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 세계 적으로 환경 규제 강화에 대한 요구가 분출되고 있다. 특히 국제해운 부문은 글로벌 무역량의 약 90%를 처리하는 핵심 산업으로서, 탄소중립 전환 압력이 가장 가파르게 작용하는 분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IMO, 2020).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추어 유럽연합(EU)은 2050년 기후 중립(Net-Zero) 달성을 목표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기 위한 기후 입법 패키지인 ‘Fit-for-55’를 발표하 였다. 이 패키지에는 해운 부문을 유럽 탄소배출권 거래제 (EU Emissions Trading System, 이하 EU ETS)에 편입시키고, 선박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규제하는 ‘FuelEU Maritime’ 을 도입하는 등 다각적인 탈탄소 정책이 포함되어 있다 (European Commission, 2021).
특히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 중인 해운 분야 EU ETS는 선사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 다. 배출권 적용 비율은 2024년 40%, 2025년 70%를 거쳐 2026년부터는 CO2, CH4, N2O를 포함한 모든 온실가스 배출 량의 100%가 적용 대상이 된다. 이러한 규제의 단계적 확대 는 유럽 노선을 운항하는 해운 기업의 비용 구조를 근본적 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국내 선사들에게도 기존 고유황유 (VLSFO) 중심의 연료 체계에서 저탄소 및 무탄소 대체 연료 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강력한 동인이 되고 있다.
국내 주요 선사들의 운항 실적 및 배출량 데이터를 분석 한 결과, EU ETS 적용에 따른 비용 부담은 컨테이너선, 자동 차운반선(Vehicle carrier), LNG운반선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 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자동차운반선은 최근 글로 벌 자동차 물동량 증가와 유럽 내 주요 항만 기항 빈도 확대 로 인해 규제 대응 비용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해당 선종의 운영 특성을 고려한 최적의 연료 전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국내 해운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 해운 분야의 탈탄소화를 위해 메탄올, 암모니아, 수 소 등이 차세대 연료로 논의되고 있으나, 이들은 기술적 불확실성, 높은 선박 개조 비용 및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단기적 도입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바이오연료(Biofuels)는 기존 내연기관의 대규모 개조 없이 즉시 혼합 사용(B24, B30 등)이 가능한 ‘드롭인(Drop-in)’ 연료로서, 전 생애주기 (Well-to-Wake) 관점에서 탄소 배출량을 인정받을 수 있어 단 기 및 중기적 관점에서 실용성이 매우 높다(Rehmatualla and Smith, 2020). 실제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EU ETS 하에서 배 출계수(Emission factor)를 낮춰 탄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바이오연료 채택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연료는 기존 연료 대비 높은 가격, 공급망 의 불안정성, 지속가능성 기준(Sustainability criteria) 충족 여 부 등 경제적·운영적 제약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Van den Berg and Lavoie, 2022). 따라서 바이오연료 도입이 실제 선사 의 전체 비용 구조에서 어느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 오는지, 특히 ETS 비용 부담이 큰 자동차운반선의 경우 어 느 지점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되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 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 연구는 EU ETS 강화가 자동차운반선의 운영 비 용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바이오연료 사용 시나리오별 경제적 타당성을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국내 해운기업이 급변하는 유럽 환경 규제에 효 과적으로 대응하고, 최적의 연료 전환 경로를 설정하는 데 실무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2. 선행연구 분석
2.1 해운 탈탄소 규제 및 경제적 영향 분석
해운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국제 규제는 국제해사기구 (IMO)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구체화되어 왔다. IMO(2020)는 온실가스 전략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해운의 연료 소비 패턴과 감축 기술의 현황을 제시하며 탄소 저감 의 시급성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EU의 강력한 환경 규제가 해운 선사의 비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Faber et al.(2022)은 해운 부문 의 EU ETS 편입이 유럽 항로 운영 선사의 경제적 부담을 대 폭 가중시킬 것이라 분석하였으며, Psaraftis(2022)는 ETS와 FuelEU Maritime의 복합적인 규제가 선사들로 하여금 비용 최적화를 위한 전략적 연료 전환을 강제하는 직접적인 동인 이 될 것으로 평가하였다. 국내에서도 Kim and Choi(2024)가 FuelEU Maritime의 전 생애주기(Well-to-Wake, WtW) 기준 에 너지 인덱스 도입, 저탄소 연료 혼합 의무 등이 해상 연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바이오연료가 단기적으로 가장 유효한 규제 대응 수단임을 제시하였다.
