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전 세계 해상운송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선박의 대형화, 해양공간 이용확대 등 다양한 변화와 함께 항로·항만의 혼잡 심화가 함께 나타나면서 해상교통환경은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UNCTAD, 2025; OECD, 2016). 국내 해양사고 역시 최근 몇 년간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2024년에는 총 3,255건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인명피해 또한 164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하여, 해상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진단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MOF, 2025).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2024년 시행된 「해사안전기본법」은 연안 해역의 교통환경 변화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해상교통관리 시책을 마련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해상교통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을 제시하고 있다(해사안전기본법, 2025). 이에 따라 해상교통영향평가는 해역의 교통환경 변화가 항행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잠재적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그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해상교통영향평가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해역의 위험을 형성하는 주요 요인을 명확히 구조화하고, 각 요인이 위험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평가 체계가 필수적이다.
기존 해상교통 위험평가 모델로는 PAWSA(Ports and Waterways Safety Assessment), IWRAP(IALA Waterway Risk Assessment Program), NURI-C, ES(The Environmental Stress), PARK(The Potential Assessment of Risk) 모델 등이 있으며, 이들 모델은 정성적 분석(PAWSA), 확률 기반 정량평가(IWRAP), 조종환경·행동특성 분석(ES·PARK) 등 서로 다른 접근법을 제공한다. 특히 NURI-C 모델은 AHP 기법을 활용하여 위험요인의 상대적 중요도를 산정하고, 공간 기반 위험평가를 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들은 평가 목적, 적용 대상, 공간 단위, 지표 체계가 상이하여, 교통·환경·사고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해상교통영향평가와 같은 제도형 평가 목적을 단일 모델만으로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 위험평가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주요 위험요인을 기반으로 해상교통영향평가에 적합한 평가요인을 재구성하고, 전문가 판단의 모호성과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위해 퍼지기반 계층분석법(Fuzzy Analytic Hierarchy Process, Fuzzy-AHP)을 적용하여 요인별 중요도를 정량적으로 산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해역의 위험 형성에 기여하는 핵심 요인을 정량적으로 식별하고, 향후 해상교통영향평가 제도의 지표 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선행연구 분석
해상교통의 위험도 평가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모형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으며, 대표적으로 해역 공간의 위험을 평가하는 PAWSA, IWRAP, NURI-C 모델과 개별 선박의 위험을 평가하는 ES 모델, PARK 모델 등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법들은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여 해역의 위험 수준을 정량적·정성적으로 평가하는 데 활용되고 있지만, 평가 목적, 위험 해석 방식과 평가 범위에서 차이를 가진다.
PAWSA는 미국 해안경비대(USCG)에서 개발한 전문가 기반 정성적 해역 위험도 평가기법으로, 특정 해역의 교통환경과 항행안전 수준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사용된다(Office of Vessel Traffic Management, 2005). 이 기법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선박운항자, VTS 관제사, 수로·항로 전문가 등)를 한자리에 모아 워크숍 형태로 평가를 진행하며, 각 위험요소에 대한 출현가능성과 영향도를 등급화하여 해역의 위험수준을 종합적으로 산정한다.
IWRAP은 국제항로표지협회(IALA)가 제시한 정량적 해역 위험도 평가모델로, 특정 해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 및 좌초 사고 확률을 수리·통계적으로 계산하는 기법이다(IALA, 2009). IWRAP의 기본 개념은 선박이 특정 항로를 따라 이동할 때 다른 선박과의 조우 확률, 조우 상황에서 충돌로 이어질 확률, 그리고 수로·환경적 요인에 따른 좌초 확률을 결합하여 해역 위험도를 산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 정성평가를 넘어, 해역의 교통흐름과 구조적 위험을 수치로 표현할 수 있다.
NURI-C Model은 기존의 NURI 모델에서 연안 위험요소를 선별하여 연안환경 전용으로 재편성한 모델이다(Kim, 2016). 사고가능성 × 영향으로 위험도를 계산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5점 척도의 출현빈도지수와 영향력지수의합으로 10점 척도의 위험지수를 이용한다. 5점 척도를 사용함에 따라 5제곱의 매트릭스로 25가지 경우가 발생하며 AHP기반으로 산정된 위험요소별 가중치를 곱해 통합위험도를 산출한다.
