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농어촌지역은 농업과 어업으로 대별되는 1차 산업을 근간으로 관광산업을 활용한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소도시, 섬 등 자연 친화적인 공간에 대한 관광객의 관심이 고조되면서(Korea Tourism Organization, 2021, 2022), 농어촌관광 수요도 증가하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농촌관광객 수는 2019년 1,307만 명에서 2023년 1,125만 명으로 약 13.9% 감소하였으나, 4년간(2020-2023) 연평균 증가율은 19.9%로 나타나면서 동일기간 전국 인구이동량과 비교하여 원만한 회복세를 보였다(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24a).
이러한 관광수요에 대응하여 농어촌 주민들은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을 운영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체류형 관광을 유도한다. 단순히 사업자 개인의 소득 창출을 넘어 농어촌 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지역문화 보존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동반하게 된다. 행정안전부에 의하면, 농어촌민박 수는 2013년 24,122개에서 2024년 34,587개로 약 43.4% 증가하였다(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24a). 그러나 농어촌민박사업이 양적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 째, 최근 10년간(2013~2023) 연평균 폐업률1)은 21.2%에 달하며, 특히 개업 3년 이내 폐업률이 56.9%로 나타나 초기 정착의 어려움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 농어촌민박사업은 성수기와 비수기의 수요 격차가 크고, 주중과 주말의 객실 가동률 차이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셋째,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어촌민박 현황조사에 따르면, 과반수의 민박 사업장이 불법과 편법영업 정황이 확인되어 안전관리 및 서비스 품질 저하 등 농어촌민박사업의 이미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24c).
최근 정부는 농어촌지역의 빈집을 활용할 수 있도록 요건을 변경하는 등 민박업 규제를 완화하고 상기 문제점을 일정 부분 보완하고자 제도 정비를 추진한다(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24b). 또한, 각 지자체에서도 농어촌민박 및 농어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지원, 컨설팅 제공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24b), 향후 관련 사업체의 공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저변확대 정책은 오히려 과잉 경쟁을 초래하여 기존 사업자들의 경영난을 가중할 수 있다. 더욱이 체계적인 수요와 공급 분석없이 이 루어지는 무분별한 진입확대는 농어촌민박사업의 질적성장을 저해하고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농어촌민박을 중심으로 생존현황과 생존결 정요인을 분석하는 과정은 민박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농어촌민박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농어촌민박사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다.
2. 이론적 배경
2.1 농어촌민박사업
숙박업은 공중위생관리법 제2조에 따라 이용객이 숙면 및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정의된다. 우리나라 숙박업은 소관 부처와 법률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되는데,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른 숙박업과 관광 진흥법에 따른 관광숙박업, 그리고 앞선 법률에 근거하지 않으나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농어촌정비법 제2조에 따른 농어촌민박은 “농어촌지역 또는 준농어촌지역의 주민이 소유 및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이용하여 농어촌 소득을 늘릴 목적으로 투숙객에게 숙박·취사 시설·조식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1995년 도입된 동 제도는 농어촌관광 활성화와 농어촌 주민의 소득증대를 목표로 추진된다. 2024년 기준 농어촌민박사업은 34,587개소로 사업자 수가 최대인 업종으로 추산되며, 지역사회와 관광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그러나 농어촌민박사업은 공중위생관리법의 숙박업보다 신고요건, 시설기준 등이 상대적으로 복잡하지 않아서 실제 현장에서는 대형 관광숙박시설의 편법으로도 활용된다 (Office for Government Policy Coordination, 2017). 또한, 시설규정2)상 입지가 불가능한 지역에 업장이 형성되거나 영리 목적의 단지형 시설이 조성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Yu, 2020). 한편, 관계부처는 다양한 농어촌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빈집 활용 시 부가조건 등을 완화하여 지방 시대 구현에 기여하고자 한다(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24b). 가령, 사업대상을 현행 단독주택에서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빈집까지로 요건을 변경하는 등 숙박업의 특례적용 기한을 연장하게 된다. 또한, 농어촌민박 제도의 규모기준, 식사제공 등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통해 완화하고, 상속 시 사업자 승계도 인정함으로써 농촌 활력을 제고하고자 한다(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24c).
