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1.1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와 협력 논의
최근 해양환경 문제는 해양오염, 외래종 확산, 해양폐기물 증가, 해양 생태계 훼손 등으로 다양한 형태로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규범과 관리 논의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 해양환경 규제가 주로 선박 기인 오염과 같은 개별 오염원 통제에 초점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외래종 관리, 유해 물질 통제, 해양폐기물 대응, 생태계 보전 등 보다 복합적인 영역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 해양환경 규제가 단순히 규제 항목의 수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해양환경 문제를 보다 세분화하고 다층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국제 규범의 확대는 각국에 공통의 기준을 제시하지만, 그 이행 조건은 국가별로 동일하지 않다. 국제적 기준의 수용은 단순한 협약 가입이나 규범 채택만으로 끝나지 않고, 이를 국내의 제도적·행정적·기술적 체계 속에서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관련 법령의 정비, 행정 절차 조정, 기술 확보, 운영 방식 설계, 점검 및 감시 체계의 마련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단지 환경 기준의 강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준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관리 체계와 대응 역량의 중요성을 함께 부각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많은 개발도상국에서는 항만 관리 체계,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선박 검사 역량, 관련 기술과 전문 인력의 확보 수준이 충분하지 않아 국제 규범의 수용과 실제 집행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간극은 국제 해양환경 규제가 형식적으로는 보편적 기준으로 제시되더라도, 실제로는 국가별 역량 차이에 따라 상이한 이행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규범의 확산과 동시에 그 이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기술적·운영상 기반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며,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 논의를 요구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점에서 국제 해양환경 규제는 더 이상 개별 국가의 환경 관리 문제에 한정되지 않으며, 규범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국제 규범의 이행에는 법·제도 정비, 기술 도입, 운영 체계 구축, 인적 역량 강화 등 복합적인 대응이 요구되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개별 국가의 내부 자원만으로 충분히 충족되기 어렵다. 따라서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환경 규범의 강화라는 측면과 함께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협력 수요를 확대하는 조건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1.2 해양환경 ODA와 PPP의 개념적 접근
이러한 협력 수요는 국제개발협력의 관점에서 해석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협력은 국가 간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호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제도적·정책적·기술적·재정적 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다. 이 가운데 국제개발협력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개발 격차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협력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기타 공적자금(Other Official Flows, OOF), 민간 협력 등이 포함된다(Office for Government Policy Coordination, 2025).
국제개발협력의 대표적 수단인 ODA는 공여국 정부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제공하는 공적자금으로, 제도 구축, 기술 이전, 교육 훈련, 역량 강화 등 다양한 형태로 추진된다(OECD, 2024). 해양환경 분야는 이러한 국제개발협력의 성격이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나는 영역이다. 해양환경 협력은 물적 기반의 조성과 함께 운영 체계의 형성을 동시에 요구하며, 초기 구축 이후에도 유지관리, 정보 축적과 활용, 운영 인력 확보, 기술 보완 등 후속 과정이 지속적으로 수반된다. 이 때문에 해양환경 분야의 협력은 일회적 자금 제공이나 장비 이전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구축 이후의 운영과 관리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해양환경 분야에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역할을 결합한 민관협력(Public-Private Partnership, PPP)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PPP는 공공 목적의 달성을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자금, 기술, 운영 역량, 서비스 제공 기능 등을 분담하고, 사업의 수행과 운영 과정에서 역할과 책임을 공유하는 협력 구조로 이해된다(OECD, 2006; Utting and Zammit, 2006). 본 연구는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PPP를 국제 해양환경 규제 대응이라는 공공 목적 아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자금, 기술, 운영 역량 등을 분담하고, 사업의 수행 및 운영 과정에서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참여하는 협력 구조로 정의한다.
이와 같은 개념적 구분은 해양환경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다. 해양환경 협력은 단순한 시설이나 장비의 공급만으로 충분한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고, 구축 이후의 운영과 유지관리, 데이터 축적과 활용, 현장 맞춤형 기술 적용, 서비스 제공 체계의 정착 등이 함께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 해양환경 규제 대응은 국제협력의 일반 범주 안에 위치하면서도, 개발도상국의 이행 역량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국제개발협력, 그중에서도 ODA와 긴밀히 연결되며, 동시에 공공의 제도적 지원과 민간의 기술·운영 역량이 결합될 수 있는 PPP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환경 ODA 영역에서 PPP의 적용 가능성과 유형을 체계적으로 검토한 논의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특히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 개발도상국의 이행 제약, 협력 수요의 형성, PPP 모델의 구조화를 하나의 분석 틀 안에서 연결한 접근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해양환경 ODA와 PPP를 함께 검토하는 작업은 국제 규범과 국제개발협력의 접점을 더욱 구조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분석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3 연구 방법 및 분석
본 연구의 목적은 국제 해양환경 규제 대응 과정에서 나타나는 협력 수요를 유형화하고, 해양환경 ODA 기반 PPP 모델의 유형을 제시하는 데 있다.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어떠한 방식으로 새로운 협력 수요를 형성하는가? 둘째, 이러한 규제 환경 속에서 개발도상국은 어떠한 이행상의 제약을 경험하는가? 셋째, 이러한 협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해양환경 ODA 기반 PPP 모델은 어떠한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는가?