ES 모델은 일본에서 수로 위험도 평가를 위해 개발된 모델로, 선박 운항 중 항해자가 수로 지형 및 교통환경으로부터 느끼는 주관적 부담감을 정량화하여 표현하는 기법이다(Inoue, 2000). ES 모델의 환경 스트레스는 항행선박 주변의 지형적인 제약에 해당하는 ‘조선 환경 스트레스’ 그리고 본선 주변 해역을 항행하는 타선의 분포에 해당하는 ‘교통 환경 스트레스’로 구성된다.
PARK 모델은 한국 연안에서 통항하는 선박의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 선박운항자의 안전인식을 반영하여 개발된 해상교통 위험도 평가모형이다(Nguyen, 2014). 이 모형은 선박 조우 형태와 선박 특성·운항조건에 대한 운항자의 주관적 위험도를 설문조사로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분산분석, 다중비교 분석, 회귀분석을 수행하여 정량적 평가구조를 구축하였다.
이들 모델에서 활용되는 주요 위험평가 항목은 Table 2 ~ 6와 같다.
이러한 모델들은 해상교통환경을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하는 장점이 있지만, 평가 목적, 평가 대상, 공간 단위, 지표 체계가 상이하여 해상교통영향평가와 같이 교통, 환경, 사고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하는 평가 목적에는 단일 모델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해상교통영향을 평가하는 요인은 단순 통항량 중심 또는 단일 위험요인 중심의 접근을 넘어, 정성평가(PAWSA), 정량평가(IWRAP), 환경·운항환경 고려(ES), 조종환경 기반 분석(PARK), 공간기반 위험평가(NURI-C) 등 기존 모델이 제공하는 상이한 관점을 보완적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으로 실제 해역에서 나타나는 복합적 위험요인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평가모델들이 공통적으로 활용하는 주요 요인을 중심으로 해상교통영향평가에 적합한 평가요인을 재구성하고, Fuzzy-AHP를 적용하여 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를 도출함으로써 해상교통영향평가 제도를 위한 평가지표 체계의 기초를 제시하고자 한다.
3. 연구방법론 및 설문조사
3.1 해상교통영향 평가요인 도출
해상교통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요인을 도출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기존 해상교통 위험도 평가모델에서 제시된 위험 평가 항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PAWSA, IWRAP, NURI-C, ES, PARK 모델은 각각 서로 다른 관점에서 해상 위험을 설명하고 있으나, 이들 모델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위험요인은 일정한 공통 구조를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모델의 위험평가 항목을 분석하여 교통량 기반 위험요인, 사고 기반 위험요인, 운항환경 기반 위험요인, 기상·해양환경 기반 위험요인, 선박 구성 기반 위험요인, 조종성·행동 기반 위험요인의 여섯 가지 범주로 구분하였다.
먼저 교통량 기반 위험요인은 통항량, 교통밀도, 접촉·교차 빈도 등 선박 간 조우 구조를 설명하는 요소로 구성된다. PAWSA 모델에서는 교통량, 교통혼합, 혼잡도 등의 항목을 통해 해역의 교통 특성을 평가하며, IWRAP 모델에서는 통항량, 통항 분포, 접촉·교차 빈도 등을 활용하여 조우 구조와 사고 발생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ES와 PARK 모델에서는 선박 간 거리, 조우각도와 같은 항목을 통해 선박 간 상호작용에 따른 위험을 평가한다. 이와 같이 각 모델에서 제시되는 교통·조우 관련 항목은 모두 해역 내 교통 혼잡 수준과 선박 간 조우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공통된 특성을 가지므로, 본 연구에서는 이들 요소를 통합하여 해역 단위에서 교통 위험을 대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지표인 통항밀집도로 재구성하였다.
사고 기반 위험요인은 사고 발생 양상과 사고 발생 가능성을 기반으로 해역의 위험 수준을 설명하는 요소로 구성된다. PAWSA 모델에서는 전문가 판단 과정에서 과거 사고 사례가 해역 위험 수준을 판단하는 참고 요소로 활용되며, IWRAP 모델에서는 충돌 및 좌초 사고 발생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산정함으로써 사고 기반 위험을 정량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사고 관련 정보는 교통량 및 운항환경 요인이 누적된 결과로서 해역의 구조적 위험성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사고 관련 정보를 해역의 구조적 위험 수준을 설명하는 사고 기반 지표로 재구성하였다.
