리 시스템 (150 kWh, 2.8 ton), 본 설계에서 수소 연료전지가 메인 동력을 전담함에 따라, 신규 배터리의 목적은 과도 응답 지연(Transient Response Delay) 방어를 위한 버퍼(Buffer)이다. 연료전지를 활용한 정지 관측 중 돌풍 등으로 스러스터에 순간적인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배터리가 즉각 방어해야 할 마진을 150 kW 수준으로 설정하였으며, 이를 1C-rate 방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총 150 kWh 용량의 배터리 시스템을 산정하였다.
선수 배터리룸에 탑재될 시스템의 총중량은 기존 SIO 사양서의 580 kWh 배터리 실측 중량(7.27 ton)을 기준으로 단순 비례 계산 시 약 1.88 ton이나, 용량 축소에도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두꺼운 방화 하우징, 제어반, 냉각 순환기 등의 고정 하중 증가분을 고려해 약 1.0 ton의 설계 마진(Weight margin)을 가산한 2.8 ton으로 개략 추정하였다. 이를 통해 실선 설계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조 장비의 중량 부족 위험을 방지하고, 기존 대용량 배터리 대비 획기적인 중량 절감을 이루어 수소 저장 모듈 탑재를 위한 핵심 이점을 확보하였다.
넷째, 일체형 영구자석(Permanent Magnets) 전동식 아지무스 스러스터(총 8.0 ton), 정지 관측 성능 향상 및 수중 방사 소음 저감을 위해 기존 기계식 추진축계를 철거하고, 영구자석 전기 모터가 스러스터 하부 포드(Pod)에 결합된 초경량 일체형 L-Drive 아지무스 추진기를 도입하였다. 본 설계는 선박의 최고 속력 요구 전력(1,169 kW) 밸런스에 맞춰 순수 추진 소요 동력을 완벽히 감당할 수 있도록 Veth Propulsion의 VL-550i (533 kW) 규격 등을 적용하였다. 상부 기어박스가 생략된 PM 모터 통합형 설계는 기존 추진기 대비 획기적인 중량 및 공간 절감이 가능하므로(Veth Propulsion, 2024), 이를 바탕으로 2기 탑재 시의 총 장비 중량을 보수적인 안전 마진을 포함하여 8.0 ton으로 개략 추정하였다.
3.3 수소 저장 시스템의 편심 종방향 배치 및 작업 시야 확보
기존 기계식 추진 계통의 일괄 철거로 발생한 기관실 잉여 공간은 신규 발전기와 연료전지, 배터리 등 핵심 전력 장비의 탑재 구역으로 활용된다. 반면, 폭발 및 화재 위험을 내포한 15 ton 규모의 기체수소 저장 모듈은 가스 안전 규정에 따라 밀폐된 선내를 피해 반드시 상부 개방 구역(Open Deck)에 배치되어야 한다.
본 설계에서는 조타실 우현(Starboard) 윙 브릿지에서 선미 후방(A-Frame, J-Frame 등)의 필수 작업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Fig. 3에 도시된 바와 같이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를 조타실 후방이 아닌 선수부 폭슬 데크(F’CLE DK) 상부의 좌현(Port)으로 전진시켜 편심 배치하였다. 특히, 본선의 선폭(B, 8.75 m) 기준 IGF Code의 측면 최소 이격 거리(B/5)인 1.75 m를 준수하여 폭 2.44 m의 수소 컨테이너를 좌현에 배치할 경우, 우현 측으로 약 4.56 m의 시야 여유 공간이 발생하므로 법적 안전 한계선과 선미 작업 시야를 동시에 충족한다(IMO, 2015). 이는 가스 누출 시 거주구역 유입을 차단함과 동시에, 선박의 트림(Trim) 밸런스를 극대화하는 전략적 배치이다.
또한, 길이 약 22.5 m, 전폭 8.75 m, 층고 2.7 m 규모의 하부 기관실 내 구획 설계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가스 누출 및 화재 시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열이 발생하여 잠재적 점화원(Ignition Source)이 될 수 있는 디젤 발전기를 기관실 후방으로 이격시켰다. 반면, 고위험군인 수소 연료전지와 배터리 시스템은 전방으로 완전히 분리하는 구역화(Zonal Segregation) 설계를 적용하였다.
특히 연료전지룸과 배터리룸은 가스 방폭 구역(Hazardous Area) 지정 요건을 준수하고 화재 전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한국선급(KR) 규정에 따른 A-60 등급 내화 방화 격벽으로 사방이 둘러싸인 독립 구획(Dedicated Room)으로 각각 설계되었다(KR, 2023). 실제 선박 배치에 따른 구획 설계의 물리적 실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Table 4와 같이 제조사의 상용 장비 제원을 대입하여 전체 시스템 단위의 설계 소요 면적(Footprint)을 산출하였다.