2.2 대체 연료의 기술적 타당성과 바이오연료의 경제성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적 대안으로서 메탄올, 암모니아, 수 소 등 다양한 차세대 연료에 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Bouman et al.(2017)은 이들 연료의 장기적 탄소중립 잠재력 을 인정하면서도, 인프라 구축의 난제와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단기적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실제로 MAN ES(2023)와 DNV(2022)의 보고서에 따르면, 엔진 개조 및 연료 저장 시스템의 안전성 확보 문제는 차세대 연료 도 입의 주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바이오연료는 기존 엔진 체계를 유지하면서 즉시 적용 가능한 '드롭인(Drop-in)' 연료로서의 강점을 지닌다. Rehmatulla and Smith(2020)는 선사들이 기술적 위험이 낮은 바이오연료를 최우선적인 규제 대응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 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Van den Berg and Lavoie(2022)는 바 이오연료의 높은 단가와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탄 소 가격(ETS)과의 상관관계를 고려한 정밀한 경제성 분석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또한 Gilbert et al.(2023)은 유럽 기항 선 박을 대상으로 한 실증 분석을 통해 바이오연료 혼합유(B24, B30)의 탄소 비용 절감 효과를 입증하였으나, 연료 가격 차 이에 따른 경제성 확보의 임계점이 존재함을 시사하였다.
2.3 선종별 규제 영향 및 선행연구의 차별성
기존의 ETS 비용 분석 연구는 주로 데이터 확보가 용이한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을 중심으로 수행되어 왔다(Wang and Notteboom, 2022). 최근 연구들은 선박의 규모와 항로 특성 에 따른 비용 격차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Lagemann et al.(2023)은 탄소 배출권 가격의 변동성이 저탄소 연료 도입 의 경제적 타당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강조하였다. 국내 연구 또한 컨테이너 시장의 탄소 비용 추정(Kim and Park, 2023)이나 항로별 ETS 부담 차이(Chang and Lee, 2022)를 다루며 실증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학술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연 구 공백(Research Gap)이 존재한다. 첫째, 유럽 노선의 기항 빈도가 높고 에너지 소비가 큰 자동차운반선(Vehicle Carrier) 선종에 특화된 실증 연구가 극히 드물다. 둘째, 급변하는 EU ETS의 단계적 적용 비율과 바이오연료의 가격 변동을 결합 하여 정량적인 경제성 임계점을 도출한 연구가 부족하다. 셋째, 한국 해운 선사의 실제 운영 환경을 반영한 구체적인 시나리오 분석이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자동차운반선 선종을 대상으로 바이오연료 도입이 EU ETS 하에서 실질적 인 비용 절감을 실현할 수 있는지 계량적으로 검증함으로써 기존 선행연구와의 차별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3.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EU MRV 제도에 따라 공개된 최신 데이터 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단계별 방법으로 분석을 수행하 였다. 각 단계에서는 데이터 수집부터 시나리오 분석까지의 절차와 논리를 체계적으로 적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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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U MRV 데이터 수집 및 대상 선정: 먼저 유럽연합(EU) 의 선박 모니터링·보고·검증 규정(EU MRV, Regulation (EU) 2015/757)에 따라 유럽경제지역(EEA) 내 항만에 기항하는 총 톤수 5,000톤 초과 선박들의 연간 연료소비량과 온실가스 배 출량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이 규정에 의거해 2018년부터 모 든 대상 선박의 배출정보가 유럽해사안전청(EMSA)의 THETIS-MRV 시스템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 는 이 중 가장 최신 연도인 2024년 보고 데이터를 활용하였 다. 해당 연도에 EU MRV에 보고된 총 선박은 14,011척이었 으며, 이 중 선박 소유주 또는 관리자가 대한민국 해운선사 인 선박을 선별한 결과 총 177척으로 약 1.26%를 차지하였 다. 선정된 177척에 대하여 연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 량 정보를 추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해운선사별 선박 에너지 소비 및 탄소배출 현황에 대한 통계분석을 실 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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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데이터 분석 및 통계 처리: 수집된 THETIS-MRV 데이 터를 정제하여, 선정된 177척의 선박별 연간 연료소모량과 CO₂ 배출량을 산출하였다. 