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남극 반도는 지난 50년 동안 연평균 기온이 1.5 ℃ 이상 상승하여 가장 급격한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Clarke et al., 2007). 남극반도의 온난화는 수온 상승, 빙하후퇴에 따른 융빙수의 유입 등을 유발해 육상 환경을 비롯하여 해양 환경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끼친다(Kejna et al., 2013). 남극 반도에서 빙하후퇴 속도는 1945년 이후 계속 가속화되고 있으며, 마리안 소만이 위치한 킹조지섬의 융빙수 유입량은 2002년 1,815 hm3에서 2006년 3,116 hm3로 약 두 배 증가하였다(Cook et al., 2005;Dominguez and Eraso, 2007). 빙하로부터 유입되는 융빙수는 담수 플럭스를 증가시켜 빙하후퇴 지역 수층의 성층화를 강화시키는 것은 물론 고농도의 입자성 물질들도 함께 유입되어 수괴의 광특성을 변화 시킨다(Dierssen et al., 2002;Vaughan, 2006). 특히, 빛을 에너지원으로 하고, 온도에 큰 영향을 받는 식물플랑크톤은 융빙수 유입으로 유발된 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Kang et al., 2000).
남극 식물플랑크톤은 해양 생태계의 일차생산자로서 그들을 먹이원으로 삼는 상위 영양단계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Deppler and Davidson, 2017). Montes-Hugo et al.(2009)은 서남극반도 크릴과 펭귄 개체수의 변화를 유발한 원인이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의 지역적 차이라 보고했으며, 이는 식물플랑크톤의 변화가 수층 생태계 전체의 물질순환과 에너지 흐름을 변경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리안 소만(Marian Cove)은 최근 서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빙하가 후퇴하고 있는 해역으로, 이로 인해 수층 생태계 변화도 빠르게 일어나 해양 생물학적 “hot spot”인 피요르드로 알려져있다(Gutt et al., 2021). 마리안 소만에서 조수빙하 (tidewater glacier)는 1956년부터 2012년까지 약 1.7 km 후퇴했으며(Lee et al., 2008), 빙하후퇴에 따른 수온과 염분의 변화 및 혼탁한 담수 플럭스의 증가는 마리안 소만 식물플랑크톤과 저서생물의 생체량 및 군집구조의 변화를 야기했다 (Ahn et al., 2016;Jeon et al., 2021;Kim et al., 2021;Moon et al., 2015).
Lee et al.(2015)에 의해 크기가 작은 초미소 및 미소 식물 플랑크톤의 기여도가 증가하는 장기 모니터링 결과가 보고 되었고, Kim et al.(2021)은 융빙수 유입에 수반된 고농도 부유물질의 영향으로 향후 미소 식물플랑크톤이 증가될 수 있음을 밝혔다. 또한, Bae et al.(2021)은 마리안 소만 빙하후퇴 지역에서 우점하는 Fragilaria striatula 등의 규조류가 급격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시종이라 보고하였으며, 더 나아가 마리안 소만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생태계 모델 지역으로서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선행연구 결과들에 비춰볼 때 기후 변화에 대한 생태계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해양 환경 변화의 지시자인 식물플랑크톤의 생체량 및 구조 파악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마리안 소만의 물리적, 화학적 매개변수 와 식물플랑크톤 생체량 및 크기 구조 변화 사이의 상관관 계를 파악하고 향후 빙하후퇴 등 기후 변화에 의한 마리안 소만 수층 생태계 변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를 제시하고자 수행되었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 해역
세종기지가 위치한 킹조지섬의 마리안 소만은 길이 4.5 km, 폭 1.5 km의 만으로 최대 수심은 약 120 m이다(Yoo et al., 2015). 소만 외측은 맥스웰만과 접하고 있어 맥스웰만 해수가 소만 안으로 유입되고 소만 내측은 조수빙하에 둘러싸여 하계 동안 연안을 따라 융빙수역이 발달하는 특징이 있다 (Mullins and Priddle, 1987;Yoo et al., 1999). 마리안 소만의 연간 식물플랑크톤 생체량 분포 패턴은 매년 다르게 나타나지만 주로 11월 말부터 1월 사이에 식물플랑크톤 생체량 최대 농도가 나타난다(Kang et al., 2009;Lee et al., 2015). 식물플랑크톤 군집 구조의 계절적 변동은 크기가 큰(> 20 μm) 규조류가 여름에 우세하고 초미소 식물플랑크톤과 미소 식물플랑크톤(< 20 μm)이 겨울에 우세한 특징이 관찰된다(Jeon et al., 2021;Kang et al., 1997;2002).