본선의 하부 기관실이 가지는 전체 평면 투영 면적(Projected Area)은 약 196.9 m2이다. Table 4에 명시된 바와 같이, 각 핵심 장비의 통합 체적에 유지보수 통로(Clearance) 및 A-60 격벽 시공 두께(약 0.1 m)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핵심 장비(PEMFC, ESS, 발전기)의 총 소요 면적은 약 49.3 m2 수준이다. 전전기 추진을 위한 전력 변환 장치(AEP) 여유 공간(약 18.0 m2)을 합산하더라도, 전체 전동화 핵심 구역은 약 67.3 m2 규모이다. 기관실의 종방향 길이(22.5 m)가 핵심 전동화 구역의 총 소요 길이(약 17.92 m)를 안정적으로 수용하므로, 모든 장비는 우현(Starboard) 측을 따라 간섭 없이 완전한 종방향 일렬 배치(In-line Layout)가 가능하며, 장비 간 독립된 정비 동선이 확보된다.
특히 탑재 장비 중 최고 높이를 가지는 연료전지 랙의 제원이 2.20 m이므로, 2.7 m의 기관실 층고 내에서 배관 및 환기 덕트 라우팅을 위한 상부 수직 여유 공간이 간섭 없이 확보된다. 이는 선미 선형의 협소화(Aft-body Narrowing) 현상으로 인해 기관실 하부 바닥의 유효 면적(Effective Floor Area)이 일정 부분 감소하는 조선공학적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전체 유효 면적 대비 약 34.2%만을 점유하는 우수한 공간 가용성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기관실 내에 펌프, 열교환기 등 필수 보기류(Auxiliary Machinery)를 간섭 없이 배치하기 위한 약 129.6 m2의 물리적 공간이 충분히 확보됨을 확인하였다. 상부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의 좌현 편심 배치로 인해 발생하는 횡방향 역학적 불균형은 하부 고중량 전동화 장비들의 우현 일렬 집중 배치를 통해 효과적으로 상쇄하였으며, 이러한 구체적인 비대칭 하중 상쇄(Asymmetric Load Compensation) 설계 및 복원성 검증 결과는 제4장에서 상세히 서술한다.
4. 전동화 개조에 따른 3차원 중량 분포 해석 및 비대칭 하중 상쇄 검증
4.1 상부 편심 하중의 역학적 한계 및 장비 철거를 통한 밸런싱 초기 조건 확보
기존 기계식 추진 선박을 수소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개조할 때 직면하는 주요한 기술적 제약은 중량물 추가 탑재에 따른 무게중심 이동과 그로 인한 복원성(Stability) 변화이다. 제3.3절에서 도출한 바와 같이, DNV 선급 승인을 획득한 381 bar 수소 저장 모듈은 IGF Code를 만족함과 동시에 선미 후방 작업 시야를 완벽히 확보하기 위해 선수부 F’CLE DK의 좌현으로 편심 배치되어야 한다.
이러한 무거운 중량물의 상부 편심 배치는 선박 전체의 수직 무게중심(VCG)을 상승시켜 복원정(GZ) 곡선의 안전 마진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횡방향 무게중심(TCG)을 좌현으로 이동시켜 선박의 영구적인 횡경사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개조 설계의 역학적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기존 장비 철거와 신규 전동화 장비 탑재 과정에서 발생하는 3차원 모멘트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하부 기관실 장비 배치를 통해 상쇄하는 비대칭 하중 상쇄 설계를 적용하였다.
4.2 중량-모멘트 증감법을 활용한 3차원 비대칭 하중 상쇄
본 연구는 선박 개조 시의 중량 및 중심 변화를 정밀하게 통제하기 위해 중량-모멘트 증감법(Weight-Moment Method)을 활용하였다. 전전기 시스템 도입에 따라 기관실 최하단에 위치했던 무거운 기계식 메인 엔진, 감속 기어, 긴 추진축계 및 구형 디젤 발전기 등이 일괄 철거(-37.696 ton)되며, 선저에 막대한 잉여 공간과 하향 모멘트 손실이 발생한다.
본 설계는 이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신규 탑재되는 장비들을 반대 현인 하부 우현에 집중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좌현 상갑판에 탑재된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의 편심 모멘트를 역방향으로 상쇄하는 3차원 밸런싱을 유도하였다. 상기 비대칭 하중 상쇄 전략을 적용하기 위해, 우선 제3.3절에서 적용한 법적 측면 이격 거리(B/5, 1.75 m) 한계선에 폭 2.44 m의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를 밀착 배치하여 횡방향 무게중심을 –1.400 m로 확정하였다.
기관실 하부에는 공간 제약상 3대의 신설 발전기(13.263 ton)를 우현에 2기, 좌현에 1기로 교차 배치함에 따라 우현의 카운터 웨이트(Counter-weight) 효과가 일부 감소하는 한계가 발생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교적 배치 자유도가 있는 신규 연료전지(4.500 ton)와 150 kWh 액침식 배터리(2.800 ton)의 TCG를 +2.500 m로 설정하였다. 이는 제3.3절의 규정에 따른 내화 방화 격벽 시공 공간과 선급이 요구하는 최소 유지보수 점검 통로(Clearance)를 확보하는 동시에, 장비를 최대한 우현으로 편향시킨 최적의 횡방향 밸런싱 설계이다.