이는 농어촌민박사업을 양적으로 팽창시키지만, 실제 해당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장기적 관점은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농어촌민박사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민박사업의 생존현황과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2.2 생존분석
생존분석은 특정한 사건이 발생하여 종료되기까지의 생존기간과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를 규명하는데 적절하다(Chai, 2018). 즉, 농어촌민박이 인허가를 받은 후 생존 또는 폐업이라는 사건이 발생한 시점까지 기간을 분석하여 사건 발생의 지속기간을 산출하는 것이다. 생존분석 방법은 연구목적과 자료의 특성에 따라 상이한데, 생명표 분석이나 카플란-마이어 모형(kaplan-Meier model)을 통해 생존율을 분석한다(Chai, 2018). 한편, 생존이라는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콕스비례위험모형(cox proportional hazards model) 또는 시간의존 콕스회귀분석(time dependent cox regression analysis)을 사용하게 된다. 또한, 인공 지능의 머신러닝기법 중 XGBoost(extreme gradient boosting) 모형을 활용하여, 다양한 분야를 예측할 수 있다(Wade, 2022). 특히, XGBoost는 학습속도의 개선, 과대적합 방지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예측모형으로 활용된다 (Jang et al., 2023;Wade, 2022).
최근 관광학 분야에서도 생존분석을 활용한 다수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Lee and Park(2018)는 관광숙박업의 생존율과 결정요인을 연구하였는데, 사업규모인 전체 종사자 수, 운영 기간, 위치 등이 생존율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동종업체와의 경쟁정도는 폐업 위험도를 높이면서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반면, Gémar et al.(2016)은 스페인 호텔산업을 대상으로 호텔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한 결과, 호텔 규모, 위치, 설립 시기 등이 결정요인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Lee(2016)는 도시와 농촌지역 사업체의 생존율을 사업체 규모, 존속기간, 설립주체 등을 중심으로 비교하였으며, 생존취약 시기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Choi and Kim(2023)은 한옥체 험업과 관련된 연구에서 생존요인으로 지역, 밀집도, 공간적 적합성, 인증, 안전 및 위생요인을 도출하였다.
기타, 숙박업 이외의 일반 사업체와 관련된 연구로 Chun(2016)은 산업단지 내 기업과 관련한 연구에서 소유형태, 기업 규모에 따라 폐업의 위험성에 차이가 나타남을 밝히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Lee and Yang(2019)은 서울시 문화지구인 인사동, 대학로 내 사업체를 대상으로 생존율을 비교 및 분석한 결과, 업종, 정착 시기, 업체 규모에 따른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가령, 음식점업과 식품업에 해당하는 소비업종과 소규모 시설, 그리고 신규진입 업체의 폐업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Lee and Lim(2024) 의 연구는 생존분석과 거리감은 있으나, 농촌과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지역여건으로 교통인프라, 의료기반시설, 도농 교류프로그램 및 인프라 등을 주요 지표로 활용하여 지역 활력화와 연계된 정책화 방안을 제시하였다.
종합하면, 숙박업의 생존에는 규모, 위치, 설립 시기 등 해당 시설의 고유한 특성과 긴밀한 관계가 있으며, 입지, 동종 업체 수와 같은 외부적 요인의 효과도 포함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다수의 선행연구가 지역경제 변수보다는 기업특성과 관련된 변수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본 연구는 농어촌민박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 특성도 중요하게 검토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이는 농어촌민박은 보편적인 숙박업과 달리 입지적 불리성에 직면하므로, 여러 외부요인이 민박사업의 지속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선행연구를 토대로 삼아 농어촌민박의 생존결정요인을 구성하였다. 다음으로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농어촌민박사업 자료와 기타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되 시·군별로 자료의 구득 가능성을 고려하여 최종 항목을 선정하였다(Table 2).
3. 연구방법
3.1 연구대상 및 변수설정
본 연구는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농어촌지역 관광현황 데이터, 통계청의 농림어업총조사 등을 분석자료로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업체특성과 건물특성 등 사업장과 관련된 정보는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누리집(www.localdata.go.kr)을 활용하였고, 지역과 관련된 세부적인 정보는 한국관광 데이터랩(datalab.visitkorea.or.kr), 국가 통계포털(kosis.kr)에서 18개 항목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였다.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전국의 농어촌민박사업으로 한정하고, 시간적 범위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설정하였다. 시기를 2017년으로 설정한 근거는 해당연도부터 농어촌민박사업 수가 기존 최대 업종이었던 일반숙박업을 초과했기 때문이다(Yu, 2020). 이처럼 농어촌민박사업의 양적 팽창이 유발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생존율을 분석한다면, 결정요인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설명변수는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농어촌민박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변수를 선정하였으며, 종속변수로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농어촌민박의 영업 정보를 활용하였다.