운항환경 기반 위험요인에는 PAWSA, IWRAP, NURI-C, ES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고려되는 항로, 수심, 장애물, 해역의 물리적 환경과 같은 항해·수로 조건이 포함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선박의 항행 공간을 직접적으로 제약함으로써 조종 여유를 감소시키고, 항로 이탈 위험을 증가시키는 등 해상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항해·수로 조건을 운항환경 기반 위험요인으로 통합하고, 이를 대표하는 지표로서 장애물 분포를 재구성하였다.
한편 기상·해양환경 요인은 바람, 조류, 파랑 등 선박의 조종성 및 항로 유지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환경 요소로 구성된다. PAWSA 모델에서는 바람, 조류, 시계 제한과 같은 항해조건을 교통환경과 함께 평가하며, NURI-C 모델에서는 자연조건 항목으로 바람, 시계, 조류, 파랑을 명시적으로 포함하여 항행 위험을 형성하는 기초 환경 변수로 활용한다. 이러한 해상·해양환경 요소는 특정 해역에서 계절적·공간적으로 위험을 증가시키는 특성을 가지므로, 본 연구에서는 관측자료의 공간적 안정성과 자료 활용성을 고려하여 이를 대표하는 지표로서 평균 파고로 재구성하였다.
선박 구성 기반 요인은 해역 내에서 운항하는 선종의 구성과 그 특성에 따른 위험 차이를 반영하는 요소이다. PAWSA 모델에서는 심흘수선, 천흘수선, 어선, 레저선 등 선박 종류를 구분하여 교통 조건을 설명하며, NURI-C 모델 역시 교통조건 항목에서 심흘수선, 천흘수선, 어선, 레저선과 같은 선종 구성을 주요 입력 요소로 포함한다. 또한 PARK 모델에서는 내부요인으로 선박 종류, 톤수, 길이, 폭 등을 고려하여 선박 특성에 따른 위험 인식을 정량화한다. 이러한 선박 구성 관련 요소들은 공통적으로 운항 특성의 비정형성 및 예측성 저하와 연관되므로, 본 연구에서는 이를 교통환경현황 내에서 선박 구성의 영향을 대표하는 지표로서 비상선 비율로 통합·재구성하였다.
마지막으로 조종성·행동 기반 위험요인에는 ES와 PARK 모델에서 제시된 조종 난이도, 조우각도, 상대 위치 등 선박 행동 특성에 기반한 요소들이 포함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선박 간 상호작용과 조종 부담을 반영하며, 교통 흐름과 조우 구조를 통해 형성되는 교통 위험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조종성·행동 기반 위험요인을 교통량 기반 위험요인과 통합하고, 이를 교통환경현황을 대표하는 지표로서 통항밀집도에 반영하여 재구성하였다.
기존 위험요인 범주와 본 연구에서 제시한 평가요인 간의 대응 관계는 Table 6에 제시하였다. 기존 해상교통 위험 평가 항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본 연구에서는 해상교통영향평가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평가 요인을 교통환경현황과 위험해역현황의 두 범주로 재구성하였다. 특히 객관적 자료를 활용하여 정량적으로 산출 가능하며, 해역의 교통 변화를 직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항목만을 최종 평가요인으로 선정하였다.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선정된 최종 평가요인은 교통환경현황의 통항밀집도, 비상선 비율, 장애물 분포, 평균 파고와 위험해역현황의 충돌사고, 좌초사고, 접촉사고, 부유물 감김 사고로 구성된다. 이러한 평가요인들은 기존 해상교통 위험평가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주요 지표를 기반으로 하여, 총 8개의 평가요인으로 구조화되었다.
3.2 Fuzzy-AHP 기법
본 연구에서는 해상교통영향평가 요인의 중요도를 정량화하기 위해 Fuzzy-AHP 기법을 적용하였다. 전통적인 AHP는 1–9 척도의 쌍대비교를 통해 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를 도출할 수 있으나(Saaty, 1980), 전문가 판단에 내재된 모호성과 불확실성을 단일 값으로 표현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특히 해상교통영향평가는 기준 해석의 차이, 해역별 특성 변동, 전문가 인식의 주관성 등 불확실한 판단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전통적 AHP만으로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의 언어적 판단을 삼각퍼지수(Triangular Fuzzy Number, TFN)로 표현하고, 퍼지 연산을 통해 요인의 중요도를 산정하는 Fuzzy-AHP 절차를 적용하였다. Fuzzy-AHP는 전통적인 AHP의 쌍대비교 구조와 일관성 개념을 유지하면서, 언어적 판단에 내재된 모호성과 불확실성을 퍼지수로 표현함으로써 전문가 판단의 불확실성을 분석 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확장된 방법론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Fuzzy-AHP는 결과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중요도 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관적 판단의 불확실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고려하기 위한 기법으로 활용된다(Liu et al., 2020).
