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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9-3431(Print)
ISSN : 2287-3341(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Marine Environment and Safety Vol.32 No.1 pp.16-29
DOI : https://doi.org/10.7837/kosomes.2026.32.1.016

Theoretically Reframing Marine Debris as Negative Commons: Applying E. Ostrom’s Institutional Analysis and Development (IAD) Framework

Bo young Kim*, Yunho Kang**
*Researcher, World Ocean Development Institute, Korea Maritime & Ocean University, Busan 49112, Korea
**Professor, Department of Maritime Administration, Korea Maritime & Ocean University, Busan 49112, Korea

* First Author : bykim@kmou.ac.kr, 051-410-5388




※ 본 논문은 “해양쓰레기, 네거티브 공유재로서의 접근”이란 제목으 로, (사)한국지방정부학회 2025년 하계학술대회(국립한국해양대학교, 8 월 22일)에 발표한 논문을 전면적으로 수정보완한 것이다.


Corresponding Author : yhkang@kmou.ac.kr, 051-410-4732

December 1, 2025 January 22, 2026 February 26, 2026

Abstract


Marine debris harms marine ecosystems and their users, and their removal and disposal cost substantially. Therefore, individuals or markets have limited incentive to address the problem voluntarily, and consequently its management has long been led by government authorities. However, in recent years, however, a self-governance model for managing marine debris has received attention among local communities. This study explains the institutional mechanism of such self-governance from a theoretical perspective. This analysis conceptualizes marine debris as a “negative commons”, an inversion of the traditional commons, and the institutional foundations of self-governance are examined using E. Ostrom’s Institutional Analysis and Development (IAD) Framework. In traditional commons, overuse leads to resource depletion, whereas in the negative commons, avoidance of removal causes the accumulation of harmful materials. Although these two phenomena occur in opposite directions, both have the same collective action dilemma structure owing to the free-rider problem. The study argues that even the negative commons can be well managed based on self-governance, characterized by appropriate rule design and mutual trust within local communities. An empirical analysis of Seonchon Village in Tongyeong city, South Korea, demonstrated that for managing of marine debris, various informal rules were established that functioned effectively. These rules correspond with Ostrom’s design principles for successful self-governance, indicating that community-based informal institutions can function effectively in managing harmful as well as beneficial shared resources. This study reframed marine debris as a negative commons and extended the theoretical scope of commons management from the preservation of beneficial resources to the removal of harmful resources, providing a new analytical perspective on collective environmental governance.



해양쓰레기, 부(不)의 공유재로서의 이론적 접근: E. Ostrom의 제도분석틀(IAD Framework) 적용

김보영*, 강윤호**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세계해양발전연구소 전임연구원
**국립한국해양대학교 해양행정학과 교수

초록


해양쓰레기는 불특정 다수에게 부정적인 피해를 미치며 수거와 처리를 위해 높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이 유로 해양쓰레기에 대해 개인이나 시장은 문제 해결에 자발적으로 나설 유인이 부족하여 그동안 정부가 중심이 되어 관리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거버넌스 관점에서 지역공동체가 주체가 되는 해양쓰레기 자율관리 모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자율관리 현상을 단순한 행정적 거버넌스의 사례로 보지 않고, 이론적으로 설명가능한 제도적 작동원리로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해양쓰레기 를 기존 공유재의 구조를 반전시킨 ‘부(不)의 공유재(negative commons)’로 개념화하고 E.Ostrom의 제도분석틀(IAD Framework)을 적용하여 자율관리의 제도적 기반을 분석하였다. 전통적인 공유재가 과잉사용(overuse)으로 자원이 고갈되는 문제를 다룬다면, 부의 공유재는 제거 회피(inaction)로 유해물이 축적되는 문제를 야기한다. 두 현상은 방향은 다르지만 모두 동일한 집합행동의 딜레마 구조를 가지며, 이에 따 라 부의 공유재 역시 규칙 설계와 상호신뢰를 전제로 자율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제시한다. 경남 통영시 선촌마을 사례분석 결과, 주 민들은 직위·선택·정보·보상 등에 대한 비공식적 규칙을 형성하여 해양쓰레기의 자율관리를 제도화하고 있었다. 이러한 규칙들은 E.Ostrom이 제시한 자율관리의 핵심 설계원칙과 부합하며 공동체 내부의 자발적 규율이 유해한 대상의 관리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해양쓰레기를 ‘부의 공유재’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정의하고, 이를 통해 공유재관리 이론의 적용 범위를 ‘유익한 자원의 보존’에서 ‘유해한 대상의 제거’로 확장하는 학문적 근거를 제시하였다.



    1. 서 론

    해양쓰레기의 사용이나 소비는 해양생태계 파괴, 어업 생 산성 저하, 관광자원 훼손, 선박사고 유발, 국가 간 갈등 심 화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피해를 초래하는 부정적 외부효과 (negative externalities)를 가지며, ‘깨끗한 해양환경’이라는 공 공재(public goods)나 공유재(commons)를 파괴한다(Kim, 2017a;Ahn, 2017;Woo et al., 2023;Jang, 2013;Jung and Kim, 2024). 특 히 해양쓰레기는 조류나 해류에 따라 광역적으로 이동하고 해수 흡수로 인한 중량 증가, 오염물질의 혼입 등으로 인해 수거 및 처리 비용이 높은 반면, 책임 소재는 불분명하다는 특성을 지닌다. 이렇듯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는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며 개인이나 시장이 자발적으로 문제 를 해결할 유인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공공영역(정부)에서 해양쓰레기를 주도하여 관리해왔다. 그러나 최근 거버넌스 적 관점에서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해양쓰레기 자율관 리 모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Kim, 2024b;Jang, 2023).

    본 연구는 이러한 접근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해 양쓰레기를 ‘부의 공유재’(negative commons)로 새롭게 개념 화하고, E. Ostrom의 제도분석틀(Institutional Analysis and Development Framework: IAD Framework)을 적용하여 경남 통 영시 선촌마을의 자율적 해양쓰레기 관리 사례를 분석한다. 기존의 공유재 개념은 과잉사용의 문제를 가진 유익한 자원 이었다면, 부의 공유재는 방치될 경우 모두에게 해를 끼치 는 유해한 대상이라는 점에서 개념적 차별성을 가진다. 이 처럼 공공에 의해 만들어진 부정적인 대상에 대해서도 공동 체의 자발적 협력행위로 대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선촌마을 지역주민들은 자율적으로 규칙을 정하여 해양 쓰레기를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있는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 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 제도분석틀을 적용해봄으로써 부의 공유재에 해당하는 해양쓰레기 문제를 지역공동체가 어떻 게 자율적이고 협력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도적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이를 통해 전 통적인 공유재 관리이론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향후 유 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 적으로 한다.

