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1.1 연구 배경
국제 해운 부문은 2022년 제27차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 회의에서 출범한 그린쉬핑챌린지(green shipping challenge)를 통해 탈탄소화 이행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대한민국 역시 COP27에서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였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2022). 2024년 10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총 62개의 녹색해운항로(green shipping corridor, GSC) 이니셔티브가 발표되는 등 정책적·제도적 기반 조성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Global Maritime Forum, 2025b). 그러나 실제 연료 공급, 인프라 조성, 선박 실증 등 실행 기 반 단계에서는 여전히 제한적인 진전이 관찰되고 있다. GSC 의 성공적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선언적 수준을 넘 어, 핵심 요소인 대체연료의 생산 및 공급망, 벙커링 인프라, 기술 성숙도, 정책 환경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국가 별 전략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Ismail et al., 2024;Garg et al., 2025). 특히 GSC는 선박만이 아니라 항만, 연료공 급자, 정부 및 화주 등 다수 이해관계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가치사슬 기반 전환 메커니즘이라는 점에서, 단일 기술 또 는 개별 정책 중심 접근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Ismail et al., 2024).
조선·해운·항만 산업 전반에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의 경 우, 글로벌 GSC 동향을 단순히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해운·항만 여건에 부합하는 한국형 GSC 구축 전략을 체계적으로 설계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Garg et al., 2025).
1.2 선행연구의 고찰 및 연구의 차별성
최근 GSC는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관련 논의는 정책 보고서와 학 술 연구 모두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Ismail et al., 2024;Global Maritime Forum, 2021). 기존 연구들은 주로 GSC의 개 념, 항만의 역할, 협력구조 등 제도적 거버넌스 측면에서 논 의되어 왔다(Ismail et al., 2024).
특히 Ismail et al.(2024)은 GSC 구현 과정에서 연료 가용성 부족, 초기 투자비용, 이해관계자 참여 부족 등을 과제로 지 적하며, 항만이 연료 공급, 규제 이행의 핵심 거점임을 강조 하였다. 한편 Garg et al.(2025)은 GSC의 성공을 위한 요소들 을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관점에서 정리하였으며, 특히 연 료 전환과 항만 인프라 투자가 핵심적인 가치 창출 요인임 을 다기준 의사결정모형을 통해 제시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GSC 개념과 실행 요소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유의미한 통찰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GSC 구축에서 가 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인 대체 연료를 중심에 두고 인프 라와 정책을 함께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 어, 연료별 공급망 구성과 가격 구조, 국가별 정책·제도 환경 이 GSC 실현 가능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합적으 로 연결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선택된 연료의 특 성이 선박의 사양뿐만 아니라 항만 인프라의 규모, 나아가 금융 지원의 범위와 규제 설계까지 규정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료 중심의 분석은 GSC 구축 전략의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하는데 필수적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주요 대체연료별 생산·공급 망, 벙커링 인프라, 정책·경제 요인, 기술 실증 동향 등을 통 합된 분석 프레임으로 고찰하고, 글로벌 사례, 특히 유럽의 전략 유형과 실행 요소를 검토함으로써 국내 해운·항만 환 경에 기반한 적용 가능성과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 다. 이를 통해 글로벌 GSC 구축 동향과 한국형 GSC 전략 수 립 간의 접점을 탐색하고, 향후 정량 평가 및 시나리오 기반 정책 분석으로 확장 가능한 분석 기반을 제공하는 데 목적 이 있다.
2. 글로벌 녹색해운항로 구축 동향; 유럽 사례를 중심으로
IMO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탄소중립 선언에 대응하여, 전 세계 해운 항로에서 GSC 구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1 년 제26차 COP26에서 채택된 클라이드뱅크 선언(Clydebank Declaration)을 계기로, 각국은 특정 항로를 중심으로 대체연 료, 벙커링 인프라, 기술 도입, 규제 정합성을 통합한 이행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Global Maritime Forum, 2021). 2024년 기준으로 글로벌 녹색해운항로는 약 62개 이니셔티브가 추 진 중이며, 그중 유럽은 정책적 주도권과 실행력 측면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평가된다(Global Maritime Forum, 2024).
유럽연합(EU)은 2021년부터 “Fit for 55” 패키지, FuelEU Maritime 규정, 배출권거래제(emission trading system, ETS) 해 운 부문 적용 등을 통해 녹색해운항로 이행의 제도 기반을 구축해왔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범유럽 프로젝트가 가시화 되고 있다(EC, 2024).