상기 비대칭 하중 상쇄 전략 및 제3.3절에서 물리적 간섭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최적화한 종방향 무게중심(ESS LCG 20.0 m, PEMFC LCG 14.0 m, 발전기 LCG 7.0 m) 배치의 역학적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제1장에서 정의한 336 GT급 기준선의 참조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동화 개조 전후의 3차원 중량 및 모멘트 변화를 산출하였으며 그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전동화 개조에 따른 3차원 모멘트 변화를 분석한 결과,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가 좌현 편심 탑재(T-Moment –21.000 ton·m)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부 우현 장비군이 발생시킨 역방향 모멘트 상쇄 효과를 통해 법적 이격 거리를 100% 준수하면서도 별도의 고정 평형수 조정 없이 최종 설계선의 TCG는 +0.009 m(우현 0.9 cm)로 수렴하였다.
또한, 수평 중심(LCG)의 변화폭은 –0.789 m (18.369 m → 17.580 m) 로 산출되었다. 장비 간 물리적 중첩을 방지하기 위해 각 기기를 여유롭게 분산 배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박 전체의 무게중심을 선미(Aft) 방향으로 이동시켜 프로펠러의 수중 침수 깊이(Immersion Depth)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추진 효율을 향상시키는 이상적인 후방 트림(Trim by Stern) 설계로 작용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15 ton 규모의 중량물을 선체 상단(VCG, 7.5 m)에 탑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실 하부의 빈 공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덕분에 수직 무게중심(VCG) 상승폭은 0.172 m (3.773 m → 3.945 m)로 억제되었다는 점이다. 최종 선박 중량의 증가 역시 단 5.867 ton (기준선 대비 약 1.3%)만 상승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중량 밸런싱 증명 결과는 IGF Code의 안전 규정과 장비 간 물리적 비중첩(Zero-Overlap) 실무 배치를 모두 고려한 수소 하이브리드 설계가 선박의 예비 부력과 복원성을 훼손하지 않고 역학적으로 완벽히 실현 가능함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
5. 결 론
본 연구는 정밀한 정지 관측과 선미 데크 작업이 필수적인 336 GT급 기계식 추진 해양탐사선을 기준 모델로 삼아, 특수 목적선의 무소음·무배출 운용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수소 연료전지 및 전전기 추진 선박으로의 설계 기준과 3차원 중량 밸런싱 검증을 수행하였다. 실제 상용 전동화 장비 제원과 IGF Code를 적용하였으며,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력망 최적화 및 중량 저감 해양조사선의 요구 동력 분석을 통해 발전기(1,200 kW), 연료전지(800 kW), 액침냉각 ESS(150 kWh) 기반의 전력망을 최적화하였다. 특히 580 kwh용량의 배터리를 대폭 축소해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 탑재를 위한 중량 여유를 선제적으로 확보했으며, 일체형 전동식 아지무스 스러스터 도입으로 DP 성능과 수중 방사 소음 저감 기반을 마련하였다.
둘째, 실무 배치 및 안전 규정 충족 선급승인을 획득한 381bar 기체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를 상갑판(Upper Deck) 선수 좌현에 편심 배치하여 IGF Code의 측면 충돌 이격 거리(B/5)를 완벽히 준수함과 동시에, 해양조사선의 핵심인 선미 후방 작업 시야를 확보하였다. 기관실 하부에는 한국선급(KR) 규정에 따른 A-60 내화 방화 격벽이 적용된 연료전지 및 ESS 전용 구획을 설계하여 화재 전이와 물리적 간섭을 원천 차단하였다.
셋째, 비대칭 하중 상쇄 증명, 좌현 수소 저장 모듈 컨테이너의 편심 모멘트(-21.000 ton·m)를 상쇄하기 위해 하부 기관실 우현에 신규 장비들을 집중 배치하였다. 이를 기준선 데이터에 대입하여 중량-모멘트 증감법으로 해석한 결과, 고정 평형수(Solid Ballast)의 추가 조정 없이도 TCG를 +0.009m(우현 0.9cm)의 수평 상태(Zero-Heel)로 수렴시켰다.
넷째, 선박 예비 부력 및 최적 트림 확보, 장비의 집중 하방 배치를 통해 VCG 상승폭을 0.172 m로 억제해 복원성을 방어했다. 또한, 장비 간 물리적 간섭을 회피하기 위한 분산 배치 결과 LCG를 선미로 0.789 m 이동시켜 추진 효율에 유리한 후방 트림(Trim by Stern)을 유도했으며, 총중량 증가는 단 5.867 ton(약 1.3%)에 불과해 선박의 예비 부력을 성공적으로 유지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엄격한 법규와 공간 제약 속에서도 철저한 3차원 배치와 모멘트 밸런싱을 통해 수소 하이브리드 해양조사선의 개조 설계가 역학적으로 실현 가능함을 입증하였다.
향후 선박용 500 bar 및 700 bar급 고압 복합재 실린더(Type IV)의 상용화와 함께 가스 누출 대비 방폭 설계 및 열관리 시스템(TMS)이 통합된다면, 본 연구에서 직면했던 공간 및 중량의 한계는 더욱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