    2. 이론적 배경

    공유재란 누구나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한 개인이 사용하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드는 성질 을 지닌 재화나 서비스를 말한다. 다시 말해 공유재는 특 정 사용자 혹은 수요자를 사용으로부터 배제시키기 힘들며 (비배제성), 사용에 있어서 개인의 몫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차감성, 경합성) 성격을 가진 재화이다(Ostrom, 1990;1991;Ostrom and Walker, 1994). 그러나 개별 행위자들이 자신의 단기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면 자원을 과 도하게 소비하게 되어 그 결과 사회 전체적으로 자원의 고 갈이라는 비극에 이르게 된다(Hardin, 1968). 이는 공유재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이라 불리며 죄수의 딜레마 게 임구조를 통해 설명되는 집합행동의 실패양상이다(Kang and Kim, 2012;2013;2016).

    이러한 공유재 관리의 비효율성 문제의 해결책으로 Hardin(1968)은 규제를 통한 국가의 직접 개입 방식을, Coase(1960)는 재산권 설정에 기초한 사유화 방식을 제안하 였다.

    그러나 Ostrom(1990)은 지역공동체가 자발적으로 규칙을 만들고 공유자원을 관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공유재의 이 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실증사례를 통해 입증하였다. 특히, 자율적 공유재 관리가 성공적이기 위한 8가지 핵심 설계원 칙(design principles)을 제시하였는데, 명확하게 정의된 경계, 사용 및 제공 규칙의 현지 조건과 부합성, 집합적 선택 장 치, 감시활동, 점증적인 제재, 갈등 해결 메커니즘, 정부기관 에 의한 최소한의 자치조직권 인정, 중층적인 정합적 사업 단위가 제도적으로 설계되었을 때, 정부나 시장의 개입 없 이도 공유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이론은 이후 제도분석틀(IAD Framework)로 발전하 여 공유재 문제뿐 아니라 정책분석 전반에서 활용되는 분석 도구로 자리 잡았다. 제도분석틀은 크게 외생변수(물리적 조 건, 공동체의 속성, 사용규칙), 행위의 장(행위상황, 행위자 들), 상호작용 패턴, 결과, 평가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행위의 장을 중심으로 8개의 요소가 미시적 상호작용을 통 해 제도로 연결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Fig. 1). 그는 이 8 개의 요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설계하기 위한 제도로서 8 개의 규칙을 제시하였다(Ostrom, 1996;2005;2007;2009).

    먼저, 물리적 조건(Biophysical and Material Conditions)은 자 원의 유형과 환경적 제약을 의미한다. 참여자의 행위가 이 루어지는 물리적 세계에서의 사건들(events)에 따라 행동상 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사건들은 생산, 소비, 배분되는 재 화와 서비스 및 이러한 과정에서 이용 가능한 기술을 지칭 한다(Ostrom, 2005). 공동체의 속성(attributes of community)은 공동체에서 수용되는 행동의 가치(문화), 잠재적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공통의 이해 수준, 공동체 구성원들이 지니고 있 는 선호의 이질성 크기, 공동체의 규모와 구성, 공동체 구성 원 사이의 기본적 자산의 불공평 정도 등을 포함한다 (Ostrom, 2005).

    사용규칙(rules-in-use)은 어떤 행동이나 결과가 요구·금지· 허용되는지에 관한 강제력 있는 처방(enforced prescriptions)에 대해 참여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해(understandings)로 정의 된다(Ostrom, 2005). 사용규칙은 참여자들의 행동을 제약하거 나 유도하는 규범으로 작용한다.

    행위상황(action situations)은 특정 조건 하에서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하는 구체적 맥락이다. 행위자들(actors)은 참여하는 개인 혹은 집단이며, 상호작용 패턴(patterns of interaction)은 이들이 규칙과 조건 하에서 실제로 취하는 행동과 전략의 유형을 가르킨다. 결과(outcomes)는 상호작용의 산출물이며, 평가기준(evaluative criteria)은 결과의 정당성‧효율성‧형평성 등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이처럼 제도분석틀은 제도, 행위 자, 맥락 간의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설 계되었으며 다양한 공유자원 관리 사례, 공공 갈등상황 및 정책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Ostrom, 2005;2010).

    제도분석틀의 장점은 제도를 고정된 틀로만 보는 것이 아 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지, 그 결과 제도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함께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다. 특히 지역의 문화적 맥락, 사회적 신뢰, 집합행동 비용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공유재 관리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개시설, 산림자원, 유전, 지하수, 공동어 장 등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Kang, 2005;Kang, 2019;Kim, 2006;Kim, 2008;Kim, 2011a;Lee, 1995;Choi et al., 2001).

    나아가 제도분석틀은 공유재 문제뿐만 아니라 공공갈등 상황에서도 행위자 간 상호작용과 규칙의 작동 양상을 분석 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Kim, 2011b;2017b;2021;Kim and Sim, 2016;Kim, 2024a;Kim, 2011a;Bae and Kim, 2021;Lee, 2023;Lee and Kim, 2021;Joo, 2017). 이는 공공갈등 역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특정 자원의 이용방식이나 분 배를 둘러싸고 상호작용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공유재 문제 와 유사한 분석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제도분석틀은 대부분 유익한 공유자 원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한 제도설계에 초점을 맞 춰왔으며, 사회적으로 제거되어야 할 유해한 대상에 대한 적용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에 본 연구는 해양쓰레기를 ‘부(不)의 공유재(negative commons)’로 개념화하고, 이를 자치적 제도설계를 통해 효과 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탐색하고자 한 다. 이는 제도분석틀의 적용 대상을 유익한 자원에서 유해 한 대상에 까지 확대함으로써 이론적 설명력과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3. 부(不)의 공유재로서 해양쓰레기의 개념 및 딜레마 구조

    최근 공공에 의해 발생한 유해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으며 대표적 사례가 해양쓰레기 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해양쓰레기를 단순히 ‘제거 대상’ 으로 보고 수거 및 처리 중심의 일회성 정화 활동에 초점을 맞췄으나, 최근에는 생산에서부터 사용, 수거, 처리, 재활용 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Kim, 2024b;Kim and Kim, 2024).