대표적인 유럽 GSC 사례로는 운항 거리, 선박 특성, 연료 기술 성숙도 등을 고려해 단거리 카페리 노선을 위해 배터 리 전기 추진을 채택한 도버해협 항로, 암모니아 기반으로 운용 예정인 스웨덴–벨기에 Ro-Ro 항로, 그리고 수소 연료 전지를 적용 중인 노르웨이–네덜란드 컨테이너 항로 등이 있다(North Sea port, 2024;Offshore Energy, 2024).
유럽 항만들은 암모니아, 수소 연료 및 전기 추진 기반의 선박 유치와 함께 벙커링 인프라 구축, 선사와의 MoU 체결, EU Horizon 프로그램과 연계된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과 정책, 인프라가 결합된 이행 경로를 실험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GSC는 항로 단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기반 접근을 통해 복수 항만·선박·연료 공급자·정 부 간 협력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일 항로 중심 의 초기 GSC 개념을 넘어서고 있다(Global Maritime Forum, 2024). 이러한 전략은 향후 다른 지역, 특히 동북아시아 국가 들이 GSC를 구축하는 데 있어 중장기 이행 전략과 정책 설 계 측면에서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DNV, 2024).
3. 메탄올 기반 녹색해운 전환 분석
3.1 생산 및 공급망 현황
메탄올은 Fig. 1과 같이 생산 방식에 따라 브라운, 그레이, 블루, 그린 메탄올로 분류되며, 그린 메탄올은 바이오 메탄 올 또는 e-메탄올이 있다(Korean Register, 2023).
Fig. 2와 같이, 2024년 기준 전 세계 메탄올 총 공급량은 9,400만 톤이었으며, 이 중 그린 메탄올은 약 40-50만 톤으로 전체의 0.5% 수준에 불과했다(Methanol Institute, 2025a). 그 러나 2028년까지 연간 1,100만 톤 수준으로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BloombergNEF and Climate Technology Coalition, 2024). 2025년 2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200개 이상 의 발표된 재생 가능 및 저탄소 메탄올 프로젝트가 발표되 었으며, 총 잠재 생산 능력은 약 4,58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Methanol Institute, 2025a). 실제 프로젝트의 20-40% 만 상업화되더라도, 향후 5년 내 약 700-1400만 톤 규모의 공 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재생 메탄올 프로젝트 파이프라인(Fig. 3)에 따르 면, 중국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 메탄올의 55%를 생산 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요 생산 방식은 바이오매스 가스화 (약 55%)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25-2027년 사이 전 세계 최대의 그린 메탄올 공급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GENA Solutions Oy, 2025). 현재 발표된 그린 메탄올 프로젝 트 기준으로는 2030년까지 해운부문에 연간 약 350만 톤의 그린 메탄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MI and Global Maritime Forum, 2024).
3.2 벙커링 인프라 구축 현황
메탄올은 기존 석유화학 인프라의 활용이 용이하며 액체 상태로 취급이 비교적 간단하여 타 대체연료 대비 벙커링 인프라 전환이 수월한 편이다. 2025년 기준, 메탄올 벙커링 이 가능한 항구는 15개소이며, 개발 중인 항만은 20개소로 집계되었으며 벙커링 방식은 선박 간 선박(Ship-to-Ship)이 주 를 이룬다(Methanol Institute, 2025b).
싱가포르는 세계 최대의 메탄올 벙커링 테스트베드로, 상 시적인 바지선 기반 벙커링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메탄올 벙커링 라이센스를 공식 발급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터미 널이 메탄올 취급이 가능하며, 글로벌 허브로의 역할을 수 행 중이다(RMI and Global Maritime Forum, 2024).
로테르담항은 벙커링 준비가 가장 앞서 있는 항만 중 하나로, 벙커링 시스템을 완비라고 인증 절차를 완료하였 으며, 암스테르담-로테르담-안트워프 연계를 통해 북서유 럽 최대의 메탄올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Port of Rotterdam, 2023;RMI and Global Maritime Forum, 2024;Offshore Energy, 2025).