하계 마리안 소만의 융빙수 증가에 따른 물리, 화학적 매개변수들이 식물플랑크톤 크기와 생체량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총 5개 정점(St-19, 03, 07, 10, 16)을 선정하여 2021년 12월 30일, 2022년 1월 25일 두 차례 현장 관측을 실시하였다. 2022년 1월 25일 조사에서는 내측 정점인 St-16에 접근이 불가하여 St-13에서 현장 관측을 수행하였다(Fig. 1).
2.2 환경요인 및 식물플랑크톤 분석 방법
연구 해역 해수의 물리적 성분인 수온과 염분은 현장에서 CTD (AML-3 CTD, AML Oceanographic, Canada)를 사용하였으며 각 정점마다 투명도판(Secchi disk)을 이용하여 표층 대비 100 %, 30 %, 1 %의 광수심을 선정하였고 해수 펌프(PU-S600M, Wilo, Korea)로 해당 수심의 해수 샘플을 채취하였다.
해수 중 무기 영양염 샘플은 10 % 염산(HCl 35 %)으로 세척된 polyethylene 병에 유리섬유 여과지(GF/F, 0.7 μm)로 여과된 해수 10 mL를 채우고 분석 시까지 냉동고(-20 ℃)에 보관 하였다. 무기 영양염 농도(DIN (NO2-+NO3-+NH4+), PO43-, SiO2-) 는 제조사 매뉴얼에 따라 영양염 자동분석기(QuAAtro, SEAL Analytical,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Parsons et al., 1984).
부유물질(suspended particulate matter, SPM)의 농도는 0.5 - 1 L의 해수 시료를 450 ℃에 6시간 태워 미리 무게를 정량한 유리섬유 여과지(GF/F, 0.7 μm)에 여과한 후, 여과지를 건조기(60 ℃)에 서 24시간 건조한 후 전자저울을 이용하여 다시 정량하였다.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의 지표색소인 엽록소(chlorophyll-a, chl-a) 분석을 위한 시료는 현장해수 0.5 – 1 L를 채수한 후 450 ℃에 6시간 태운 유리섬유 여과지(GF/F, 0.7 μm)에 여과 하였다. 여과지는 광분해를 방지하기 위해 알루미늄 호일로 감싼 후 분석 전까지 냉동 보관(-20 ℃) 후 측정하였다. 입자성 유기물 내 색소추출은 100 % 아세톤 3 mL를 첨가하여 ultra sonicator (30 sec, 50 W)로 세포를 분쇄하였으며, 분쇄 시 손실을 보정하기 위해 Cantaxanthin (internal standard)을 20 μL 첨가하였다. 분쇄된 샘플은 냉암소(4 ℃)에서 추출 용매로 12 시간 이상 추출하였다. 추출된 색소는 syringe filter (PTFE, 0.20 μm, hydrophobic)를 이용하여 여과 후 1 mL을 분취하여 water packing (200 μL 3차 증류수 혼합)하여 분석하였다.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1260 Infinity Ⅱ LC system, Agilent, USA)의 분석조건은 Table 1에 나타내었으며(Mendes et al., 2007;Van Heukelem et al., 1994), 엽록소의 피크 동정은 표준 물질과 머무름 시간(retention time)을 비교하여 결정하였다. 색소의 정량은 Park and Park(1997)에 의해 보고된 계산식을 이용하였다.