    해양쓰레기는 불특정 다수의 행위가 누적되어 만들어진 유해물이며, 동시에 그 영향은 사회 전체에 광범위하게 퍼 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누구도 해양쓰레기의 피해로부터 완전히 배제될 수 없으며, 누군가가 해양쓰레기를 제거할 경우 다른 사람은 그만큼 제거할 필요가 줄어들게 된다. 이 러한 해양쓰레기의 특성은 기존 공유재와는 구조적으로 반 대 방향의 딜레마를 유발한다고 할 수 있다. 즉 공유재에서 는 자원의 ‘과잉 소비(적극행동)’가 문제라면, 해양쓰레기는 ‘제거 기피(무행동)’가 문제인 것이다. 다시 말해 공유재는 모두가 자원을 사용하고자 하니 고갈 문제가 발생하고, 해 양쓰레기는 모두가 제거하지 않으려 하니 축적 문제가 발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해양쓰레기를 기존의 공유재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부(不)의 공유재 (negative commons)’라는 개념으로 실질적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1)

    이는 ‘자원의 보호’가 아닌 ‘유해물의 제거’를 위한 집합 행동의 설계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의 딜레마는 누 군가가 치우겠지라는 기대 속에서 모두가 제거를 회피하는 무임승차자 문제가 집합적 무행동 상태로 귀결되어, 결국 사회 전체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비효율적 결과를 낳 는다. Table 1은 본 연구에서 제시한 공유재와 부의 공유재 의 개념적 차이를 관리 대상, 딜레마 유형, 제도설계 방향 측면에서 정리한 것이다.

    이것은 통상적인 공유재 관리 행태를 설명하는 죄수의 딜 레마게임의 구조로 설명될 수 있다. Table 2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공유재의 딜레마 게임과 부의 공유재의 딜레마 게 임의 구조는 동일한 죄수의 딜레마 게임 구조를 지니고 있다.

    Table 2에 제시된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게임의 참여자 인 A와 B는 상대방이 어떠한 전략을 사용하든지 간에 배반 의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배반은 각 행위자의 지배전략이 된다. 그 결과 양자 는 모두 자신의 지배전략인 배반을 선택하게 되며, 이에 따 라 도달하는 내쉬균형 (1, 1)은 각 개인에게는 합리적인 선택 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편익의 합이 2에 불과한 가장 비효 율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처럼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집 합적으로 최악의 결과로 귀결되는 구조가 바로 공유재의 비 극 현상이며 Table 2의 보수값은 이러한 딜레마 구조를 수치 적으로 보여준다.

    공유재의 비극 논의는 주로 자원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잉 이용 문제, 즉 ‘자원 추출형 비극’에 초점을 맞추어 왔 다. 그러나 환경오염 문제는 오염물질의 배출과 축적에서 비롯되는 ‘오염 배출형 비극’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해양쓰레 기 문제 역시 발생 원인 측면에서 오염 배출형 비극에 해당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이미 축적된 해양쓰레기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지역공동체가 어떠한 규칙을 형성하고 이를 어떻 게 작동시키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Ostrom의 제도분석틀을 확장하여 적용해보고자 한다.2)

    실제로 최근 해양쓰레기는 국가나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을 넘어 어촌계 등 지역공동체의 참여가 지속가능한 해양쓰레 기 관리에 있어 핵심과제로 부각되고 있다(Kang, 2018;Kim, 2024b;Park, 2024;National Federation of Fisheries Cooperative, 2016).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 사례로 경남 통영시 화삼어촌 계를 중심으로 한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관리 사례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에 참여하며 지속가능한 자치적 관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활동의 중심이 된 화삼어촌계는 해양환경보 전 활동의 공을 인정받아 2019년 시민사회부문 SBS 물환경 대상 시상식에서 반딧불이상을 수상하는 등 공동체 기반 자율관리의 성공적 사례로 평가된다(Tongyeong News, 2019; 2021; 2024a;2024b;Pressian, 2019).

    4. 제도분석틀의 적용: 경남 통영시 선촌마을 사례

    4.1 외생변수

    1) 물리적 조건

    물리적 조건은 관리하고자 하는 자원의 공간적 경계, 재 생 가능성, 사용량의 측정 가능성, 접근성, 파괴 가능성 등과 같은 속성을 포함하며, 행위자들의 전략과 상호작용 패턴, 제도설계의 가능성 및 한계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로 작용한 다(Ostrom, 1990;Kim, 2006). 예를 들어 자원이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거나 누가, 언제, 얼마만큼 자원을 사용 또는 훼 손했는지 알기 어려울 경우 자율적 관리가 어렵거나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해양쓰레기는 해류나 조류의 영향을 받아 이 동하므로 경계가 불분명하고 축적된 양을 측정하기 어렵다 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해안가에 위치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해양쓰레기 유입으로 인한 어업피해 와 생활환경 악화에 직면해 있어 지역 해역의 쓰레기의 축 적 정도와 경계를 체감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또한 해양쓰 레기는 부의 공유재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시장논리에 만 의존할 경우 누구나 타인의 제거로 인한 편익을 무료로 누리고자 하는 무임승차자가 되고자 하기때문에, 이러한 집 단행동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의식적으로 고안된 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촌마을의 해역은 반폐쇄적 연안 해역으로 강우 후 육상 유입 쓰레기와 외해에서 유입되는 혼합형 해양쓰레기가 지 속적으로 축적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조 건으로 실시간 해양쓰레기를 관측 가능하며, 어업을 일삼는 주민들의 생활터전이므로 일상적으로 접근이 용이하다. 따 라서 선촌마을의 경우 경계의 명확성, 제거의 측정 가능성, 접근성 등이 확보되었다는 점에서 자율적 모니터링과 관리 활동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요한 점은 해양쓰레기 유입 시 직접적인 어업피해 로 이어지는 마을어업 해역 또는 면허어업해역은 행정구역 상 관할기관은 존재하나, 실질적인 정화‧감시 체계가 부재 하여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이다.3) 이러한 상황 은 오히려 지역공동체의 자율적 규율과 책임감 형성 동기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하여 자치적 제도설계를 가능하게 하 였다고 볼 수 있다.

    2) 공동체의 속성

    공동체의 속성은 공동체의 문화, 공동체 구성원들 간 선 호의 이질성, 공동체의 규모와 구성,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기본적 자산의 불공평 정도 등을 포함한다(Ostrom, 2005).

    선촌마을은 통영시 용남면에 위치한 연안촌락으로 정주 어항인 선촌항을 기반으로 어업을 영위해 온 약 97가구의 소규모 공동체이다.4) 이들은 오랜 기간 해당 지역에 거주하 며 굴, 바지락 등 마을어업을 함께해 온 지역주민들로 구성 되어 있어 구성원이 지닌 문화와 선호가 동질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공동체의 속성 하에서는 구성원간 상호 감시 및 규범 적용이 용이한 구조를 가진다. 즉 주행위자인 선촌 마을 구성원들은 어느 장소에 어떤 쓰레기가 많은지 정보를 알고있어 정화활동 장소 선정 등의 효율적인 규칙 제정이 가능하며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한 감시체계의 확보가 가능 하다.