본 연구는 국제 해양환경 규범 문서와 해양환경 ODA 기반 PPP 관련 문서를 중심으로 질적 내용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자료는 국제 규범이 요구하는 이행 요소와 해양환경 ODA 사업에서 나타나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및 기능 결합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문헌과 사업 자료로 구성하였다. 사례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및 기능 결합 양상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는 사업을 중심으로 선정하였다.
분석은 세 단계로 진행하였다. 먼저 국제 규범 문서에 나타난 이행 요구를 검토하고, 규범 이행에 필요한 기능적 요소를 도출하였다. 다음으로 해양환경 ODA 기반 PPP 사업을 대상으로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운영 지속성 구조, 기술 결합 양상을 비교·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협력 수요의 성격과 민간 참여 기능의 조합을 종합하여 해양환경 ODA 기반 PPP 모델의 유형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는 질적 내용분석에 기반하여 협력 구조의 유형을 맥락적으로 검토하였다.
2.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와 글로벌 해양환경 거버넌스
2.1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
국제 해양환경 규제는 선박 기인 오염의 통제에서 출발하여 외래종 관리, 유해 물질 규제, 해양폐기물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 등 보다 복합적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초기의 해양환경 규제가 주로 선박에서 발생하는 직접적 오염물질의 통제에 초점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생태계 교란과 다양한 환경 위해 요인까지 규제 대상으로 포함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해양환경 문제가 단순한 오염 배출의 문제가 아니라, 해양 이용과 생태계 변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영역으로 다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IMO, n.d.-a).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핵심 축은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를 중심으로 형성된 선박 환경 관리 체계이다. 대표적으로 「해양오염방지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Prevention of Pollution from Ships, MARPOL 73/78)」은 유류, 폐기물, 오수, 대기오염물질 등 선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오염원을 규제하는 핵심 협약으로 기능해 왔다(IMO, 1998). 이는 선박 기인 오염을 국제적으로 관리하는 가장 대표적 기반으로서, 해양환경 규범의 출발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후 해양환경 규제는 오염물질 배출 통제를 넘어 외래 해양생물의 이동과 생태계 교란 문제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선박평형수관리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Control and Management of Ships’ Ballast Water and Sediments, BWM Convention)」은 선박 평형수를 통해 이동하는 수생생물 및 미생물이 외래종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하여, 이에 대한 국제적 관리 기준을 마련한 대표적 사례이다(IMO, 2004). 또한, 「선박유해방오시스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Control of Harmful Anti-Fouling Systems on Ships, AFS Convention)」은 선체 방오도료에 포함된 유해 화학물질의 사용을 제한함으로써 선박 외판 관리와 화학물질 규제를 해양환경 관리의 범주에 포함시켰다(IMO, 2001; IMO, n.d.-b).
최근에는 선체 부착생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IMO는 「선박선체부착생물 관리지침(Guidelines for the Control and Management of Ships’ Biofouling to Minimize the Transfer of Invasive Aquatic Species, Biofouling Guidelines)」을 통해 선체 부착물 관리와 수중 선체 청소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IMO, 2023; IMO, 2025). 이는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범위가 단순한 배출 통제를 넘어 외래종 확산 방지와 생태계 기반 관리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IMO 중심의 선박 규제 체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생물다양성협약(The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은 외래침입종을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주요 위협 요인으로 규정하고, 당사국이 관련 관리 체계를 구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CBD, 1992). 이는 외래종 문제가 단지 해운 분야의 관리 이슈를 넘어 생태계 보전과 생물다양성 거버넌스의 문제로도 다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은 지역해 프로그램(Regional Seas Programme)을 통해 지역 차원의 해양환경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해양오염 관리와 해양쓰레기 대응을 주요 의제로 추진하고 있다(UNEP, 2026).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과 폐어구 문제는 해양 생태계 훼손과 유령어업(ghost fishing)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인식되면서, 선박 오염 규제를 넘어선 국제협력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UNEP, 2021).