이러한 글로벌 사례는 향후 한국형 메탄올 벙커링 인프라 를 설계하는 데 유용한 벤치마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3.3 연료 가격 동향 및 정책-경제 요인 분석
중국산 저탄소 메탄올은 중국 정부와 항만 당국이 벙커링 허브를 육성하기 위해서 초기 가격을 낮추고 인프라, 투자 비를 보조하였으며, 석탄 가스화 기반에 바이오 이산화 탄 소, 그린 수소를 주입한 혼합형 공정을 하고 있어 Fig. 4–5 와 같이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나 국제 인증의 불 확실성은 글로벌 공급망 고려 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e-메탄올의 생산 비용은 재생에너지 자원의 가용성, 자본 조달비용, 수소 생산에 대한 정부 보조금 및 지원제도에 따 라 결정되며 이에 지역 차이도 초래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선박 발주량과 비교하였을 때, 2030년에는 그 린 메탄올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는 바이오 기 원의 이산화탄소 확보가 제한적이며 운송비용이 매우 높은 데에서 기인한다. 추가로, 최종 연료비는 수요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라스트 비용(last-mile cost)과도 밀접하게 연관되며 (RMI and Global Maritime Forum, 2024), 향후 정책적 개입을 통한 수요-공급 조율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형 녹색해운항로 구축 시에는 저렴한 중국산 메 탄올과 국제 인증을 받은 메탄올을 어떻게 조합하여 조달할 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요구된다.
3.4 메탄올 추진선 기술 개발 및 실증 사례
메탄올 연료 추진 선박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엔 진 안전성 확보이다(Global Maritime Forum, 2025a). 현재 메탄 올 이중 연료 엔진은 상업적 실증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적 용 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며, 글로벌 주요 선사들을 중심으 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Maersk 선사는 2021년 이후 대규모 메탄올 추친선도 입 계획을 발표하였고(Global Maritime Forum, 2025a), 2023년 에는 메탄올 추진선의 발주량이 LNG 추진선을 상회하였다 (BloombergNEF and Climate Technology Coalition, 2024).
Table 1과 같이, 실증 결과에 따르면 초기 운항 시 고압 유 압 배관 내 공기 잔류로 인한 압력 피크 및 피로 문제, 메탄 올 노즐의 내구성 저하, 컷오프 밸브 내부 샤프트 고착 등 이 보고되었으나, 이러한 문제는 기술적 솔루션 개발을 통 해 점진적으로 해결되고 있으며 메탄올 추진 기술의 신뢰 성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Global Maritime Forum, 2025a).
4. 암모니아 기반 녹색해운 전환 분석
4.1 생산 및 공급망 현황
암모니아는 현재 주로 천연가스(약 72%)나 석탄(약 26%)을 원료로 하여 생산되고 있으며(DNV, 2020;IRENA, 2025), 대부 분은 코크스 가스화를 기반으로 한 하버-보슈(Haber-Bosch) 공정을 통해 제조된다(DNV 2020). 친환경 암모니아는 질소 산화물(NOx) 배출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해 운 부문에서 무탄소 연료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에너지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2024)에 따르면, 무수 암 모니아의 연간 세계 무역량은 약 2,000만 톤으로, 전체 생산 량의 약 10% 수준이다. 암모니아는 이미 대규모 저장 및 운 송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물류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 지지만, 해운 연료로서의 그린 암모니아 공급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린 메탄올과 달리, 암모니아는 저비 용 생산 지역에서 대형 벙커링 허브로 장거리 수송되는 구조 가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보다 다양한 글로 벌 무역 구조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Wang et al., 2023). 2024년 발간된 IRENA 보고서(Fig. 6)에 따르면, 전 세계 암모 니아 수입 규모는 약 90억 달러이며, 주요 수출국은 트리니 다드토바고와 사우디아라비아, 수입국은 미국, 인도, 모로코 등으로 나타난다. 또한, 해운 부문에서의 암모니아 수요는 2050년까지 약 1억 9,7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4.2 벙커링 인프라 구축 현황
2024년 기준, 암모니아 벙커링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항만 은 약 150개소로 확인되었으며, 2030년까지 예측되는 공급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를 최소 3배 이상 확충할 필요 가 있다(IEA, 2024). 싱가포르와 로테르담 항만에서는 이미 암모니아 선박 간 이송(Ship-to-Ship) 벙커링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으며, 주요 벙커링 기술 및 운용 절차의 실증이 이루어졌다(RMI and Global Maritime Forum, 2024;Port of Rotterdam, 2025). Table 2에 따르면, 전문 가들은 암모니아 벙커링 방식 중에서 고압 압력형보다 냉각 형이 안전성과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더 적합하다는 데 의 견을 모으고 있다(Global Maritime Forum, 2025a).