    또한 주민 다수가 고령자로 어업활동이 축소되고 어업 외 소득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공동체의 경 제적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3) 사용규칙

    사용규칙은 자원의 사용 방식, 사용 조건, 사용량, 금지사 항, 벌칙 등을 포함한 공동체의 운영 규범을 의미한다. 이는 행위자들의 행동을 유도하거나 제한하여 공유재의 과잉사 용을 방지하는 핵심적 요소로 작동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Ostrom은 제도분석틀에서 제도는 규칙(rules)으로 표현되 며, 규칙에는 공식적인 것 뿐만 아니라 관행, 문화, 풍토, 암 묵적 합의와 같은 비공식적 제도도 포함된다. 이러한 비공 식적 제도는 문서화되거나 법제화되지 않았더라도 공동체 구성원들의 행동을 제약하고 유도하는 실질적인 규범으로 기능한다. 본 연구의 분석대상인 선촌마을 지역공동체는 해 양쓰레기 관리에 대한 문서화된 공식적 규칙을 지니고 있지 는 않으며, 지역주민들의 관행과 경험적 합의에 의해 관리 가 수행되고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비공식적 제도 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Ostrom은 제도의 다양성에 착안하여 제도를 7가지 규칙으 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직위규칙(position rules)은 제도 내 직위의 집합과 각 직위에 배정될 수 있는 참여자를 명시한 다. 둘째, 경계규칙(boundary rules)은 특정 직위에 참여자가 들어오거나 떠나는 조건을 규정한다. 어떤 직위에의 진입과 탈퇴방법을 규정한다고 하여 진입·탈퇴규칙으로 불리기도 한다. 셋째, 선택규칙(choice rules)은 특정 직위에 있는 참여 자가 수행해야 하거나, 수행할 수 있으며, 수행이 금지되는 행위를 규정한다. 넷째, 집계규칙(aggregation rules)은 개별 행 위가 집합적 의사결정으로 종합되는 절차를 규정한다. 다섯 째, 정보규칙(information rules)은 행위와 그 결과 사이의 연결 관계에 대해 참여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 수준에 영향 을 미친다. 구체적으로는 정보 흐름의 채널, 의사전달의 빈 도와 정확성, 의사전달의 주제, 의사전달의 주제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여섯째, 보상규칙(payoff rules)은 특정 행위 와 그 결과에 대해 부여되는 보상이나 제재를 정한다. 마지 막으로 범위규칙(scope rules)은 행위 상황 내에서 반드시 도 달해야 하거나 금지되며, 혹은 선택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결과를 규정한다(Ostrom, 2005).

    이하에서는 Ostrom이 제시한 7가지 규칙 유형을 중심으로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 사례를 살펴본다. 선촌마 을은 소규모 지역공동체로 해양쓰레기 관리와 관련한 규칙 들이 경험적 합의를 통해 암묵적으로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이를 공식적으로 문서화한 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본 연구는 관행과 전통 등 비공식적 제도를 중심으로 분석 하였다. 분석을 위해 선촌마을 화삼어촌계 계장과의 인터뷰 (2025. 9. 9.),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의 월별 이사회 회의록 과 연도별 정기총회 자료집, 관련 언론 보도자료 등을 활용 하였으며 자료 간 삼각검증(triangulation)을 통해 분석의 신뢰 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첫째, 직위규칙은 공동체 내의 직위들을 만들어 낸다. 선 촌마을 쓰레기 관리에 필요한 직위나 그 역할은 해안가 쓰 레기 수거, 침적쓰레기 수거,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을 기록하 는 행정업무, 해양쓰레기 제거활동 전반의 총괄, 활동인원 배치 및 외부기관과의 협력업무 등이 있다.

    둘째, 경계규칙은 어떤 직위에의 참여 조건을 규정하는 것으로 개인들이 어떻게 직위에 배치되고 어떻게 직위를 떠 나는지에 대해 규정하는 규칙이다. 이것은 직위에의 진입과 탈퇴방법을 규정한다고 하여 진입·탈퇴규칙으로 불리기도 한다.

    선촌마을에서는 화삼어촌계를 중심으로 한 지역 주민이 기본 참여자이며 명문화된 진입·탈퇴 규정은 없으나 사실상 자격 요건에 의해 경계가 형성된다. 예를들어 침적쓰레기 제거활동에 참여하려면 산업잠수사 및 크레인조종사 자격 이 있거나 선박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므로 이러한 조건들이 사실상 참여 경계로 작동한다.5)

    셋째, 선택규칙은 각 지위에서 수행해야 하는 혹은 수행 하지 말아야할 행위를 규정하는 것으로써, 참여자들의 권한 을 정하는 규칙으로 볼 수 있다. 지역주민은 해안쓰레기의 수거·분류·재활용 선별을 담당하고, 전문기술 인력인 잠수사 와 크레인조종사는 침적쓰레기를 인양하며, 선박 소유자는 침적쓰레기를 육상으로 반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행정처 리자는 해양쓰레기 제거 활동을 기록하고, 어촌계장은 해양 쓰레기 제거활동 전반을 총괄하며 활동계획 수립, 외부기관 과의 협력, 외부 지원사업 집행, 규칙 준수 여부 감독 등 공 동체 활동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연령에 따라 활동 위치가 달라지는데 80세 미만의 주민은 접근이 어려운 해안에 배치되고 80세 이상은 접근성 이 좋은 해안에서 활동하도록 조정된다.

    “이전에는 70세를 기준으로 작업구역을 나누었지 만, 구성원들의 연령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현재 는 80세를 기준으로 작업구역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화삼어촌계 어촌계장).”

    이는 고령자도 지속적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이자 공동체 내 역할 분담의 원칙으로 작용한다.

    또한 선촌마을과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간 협치 구조에 서도 선택규칙이 명확히 작동하였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의 2024년 9월 이사회 회의 ‘기타 안건 1’에 따르면 수행보 고서와 결산보고서는 선촌마을의 행정처리자가 작성하였고, 지출결의서와 회계양식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의 규정에 따라 관리되었다. 활동에 필요한 물품대장은 선촌마을에서 관리하되, 구매내역과 양도·관리는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이사회 보고를 통해 관리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역할 분담과 상호 신뢰 체계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었다.