3.2 분석모형
본 연구에서는 농어촌민박의 생존을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머신러닝 기반의 XGBoost 모형을 활용하였다. 생존분석을 수행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카플란-마이어 모형과 콕스비례위험모형이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해당 기법들은 비례위험 가정을 충족해야 하며, 변수간의 상호작용이나 비선형 관계를 효과적으로 탐지하는 데 한계를 가진다 (Burke et al., 2019). 특히, 콕스비례위험모형은 시간에 따른 위험 비율이 일정하다는 가정이 필수적이지만, 실제 데이터에서는 해당 조건이 반드시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생존분석 분야에서는 XGBoost를 적용하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Chen and Guestrin, 2016). XGBoost는 경사 하강법을 사용하여 반복적으로 약한 학습기를 강화하고, 각 단계에서의 오류를 줄이며 예측 성능을 향상한다(Wade, 2022). 또한, 변수 간의 비선형 관계와 상호작용을 자동으로 탐지할 수 있으며, 결측치 처리에도 강점을 지닌다. 본 연구에서는 XGBoost 방법론을 사용하여 농어촌민박의 생존확률을 예측하고 주요 결정요인을 분석 하였다. XGBoost 생존분석은 콕스 비례위험 모형의 로그 가능도를 기반으로 정의된 손실함수를 최소화하여 학습하며, 목적 함수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본 분석에서 XGBoost 생존분석의 손실함수는 L 로 표현된다. 여기서 D는 전체 데이터셋, i는 데이터셋 D 내의 특정 샘플 인덱스를 뜻한다. Ei는 샘플 i에서 2023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생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이진값이며, ηi는 샘플 i의 예측 위험 값이다. 마지막으로 Ri는 샘플 i와 동일한 시간 이전에 폐업한 샘플의 합이다.
XGBoost는 여러 개의 약한 학습기를 결합하는 앙상블(ensemble) 기법을 사용하여 강력한 예측 모델을 구축한다. 앙상블 기법에는 배깅(bagging)과 부스팅(boosting)이 있으며, 배깅은 개별 모델의 예측을 평균하여 과적합을 줄이는 방식이고, 부스팅은 이전 모델이 틀린 부분을 보완하면서 예측 성능을 향상하는 방식이다(Hastie et al., 2009). XGBoost는 그래디언트 부스팅(gradient Boosting)을 기반으로 하며, 반복적인 오류 보정 과정을 통해 최적의 예측 모델을 생성한다.
그래디언트 부스팅은 각 단계에서의 예측 오류를 줄이기 위해 경사 하강법(gradient descent)을 사용하여 모델을 점진적으로 개선한다. 즉, 초기 모델이 잘못 예측한 부분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후속 모델이 이를 보완하도록 학습시킨다. 예를 들어, 농어촌민박의 생존분석에서 첫 번째 모델이 객실 수를 기준으로 폐업위험을 예측했을 때 일부 오류가 발생한다면, 두 번째 모델은 방문객 수와 같은 추가 변수를 고려하여 이 오류를 보완하게 된다. 세 번째 모델은 앞선 두 모델이 남긴 오류를 다시 보완하며,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여 최종적으로 더 나은 예측 모델을 완성하게 된다.
한편, 각 파라미터는 모델의 성능을 결정하고 과적합을 방지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본 연구에서는 예측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일반화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적의 파라미터 값을 탐색하였으며, 이를 분석 코드에 적용하여 데 이터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구축하였다(Table 3).
본 연구에서는 공공데이터를 통합하여 모델 초기 단계에서 업체, 건물, 지역특성에 해당하는 모든 변수를 포함하여 모델을 학습한 후, 모델을 구성하는 주요 변수 상위 10개를 선별하여 모델을 재학습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이 과정은 모델의 해석 가능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과적합을 방지하고 성능을 향상하려는 목적이 있다. 상위 10개 변수에 대한 기초통계량은 Table 4와 같다.
XGBoost 생존분석 모델은 아래와 같은 Log-Hazard 함수로 표현된다.