이처럼 오늘날 해양환경 규제는 선박 기인 오염의 통제에서 출발하여 외래종 확산 방지, 유해 화학물질 관리, 선체 부착생물 관리, 해양폐기물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으로까지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해 왔다. 이러한 변화는 해양환경 규제가 더 이상 개별 오염원 통제에 한정되지 않고, 생태계와 해양 이용 전반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관련 규범은 글로벌 차원의 협약과 지역 차원의 협력체계가 결합된 다층적 구조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주요 발전 흐름과 관리 대상은 Table 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2.2 글로벌 해양환경 거버넌스 구조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개별 협약의 증가에 그치지 않고, 이를 둘러싼 거버넌스 구조의 다층화와도 맞물려 전개되고 있다. 해양환경 문제는 서로 다른 영역의 쟁점을 포괄하며, 관련 거버넌스 역시 하나의 국제기구가 일원적으로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국제협약과 국제기구, 지역 협력체계가 기능적으로 분화된 상태에서 병존하는 구조 속에서 작동한다. 이러한 특징은 국제 환경 거버넌스가 특정 문제를 둘러싼 규범과 제도의 집합, 즉 국제 레짐(regime)들이 상호 연결된 형태로 전개된다는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Young, 2011).
우선 IMO는 선박 활동과 직접 연관된 해양환경 문제를 다루는 핵심 기구로 기능한다. IMO는 선박 기인 해양오염, 선박 평형수 관리, 선체 부착생물 관리 등과 관련된 국제 규범을 마련하고, 이를 회원국이 이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제공한다. 따라서 IMO는 해양환경 거버넌스에서 선박 운항과 관련된 환경 규율의 중심축을 형성한다.
그러나 해양환경 문제는 선박 활동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다른 국제 환경 협약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예를 들어 외래종 문제는 「생물다양성협약」의 주요 관리 대상이기도 하다. 「생물다양성협약」은 외래침입종을 생물다양성 훼손의 주요 위협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해양 외래종 역시 그 범주에 포함한다. 이는 선박 평형수나 선체 부착생물 문제를 단순한 선박 관리 차원을 넘어 생물다양성 보전의 관점에서도 다루어야 함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동일한 환경 문제가 해운 규제와 생태계 보전이라는 서로 다른 거버넌스 체계와 중첩되어 작동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역 차원에서는 UNEP의 지역해 프로그램과 같은 협력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체계는 해양오염, 해양쓰레기, 폐수 관리, 연안 생태계 보전 등 해역 단위의 환경 문제를 다루며, 글로벌 규범을 지역 수준의 관리 체계와 연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개별 국가가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환경 문제를 공동 의제로 설정하고, 정보 공유와 역량 강화 활동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해양환경 거버넌스는 글로벌 협약, 국제기구, 지역 협력체계가 상호작용을 하는 다층적 구조로 구성된다. 따라서 국제 해양환경 규제는 개별 국가에 일률적 기준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수준의 제도와 협력 메커니즘을 통해 조정·이행되는 구조 속에서 작동한다. 이러한 거버넌스 구조는 해양환경 문제 대응이 자연스럽게 국제협력과 연결되는 제도적 배경을 이루며, 국제 규범의 이행이 단순한 규범 수용을 넘어 다층적 조정과 대응 역량이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Fig. 1).
2.3 규제 확대의 의미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해양환경 관리의 범위뿐 아니라 대응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이는 해양환경 문제가 더 이상 개별 오염원의 통제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 기술, 운영 요소가 결합된 복합적 관리 영역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최근의 해양환경 규범은 오염 방지 기준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로 이행하기 위한 제도적·기술적·운영적 조건을 함께 요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관련 대응이 단일한 기술 도입이나 일회적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선박 평형수 처리, 선체 부착생물 관리, 항만 환경 모니터링, 폐어구 수거 및 자원화와 같은 활동은 개별 기술의 확보에 그치지 않고,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유지할 수 있는 관리 체계와 서비스 구조를 필요로 한다. 이 점에서 국제 해양환경 규범은 환경 기준의 설정과 함께 기술적 장치, 운영 체계, 유지관리 구조를 동시에 요구하는 특성을 보인다.
또한 이러한 규범의 전개는 각국의 대응 여건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동일한 기준이 제시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고 집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기술 수준, 행정 역량, 재정 여건은 국가마다 상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관련 제도와 전문 인력, 기술적 기반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규범의 수용과 실제 집행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국제 해양환경 규제가 보편적 기준을 제시하는 동시에, 그 이행을 둘러싼 조건의 차이를 가시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환경 기준의 강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해양환경 관리가 보다 복합적인 구조로 전환되고, 관련 기술과 운영 요소의 중요성이 확대되며, 국가별 대응 여건의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 과정을 함께 포함한다. 이러한 점은 이후 개발도상국의 이행 제약이 어떠한 협력 수요로 연결되는지를 분석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3. 국제 해양환경 규제와 국제협력 수요의 형성
3.1 규제 확대와 협력 수요의 연결
국제 해양환경 규제는 환경 기준을 설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 관리 체계 속에서 이행할 수 있는 조건을 함께 요구한다. 따라서 규범의 확대는 단순한 기준 강화라기보다, 그 기준을 수용하고 집행하기 위한 제도적·기술적·운영적 대응 과제를 동시에 수반한다. 이러한 점에서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해양환경 관리의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관련 대응 수단의 정비를 요구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선박평형수관리협약」의 이행은 단순히 평형수 처리 장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실제 집행을 위해서는 검사 및 인증 체계, 항만 관리 절차, 관련 행정 운영 방식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선박선체부착생물 관리지침」 역시 선박 관리 절차에 더해 항만 내 세척, 폐기물 처리, 관련 서비스 제공 기반과 같은 후속 체계가 있어야 한다. 이는 해양환경 규제가 개별 기술의 채택만으로 이행될 수 없으며, 제도와 운영 기반을 함께 전제로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양쓰레기와 폐어구 문제도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국제사회에서 해양폐기물 대응 기준과 논의가 강화될수록 각국은 수거 체계, 분류 및 처리 시스템, 재활용 기반, 데이터 관리 체계 등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즉, 해양환경 규범의 확대는 제도 구축, 기술 도입, 운영 체계 마련, 관련 인력 확보가 결합된 통합적 관리 체계의 형성을 요구하며, 이러한 대응 과정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협력 수요와 연결된다.