    넷째, 집계 규칙은 집합적 의사결정 방식을 의미한다. 선 촌마을 사례에서는 주민 다수결에 의한 공식적 의사결정과 같은 공식적 절차는 존재하지 않지만, 어촌계장을 중심으로 한 합의와 실무적 조정이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기능하고 있다. 따라서 집계 규칙이 뚜렷하게 제도화되어 있지는 않으나 비공식적 합의와 어촌계장의 조정 역할이 약 한 형태의 집계 규칙으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다섯째, 정보 규칙은 정보의 전달과 공유를 규정한다. 선 촌마을에서는 이러한 정보 규칙이 여러 방식으로 작동하였 는데, 먼저 2019년 어촌계장과 일부 주민들은 고창과 순천의 해양보호구역을 방문하는 선진지 견학을 통해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의 운영 방식, 해양보호구역 지정 시 지원예산, 행 정 절차 등에 대한 정보를 학습하고 이를 선촌마을 주민들 에게 구두 전파를 통해 공유하였다. 이 과정은 주민들의 해 양쓰레기 관리에 대한 인식 향상과 자율적 참여 기반 형성 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주민들은 일상생활 중 해양쓰레기를 발견하면 그 위 치를 행정처리자에게 신고하였고, 행정처리자는 로드맵 작 성을 통해 향후 구역 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하였다. 부피 가 크거나 무거운 쓰레기의 경우에는 행정처리자가 지방자 치단체에 직접 신고하여 처리되도록 하였다.6) 해양쓰레기 제거활동 일정과 참여자 배정에 관한 정보는 미리 공지되었 으며, 활동 후에는 활동결과보고서와 예산집행내역서가 작 성되어 행정기관과 공유되었다. 더불어 어촌계장은 주민과 행정기관을 연결하는 정보 통로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내부적으로는 참여자 간 원활한 소통을 보장하고 외부적으 로는 행정기관과의 신뢰를 유지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정보 의 공유체계는 공동체 내에서 정보 규칙이 실질적으로 작동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섯째, 보상규칙은 참여자들의 행동의 결과에 주어지는 편익과 비용(인센티브)에 영향을 미치며, 보상에는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을 모두 포함된다. 제거 참여자들은 실제 제 거활동을 한 시간과 이동시간, 관련 교육 시간 등을 모두 포 함하여 하루 5시간, 시간당 1만 원으로 계산하여 하루 5만 원의 참여소득을 지급받는다. 침적쓰레기 제거 참여자들은 1회에 선박소유자 40만 원, 산업잠수사 40만 원, 크레인조종 사 10만 원, 보고서 담당자 10만 원 등 역할별 보상이 이루 어진다. 학생들은 금전보상 대신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받으 며, 모든 참여자는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안전이 보장된다. 이러한 보상은 경상남도의 ‘해양쓰레기 수거 주민공동체 지 원사업’을 통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7) 해당 사업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을 기획하고 집 행할 수 있도록 폐기물 처리비, 소모품 구입비, 행사 홍보비, 참여자 활동비 등을 지원하며, 예산의 사용에 있어서 집행 의 투명성도 확보된다. 이는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을 단순한 자원봉사 차원의 활동이 아니라 제도화된 공동체 규칙으로 정착시키는 기반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8) 또한 수거된 쓰 레기 중 일부 재활용 가능한 품목은 재활용업체에 매각하 며, 매각 수익은 어촌계로 환원된다.

    위와 같은 긍정적 보상 외에 행위의 결과에 대한 공식적 인 제제나 비용부과와 같은 부정적 보상방식은 존재하지 않 는다. 다만 규칙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거나 활동에 불성실하 게 참여하는 경우 자연스럽게 공동체 내에서의 평판 저하라 는 형태의 압력이 작동한다. 또한 경우에 따라 일부 참여자 에게 형식적 이유를 들어 간접적·우회적으로 사실상 배제하 는 방식이 활용되기도 했다.

    “누가 열심히 안 하는지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다 압니다. 그런 사람이랑은 같이 일하기 싫어지죠. 그런 사람들은 다음 활동에서 인원이 마감됐다고 하 고 명단에서 빼버립니다(화삼어촌계 어촌계장).”

    이는 제도화된 처벌은 아니지만 공동체의 신뢰와 규율을 유지하기 위한 비공식적 제재로 기능하였다.

    마지막으로 범위 규칙은 활동으로 영향받는 결과의 범위 를 정한다.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은 단순히 해안 가의 쓰레기를 제거하는 수준을 넘어서 침적쓰레기의 제거 까지 활동범위를 확장했으며, 그 결과 ‘깨끗한 해양환경 조 성’이라는 공동체의 궁극적 목표에 직결된다. 선촌마을의 경 우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여 등 급을 매기거나 성과 수준에 따라 차등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마을 자체적인 범위규칙은 존재하지 않지만, 공동체의 활동 결과는 행정기관에 보고되며 이를 바탕으로 지원사업의 지 속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즉 개별 참여자의 성과에 대한 차등적 보상은 존재하지 않지만, 공동체 차원에서 활동의 정량적 성과, 성실성 정도 등이 향후 재정지원의 중요한 요 소로 작용한다.

    4.2 행위의 장

    행위의 장 안에서 행위자들은 서로 연합 또는 대립하거나 상호작용하는 등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취한다. 행위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성향의 참여자들이 실제 행동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인센티브가 무엇인지를 파악하 는 것이다. 행위상황에 참여한 결과로써 얻게 되는 물질적 보상이나 지원, 권한 등에 대하여 행위자들은 미리 예측하 고 행동하는 경향이 나타난다(Kim, 2017c).

    1) 행위상황

    행위상황은 제도분석틀에서 행위자들이 특정 제약과 자 원을 가진 상태에서 상호작용하는 장을 의미한다(Ostrom, 2005).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은 자율성과 제도화가 결합된 복합적인 행위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활동은 해 안·침적쓰레기 제거, 재활용 선별, 결과 기록 및 보고까지 일 련의 절차가 구조화 되었으며 세대 간 작업구역 조정과 순 번제 등 비공식적 규칙을 통해 갈등을 완화하였다. 또한 경 상남도의 지원사업과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9)의 행정지원이 결합되면서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따라서 선촌마을의 행위상황은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와 공동체 내부의 비공식적 제도 및 공식적 제도의 지원이 결합하여 반복적이고 예측가능한 구조를 만들어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제도분석틀에서 강조하는 신뢰 가능한 예 측성과 반복가능한 규칙 환경의 중요 조건을 충족한다.