각 선박의 보고 데이터를 합산 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운선사 보유 선박들의 총 연료사용량 과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집계하였고, 이를 전체 보고 선박 대비 비중으로도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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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이오연료 혼합유 시나리오 설정: 다음으로, 온실가스 저감 대책 중 하나인 바이오연료 혼합유 사용에 따른 효과 를 분석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구성하였다. 바이오연료는 기 존 선박에 별도 개조 없이 사용 가능한 드롭인(drop-in) 솔루 션으로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 실제 사용량도 크게 증가 하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벙커링 항만인 싱가포 르의 해양항만청(MPA)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싱가포르의 바 이오연료 혼합유 판매량은 약 88만 톤으로 2023년(52만 톤) 대비 급증하였고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유럽의 로테르 담 항만을 포함한 전세계 주요 항만에서도 바이오연료 혼합 유 보급이 확대되어, 싱가포르와 로테르담을 합친 2024년 판 매량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하여 160만 톤 이상에 달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처럼 바이오연료 혼합유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해운업에서 실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대안연료이며,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바이 오연료 사용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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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혼합연료 종류 및 규제 고려: 바이오연료 사용 시나리 오에서는 현재 해운업계에서 실제 활용이 늘고 있는 저탄소 연료 혼합유의 종류를 고려하였다. 특히 IMO(국제해사기구) 의 최신 지침(2024)에 따르면 바이오연료 또는 합성연료를 30%까지 혼합한 연료에 대해서는 선박 엔진의 질소산화물 (NOx) 배출 시험 및 인증이 면제되어, 선박 연료로 판매되는 바이오연료는 주로 혼합비 30% 이하 제품으로 유통되고 있 다. 실제로 싱가포르에서는 B24 연료(바이오연료 24% 혼합) 가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고, 로테르담에서는 B30 연료 (30% 혼합)가 일반적이다.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업계 동향 을 반영하여 B24 및 B30의 두 가지 혼합비율을 대표 시나리 오로 선정하였다. 각 시나리오에서 앞서 도출된 177척 선박 들의 연료소모량 중 일정 비율을 바이오연료로 대체한다고 가정하였으며, 이에 따른 탄소배출량 감소효과를 산출하였 다. 구체적으로, B24 시나리오는 선박 연료의 24%를 탄소중 립 특성이 있는 바이오연료로 대체하는 경우로, B30 시나리 오는 30%를 대체하는 경우로 설정하였다. 각 혼합연료 시나 리오에서 예상되는 CO2 배출 저감량은 바이오연료 혼합 비 율에 비례하여 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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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U ETS 비용 영향 및 경제성 평가: 마지막으로, 바이오 연료 혼합유 사용에 따른 EU ETS 비용 절감 효과를 평가하 였다. EU는 2024년부터 해운 부문의 탄소배출을 EU ETS에 단계적으로 포함시켰는데, 선박이 저탄소 연료를 활용하여 보고되는 CO2 배출량을 감소시킬 경우 구매해야 할 탄소배 출권량이 줄어들어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본 연 구에서는 특히 B30 사용 시나리오가 가장 높은 배출 감축을 이루는 만큼 EU ETS 상의 경제적 이득이 클 것으로 보고,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우선 B30 연료 사용으로 인한 선박별 연간 CO2 감축량을 계산하고, 이를 EU ETS의 탄소배 출권 가격(€/tCO2eq)에 곱하여 절감되는 배출권 비용을 산 출하였다. 다음으로 B30 혼합유의 연료가격 프리미엄(일반 선박유 대비 추가 비용)을 최신 시장가를 참고하여 추정하 고, 절감되는 배출권 비용과 비교함으로써 해운선사가 B30 연료를 사용할 경우 기대되는 순경제성을 평가하였다. 이 평가를 통해 바이오연료 혼합유 도입이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타당한지 종합적으로 검토하였 다.