식물플랑크톤은 크기 별로 초미소 식물플랑크톤(0.7 – 2 μ m), 미소 식물플랑크톤(2 – 20 μm) 및 미세 식물플랑크톤(20 – 200 μm)으로 분류하였으며, 각 공경 크기가 다른 필터지를 이용하여 해수 시료를 여과 후 90 % 아세톤으로 냉암소에서 12시간 이상 추출 후 형광분석기로 분석하였다(Trilogy, Turner Design, USA). 식물플랑크톤 크기별 엽록소 산출은 총 엽록소 정량값에서 상대적 비율로 계산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하계 마리안 소만 수온 및 염분의 시공간적 분포
조사기간 동안 유광층 내에서 관측된 수온 및 염분을 Table 2와 Fig. 2에 나타내었다. 2022년 1월의 유광층 내 평균 수온은 1.41 ± 0.13 ℃ (1.24 – 1.68 ℃)로 2021년 12월의 평균 수온인 0.87 ± 0.17 ℃ (0.50 – 1.07 ℃)보다 약 0.5 ℃ 높은 결과를 보인다. 유광층 내 평균 염분은 2022년 1월이 33.9 ± 0.10 psu (33.7 – 34.1 psu)로 나타나 2021년 12월의 34.1 ± 0.12 psu (33.8 – 34.2 psu)보다 소폭 낮았다(Table 2). 2022년 1월과 2021년 12월의 유광층 내 결과를 비교했을 때 수온(t-test; t = -9.335, p < 0.01)과 염분(t-test; t = 5.098, p < 0.01)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수온에 직 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기온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Chung et al.(2004)에 의해 보고된 14년간 장기 모니터링 결과에서 마리안 소만 1월의 월평균 기온이 12월보다 약 1 ℃ 높 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 시기 동안 남극 여름이 진행되면서 강해진 태양 복사열이 표층으로 전달되어(Kang et al., 1997) 2022년 1월의 표층 수온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 다. 또한, 여름철 마리안 소만은 내측 빙벽으로부터 융빙수의 유입이 증가하여 소만 내 전체적으로 저염 표층수가 발달하는 특징이 있다(Yoo et al., 2015). 본 연구에서도 2022년 1월 소만 내 모든 정점에서 34 psu 이하의 표층수가 발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Fig. 2, 3(d)). 수직적 분포에서도 소만 내 전체적으로 덮인 융빙수의 영향으로 2022년 1월이 2021년 12 월보다 고온, 저염의 경향을 보여 염분에 의한 성층화가 강하게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였으며(Fig. 3) 이는 이전에 수행 되었던 연구와 유사하다(Llanillo et al., 2019).
공간적으로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모두 소만 외측에서 내측보다 상대적으로 고온, 고염의 표층수가 관찰되 었으며(Fig. 2), 이는 인접해 있는 맥스웰만에서 유입되는 modified-upper circumpolar deep water (m-UCDW)의 영향을 받 은 것으로 보인다(Kim et al., 2021;Llanillo et al., 2019).
3.2 하계 마리안 소만 영양염류 시간적 분포
전체 조사기간 동안 유광층 내 총 용존무기질소 농도는 24.2 – 25.8 μM (평균 25.2 ± 0.40 μM)의 분포를 보였으며 2021 년 12월 평균 농도(25.4 ± 0.30 μM)와 2022년 1월의 평균 농도 (25.1 ± 0.44 μM)가 비슷한 농도를 보였다(Table 2, Fig. 4). 용존 무기인은 2021년 12월에는 평균 1.87 ± 0.06 μM으로, 2022년 1 월에는 평균 1.79 ± 0.09 μM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조사기간의 농도 범위는 1.50 – 1.97 μM (평균 1.83 ± 0.09 μM)으로 작은 농도 범위를 보였다(Table 2, Fig. 4). 조사 기간의 용존규산염 범위는 53.8 – 72.3 μM (평균 67.2 ± 3.73 μM)로 2021년 12월의 평균 규산염 농도(69.8 ± 1.82 μM)가 2022년 1월(64.7 ± 3.42 μ M)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Table 2, Fig. 4).