국제 환경 레짐 연구에서도 환경 문제 해결의 실효성은 규범의 형성 자체보다 그것이 실제 행위자의 대응 변화와 제도적 이행으로 이어지는가에 의해 평가된다고 본다(Young, 2011; Helm and Sprinz, 2000). 이러한 관점에서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규범의 확산 그 자체보다, 이를 실행 가능한 관리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을 요구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 역량은 국가마다 동일하지 않다. 해양 관리 체계, 행정 역량, 기술적 기반, 재정 여건에는 차이가 존재하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규범의 수용과 실제 집행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각국의 대응 여건 차이를 드러내는 동시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국제협력 수요를 형성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3.2 개발도상국의 규제 대응 역량과 이행 격차
국제 해양환경 규범은 각국이 이를 자국의 제도와 관리 체계 속에서 실제로 집행할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국제협약의 채택이 곧바로 환경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규범의 수용과 실제 이행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Mitchell, 2003). 이러한 차이는 국제 환경 규범이 단순한 법적 수용에 그치지 않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기술적·운영적 기반을 함께 요구한다는 점과 관련된다.
국제 해양환경 규범의 경우 이러한 문제는 개발도상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많은 개발도상국은 항만 관리 체계, 선박 검사 역량, 해양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관련 법·제도의 정비 수준, 기술 접근성, 전문 인력 확보 등 여러 측면에서 구조적 제약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약은 규범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한계로 작용한다.
특히, 해양환경 규범은 법령 정비만으로 충족되기 어렵다. 실제 이행을 위해서는 관련 장비의 확보, 검사 체계의 운영, 표준화된 절차의 마련,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의 구축, 인력 교육 훈련, 유지관리 체계의 마련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많은 개발도상국에서는 규범을 제도적으로 수용하더라도 집행 단계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국제 규범의 채택과 실제 이행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행 격차(implementation gap)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행 격차는 개별 국가의 내부 노력만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기술적·재정적 제약이 큰 개발도상국에서는 외부의 제도적 지원, 기술 협력, 재원 연계가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제 해양환경 규범의 확대는 규범의 형성에 그치지 않고, 이행 역량의 차이를 드러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협력 수요를 함께 발생시키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협력 수요는 이후 법·제도, 기술, 운영 및 서비스, 역량 강화 차원의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3.3 국제협력 수요의 유형화
앞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국가 간 규제 대응 여건의 차이로 실제 이행 과정에서 다양한 제약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러한 조건 아래에서는 규범의 수용 자체보다 이를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역량과 체계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제기된다. 이에 따라 국제 해양환경 규제와 관련된 협력 수요도 단일한 형태로 나타나기보다, 규제 대응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요 대응 영역에 따라 구분하여 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협력 수요를 규제 이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요 대응 요소를 기준으로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구체적으로는 법·제도적 기반의 정비, 기술적 수단의 확보, 운영 및 서비스 체계의 형성, 그리고 인적 역량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협력 수요를 유형화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국제 해양환경 규제가 단순한 기준 제시에 그치지 않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기술·운영·인력 요소를 함께 요구한다는 점에 기초한다.
첫째, 법·제도 정비 협력이다. 국제 해양환경 규범을 국내 제도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 정비, 행정 조직 조정, 기관 간 역할 분담, 규제 이행 절차의 마련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규범 이행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협력 영역으로 볼 수 있다.
둘째, 기술 도입 협력이다. 국제 해양환경 규범의 이행에는 선박 평형수 처리, 선체 부착생물 관리, 해양오염 모니터링, 해양폐기물 처리 등 다양한 기술적 수단이 요구된다. 이러한 분야에서는 기술 이전, 장비 구축, 운영 기술 지원과 같은 형태의 협력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운영 및 서비스 협력이다. 일부 환경 문제는 규범의 수용만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실제 집행을 가능하게 하는 운영 체계와 서비스 기반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선박 관리 서비스, 항만 내 세척 및 폐기물 처리 서비스, 해양환경 모니터링 서비스 등은 규제 이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영역은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의 참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분야이기도 하다.