4. 분석결과
4.1 EU ETS 시행에 따른 국내 해운사에 미치는 영향 분석
2024년 EU MRV에 보고된 선박 중 우리나라 해운선사가 보고 주체로 등록된 177척의 선박을 대상으로 선종별 이산 화탄소(tCO2eq)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컨테이너선(Container), 자동차운반선(Vehicle Carrier), LNG 운반선(LNG Carrier) 순으 로 높은 배출 비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이는 EU ETS가 해운 부문에 본격 적용될 경우, 국내 해운선사 중 에서도 컨테이너선 및 자동차운반선 중심의 선사들이 상대 적으로 높은 비용 부담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다.
이러한 선종별 배출 특성을 바탕으로, EU MRV에 보고된 선박별 연간 탄소배출량에 EU ETS 적용 규칙을 반영하여 국내 해운선사의 EU ETS 부담 비용을 추정하였다. 본 연구 에서 사용한 tCO2eq(이하 CO2톤)는 온실가스를 CO2 기준으로 환산한 단위를 의미하며, 본 분석에서는 CH4, N2O의 기여도 에 미미한 점을 고려하여 CO2 배출량을 중심으로 산정하였 다. 배출권 가격은 ICE Endex (Intercontinental Exchange Endex) 에서 거래되는 EUA 가격을 기준으로, 2023년 12월부터 2025 년 11월까지 2년간 평균 가격인 CO2톤당 €71.66을 적용하였 다. 환율은 2024년 배출량에 대한 EUA 정산이 이루어지는 시점을 고려하여 2025년 9월 매매기준율(1,633.09원/€)을 사 용하였다(Hana Bank, 2025).
EU ETS의 해운 부문 적용 규칙에 따라, (1) EU/EEA 회원 국과 비회원국 간 항차(Extra-EU voyage)에 대해서는 배출량 의 50%, (2) EU/EEA 회원국 간 항차(Intra-EU voyage)와 (3) EU/EEA 회원국 항만 내 배출량(Within EU ports)에 대해서는 배출량의 100%가 ETS 적용 대상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 러한 적용 비율을 2024년 EU MRV에 보고된 실제 항차별 배 출량에 반영하여 선사별 연간 ETS 부담 배출량을 산정하였 다.
분석 결과, 국내 해운선사 선박들이 2024년과 동일한 수 준으로 매년 유럽 항만에 기항하고 탄소를 배출한다고 가정 할 경우, 배출량의 100%가 유상할당으로 적용되는 2026년 이후부터는 국내 해운선사의 연간 EU ETS 부담 비용이 약 1,262억 원(약 7,700만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선사별 로는 연간 EUA 구매 비용이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한편 EU ETS는 해운 부문에 대해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2024년에는 CO2 배출량의 40%, 2025년에는 70%, 그리 고 2026년부터는 CO2 뿐만 아니라 CH₄ 및 N2O를 포함한 전 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00%가 적용된다. 이를 반영하면 국 내 해운선사의 총 ETS 비용은 2024년 약 505억 원(약 3,000만 유로), 2025년 약 883억 원(약 5,400만 유로), 그리고 2026년 이후에는 연간 1,262억 원(약 7,700만 유로) 이상으로 단계적 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2026년부터 추가로 포 함되는 CH4 및 N2O의 배출량은 IMO(2022) 가이드라인 기준 CO2 배출량 대비 0.5% 이하로 추정되며, 총 EU ETS 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본 연 구에서는 분석의 단순화와 비용 영향의 실질성을 고려하여 CH4 및 N2O 배출량은 비용 산정에서 제외하였다.