Fuzzy-AHP의 일반적인 절차는 쌍대비교 판단을 퍼지수로 변환하여 퍼지 비교행렬을 구성하고, 퍼지 비교행렬로부터 퍼지 가중치를 산정한 후, 비퍼지화를 통해 Crisp 가중치를 도출하고, 이를 정규화하여 최종 중요도를 산정하는 단계로 구성된다(Liu et al., 2020).
본 연구에서는 Buckley(1985)가 제안한 퍼지 기하평균 기반 접근법을 사용하여 퍼지가중치를 산정하였으며, 이후 중심평균법을 적용하여 비퍼지화와 정규화를 수행하였다.
우선, 각 계층에 대해 전문가 가 응답한 쌍대비교 결과를 다음과 같이 TFN으로 표현한다.
이후, 각 TFN을 중심평균법을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단일 Crisp 값으로 변환한다.
이를 이용하여 최대 고유값 를 기반으로 CI(Consistency Index), CR(Consistency Ratio) 계산을 수행하여 CR ≤ 0.2 일때 수용함으로써 일관성을 검증한다.
일관성이 확보된 전문가 응답 K개의 동일쌍 에 대한 TFN을 퍼지 기하평균으로 통합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이렇게 산출된 를 이용하여 각 계층별 퍼지 비교행렬을 구성한다. 각 행 에 대해, 해당 요인이 다른 요인들에 비해 갖는 상대적 중요도를 나타내는 퍼지 기하평균 는 다음과 같이 계산하며, 여기에서 n은 비교 대상 요인의 수를 의미한다.
각 행의 퍼지 기하평균 를 이용하여 퍼지가중치 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산출된 퍼지가중치 는 중심평균법을 이용하여 비퍼지화하며, 이후 모든 요인에 대해 합이 1이 되도록 정규화하여 최종가중치 를 다음과 같이 산출한다.
1계층에서 산출된 기준 가중치와 2계층 세부요인 의 국소(local) 가중치를 곱함으로써 각 세부요인의 전역(global) 가중치를 산정한다.
위의 과정을 포함한 본 연구의 Fuzzy-AHP 계산 절차는 Fig. 1과 같다.
앞에서 제시한 수식에 따라 TFN 변환, 일관성 검증, 퍼지 기하평균 산정, 비퍼지화 및 정규화가 순차적으로 수행되며, 최종적으로 기준 및 세부요인의 전역 가중치가 도출된다.
3.3 계층구조모형 설정
해상교통영향평가 요인의 상대적 중요도를 산정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Fig. 2와 같이 2단계 계층구조모형을 구성했다. 목표는 해상교통영향평가 요인 분석으로 설정하고, 1계층에는 평가 범주를 교통환경현황과 위험해역현황의 두 영역으로 구분했다. 2계층에는 각 범주를 구성하는 세부 평가요인을 각 4가지씩 구성했다.
교통환경현황은 해역의 교통밀집도, 선박구성, 물리적 장애요인, 기상·해상조건을 포괄하는 요소로서 밀집도, 비상선 비율, 장애물, 파고의 네 가지 세부요인으로 구성했다. 여기에서 비상선이란 운항특성이 비정형적이거나 예측성이 낮아 교통위험 증가에 기여하는 선박군을 의미하며, 장애물은 물리적 구조물뿐 아니라 항행을 제약하는 공간적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위험해역현황은 최근 5년간의 사고이력을 기반으로 해당 해역의 안전성과 위험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범주로 충돌사고, 접촉사고, 부유물감김, 좌초사고의 네 가지 세부요인으로 구성했다. 각 세부 평가요인의 구체적인 정의는 Table 8과 같다.
3.4 전문가 설문조사
본 연구에서는 해상교통영향 평가요인의 중요도 산정을 위해 전문가를 대상으로 쌍대비교 방식의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 문항은 교통환경현황과 위험해역현황의 두 범주 및 각 범주별 네 개의 세부요인으로 구성되었으며, Satty의 1–9 척도를 기반으로 상대적 중요도를 평가하도록 설계하였다. 전문가 판단의 모호성을 반영하기 위해 모든 비교값은 삼각퍼지수로 변환하여 퍼지쌍대비교행렬을 구성했다.