한국형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고려할 때, 암모니아 저장 인프라를 수출용과 벙커링용으로 병행 활용할 수 있는 설계 전략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인프라 투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단계적으로는 트럭 또는 육상-선박 이송 방식으 로 시작해, 수요 확산에 따라 Ship-to-Ship 및 전용 벙커선 운 영으로 전환하는 다단계 인프라 구축 전략이 적절하다.
4.3 연료 가격 동향 및 정책-경제 요인 분석
암모니아 연료는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어 가격 변 동성이 매우 큰 편이며, 생산-수출-공급까지의 전체 밸류체 인에서 지역별 생산비 차이가 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다. 특히, 암모니아 프로젝트는 막대한 초기 자본 투자가 요구되며, 이에 따라 자본 조달 비용은 전체 프로젝트의 금액적인 면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RMI and Global Maritime Forum, 2024). 2025년 9월 기준 암모니아 가격을 살펴보면, 그 레이 암모니아는 톤당 370-550 USD, 블루 암모니아는 톤당 580-660 USD, 그린 암모니아는 톤당 820-930 USD으로 나타 났으며 중동 지역의 암모니아는 세계 최저 수준의 생산원가 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캐나다산 그린 암모니아는 가장 높 은 단가를 보이고 있다(S&P Global, 2025). 이러한 가격 차이 는 향후 공급망 설계와 벙커링 거점 전략에 중대한 고려 요 소로 작용할 것이다.
4.4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 개발 및 실증 사례
암모니아 추진선은 메탄올 추진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 술 개발 초기 단계에 있으며(IEA, 2024), 현재 개발 중인 엔 진은 Tank to Wake 관점에서 최대 90-95%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주요 기술 개발 흐 름을 보면, Everllence 2행정 엔진은 N2O 5ppm 이하를 달성했 고, Wärtsilä는 2023년부터 4행정 암모니아를 상용화하였으 며, WinGD는 2025년 7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이중연료를 설치 완료하였다. 특히 WinGD의 엔진은 배출 특성과 효율성 면에서 기존 디젤 엔진과 유사한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IEA, 2024). 한편 주요 엔진 제조사들은 암모니아 슬립(slip)을 SCR 시스템의 환원제로 활용함으로써, 기존 요 소수(UREA)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Global Maritime Forum, 2025a). 다만 암모니아 유출에 따른 해양환경 및 안전 영향에 대한 실증 데이터는 아직 매우 제한적이며, 향후 관련 규제 정립 및 리스크 대응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5. 수소 기반 녹색해운 전환 분석
5.1 생산 및 공급망 현황
수소는 전 세계 해운산업 탈탄소화 대응을 위한 차세대 선박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IEA, 2025). 수소는 생산 경로에 따라 그레이, 블루, 그린, 레드 수소 등으로 분류되며, 그린 수소가 가장 환경 친화적이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수소 소 비량은 약 9,500만 톤에 달했으나, 전체 수소 공급의 99% 이 상이 화석연료 기반의 그레이 및 블루 수소에 의존하고 있 다(ICS, 2024). 그러나 2050년까지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5.7-14%를 수소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중 90% 이상이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 수소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된다 (ICS, 2024). 수소 생산의 확대는 막대한 전력 수요 증가를 수 반하며, 이에 따른 글로벌 전력망 확충 및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수소 공급망은 일반적으로 생산-저 장-운송-소비 단계를 포함하며, 생산지와 수요지간의 불일치 로 인해 글로벌 무역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현재 주요 수 출국은 호주, 중동, 북아프리카 등이며, 한국은 2050년까지 연간 2,300만 톤의 수소 수입을 계획하고 있는 핵심 수입국 으로 분류된다(ICS, 2024).
5.2 벙커링 인프라 구축 현황
수소가 해운 부문 탈탄소화를 위한 차세대 연료로 주목받 으면서, 항만 내 수소 벙커링 인프라 구축은 필수 과제로 부 상하고 있다(IEA, 2025). 수소는 액화 시 극저온(-253°C) 유지 가 필요해 벙커링 인프라 구축 난이도가 높다.