    2) 행위자들

    Ostrom(1990)은 전통적 게임이론의 틀을 활용해 공유자원 의 딜레마 상황을 분석하였으며, 전통적 게임이론에서 인간 은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로 가정한다. 그러나 1990년 이 후 실험실 연구와 현장 연구 결과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행 위자가 선택하리라고 예측하는 행위가 실제로는 선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합리성과 이기성만으로는 설명 되지 않는 인간의 또 다른 측면인 타인에 대한 배려(other regarding)를 포함한 선한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는 개인, 강한 상호성(strong reciprocity)에 기초해 행동하는 개인, 사회적 규 범 혹은 관습에서 자유롭지 못한 개인 등이 새롭게 밝혀진 인간의 모습이다(Kang and Kim, 2011). 이러한 관점은 본 연 구의 행위자들을 이해하는데 적용될 수 있다.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은 지역주민, 행정기관, 민간단체, 재활용 업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협력하는 구조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핵심 주체로서 정화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비공식적 규칙을 집행하며, 행정 기관과 민간단체는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통해 활동의 제도 적 기반을 강화하고 재활용업체는 활동의 지속성을 뒷받침 한다.

    4.3 상호작용 패턴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관리활동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 은 다양한 규칙이 실제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는 주민들의 관행과 주민 스스로가 정한 제도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구성원들은 각 자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 활동 중 혼란이나 충돌 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제거활동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순번제와 연령별 배치 원칙이 적용되어 개인의 능력 과 신체적 여건에 맞는 업무가 배정된다. 이러한 규칙들은 문서화되지는 않았지만 반복된 경험을 통해 정착된 실천적 합의로서 공동체 내부의 협력관계를 유지시키는 기반이 된 다.

    의사결정 과정은 공식적인 회의나 다수결 투표보다는 일 상적 협의와 의견 교환을 통해 이루어진다. 활동 일정, 참여 인원 등은 어촌계장을 중심으로 비공식적으로 조정되며 구 성원들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된 결정을 존중하는데, 이는 관계의 신뢰에 의존하는 비공식적 집계규칙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정보규칙은 공동체 내 정보의 흐름이나 의사전달에 관한 것으로서, 선촌마을 주민들은 해양쓰레기를 발견하면 행정 처리자에게 그 위치를 알리고 위치정보는 정리되어 다음 활 동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활동일정은 문자나 구두를 통해 공유되고 종료 후에는 결과보고서가 행정기관에 제출된다. 이러한 정보의 흐름은 공동체 내 정보규칙이 실질적으로 작 동하는 증거로 평가할 수 있다.

    참여자들의 선택 행위에 대한 보상규칙은 공동체의 협력 적 행동을 유지시키는 가장 중요한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모든 참여자는 활동시간에 따라 참여소득을 지급받으며 역 할이 세분화된 전문 인력에게는 별도의 정액 보상이 주어진 다. 학생의 경우 봉사활동 시간으로 대체되고, 모든 참여자 는 산재보험 혜택을 받는다. 금전적 보상 외에도 성실한 참 여자는 공동체 내에서 신뢰와 평판이 강화되는 반면, 불성 실한 태도를 보이는 참여자의 경우 평판저하나 향후 참여 제한과 같은 비공식적 제재가 가해진다. 이러한 보상과 제 재의 병행은 공동체의 자율규율을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동 한다.

    범위규칙과 관련하여 해양쓰레기 제거의 성과를 양적으 로 평가하여 차등적으로 보상을 주는 등 내부적 범위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의 결과는 행 정기관에 보고되며 이를 바탕으로 지원사업의 지속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체 전체의 성실성과 성과 수준 이 재정지원의 연속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외부 행위자와의 협력 역시 중요한 상호작용 패턴을 보여 준다. 지역주민들은 경상남도의 지원사업을 통해 확보한 예 산을 집행하면서 활동결과와 예산사용 내역을 보고한다. 이 러한 구조는 Ostrom(1990)이 제시한 공유재의 성공적 관리를 위한 8가지 핵심 설계원칙 중 ‘정부기관에 의한 최소한의 자 치조직권 인정’과 부합한다. 즉 이는 내부 활동을 외부 제도 와 연결하여 투명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공동체의 자율 적 활동을 제도적 틀 안에 정착시키는 기반이 된다.

    이처럼 선촌마을의 상호작용 패턴은 내부의 자율적 합의 와 규칙, 외부의 제도적 지원이 결합된 복합적 구조로 나타 난다. 주민들의 활동은 해양쓰레기 위치 신고-활동자 배치- 제거 및 재활용 분류-재활용 수익 창출-보상-활동 기록-보고 등 일련의 절차가 반복적으로 수행되며 이를 통해 신뢰가 능한 예측성과 규칙 기반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이 정착되 었다.

    4.4 집합적 결과: 성과

    선촌마을 지역공동체의 해양쓰레기 자치관리 활동은 Ostrom이 제시한 규칙 유형과 공동체 및 물리적 속성 속에서 참여자들 간 상호작용에 의해 다음과 같은 성과가 결과로 초래되었다.

    1) 환경적 성과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은 마을해역의 생활환경 과 생태계 회복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왔다.10) 해양쓰레기 축적이 쉽게 관찰되는 반폐쇄적 해역이라는 물리적 조건은 주민들로 하여금 해양쓰레기 문제를 직접 체감하도록 하였 으며, 작은 규모와 높은 동질성, 상호 신뢰성을 갖춘 공동체 속성은 자율적 참여를 가능하게 하였다. 여기에 직위규칙과 선택규칙이 결합되면서 일반주민, 잠수사, 행정처리자 등의 역할이 명확히 분담되었고 체계적인 해양쓰레기 제거활동 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활동은 가시적인 해양환경 개선은 물 론 해양생태계 복원에도 영향을 주었다. 침적쓰레기 제거활 동으로 해저 저질이 개선되면서 잘피군락이 확산되었고, 이 는 어류 산란장과 치어 생육지 복원으로 연결되었다.11) 이로 인해 선촌마을 주변 해역 1.94㎢는 해양보호생물 군락지로 해양수산부가 2020년 2월 14일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 정·고시하였으며(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2020), 통영 시 관계자는 “우리나라 34개 해양보호구역 중 바다의 이용 당사자인 어민과 행정이 협약을 체결해 추진하는 최초 사 례로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하였다(Tongyeong News, 2023).

    또한 정보 규칙에 따라 활동 내용이 행정기관에 보고되면 서 환경적 변화가 제도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는 제도 분석틀에서 규칙설계와 제도적 절차가 실제 환경적 변화와 결합하여 지속가능한 성과로 귀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 사회적 성과

    선촌마을은 구성원 간 높은 상호 신뢰로 자율적 감시와 규범의 적용이 용이하다는 공동체의 속성과 규칙이 맞물리 며 사회적 성과를 창출했다.