4.2 EU ETS 대응을 위한 바이오연료 사용의 비용효과성 분석
EU ETS 대응을 위한 해운 부문의 탈탄소 전략으로는 LNG,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다양한 저탄소·무탄소 연료 전환과 함께 선박 에너지 저감장치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신조선이 아닌 기존 운항선의 경우, 대규모 개조 없 이 즉시 적용 가능한 대안은 제한적이며, 현실적으로는 바 이오연료 혼합유 사용이 가장 실행 가능성이 높은 대응 수 단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DNV(2025)의 Maritime Forecast to 2050에 따르면, 2023년 LNG 연료 사용량은 전년 대비 약 17%(약 13Mt) 증가 하여 전체 연료 소비의 6%를 차지하였으며, 메탄올 선박은 이미 상용 운항 단계에 진입하였다. 반면 암모니아, 수소, OCCS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25년 8월 기 준으로 운항 중인 선박의 2.4%, 발주 선박의 26.5%만이 대체 연료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대체 연료 사용 선박의 수는 현재 대비 거의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이는 기존 운항선에 즉각적으로 적용 가능한 연 료 전환 수단이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EU ETS 비용 절감을 목적으 로 바이오연료를 적용할 경우의 경제성을 정량적으로 분석 하였다. 바이오연료는 IMO(2024) 지침에 따라 혼합비율 30% 까지 질소산화물(NOx) 배출 시험 및 인증이 면제되며, 이에 따라 실제 시장에서는 B24 및 B30 혼합유가 주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와 로테르담 항만에서는 2024년 바이오 연료 혼합 벙커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하는 등 상 업적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종류로는 바이오디젤(Fatty Acid Methyl Ester, FAME), 수소화 식물성 오일(Hydrotreated Vegetable Oil, HVO), 바이오중유(Bio Heavy Oil),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메탄 올, 바이오가스 등이 있다. 이 중 선박 연료로 가장 일반적 으로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연료는 FAME으로, 주로 저유황 중유(Very Low Sulfur Fuel Oil, VLSFO)와 혼합된 형태로 사용 되고 있다.
IMO(2024)에 따르면, 바이오연료 및 합성연료의 혼합비율 이 30% 이하인 경우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에 대한 시험 및 평가가 면제된다. 이로 인해 추가적인 인증 절차 없이 적 용이 가능하며, 동시에 탄소배출량 감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B30(혼합비율 30%) 연료가 시장에서 주로 공급되고 있다. 다만, 바이오연료는 혼합비율이 증가할수록 연료 단가 가 상승하는 특성이 있어, 싱가포르 등 일부 주요 항만에서 는 특정 선사의 연간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맞춤형 방식으로 B30 연료가 제한적으로 생산·거래되고 있는 실정 이다.
이러한 제도적·시장적 여건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EU ETS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유럽에 기항하는 운항선에 바이오연료를 적용할 경우의 경제성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 해 2024년 EU MRV에 보고된 7,200CEU(Car Equivalent Unit)급 자동차운반선(Vehicle Carrier) 중 1척을 표본선박으로 선정하 여 사례분석을 수행하였다(Table 3).
표본선박의 연간 탄소배출량에 EU ETS 적용 규칙을 반영 하여 다음과 같이 산정하였다.
ETS 적용배출량 = (Intra/Extra-EU 배출량 × 50%) + (Between EU ports 배출량 × 100%) + (Within EU ports 배출량 × 100%)
이를 표본선박의 2024년 MRV 배출자료에 적용한 결과 총 7,311톤의 CO2가 ETS 적용 대상 배출량으로 산정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규제 본격화 이후의 시장 가격을 반 영하기 위해 해운 부문이 EU ETS에 실제 편입된 시점(2024 년)을 포함하는 최근 2년간의 가격을 적용하였다. 이는 제도 시행 이전 기간을 포함한 장기 평균보다 정책 충격이 반영 된 시장가격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위함이다.