MF Hydra, Suiso Frontier, Topeka 등 국제 실증 사례를 통해 선박용 액화수소 저장 및 운항 기술의 안전성이 입증되고 있으나, 국제적으로 통일된 벙커링 표준작업절차 및 위험평 가 기준은 부재한 상황이다. 따라서 국가표준(KS) 및 ISO 연 계를 통한 규격화 작업이 시급히 요구된다.
국가별 대응 현황을 살펴보면, Table 3과 같이 먼저 유럽 은 규제 및 항만인프라 투자를 기반으로 선도적으로 수소 벙커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European Union, 2025). 싱가포 르는 국가 수소 전략을 기반하여 상업적 수소 벙커링을 준 비를 완료한 상태이다. 또한 노르웨이(Fig. 7)와 일본은 각각 액화수소 연료 추진선 실증과 호주-일본 간 액화수소 해상 공급망 실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Ballard Power Systems, 2023;HESC, 2025). 국내의 경우 정부 주도의 수소 경제 로드 맵에 따라 항만 수소 연료공급 체계가 점진적으로 구축되고 있다(IEA, 2025).
5.3 연료 가격 동향 및 정책-경제 요인 분석
2023년 기준, 전 세계 수소 수요는 약 9,700만 톤에 이르 며, Fig. 8과 같이 수소의 생산 방식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BloombergNEF, 2023). 그레이 수소가 가장 저렴한 연료로, USD 0.98~2.93/kg, 반면 그린 수소는 USD 4.50~12.00/kg 수준으로 가장 높은 생산단가를 보인다 (BELFER CENTER, 2025). 2025년 중반에도 지역별 가격 차이 는 유지되고 있으며, 미국은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의 가격 이 하락하면서 약 USD 3.9/kg로 가장 낮고, 일본은 수입에너 지의 높은 비용과 제한된 인프라로 인해 USD 4.9/kg, 유럽은 규제 및 인프라 관련 비용 요인으로 USD5.3/kg, UAE는 생산 능력 확장 및 기술 업그레이드로 인해 USD 6.3/kg로 가장 높 으며, 사우디는 대규모 투자와 산업의 잉여공급으로 USD 4.5/kg의 편차를 보여주고 있다(OpenPR, 2025). 이러한 가격 차이는 전력요금, 원료비, 운송비,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시 장 요인에 따라 결정되며, 2022년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그 레이 수소 가격의 단기 폭등을 유발했고, 최근에는 인플레 이션과 설비비 상승으로 그린 수소의 가격이 30~65%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5.4 수소 기반 추진선 기술 개발 및 실증 사례
수소 기반 추진 기술은 주로 연료전지 시스템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모듈화 및 대용량화 기술 개발 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Ballard Power Systems, 2024).
선박용 연료전지 기술은 고분자 전해질형 연료전지(Proton Exchange Membrane Fuel Cell, PEMFC),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Solid Oxide Fuel Cell, SOFC)를 중심으로 실증이 활발히 이루 어지고 있다(H2 View, 2025).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만에서 운항 중인 Sea Change는 360kW 연료 전지 스택, 600kW 추진 모터,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 최초 100% 수 소 연료전지 기반 여객선이다(Marine Insight, 2024). 한편 수 소 내연기관 기술은 TRL 5-6 수준으로 평가되며, HD한국조 선해양 등은 2021년 국내 최초 LNG-수소 혼소 엔진을 개발 하는 데에 성공하였고(AsiaToday, 2024), MAN-Mitsui에서는 세계 최초로 100% 수소 연소 2행정 시험엔진 실증을 완료하 였다(Marine Log, 2024). 전반적으로 수소 내연기관 기술은 연 료전지에 비해 성숙도가 다소 낮은 초기 단계로 평가되나, 중대형 선박에 대한 장기적인 대체 수단으로서 개발이 지속 되고 있다. 향후에는 암모니아와 함께 수소 연료가 탈탄소 연료군의 핵심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6. 한국형 녹색해운항로 정책 방향 제안
글로벌 녹색해운 전환은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 정책· 인프라·금융이 결합된 통합 실행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이 에 따라, 앞서 검토한 글로벌 동향과 연료별 전환 특성을 바 탕으로 국내 실정에 적합한 한국형 녹색해운항로 추진 전략 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활발한 R&D 및 실증 활동 에 비해 이를 사업화와 제도 개선으로 연계하는 구조적 전 략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연료공급, 선대전환, 항만 인프라, 금융·인센티브, 규제·안전의 다섯 개 영역을 통 합 관리하는 플랫폼형 녹색해운항로 추진 구조의 도입을 제 안한다. 이는 실증 중심 접근을 넘어 상용화 전환과 민간 참 여를 촉진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K-GSC 플랫폼은 크게 다섯 개의 핵심 모듈로 구성된다. 우선 연료공급 및 항만 인프라 측면에서 메탄올·암모니아 등 저탄소 연료의 공급망 관리와 부산·울산항 중심의 멀티 벙커 링 허브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연료의 안정적인 공급과 특히 중국의 저가 바이오 메탄올 대비 공급 가격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선대 전환 영역에서는 규제 비용을 반영한 노선별 로드맵 수립을 통해 실증선에서 상용선으로 의 전환 구조를 정립해야 한다. 아울러 해수부 주도의 금융· 인센티브 설계와 규제·안전 기준 정비가 병행될 때, 비로소 기술과 정책이 결합된 통합 실행 모델이 완성될 수 있다.