    경계규칙과 집계규칙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에 참여하고 의사결정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가 능하게 하였다. 어촌계장을 중심으로 한 합의와 실무적 조 정이 집합적 결정을 이끌어냄으로써 구성원 간 협력과 신뢰 의 기반이 강화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상호작용을 넘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창출하는 결과를 낳았다. 사회적 자본은 개인 간의 신뢰, 규범,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 적 행동을 촉진하는 사회적 관계의 자산을 의미하는데, 이 는 개인의 행위가 상호 신뢰와 규범적 기대 위에서 반복적 으로 이루어질 때 공동체의 협력 수준을 높이고 집합행동의 문제를 완화시키는 기능을 한다(Putnam et al, 1993;Ostrom, 1996). E.Ostrom은 공유자원의 자율관리 성공요인 중 하나로 공동체 구성원 간 신뢰와 상호성에 기반한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강조한 바 있다(Ostrom and Ahn, 2003). 즉 주민들은 정기적인 활동을 하며 상호신뢰와 협력의 관계망을 구축하 였고 이는 지속가능한 활동을 뒷받침하는 자원이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의 형성은 주민들의 인식과 행동 변화 에서도 확인된다. 경상남도 마을공동체 포럼(2021.9.8.)에서 소개된 선촌마을 사례에 따르면 한 어촌계원은 과거에는 조 업중 발생하는 쓰레기를 그대로 바다에 투기하였으나, 공동 체 차원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을 반복하면서 그러한 행위 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이 형성되었고, 이후 마대자루를 가지고 다니며 조업중 발생한 쓰레기를 육상으로 가지고 오 는 등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관찰되었다.

    또한 통영의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을 참여소득 관점에서 연구한 Jang(2023)의 연구에서는 주민들의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으로 대화와 신뢰라는 사회자본이 형성되었다고 평가 하였으며, 참여소득 사업이 신뢰라는 사회자본을 증가시킨 다는 사실은 통영의 해양쓰레기 참여소득사업의 결과로 증 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보규칙에 따른 기록·보고 절차는 활동의 투명성을 높였 고 주민들이 자신들의 활동이 행정적으로 인정받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해양환경에 대한 주민 인 식을 전환시키는 사회적 학습효과로 이어져 과거에는 반대 했던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주민 스스로 요구하는 태도 변화 로 연결되었다.

    따라서 선촌마을의 사회적 성과는 단순한 참여 확대를 넘 어 규칙에 따라 신뢰·협력·공감·인식변화가 누적되며 사회적 자본이 축적된 사례라 할 수 있다.

    3) 경제적 성과

    선촌마을의 주민 대다수가 고령자로 어업활동이 축소되 고 어업 외 소득을 얻기 어려운 상황은 보상규칙의 정착을 촉진하는 배경이 되었다. 보상규칙은 선촌마을 주민들의 해 양쓰레기 제거활동을 단순한 자원봉사 차원이 아니라 경제 적 동기를 갖춘 제도화된 활동으로 전환시키는 핵심적 장치 로 작동하였다. 주민들은 하루 5시간 기준 참여소득을 지급 받거나, 침적쓰레기 제거 시 선박소유자·잠수사·크레인조종 사 등 역할별 차등 보상을 받음으로써 활동 참여에 대한 확 실한 유인을 확보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지역 주민이 공익 적 활동을 통해 일정한 소득을 얻는 ‘참여소득(participatory income)’ 모델을 실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12) 이는 누구에게 나 무조건 지급되는 기본소득과 달리, 공동체 기여가 수반 될 때만 발생하는 조건부 소득으로서 환경적 가치와 경제적 보상이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재활용 규칙과 연계된 수익 구조는 공동체 재정 자 립성 강화에 기여하였다. 수거된 쓰레기 중 일부는 재활용 업체에 매각되었고, 이 수익은 어촌계로 환원되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쓰레기 제거활동이 단순한 비용 소모 적 활동을 넘어 자원순환과 경제적 환류를 만들어낸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경제적 성과는 결과적으로 주민들의 참여 동기 강 화–활동 지속성 확보–공동체 재정 기반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였다. 특히 참여소득 제도가 제도적 장치로 뒷받침되면서, 선촌마을의 활동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 었고 이는 다른 지역 어촌계에도 확산 가능한 실험적 모델 로 평가될 수 있다.

    4) 제도적 성과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은 단순한 주민 참여를 넘어 자율적 제도 설계와 제도화된 관리체계 구축이라는 제 도적 성과를 도출하였다.

    직위규칙과 선택규칙에 의해 역할과 책임이 명확히 배분 되면서 활동 절차가 체계화되었고, 정보규칙을 통해 활동 기록과 예산 집행 내역이 문서화·보고됨으로써 공동체 내부 규율이 행정적 제도와 연결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활동이 단발성이 아닌 반복적·예측 가능한 제도적 행위로 정착하는 기반이 되었다.

    특히, 경계규칙과 집계규칙은 공식 문서화된 규정은 아니 었지만 사실상 참여 자격과 합의 절차를 통해 공동체 내부 질서를 형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행정기관과의 연 계를 통해 지원사업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였고, 이는 공동체 자율성과 행정 제도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실험적 모델로 기능하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선촌마을의 활동이 행정의 사각지 대였던 마을어업 해역을 실질적으로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행정기관의 형식적 관할만 존재했으나, 주민들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집행함으로써 실질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와 같은 제도적 성과 는 공동체 주도의 자율적 규칙이 지속가능한 공유재 관리의 제도화된 거버넌스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5 결과의 평가

    Ostrom(1990)은 제도분석틀에서 제도의 결과로서 성과를 평가할 때 효율성(efficiency), 형평성(equity),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의 기준을 중심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했으며,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자치관리 사례는 이 세 기준에 비추 어 다음과 같은 평가가 가능하다.

    첫째, 해양쓰레기 관리의 효율성은 단순히 비용 대비 수 거량의 문제라기보다 해양쓰레기의 지속적인 유입에 대응 할 수 있는 운영 방식의 효율성이라는 관점에서 평가할 필 요가 있다. 실제로 정부 주도의 해양쓰레기 제거사업은 대 규모 장비를 투입하여 단시간에 대량의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해양쓰레기는 조류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가지므로 간헐적인 대규모 수거방식만으 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선촌마을 사례는 지역공동체 내부 자율 규범을 통해 해양쓰레기를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구조를 구 축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활동은 주민들의 해양쓰 레기 위치 신고로 만들어진 해양쓰레기 로드맵을 기반으로 계획됨으로써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노동 투입이 이루어졌 다. 정기적 활동, 수거량의 정량적 기록, 재활용품 매각을 통 한 수익 회수 등은 활동의 운영 효율성과 자원 활용의 효과 성을 높인 결과로 볼 수 있다.