설문은 온라인 설문과 종이 설문 두가지 방식으로 병행하여 시행하였으며, 모든 응답자에게는 계층구조와 비교기준을 설명하는 사전 안내 자료를 제공하여 문항 이해도를 높였다. 또한 판단 기준의 혼동을 줄이기 위해 각 비교항목에 대한 정의와 개념을 명확히 제시했다.
수집된 모든 응답은 각 응답자의 비교행렬에 대해 CR 값을 산정하여 논리적 일관성을 평가하였다. 전통적인 AHP에서는 CR ≤ 0.10을 수용 가능한 일관성 기준으로 제시한다(Saaty, 1980). 그러나 AHP 응용 연구 전반에서는 판단의 복잡성과 전문가 판단의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CR 값이 절대적인 배제 기준이 아닌 참고 지표로 활용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Vaidya and Kumar, 2006). 이러한 맥락에서 일부 연구에서는 CR ≤ 0.20을 한계적으로 허용 가능한(marginally acceptable) 일관성 범위로 해석하여 분석을 지속하고 있으며(Hamza et al., 2025), 본 연구 역시 이러한 해석에 근거하여 CR ≤ 0.20을 적용하였다.
4. 분석결과
4.1 전문가 응답자 특성
본 연구의 쌍대비교 설문에는 총 41명의 전문가가 참여하였다. 수집된 모든 응답에 대해 CR 값을 산정하여 응답의 일관성을 검증한 결과, CR 값이 0.2를 초과한 7명의 응답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34명의 응답을 본 연구의 Fuzzy-AHP 분석에 활용하였다.
응답자는 연구계, 학계, 산업계, 정부기관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되어 해상교통 및 항행안전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응답자의 실무·연구 경력은 초기 경력자부터 수십 년의 고경력자까지 다양하게 분포하여, 해상교통환경 및 사고위험 평가에 대한 다양한 경험 기반의 판단이 반영되었다. 응답자 직군 분포와 경력 특성에 관한 상세 정보는 Table 9과 같다.
4.2 Fuzzy-AHP 분석
본 연구에서 수행한 Fuzzy-AHP 분석 결과는 Fig. 3–5에 제시했다.
Fig. 3은 1계층의 기준 가중치를 나타낸 것으로, 교통환경현황과 위험해역현황 간 상대적 중요도를 비교한 그림이다.
분석 결과, 교통환경현황 0.633, 위험해역현황 0.367로 교통환경현황이 더 높은 중요도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4는 2계층에서 산정된 세부요인별 국소 가중치를 나타낸다.
교통환경현황 범주에서는 밀집도(0.507), 비상선 비율(0.238), 장애물 비율(0.165), 파고(0.090) 순서로 가중치가 산정되었다. 위험해역현황 범주에서는 충돌사고(0.442), 좌초사고(0.240), 접촉사고(0.196), 부유물 감김 사고(0.122) 순서로 가중치가 산정되었다.
Fig. 5는 1계층 기준 가중치와 2계층 국소 가중치를 결합하여 산정한 최종 전역 가중치를 제시한 것이다.
최종 전역가중치는 밀집도(0.321), 비상선 비율(0.150), 장애물(0.104), 파고(0.057), 충돌사고(0.162), 좌초사고(0.088), 접촉사고(0.072), 부유물 감김 사고(0.045)으로 산정되었다.
4.3 최종 요인별 중요도 분석
최종 전역 가중치 분석 결과, 해상교통영향 평가요인의 중요도는 밀집도(0.321), 충돌사고(0.162), 비상선 비율(0.150), 장애물(0.104), 좌초사고(0.088), 접촉사고(0.072), 파고(0.057), 부유물 감김 사고(0.045)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중요도를 보인 밀집도는 두번째로 높은 충돌사고보다 약 2배 높은 가중치를 나타냈다. 이는 교통혼잡 수준이 사고이력보다 더 직접적으로 해상교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밀집도는 해당 해역의 교통혼잡 수준과 조우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요인으로, 선박이 집중되는 해역에 위험이 누적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은 조종 회피 여유 감소, 교통혼잡에 의한 교차·합류 구간 증가 등 운항 안전성 저하와 직결되므로, 향후 교통영향평가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요인임을 시사한다.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인 충돌사고는 과거 사고이력이 해당 해역의 내재적 위험 수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임을 나타낸다. 충돌사고는 다양한 운항·환경 요인의 복합적 결과이기 때문에, 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해역은 구조적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비상선 비율 또한 높은 중요도를 나타냈는데, 이는 어선·작업선 등 비상선은 조종성 및 운항패턴의 변동성과 불규칙성이 크기 때문에 교통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사료된다. 비상선의 비중이 높은 해역에서는 선박 간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고, 통항 패턴의 다양성이 증가하여 위험요인이 강화될 수 있다.