환율은 2024년 배출량에 대한 실제 정산이 이루어질 것으 로 예상되는 2025년 9월 기준 매매기준율을 적용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 12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2년간 평균 EUA 가격인 CO2톤당 €71.66과 2025년 9월 매매기준율 1,633.09원/€를 적용한 결과, 해당 선박은 연간 약 8.6억 원 (약 53만 유로)의 EU ETS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되었 다.
이 표본선박을 대상으로, 바이오연료(B30) 적용 범위에 따른 EU ETS 비용 절감 효과와 바이오연료 구매에 따른 추가 비용을 비교하기 위해 네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하였 다(Table 4).
시나리오 1은 바이오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기준 시 나리오이며, 시나리오 2는 바이오연료 가격이 기존 연료 (VLSFO) 대비 높은 점을 고려하여 EU ETS 적용비율이 100% 인 EU 역내 항차 및 항만 구간에만 바이오연료를 적용한 경 우이다. 시나리오 3은 항해거리가 길어 총 탄소배출량이 가 장 큰 EU 입·출항 구간(Extra-EU voyage)에 바이오연료를 적 용한 경우로, 해당 구간의 배출량 중 50%만 ETS에 반영된 다. 시나리오 4는 EU ETS 부담 최소화를 목표로 EU 관련 전 항차에 바이오연료를 적용한 경우이다.
바이오연료의 탄소배출계수는 표본선박에 주로 공급된 B30 연료를 기준으로, IMO MEPC.1/Circ.905의 바이오연료 사 용에 관한 임시 지침에 따라 2.2060 gCO₂/gFuel을 적용하였 다. 바이오연료 가격은 Ship & Bunker(2025) 자료를 활용하여,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Global 4 Ports 평균 기준으 로 B24/B30 바이오연료 가격이 VLSFO 대비 톤당 평균 247달 러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점을 반영하여 산출하였다.
각 시나리오별 비용효과성 분석 결과는 Table 5와 같다. 단, 바이오연료 구매에 따른 연료비 추가비용은 “비용”으로 보고, 바이오연료 사용에 따른 EU ETS 절감비용을 “편익”으 로 보고 비용-편익을 분석하였다. B/C Ratio는 편익(Benefit)을 비용(Cost)로 나눈 값으로, 1 이상일 경우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분석 결과, 시나리오 2(EU 역내 항차 및 항만 구간 적용) 가 비용-편익 비율(B/C Ratio)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 음으로 시나리오 4(EU 관련 전 항차 적용), 시나리오 3(Extra-EU 구간 적용)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EU ETS 적용 비율이 100%인 EU/EEA 회원국 간 항차 및 항만 구간에서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경우, 동일한 연료 사용량 대비 ETS 비용 절감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시나리오에서 B/C Ratio가 1 미만으로 분석되 어, 현 시점의 바이오연료 가격 수준에서는 EU ETS 비용 절 감만을 목적으로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바이오연료의 높은 가격 프리미엄이 ETS 비용 절감 효과를 상쇄하고 있음을 의미하 며, 추가적인 가격 격차 완화 또는 정책적 지원 없이는 바이 오연료 사용 확대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4.3 바이오연료 경제성을 위한 적정가격 수준 분석
바이오연료 사용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탄소배 출권 가격(EUA)이 상승하거나, 혹은 바이오연료와 기존 선 박연료(VLSFO) 간 가격 격차가 축소될 필요가 있다. 앞선 분 석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현 시점에서는 바이오연료와 VLSFO 간 가격 차이가 약 247달러/톤 수준으로 크게 나타나 는 반면, EUA 가격은 CO2톤당 80유로 이하(약 94달러 이하) 에 머물러 있어, EU ETS 비용 절감만을 목적으로 한 바이오 연료 사용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바이오연료와 VLSFO 간 가격 격차를 주요 설명변수로 설정하고, EUA 가격 수준에 따라 바이오연 료 사용의 경제적 타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검토하기 위해 민감도 분석(sensitivity analysis)을 수행하였다. EUA 가 격은 시장 참여자들의 중장기 기대를 반영할 수 있도록 ICE EUA Futures의 연도별 12월 전망 가격을 원화로 환산 적용하 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바이오연료 가격 격차 수준별 비용 –편익 비율(B/C Ratio)을 산정하였다(Table 6).