    Table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선 촌마을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은 연간 500명 이상이 지속적 으로 참여하는 구조를 유지하였으며, 수거량 역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본 사례의 효율성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수거 방식의 공백을 보완하는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평가될 수 있다.

    둘째, 형평성 측면에서는 다양한 참여자층이 활동에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어업활동을 하는 마을주민 외 에도 지역 고등학교 및 대학교 학생들, 시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활동의 개방성과 접근성, 즉 참여의 형평성이 제고되었다. 특히 실비 수준의 활동비는 경제적 보상이 절 대적 동기가 되기보다는, 참여의 장벽을 낮추고 공익적 동 기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는 ‘참여소득’ 모 델의 핵심 구성요소이기도 하며, 기존의 무조건적 기본소득 모델과 차별화된다. 신체적 약자인 80세 이상의 고령자들에 게는 가까운 해안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형평성을 고려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공동체 내부의 자율규범, 행 위자 간 신뢰, 외부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결합되어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활동규칙은 자 율적으로 설정되고 반복 수행되며,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되 고 있다. 또한 경상남도의 주민공동체 지원사업과 통영거제 환경운동연합과 같은 외부 파트너쉽은 자원 기반의 안정성 을 뒷받침하고 있다. 나아가, 활동 참여를 통해 지역 청년과 주민들이 해양환경 보전에 대한 인식과 역량을 축적하고 있 다는 점은 향후 세대 간 전승 및 제도 지속 가능성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이처럼 선촌마을 사례는 제도분석틀의 평가기준에 부합 하는 바람직한 자치관리 사례로 볼 수 있으며 특히 부의 공 유재에 대한 실천적 관리 모델로서 제도적 확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5.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해양쓰레기를 ‘부(不)의 공유재(negative commons)’ 로 개념화하고, Ostrom의 제도분석틀을 적용하여 경상남도 통영시 선촌마을의 자율적 해양쓰레기 관리 사례를 분석하 였다. 해양쓰레기는 자원의 보존이 아니라 제거가 요구되는 부정적인 대상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공유재 관리이론을 적 용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본 사례는 자발성과 제도화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협력 거버넌스가 부의 공유재 관리에 작동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해양쓰레기는 부의 공유재로서 무임승차자 문제로 인해 잘 관리되기 어려운 물리적 속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 고, 선촌마을은 반폐쇄적 해역에서 쓰레기 축적을 직접 체 감할 수 있는 물리적 조건과 소규모·동질성·상호신뢰를 특 징으로 하는 공동체의 속성을 바탕으로 자율적 규칙을 기반 으로 한 관리체계를 구축하였다.

    직위규칙과 선택규칙은 주민, 잠수사, 행정 담당자 등에게 역할을 명확히 부여하여 체계적 활동을 가능하게 했으며, 경계규칙은 명문화된 규정은 아니었지만 우회적이고 간접 적인 진입·탈퇴 조건을 형성해 공동체 질서를 유지하였다. 집계규칙은 어촌계장을 중심으로 한 합의와 실무적 조정이 원활히 작동했지만, 공식적 의사결정 절차로 제도화되지는 못했다. 정보규칙은 활동 기록과 보고 절차를 통해 투명성 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었다. 보상규칙에 의한 긍정적 보상 은 참여소득과 봉사시간 인정 등을 통해 참여 동기를 강화 했고, 이는 고령화로 인한 어업 외 소득 부재라는 외생적 한 계를 보완하는 장치로 작용했다. 반면 부정적 보상은 비용 부과나 제재 등은 없고 평판 저하나 간접적 참여 배제 수준 에 머물러 강력한 장치로 기능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 지막으로 범위규칙은 ‘깨끗한 해양환경 조성’이라는 공동체 목표를 중심으로 작동하지만 활동의 정량적 성과가 내부 보 상체계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행정기관 보고를 통해 지원사업의 지속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등 간접적 성 과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어 향후에는 이를 내부 제도와 연 계하는 보완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조는 해양쓰레기처럼 비가시적이고 복합적인 환경문제에 대해 지역공동체가 스스로 관리체계를 구축함 으로써, ‘부의 공유재’를 효율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실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시사 점을 제공한다.

    첫째, 부의 공유재 관리에 대한 이론적 확장 가능성이다. 기존 공유재 관리이론은 유익한 자원의 보존에 초점을 맞춰 왔으나, 본 연구는 공공 유해 대상의 제거라는 반대의 목적 에도 제도분석틀이 적용가능함을 실증적으로 입증하였다. 이는 향후 하천의 녹조 등 부의 공유재에 대한 자치적 대응 전략 설계에 있어 이론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참여소득 기반 협력적 거버넌스의 가능성이다. 공익 적 활동에 대한 적정한 선택적 보상(selective payoff)은 단순 한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참여를 유도하고 지속가능성을 확 보하는 정책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는 복지적 접근과 공동체 참여를 연결짓는 중간모델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셋째, 행정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자치적 대응 가능성이 다. 마을어업 해역과 같이 제도적 관리에서, 소외된 공간에 대해 지역 공동체가 실질적 관리체계를 구축한 본 연구의 사례는 중앙정부 또는 지자체가 지역공동체를 지원하는 방 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함을 시사한다.

    넷째, 정책 확산을 위한 제도화 필요성이다. 선촌마을 사 례는 성공적 자치관리의 모범이 될 수 있으나 이러한 성과 는 공동체 내부의 자발성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행정 지원을 매개한 협치 구조, 어촌계장을 중심으로 한 조정자 의 역할, 그리고 경상남도의 재정지원이 결합된 결과라는 점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유사 사례의 전국적 확 산을 위해서는 공동체의 자율성을 전제로 하되, 이를 보완 하는 행정적 지원체계 구축, 조정자 역할의 제도적 뒷받침, 안정적인 재정지원과 함께 모니터링 기준 마련 등이 함께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선촌마을의 해양쓰레기 제거활동은 단일 공 동체 차원의 실천을 넘어 부의 공유재에 대한 협력적 자치 관리의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으며, 향후 유 사한 환경 및 부의 공유재 관리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모델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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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AD Framework.

    Source: Adapted from Ostrom(2005)

    Table

    Comparison Between ‘Commons’ and ‘Negative Commons’

    Source: Authors’ own elaboration

    Dilemma Games of ‘Commons’ and ‘Negative Commons’

    Source: Authors’ own elaboration

    Annual Performance of Marine Debris Collection in Seonchon Vill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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