하계 마리안 소만은 영양염류가 표층해수 중에 풍부하여 식물플랑크톤의 생물량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 으며(Kim et al., 2021;Lee et al., 2015;Yang, 1990) 본 연구에 서도 이전 연구와 유사한 높은 영양염 농도가 나타났다 (Table 2, Fig. 4). 총 용존무기질소와 용존무기인 농도는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의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용존규 산염 농도는 통계적으로 2022년 1월 농도가 소폭 낮게 나 타났다(Mann-Whitney Rank Sum Test, p < 0.001, Fig. 4). 남극 연안 지역에서 영양염류의 농도는 플랑크톤 군집구조에 의 해서 달라질 수 있는데 특히 크기가 큰 규조류에 의해 여름 철 대번성이 이루어지는 마리안 소만의 경우 규조류의 성장에 필요한 규산염이 크게 감소한다(Kim et al., 2021;Lee et al., 2015;Weber and Deutsch, 2010). 본 연구에서도 1월 평균 규산염 농도가 약 65 μM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Lee et al.(2015)에 의해 수행된 2001 – 2003년 마리안 소 만 모니터링 연구의 1월 평균 규산염 농도(약 63 μM)와 유사 하다.
3.3 하계 마리안 소만 부유물질 및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의 시공간적 분포
2021 - 2022년 하계 부유물질(SPM)의 농도 범위는 20.5 – 34.3 mg L-1 (평균 24.9 ± 3.54 mg L-1)로 나타났으며 2021년 12 월의 평균 농도는 25.0 ± 3.85 mg L-1로 2022년 1월의 평균 농 도인 24.8 ± 3.19 mg L-1과 비슷하게 나타났다(Table 2).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모두 소만 내측 빙벽 주변 정점(St-16, 13) 에서 소만 외측 정점(St-19)보다 확연히 높은 농도를 보였다 (Fig. 2).
유광층 내 식물플랑크톤 엽록소 농도는 전체 조사시기 동 안 0.26 – 2.24 μg L-1 (평균 0.84 ± 0.50 μg L-1)로 대체로 낮은 농도를 보였다(Table 2, Fig. 2). 이는 1996년부터 2011년까지 마리안 소만의 장기 모니터링 평균 엽록소 농도인 1.55 μg L-1 (Jeon et al., 2021)보다 소폭 낮은 농도이다. 2021년 12월의 식물플랑크톤 엽록소 농도는 평균 1.03 ± 0.64 μg L-1로 2022년 1월의 평균 엽록소 농도인 0.66 ± 0.15 μg L-1 보다 높았다 (Table 2, Fig. 2). 조사시기 동안 식물플랑크톤 크기 별 생체 량 비율을 Fig. 5에 도시하였다. 2021년 12월 결과에서 빙벽 과 가까운 정점(St-16)을 제외한 모든 정점에서 미세 식물플랑크톤(20 – 200 μm)과 미소 식물플랑크톤(2 – 20 μm)의 비율 이 약 40 %로 비슷하게 나타났으나 2022년 1월 결과에서는 모든 정점에서 미소 식물플랑크톤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여 최대 80 % 이상(St-07)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5). Lee et al.(2015)는 1996 – 2008년 마리안 소만 장기 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연간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에서 미소 식물플랑크톤 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60 % 이상이라 보고하였으며, Kang et al.(1997)은 1996년 수행된 월간 모니터링 결과에서 12월 식물플랑크톤 대번성 이후 미소 식물플랑크톤 비율이 증가 하는 것을 보고하였다. 이는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며 식물 플랑크톤 대번성 시기의 엽록소 농도가 7.5 – 8.25 μg L-1이며 주로 크기가 큰 미세플랑크톤이 우점한 결과가 보고된 바(Kim et al., 2021;Jeon et al., 2021), 본 연구 시기는 식물플 랑크톤 대번성 시기 이후(post-bloom)라고 판단된다.