중간 수준의 중요도를 보인 장애물, 좌초사고, 접촉사고는 해역의 지형적·물리적 특성과 관련된 요소로, 항로 협수부, 수심 제한, 인근 구조물과의 근접도 등이 해상교통영향에 일정 수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요인은 물리적 위험 요인에 기반한 영향 특성을 가지고 있어, 특정 구역에서 국지적으로 의미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파고와 부유물 감김 사고는 상대적으로 낮은 중요도를 보였다. 이는 해당 요인들이 해역 전반의 교통영향을 설명하는 일차적 요소라기보다는, 특정 상황·해역에 따라 영향력이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해상교통영향평가에서 교통혼잡, 즉 통항밀집도가 가장 중요한 영향 요인으로 작용함을 보여주며, 이는 사고이력 기반 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중요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고이력(충돌·좌초·접촉사고)과 비상선 비율 역시 해역의 위험 형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보조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해상교통영향평가에서 교통량 구조와 사고·운항 특성을 개별적으로 고려하기보다는, 이들을 통합적으로 반영하는 정량적 평가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5. 결 론
본 연구는 해상교통영향평가 제도 도입을 위한 주요 평가요인을 구조화하고, Fuzzy-AHP 기법을 기반으로 한 상대적 중요도 분석을 통해 해역 위험도 형성에 기여하는 요인을 설명할 수 있는 정량적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해상교통영향평가 체계 구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PAWSA, IWRAP, NURI-C, ES, PARK 등 기존의 대표적인 해상교통 위험평가 모델을 비교·검토한 결과, 해상 위험은 단일 요소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 특성, 사고이력, 운항환경, 기상·해양환경, 선박 구성, 조종 특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요인 구조에서 형성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해상교통영향평가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평가요인을 교통환경현황(4개 요인)과 위험해역현황(4개 요인)의 두 범주로 재정립하여, 총 8개의 평가요인을 제시하였다. 이는 기존 위험평가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핵심 위험요인을 통합·구조화한 것으로, 향후 해상교통영향평가 제도에서 요구되는 정량적 평가지표 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를 제공한다.
(2) Fuzzy-AHP 분석 결과, 밀집도(0.321)가 가장 높은 가중치를 나타내어 해역 위험구조의 핵심은 교통혼잡과 조우 패턴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그다음으로 충돌사고(0.162), 비상선 비율(0.150), 장애물 분포(0.104) 순으로 높은 중요도가 나타났으며, 이는 교통량·사고이력·지형적 제약이 선박 위험을 결정하는 주요 구조적 요인임을 의미한다. 파고(0.057)와 부유물 감김(0.045)은 상대적으로 낮은 중요도를 보여 기상·환경 요소는 특정 구역에서 보조적 요인으로 기능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전문가 판단에 내재한 불확실성을 반영하여 위험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를 정량적으로 도출한 결과이다.
본 연구에서 산정된 중요도 결과는 향후 해상교통영향평가 제도의 체계 구축 과정에서 평가요인 및 요인별 중요도 설정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는 기존 해상교통 위험평가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핵심 요소를 정리·통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상교통영향평가에 적합한 정량적 평가지표 체계 구성을 지원하기 위한 기초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다만,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첫째, 중요도 산정이 전문가 판단에 기반하므로 응답 집단의 구성과 경험 수준에 따라 결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전국 단위에서 활용 가능한 공통 평가요인 도출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지역별 조종환경이나 지형적 특성과 같은 세부적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추후 연구에서는 전문가 집단의 범위를 확대하거나, AIS 자료·사고 통계·기상자료 등 실측 데이터 기반 분석 기법과의 결합을 통해 가중치 산정의 객관성과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특정 항만 또는 연안 해역을 대상으로 본 연구에서 정리한 평가요인 체계와 중요도 결과를 기반으로 평가지표를 구체화·산정하고, 실제 사고 이력 및 기존 위험평가 결과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평가 체계의 타당성과 활용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