민감도 분석 결과, 2025년 말 기준 EUA 가격(€82.22)을 적용할 경우, 바이오연료와 기존 연료 간 가격 차이가 75달 러 이하일 때 B/C Ratio가 1 이상으로 나타나 경제적 타당성 이 확보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단기적으로 바이오연 료 사용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대비 약 70% 수준의 가격 격 차 축소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한편, EUA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적용 한 결과, 2029년 말 전망 가격(€92.22) 기준에서는 바이오연 료와 기존 연료 간 가격 차이가 100달러 이하로 축소될 경우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장기적 으로 탄소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바이오연료의 상대적 경제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5.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EU ETS의 해운 부문 편입이 국내 해운선사의 비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단기·중기 적 탈탄소 대응 수단으로서 선박용 바이오연료 사용의 경제 적 타당성을 실증적으로 평가하였다. 이를 위해 EU MRV에 보고된 2024년 THETIS-MRV 데이터를 활용하여 국내 해운선 사 소유·관리 선박의 탄소배출량과 EU ETS 부담 비용을 추 정하고, 자동차운반선(Vehicle Carrier)을 대상으로 바이오연 료 적용 시나리오 및 가격 민감도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2026년부터 해운 부문 배출량의 100%가 EU ETS에 적용될 경우 국내 해운선사가 부담해야 할 연간 EUA 비용은 약 1,262억원(약 7,700만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 며,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과 자동차운반선이 가장 큰 영향 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항로 의존도가 높은 국 내 해운기업의 비용 구조와 국제 경쟁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U ETS 대응 방안으로서 혼합 바이오연료(B30)를 적용한 사례분석 결과, 바이오연료를 ‘EU 역내 항차(Between EU ports) 및 항만 구간(Within EU ports)’에 적용하는 시나리오가 동일한 연료 사용량 대비 ETS 비용 절감 효과가 가장 큰 것 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EU ETS 적용비율이 100%인 구간에 서 바이오연료 사용의 상대적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러나 현 시점의 바이오연료 가격 수준을 반영할 경우, 모든 시나리오에서 비용–편익 비율(B/C Ratio)이 1 미만으로 나 타나 EU ETS 비용 절감만을 목적으로 한 바이오연료 사용 은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바이오연료 가격과 EUA 가격 간 관계를 고려한 민 감도 분석을 수행한 결과, 2025년 말 EUA 가격(€82.22) 기준 에서는 바이오연료와 기존 연료(VLSFO) 간 가격 차이가 미 화 75달러 이하일 경우, 그리고 2029년 말 EUA 전망 가격 (€92.22) 기준에서는 약 100달러 이하일 경우 바이오연료 사 용의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바이오연료 가격 격차 완화가, 중장기적으로 는 탄소가격 상승이 바이오연료의 경제성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해운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바이오연료의 상업적 활용 확대를 위해서는 탄소가격 상승에만 의존하기보다 보 조금, 세제 혜택, 연료 혼합 인센티브 등 정책적 수단을 통 해 화석연료 대비 가격 격차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바이오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통 해 연료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장기적인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EU ETS뿐 아니라 FuelEU Maritime 및 IMO의 중장기 환경 규제와 연계하여 바이오연 료의 경제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선종별·항로별 맞춤형 적용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EU ETS와 바이오연료 사용을 결합한 실증적 경제성 분석을 통해 국내 해운선사의 현실적인 탈탄소 대응 전략 수립에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술적·정책적 의의를 가진다. 다만 단일 표본선박을 중심으로 사례분석을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으며, 향후 연구 에서는 다수 선박과 다양한 연료 가격 시나리오를 반영한 확장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