넷째, 역량 강화 협력이다. 규범 이행을 위해서는 정책 담당자, 기술 인력, 검사 인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 훈련, 기술 연수, 공동 연구와 같은 협력은 규제 대응 역량을 장기적으로 강화하는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법·제도, 기술, 운영 및 서비스, 인적 역량의 측면에서 서로 다른 협력 수요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유형 구분은 해양환경 분야에서 요구되는 협력의 성격을 더욱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분석 틀로 활용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국가 간 대응 여건의 차이와 이행 격차를 통해 다양한 국제협력 수요로 이어진다. 이러한 분석의 흐름은 Table 2에 정리하였다.
4. 해양환경 ODA 기반 PPP 모델의 유형화
4.1 해양환경 협력에서 PPP 접근의 필요성
국제 해양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은 단순히 환경 기준을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 관리 체계와 운영 구조 속에서 집행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해양환경 분야의 규제 대응은 법·제도 정비, 기술 도입, 운영 체계의 구축, 전문 인력의 확보가 결합될 때 비로소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 이는 해양환경 협력이 단순한 장비 지원이나 일회성 사업으로는 충분히 설명되기 어렵고, 복수의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구조를 필요로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특성은 기존의 공공부문 중심 국제개발협력 방식만으로는 해양환경 분야의 이행 요구를 충분히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존 ODA는 제도 개선, 재정 지원, 장비 보급, 기술 이전 등 초기 투입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해양환경 분야에서는 시설과 장비의 도입 자체가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환경 모니터링 체계, 오염 저감 설비, 폐기물 처리 시스템은 구축 이후에도 지속적인 운영, 유지관리, 데이터 관리, 서비스 제공, 기술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해양환경 분야에서는 무엇을 도입했는지보다 도입된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고 유지되는지가 성과를 좌우한다. 이 점에서 해양환경 협력은 초기 투자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운영의 지속성과 관리 체계의 안정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PPP 접근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PPP는 공공부문이 가진 제도적 정당성, 정책 조정 기능, 공공성 확보 역할과 민간부문이 가진 기술력, 운영 경험, 서비스 제공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양환경 분야에서는 규제 대응에 필요한 기술 장비의 구축과 그 이후의 운영 서비스가 분리되기 어렵고, 양자가 함께 작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PPP는 단순히 민간 재원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라기보다, 국제 해양환경 규제 이행에 필요한 상이한 기능을 하나의 협력 구조 안에서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해양환경 분야의 일부 영역은 규제 대응과 시장성 있는 서비스 수요가 교차하는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어 해양폐기물의 수거·처리·재활용, 항만 내 폐기물 관리 서비스, 해양환경 모니터링 및 데이터 서비스 등은 공공의 환경 관리 목적과 민간의 기술·운영 기능이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대표적 영역이다. 이러한 분야에서는 공공부문이 제도적 기반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부문이 기술, 장비, 운영 서비스, 사업화 가능성을 결합하는 형태의 협력이 가능하다. 즉, 해양환경 ODA에서의 PPP는 단순한 민간 참여의 확대가 아니라, 규제 대응 과정에서 요구되는 제도 구축, 기술 제공, 운영 서비스, 산업 연계를 기능적으로 결합하는 구조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국 해양환경 ODA에서 PPP 접근을 검토한다는 것은 민간 재원의 동원 여부를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제 해양환경 규제 대응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어떠한 방식으로 결합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운영 구조로 전환할 것인가의 문제와 연결된다. 이러한 점에서 PPP는 해양환경 분야에서 발생하는 협력 수요를 더욱 구조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사업 및 서비스 체계와 연계하여 이해하는 데 유용한 접근이 될 수 있다.
4.2 해양환경 ODA에서의 PPP 적용 가능성과 양상
해양환경 ODA 분야에서 PPP는 단일한 방식으로 나타나기보다 공공 재원과 국제개발협력 자금, 민간의 기술 및 운영 기능이 결합하는 다양한 협력 구조로 전개된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은 자금 조달을 넘어 제도 설계, 기술 제공, 운영 서비스, 시장 연계 등 기능적 분담을 통해 형성된다. 본 절에서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운영 구조, 기술 결합 양상을 기준으로 주요 사례를 비교 검토한다.