본 연구에서는 XGBoost 기반 생존분석 모델의 결과를 해석하기 위해 SHAP(shapley additive explanations) 값을 활용하였다(Yoon et al., 2021). SHAP 값은 개별 변수의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방법으로 모델의 해석 가능성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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Φi : 변수 i의 SHAP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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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 변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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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전체 변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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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 변수 집합 S를 포함한 모델의 예측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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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i) - f(S) : 변수 i의 추가기여도(marginal contribution)
아래 제시된 식(6)은 이를 Hazard함수로 변환한 수식이다.
SHAP 값을 지수 변환하면, 해당 변수가 생존확률 미치는 상대적인 영향을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이때 exp(SHAP)로 각 변수의 위험도에 대한 상대적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으나, 이는 생존확률 그 자체를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상대적인 영향력 해석에 초점을 둔다.
분석결과, 기준예측값(Baseline prediction)은 207,959.5로 도 출되었다. 전반적으로 XGBoost를 활용한 농어촌민박의 생존 결정요인분석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의 Table 5와 같다.
4. 분석결과
본 연구에서는 Dynamic AUC를 사용하여 시간에 따른 모델의 예측 성능 변화를 평가하였다. 분석결과, Dynamic AUC 값은 0.79385로 나타났으며, 이는 모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 79.4%의 정확도로 생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음을 뜻한다. 즉, 농어촌민박의 생존 여부를 장기적으로 예측하는데 본 연구의 모델이 유의미함을 시사한다(Fig. 1).
아울러, 농어촌민박의 생존분석을 위해 Concordance Index (이하 C-Index)를 사용하여 모델의 예측 성능을 평가하였다. C-Index는 사건 발생 순서인 폐업 시점과 실제 데이터 간 일치성을 평가하는 지표이며, 본 연구에서는 C-Index가 0.69932 로 나타났다. 이는 모델이 약 70%의 정확도에 기반하여 어느 민박이 먼저 폐업할지를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4.1 농어촌민박의 생존결정요인 분석
본 분석에서는 XGBoost를 통하여 농어촌민박 생존예측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상위 10개를 선별한 후 심층 분석을 수 행하였다. 이는 모델의 복잡성을 줄이고 해석 가능성을 높이며,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변수 중요도는 모델의 예측 성능에 기여한 정도를 기준으로 측정되 었으며, 중요도가 낮은 변수는 제거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상위 10개 변수의 SHAP 값과 지수 변환값(exp(SHAP))은 다음의 Table 6과 같다. SHAP 값이 클수록 해당 변수가 모델의 예측값(log-hazard)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지수 변환된 값은 해당 변수가 생존 가능성을 몇 배 가량 증가시키는지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주택면적의 SHAP 값은 0.713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이를 지수 변환한 값(exp(0.713))은 2.04로 나타났다. 주택면적이 증가할 경우, 해당 민박의 생존 가능성이 2.04배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소재지 면적의 SHAP 값은 0.707, exp(0.707) 값은 2.03으로 나타나 면적이 넓을수록 생존확률이 2.03배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음으로 동종업체 수의 SHAP 값은 0.576으로 이를 지수 변환하면 1.78이다. 즉, 동일한 지역에 존재하는 유사 업종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민박의 생존확률이 1.78배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상반되는 것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결론에서 후술하고자 한다. 또한, 의료기반 시설이 제공되는 정도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변수의 SHAP 값은 0.566, exp(0.566)는 1.76으로 나타나서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향상될수록 생존 가능성이 1.76배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농 교류프로그램의 SHAP 값은 0.432이며, 이를 지수 변환한 값은 1.54로 도출되었다. 이는 지자체 차원에서 도농 교류프로그램을 활성화할수록 민박의 지속가능성이 1.54배 증가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와 유사하게 농촌체험휴양마을 등 관광 인프라의 SHAP 값은 0.345, exp(0.345)는 1.41로 계산되었다. 이는 도농 교류를 위한 기반시설이 잘 구축될수록 민박사업의 운영 지속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안전시설도 민박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분석되었다. 소화기 개수의 SHAP 값은 0.308로 확인되었으며, exp(0.308)는 1.36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화기가 많을수록 민박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확률이 증가한다는 점을 나타낸다. 또한, 비상경보시설의 SHAP 값은 0.232로 이를 지수 변환하면 1.26이며, 화재감지시설이 추가될수록 민박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1.26배 증가하게 된다. 또한, 객실 수의 SHAP 값은 0.209, exp(0.209)는 1.23으로 나타났다. 이는 객실 수가 많을수록 고객 수용성이 증가함으로써 운영 지속성이 향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교통 인프라 수준의 SHAP 값은 0.201로 이를 지수 변환한 결과 1.22가 도출 되었다. 다시 말해 교통 접근성이 개선될수록 해당 지역 민박의 생존확률이 1.22배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4.2 농어촌민박의 생존특성 비교
농어촌민박의 운영기간에 따른 생존확률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면 Fig. 2와 같다. 생존곡선은 개업 직후 100%(1.0)의 값에서 출발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개업 초기에는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다가, 운영 7년 차 이후부터는 생존확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패턴이 확인되었다. 이는 사업 초반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운영이 어려워지는 민박이 증가하는 것이다.