연료 측면에서는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의 기술 성숙도와 공급망 여건이 상이하므로, 항로별·시기별 이중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메탄올은 단기 전환 연료로서 활용성이 높지만, 공급 부족과 국제 인증 기준의 불확실성이 과제로 남아 있으며, 암모니아는 중·장거리 대형선박에 적합한 무탄 소 연료로서 잠재력이 크나, 독성에 따른 안전성 확보와 벙 커링 인프라 구축이 핵심 과제로 지적된다. 수소는 장기적 으로 해운 탈탄소화의 핵심 에너지원이 될 가능성이 크지 만, 생산·저장·운송 과정에서의 높은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해운선사는 유럽, 북미, 호주 등 주요 항로의 특성에 맞춰 바이오연료-메탄올-암모니아-수소로 이어지는 단계적 연료 전환 로드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규제 강 도가 높은 유럽 항로는 바이오연료와 메탄올 혼합 전략으로 시작해 향후 암모니아 및 수소 기반 항로로 전환하고, 미국 IRA(Inflaction Reaction Act) 세액공제 혜택이 큰 북미 항로는 메탄올 중심의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또한, 대 규모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호주 항로는 블루· 그린 암모니아 기반의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전략 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녹색해운항로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금융 및 인센티브 체계의 역할도 중요하다. 싱가포르의 Maritime Singapore Green Initiative 사례는 녹색 전환 초기 시장의 경제 적 부담을 완화하고 민간 참여를 유도한 대표적 모범 사례로 평가되며, 우리나라도 선사·항만·연료공급사를 포괄하는 통 합 금융 및 인센티브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선박 발주, 연료공급 인프라, 항로 운영을 아우르는 Green Ship Finance Hub는 한국형 녹색해운항로 추진의 핵심적 실행 수단이 될 수 있다.
7. 결 론
본 연구는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주요 대체연료를 대 상으로 글로벌 생산·공급망, 벙커링 인프라, 기술 성숙도 및 정책 환경을 통합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위한 전략적 방향성과 정책적 제언을 도출하였다. 분석 결과, 녹색해운항로는 단순한 탄소 감축 수단을 넘어 연료-선박-항만-금융-규제를 연계하는 산업 경 쟁력 강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특히 유럽은 실증 을 상용 운항과 민간 투자로 연결하는 구조를 빠르게 정착 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한국형 녹색해운항로의 성공적 안 착을 위한 플랫폼형 추진 체계와 항로별 이중 포트폴리오 전략을 제시하였다. 특히 연료공급, 선대전환, 항만 인프라, 금융, 규제의 5대 영역을 통합 관리하는 거버넌스 모델을 구 체화하였으며, 유럽·북미·호주 등 주요 항로별 특성에 최적 화된 단계적 연료 전환 로드맵을 도출하였다. 이는 분산된 정책을 하나의 실행 프레임워크로 결합하여,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글로벌 녹색해운항로 및 대체연료 동 향에 대한 기초 분석과 전략적 프레임 제시에 중점을 두었 으며, 실증 기반 데이터와 상용화 단계의 투자 타당성 분석 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연료별·선종별·항로 별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전주기 기반의 경제성·환경성·위험 성 분석을 포함한 사례 기반 정량 분석을 통해 한국형 녹색 해운항로 모델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부 산, 울산 등 국내 주요 항만이 동북아시아 녹색해운 거점으 로 기능할 수 있는 정책 및 산업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