GloFouling Partnerships 사례는 국제 해양환경 규범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제도적 대응과 기술적 집행 역량을 결합한 구조를 보여준다. 이 사업에서는 지구환경금융기구(Global Environment Facility, GEF)가 재원을 제공하고,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UNDP)과 IMO가 사업 추진과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참여국 정부는 정책 수립과 제도 정비, 관리체계 구축 등 제도적 대응을 담당하고, 민간부문은 선체 관리 기술과 유지관리 서비스 제공 기능을 수행한다(GloFouling Partnerships, n.d.). 운영 측면에서는 공공부문이 규범 이행을 위한 정책·관리 기반을 구축하고 민간부문이 현장 적용 기능을 담당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또한 기술적 측면에서는 선체 관리 기술과 관련 운영 서비스가 제도적 대응 체계와 연계되어 작동한다. 이와 같은 결합 구조는 규범 이행 지원 과정에서 제도적 대응과 기술·운영 기능이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하는 특성을 드러내며, 운영 서비스 자체보다 국제 규범 준수를 위한 제도적 대응과 집행 역량 확보가 중심이 되는 협력 구조임을 보여준다.
GloLitter Partnerships 사례에서는 IM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가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항만 당국과 관계 정부기관이 관리계획 수립, 규제 기준 설정, 비용 회수 체계 마련 등 관리 기능을 담당한다. 민간부문은 항만 수용시설 운영과 폐기물 수거·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IMO, 2022). 이 경우 PPP 구조의 핵심은 제도 구축 이후 실제 운영 단계에서 민간 참여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 있다. 공공부문이 규제와 관리 체계를 형성하고 민간부문이 서비스 제공을 담당함으로써 항만 폐기물 관리가 실제로 작동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또한 폐기물 처리 기술과 운영 서비스가 결합되면서 환경 관리 기능이 유지된다. 이러한 점은 규범 이행을 위한 제도적 대응 자체보다 실제 운영과 서비스 제공의 지속성이 중심이 되는 협력 구조의 특징을 가진다.
세계은행(World Bank, WB) PROBLUE와 국제금융공사(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IFC)의 플라스틱 재활용 투자 연계 사례에서는 WB와 IFC가 시장 분석, 제도적 지원, 재정적 연계 기능을 담당하고, 민간 기업이 재활용 설비 투자와 운영을 수행한다(WB, 2022). 이 사례에서는 공공부문이 직접 사업을 수행하기보다 민간 투자가 가능하도록 시장 조건을 조성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민간부문은 투자와 운영을 통해 재활용 인프라 구축과 자원순환 기능을 담당하며, 재활용 기술은 투자 및 운영 구조와 결합하여 작동한다. 이와 같이 제도적 지원을 통해 민간 투자와 운영이 유도되는 구조는 단순한 환경 서비스 제공보다 자원순환의 시장 형성과 투자 연계 기능이 중심이 되는 PPP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UNDP의 Ocean Innovation Challenge(OIC) 사례에서는 국제기구와 공공부문이 과제 발굴, 재원 지원, 자문 및 멘토링을 제공하고 민간 및 사회혁신 주체가 기술적 해결책을 개발·적용한다(OIC, n.d.). 이 구조에서는 공공 재원이 혁신 과제 발굴과 초기 위험 부담을 담당하고 민간이 기술 실증과 현장 적용을 수행한다. 기술 개발과 적용 과정이 사업 구조의 핵심 요소로 작동하며, 혁신 기술과 현장 적용 기능이 결합된 협력 구조가 형성된다. 이러한 특징은 단순한 운영 서비스 제공이나 제도적 지원보다 기술 개발, 실증, 확산 기능이 중심이 되는 협력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들 사례는 공공부문이 제도적 기반과 지원 체계를 제공하고 민간부문이 기술, 운영, 투자 또는 혁신 기능을 담당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협력 구조의 중심 기능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GloFouling에서는 국제 규범 이행을 위한 제도 대응과 집행 역량 보완이, GloLitter에서는 운영 서비스 제공의 지속성이, PROBLUE에서는 자원순환의 시장 형성과 투자 연계가, OIC에서는 기술 개발, 실증 및 확산이 각각 중심 기능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기능적 차이는 해양환경 ODA에서 PPP가 단일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협력 구조의 중심 기능에 따라 상이한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사례 분석에서 확인된 역할 분담 구조, 운영 방식, 기술 결합 양상은 이후 해양환경 ODA 기반 PPP 유형을 도출하는 주요 분석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4.3 해양환경 ODA에서 PPP 적용 조건과 판단 기준
앞 절의 사례 분석은 해양환경 ODA 분야에서 PPP 구조가 자동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이 기능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될 때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사례들은 제도적 기반, 기술과 운영 기능의 결합, 운영 지속성, 민간 참여 기능의 구체성 여부에 따라 협력 구조의 성격이 달라짐을 시사한다. 따라서 해양환경 ODA에서 PPP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능적 조건을 중심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제도적 수요와 정책 기반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한다. 해양오염 관리, 폐기물 처리, 생태계 보전과 같이 공공성이 명확한 관리 과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 목표가 존재할 경우 민간의 기술·운영 기능이 보다 명확한 역할을 갖게 된다. 반대로 제도적 기반이 불분명한 경우 민간 참여의 필요성과 역할 역시 불확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PPP는 공공부문이 해결해야 할 관리 과제와 정책 목표가 구체적으로 설정된 영역에서 우선하여 검토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기술과 운영 기능의 결합 가능성이 중요하다. 