또한, 생존곡선의 신뢰 구간을 확인해 보면 초반에는 신뢰 구간이 좁게 형성되었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넓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운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존율의 변동성이 커지며, 개별 민박의 운영 특성에 따라 생존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exp(SHAP) 분포도를 활용하여 변수 값 변화에 따른 SHAP 값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는 Fig. 3과 같다. 이때 X축은 각 변수의 실제 값, Y축은 exp(SHAP) 값을 의미하며, 변수별 특정한 패턴을 보인다.
제시된 그림에서 일부 변수는 값이 증가할수록 exp(SHAP) 값도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는데, 주택면적과 소재지 면적의 경우 값이 증가할수록 exp(SHAP) 값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넓은 공간을 보유한 민박이 더 많은 고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운영 지속가능성을 향상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특정 변수들은 일정 임계값을 넘어서면서 exp(SHAP) 값이 급격히 변화하는 특성을 보였다. 의료 기반시설의 경우, 특정 수준 이하에서는 exp(SHAP) 값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었으나, 임계값을 초과하면 exp(SHAP) 값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유사하게, 교통 인프라도 특정 수준 이하에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다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생존 가능성을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일부 변수들은 특정 수준까지는 값이 증가할수록 exp(SHAP) 값도 함께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동종업체 수는 일정 수준까지는 exp(SHAP) 값이 증가하다가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오히려 감소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이는 경쟁이 적정 수준에서는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일정한 범위를 초과하면 경쟁이 과열되어 민박 생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일부 변수들은 exp(SHAP) 값의 분포가 넓게 퍼져 있는 반면, 일부는 일정 범위 내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어, 객실 수는 동일한 값이라도 exp(SHAP) 값이 넓게 분포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는 해당 변수의 영향력이 다른 요인(예: 위치, 교통 인프라, 지역 관광수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소화기 개수와 같은 변수는 exp(SHAP) 값이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이는 해당 변수가 독립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민박의 생존 가능성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의미한다. 즉, 기본적인 안전시설이 잘 갖춰진 민박이 장기간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도 연결된다.
5. 결 론
최근 농어촌은 농어촌민박과 같이 관광자원을 연계해 소득구조를 확대하고, 인구 유입과 지역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농어촌민박 제도의 순기능인 지역 활력 증진에도 불구하고, 동 사업의 양적 팽창으로 말미암아 과잉 경쟁, 초기 정착 어려움, 사업의 품질 저하 등의 구조적 문제점에 부딪히게 된다. 이에 1995년 농어촌민박 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3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농어촌민박의 지속가능성을 진단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머신러닝기법을 적용하여 해당 사업의 생존현황과 생존결정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주요한 연구결과는 아래와 같으며, 농어촌민박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도 함께 기술하였다.
첫째, 업체특성 가운데 주택면적과 소재지 면적, 객실 수가 크거나 많을수록 생존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수의 연구가 사업체의 규모와 생존율 간의 관련성을 지적하고 있다(Chun, 2016;Gémar et al., 2016;Lee, 2016;Lee and Park, 2018). 다만, 선행연구는 관광숙박업이나 호텔, 일반 기업 등 업종이 비교적 상이하거나, 도시와 농촌 등 입지적 차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공간적 충분성은 이용객의 편의성과 수용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농어촌민박을 포함한 숙박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의 농어촌민박 제도는 대규모 사업장 난립을 예방하고자 농어 촌민박의 연면적을 230㎡(약 70평) 미만으로 제한하였으나, 다양해진 관광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한다. 본 연구가 수집한 농어촌민박의 평균 연면적은 147.2㎡로 제도의 기준 규모 대비 64%의 면적으로 볼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항목은 숙박시설(37.5%), 편의시설(37.5%) 순으로 도출되어 민박수요 외에도 다양한 부대시설에 대한 수요를 유추할 수 있다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2023). 또한, 농촌관광의 동행자로 가족과 친지가 과반수(59.9%)로 나타났으며, 평균 동행자 수는 3.1명으로 비교적 많은 인원이 관광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단순히 물리적 규모의 확장과 현대화된 시설 구축을 추구하여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 규모를 확보하는 한편 다변화된 관광수요를 고려한 정책화 방안이 필요하다. 가령, 물리적인 면적확장이 어려운 소규모 민박의 경우 나홀로 관광자 등의 수요를 유입하는 민박 연계 플랫폼 활용, 독채 숙박 등의 활용방안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주거구독 서비스인 ADDress를 통해 빈집 문제에 대응하는데, 특히 소규모 민박업체를 대상으로 제도적 연계를 통해 생존 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건물특성 중 소화기 개수와 비상경보시설 등 안전 관리시설을 갖춘 업체의 생존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행연구(Choi and Kim, 2023)의 한옥체험업에 관한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그의 연구는 관광자들이 호텔, 캠핑 등 다양한 숙소를 선택하는 주요한 요인이 안전과 위생요인임을 지적한다. 이에 우수 안전관리 민박 인증제도 도입, 안전시설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 구축을 고려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8년부터 농어 촌민박 안전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나, 홍보미흡 등의 원인으로 참여율이 3.3%에 불과한 실정이다(Kim, 2024). 이에 필수 안전인증제도와 고품질 안전인증제도의 이원화를 통한 점진적인 진입 유도가 중요하고, 고객은 플랫폼을 통해 관련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기반도 필요하다. 또한, 물리적 시설 조성 외에도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사고 예방 교육으로 서비스 질 개선, 관광자 만족도 제고가 필수적이다.
셋째, 지역특성으로 대별되는 동종업체 수, 의료 기반시설, 도농 교류프로그램 및 인프라, 교통인프라는 생존 가능성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는 동종업체와의 경쟁정도가 폐업 위험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한다 (Lee and Park, 2018). 선행연구와 반대의 결과가 나온 근거는 농어촌민박의 입지적 불리성이 반영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즉, 다수의 민박업체가 집적함으로써 형성되는 관광 목적지로서의 인지도 향상과 국지화 경제(localization economy) 효과가 개별 업체의 경쟁 압박보다 더 큰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례로 일본의 온천마을인 유후인은 지역 가치를 기반으로 한 마을 공동 브랜드 형성과 개별 민박업체의 참여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지역이다. 따라서 개별 민박업체 지원보다 지역 단위의 관광 클러스터 조성과 홍보를 통한 상생 방안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의료 기반시설의 높은 영향력은 농촌관광의 주요 소비층이 중장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최근 추세를 반영하는 결과이다. 실제로 농촌관광의 주요 층은 50~60대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해당 요인은 장기체류와 활동적 은퇴자(active senior) 유치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와 유사하게 교통 인프라도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나타났는데, 한국농촌경제 연구원의 연구에서도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접근성을 강조한다(Kim et al., 2021). 즉, 농어촌지역의 의료 및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한 범부처 협력이 필요한데, 관광자의 거주지역과 2시간 이동거리 내에서 관광수요가 집중되므로, 홍보의 공간적 전략이 특히 중요하다(Kim et al., 2021).
마지막으로 도농 교류 프로그램과 인프라도 생존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농촌관광의 패러다임 전환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인다. 단순한 숙박을 넘어서 체류형 농촌관광에 대한 관광자의 증가한 수요를 반영하는 것인데(Korea Tourism Organization, 2024, p. 67), 기존 농어촌민박 지원정책은 하드웨어 구축에 방점을 찍는다. 지방자치단체의 보조사업은 농어촌민박 시설환경 개선, 소방안전시설 지원, 홈페이지 구축 등 홍보 지원 등이 주를 이루며, 운영자 선진지 견학 지원사업도 일부를 차지한다(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2024b). 따라서 체험프로그램 개발 컨설팅, 운영 노하우 교육,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개발 등 물리적 요소와 콘텐츠 요소를 잇는 균형적 지원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농가민박을 뜻하는 ‘아그리투리스모 (agriturismo)’는 숙박 외에도 승마, 요리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통합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Korea Tourism Organization, 2024).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농어촌민박의 생존 결정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농어촌민박 운영자의 특성 등 인적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확장된 관점에서 농어촌민박의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이 구축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