해양환경 분야에서는 장비 도입이나 기술 이전만으로는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운영·유지관리 및 서비스 제공 기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사례 분석에서도 기술 제공과 운영 기능이 결합될 때 협력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확인된다. 따라서 민간이 단순한 장비 공급자에 머무르지 않고 운영 단계까지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는지가 PPP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또한 운영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요구된다. 해양환경 ODA 사업은 초기 구축 이후 유지관리 부족으로 효과가 감소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환경 모니터링 체계, 항만 서비스, 폐기물 관리와 같은 영역은 구축 이후의 운영과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사례에서도 공공부문이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고 민간이 지속적 운영 기능을 담당하는 구조가 형성될 때 협력 효과가 유지되는 특징이 확인된다. 따라서 운영 지속성 확보 여부는 PPP 적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민간 참여 기능이 구체적으로 식별되어야 한다. 재활용·재자원화, 운영 서비스, 기술혁신, 데이터 기반 관리와 같은 영역에서는 민간의 역할이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난다. 반면 민간이 제공할 기능이 불명확할 경우 PPP 구조는 형식적으로 구성되기 쉽다. 따라서 PPP 적용 여부는 단순한 민간 참여 가능성보다 민간 기능이 공공의 규제 대응 또는 관리 기능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조건을 종합하면 해양환경 ODA에서 PPP는 모든 협력 수요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방식이 아니라 제도적 기반, 기술과 운영의 결합 가능성, 운영 지속성, 민간 참여 기능이 함께 확보되는 영역에서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협력 구조로 이해할 수 있다. 즉, PPP의 적합성은 사업 유형 자체보다 해당 사업이 요구하는 기능 조합과 운영 구조의 성격에 따라 판단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PPP 적용 조건은 Table 3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4.4 해양환경 ODA 기반 PPP 모델의 유형화
앞 절의 사례 분석과 PPP 적용 조건을 종합하면, 해양환경 ODA에서 PPP는 기능적 역할에 따라 구분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규제 대응, 운영 및 서비스 제공, 자원순환 연계, 기술혁신 활용과 같은 협력 수요와 대응 관계를 가진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해양환경 ODA 기반 PPP를 규제 대응형, 환경 서비스형, 자원순환형, 기술혁신 연계형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4.4.1 규제 대응형 PPP 모델
규제 대응형 PPP 모델은 국제 해양환경 규범의 이행 과정에서 공공부문의 제도적 대응과 민간부문의 기술적 집행 역량을 함께 확보하기 위해 형성되는 협력 유형이다. 이 유형에서는 공공부문이 법·제도 정비와 관리 체계 구축을 담당하고, 민간부문이 관련 기술, 장비, 검사 시스템 및 운영 지원 기능을 제공한다. 즉 공공이 규범 이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이 집행 역량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협력 구조는 제도적 기반의 마련과 함께 기술 적용 및 운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는 분야에서 형성된다. 예컨대 정책 수립과 관리체계 구축은 공공부문이 담당하고, 선체 관리 기술이나 유지관리 서비스와 같은 집행 기능은 민간부문이 담당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규제 대응형 PPP는 제도적 기반 마련과 집행 역량 보완이 동시에 요구되는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
4.4.2 환경 서비스형 PPP 모델
환경 서비스형 PPP 모델은 해양환경 관리에 필요한 운영과 서비스 제공 기능을 중심으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역할이 분화되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서는 공공부문이 제도, 기준, 감독 체계를 담당하고 민간부문이 수거·처리·모니터링 등 현장 운영 기능을 수행한다. 즉, 공공은 서비스 제공의 공공성과 관리 틀을 유지하고, 민간은 운영 효율성과 기술적 전문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협력 구조는 시설이나 제도의 도입 자체보다 구축 이후의 지속적 운영과 서비스 전달이 성과를 좌우하는 분야에서 형성된다. 항만 폐기물 관리와 같이 관리계획 수립, 규제 기준 설정, 비용 회수 체계 마련은 공공부문이 담당하고, 수거·처리 및 시설 운영은 민간부문이 담당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환경 서비스형 PPP는 지속적 운영과 서비스 전달 체계의 안정성이 성과를 좌우하는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4.4.3 자원순환형 PPP 모델
자원순환형 PPP 모델은 해양폐기물 관리를 재활용·재자원화 및 시장 연계와 결합하는 협력 구조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유형에서는 공공부문이 수거 체계 구축과 관련 제도 마련, 초기 인프라 조성을 담당하고, 민간부문이 재활용 기술, 가공 공정, 투자 및 시장 연계 기능을 수행한다. 즉 공공이 순환 체계의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민간이 기술과 투자, 운영 기능을 통해 자원 활용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협력 구조는 폐기물 처리를 단순 관리 대상이 아니라 경제적 활용이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예컨대 공공부문이 재활용 정책과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민간부문이 재활용 설비 투자와 운영을 담당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 과정에서 재활용 기술, 투자 기능, 유통 및 시장 연계가 결합되며, 환경 관리와 경제적 활용이 동시에 추진되는 구조가 나타난다. 따라서 자원순환형 PPP는 환경 관리와 경제적 활용을 동시에 추구하는 순환경제 기반 사업에서 적용 가능성이 크다.
4.4.4 기술혁신 연계형 PPP 모델
기술혁신 연계형 PPP 모델은 해양환경 관리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 데이터 기반 시스템, 혁신 솔루션의 도입과 확산을 매개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결합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서는 공공부문이 정책 목표와 제도적 기반, 공적 재원을 제공하고, 민간부문이 디지털 모니터링 기술, 데이터 분석 도구, 혁신 솔루션과 현장 적용 기능을 담당한다. 즉, 공공이 혁신 과제를 지원하는 구조를 마련하고, 민간이 기술 개발과 실증, 적용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협력 구조는 기술 집약적 대응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형성된다. 예를 들면 공공부문이 문제 해결형 사업 구조와 지원 체계를 설계하고, 민간 및 사회혁신 주체가 기술적 해결책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 과정에서 혁신 기술, 데이터 기반 관리, 현장 적용 기능이 결합되며, 기술 실증과 확산이 사업의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따라서 기술혁신 연계형 PPP는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기반 관리, 신기술 실증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중요한 협력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
종합하면 해양환경 ODA 기반 PPP는 협력 수요의 성격에 따라 규제 대응, 운영 서비스 제공, 자원순환 연계, 기술혁신 촉진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는 PPP를 단일한 사업 방식으로 이해하기보다, 국제 해양환경 규제 대응 과정에서 요구되는 기능 조합과 민간 참여 방식에 따라 구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해양환경 ODA 기반 PPP 모델의 유형, 기능 및 대표 적용 분야를 Table 4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5. 결 론
5.1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함의
본 연구는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를 단순한 환경 기준의 강화가 아니라, 규범 이행에 필요한 제도적·기술적·운영적 조건이 복합화되는 과정으로 해석하였다. 즉, 최근의 국제 해양환경 규범은 기준의 제시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 관리 체계 속에서 집행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요구한다.
이러한 점에서 국제 해양환경 규제의 확대는 규범의 확산과 동시에 국가 간 대응 역량의 차이를 가시화하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규범 수용과 실제 이행 사이의 간극을 확대시키는 조건으로 작용한다. 본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국제 해양환경 규제가 새로운 국제개발협력 수요를 형성하는 제도적 맥락이 된다고 보았다.
5.2 협력 수요와 PPP 모델의 구조화
본 연구는 국제 해양환경 규제 이행 과정에서 형성되는 협력 수요를 법·제도, 기술, 운영 및 서비스, 역량 강화의 차원에서 유형화하였다. 이는 국제 해양환경 규범이 실제 이행 과정에서 다양한 기능적 대응을 요구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나아가 본 연구는 해양환경 ODA에서 PPP를 공공의 제도적 기반과 민간의 기술·운영 기능이 결합하는 협력 구조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환경 ODA 기반 PPP를 규제 대응형, 환경 서비스형, 자원순환형, 기술혁신 연계형의 네 가지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유형화는 PPP의 적용 가능성이 사업 형식 자체보다 협력 수요의 성격과 기능적 조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제시한 유형 구분은 해양환경 ODA 사업에서 공공과 민간의 역할 조합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사업 특성에 적합한 협력 구조를 검토하는 데 유용한 기준을 제공한다.
5.3 해양환경 ODA에서 PPP의 적용 과제
본 연구는 해양환경 ODA에서 PPP가 단순한 민간 참여 확대나 재원 조달 방식이 아니라 공공의 제도적 기반과 민간의 기술·운영 기능을 결합하는 협력 구조로 이해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PPP는 모든 해양환경 ODA 사업에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며, 제도적 기반, 기술과 운영의 결합 가능성, 운영의 지속성, 민간 참여의 기능이 확보되는 영역에서 선택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해양환경 ODA에서 PPP의 과제는 민간 참여 자체를 확대하는 데 있기보다 공공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민간의 전문성과 운영 역량이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선별하고 이에 적합한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다. 향후에는 실제 해양환경 ODA 사업을 대상으로 PPP 적용 방식, 운영 구조, 민간 참여 조건과 성과를 더욱 구체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