3.4 하계 마리안 소만 식물플랑크톤 생체량과 환경 매개 변수와의 상관성 분석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은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모두 소만 외측 정점(St-19)에서 최고 농도가 나타나고 내측 정점 (St-16, 13)에서 대체로 낮은 농도를 보여 부유물질의 농도 분포와는 반대의 양상이 관찰되었다(Fig. 2). 마리안 소만 내 측에서의 융빙수 유입은 담수와 함께 빙벽으로부터 기인하는 부유물질을 수반하는데 본 연구에서도 내측 정점(St-16, 13)에서 저염의 고탁도(< 34 psu, > 30 mg L-1) 표층수가 발달하 는 것을 확인하였다(Yoo et al., 1999; 2015). 또한, Yoo et al.(2015)는 소만 내측 빙벽의 융빙으로 인해 담수와 부유물질이 유입되어 고탁도 표층수가 발달하며 외측으로 갈수록 융빙수의 영향이 감소한다고 보고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도 소만 내측에서 외측으로 갈수록 염분은 높아지고 부유물질의 농도는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수층으로 유입된 입 자성 부유물질은 수층의 탁도를 증가시켜 수층 내로 투과되는 빛을 강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Garcia et al., 2019;Meredith et al., 2018;Schloss et al., 2002). 또한, 담수 유입에 의해 성층화가 강해지면서 식물플랑크톤이 빛 저해 (light inhibition)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Kim et al., 2021). 빛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식물플랑크톤의 빛 가용성(light availability)이 저하되므로 식물플랑크톤의 생산력이 감소하게 되는데(Schloss et al., 2012) 본 연구에서도 부유물질과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이 유의한 상관관계(r = -0.442, p < 0.05)를 가지는 것을 확인하였다(Fig. 6).
마리안 소만과 같이 융빙수 유입이 활발한 피요르드인 Andvord 만에서 크기가 큰 규조류가 대부분 외측에서 발견 되고 크기가 작은 편모조류가 내측에서 우점하는 결과가 보고되었다(Pan et al., 2020). 또한, Pan et al.(2020)은 딥러닝 모델을 통한 분석 결과 작은 크기의 편모조류가 염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예상하였고, 저염 환경에서 편모조 류가 규조류에 비해 우세할 것(dominant)이라는 예측 결과를 보여주었다. 본 연구에서도 2021년 12월 빙하후퇴 지역인 내측 정점(St-16)에서 미소 식물플랑크톤의 비율이 70 %로 높았으며(Fig. 5) 염분이 낮아질수록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이 감소하는 양상(r = 0.628, p < 0.001)이 나타났다(Fig. 6). 또한, 작은 크기의 식물플랑크톤은 저조도 환경에서 빛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Finkel, 2001), 본 연 구 결과는 추후 마리안 소만의 빙하후퇴 지역에서 작은 미소 식물플랑크톤의 기여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서남극 반도 연안지역은 기후 변화에 의한 빙하후퇴와 생태계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 지역으로 간주되며 특히, 마리안 소만은 최근 빙하후퇴 속도가 27.2 m yr-1로 매년 빠르게 빙하가 후퇴하고 있다(Kim et al., 2022;Smith et al., 2008). 본 연구 결과는 마리안 소만 빙하후퇴 지역에서 융빙수로부터 유입된 담수와 부유물질이 식물플랑크톤 생체량 및 군집구조 조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크기가 작은 미소 식물플랑크톤의 증가함에 따라 크기가 큰 규조류에 의해 흡수되었던 이산화탄소의 양이 감소될 수 있고(Rozema et al., 2017) 더 나아가 미소 식물 플랑크톤의 증가는 상위 영양단계인 크릴과 펭귄의 개체수에 영향을 끼치는 결과가 보고되었으므로(Montes-Hugo et al., 2009;Schofield et al., 2010) 식물플랑크톤의 변동은 남극 먹이 망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마리안 소만을 비롯한 서남극 반도의 빙하후퇴에 의한 탄소순환 및 먹이망 변동 예측을 위한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2021 – 2022년 하계 마리안 소만에서의 물리 화학적 매개변수들의 분포를 파악하고 식물플랑크톤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두 차례 현장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소만 입구에서부터 내측 빙벽까지 총 5개의 정점을 선정하였다. 유광층 내 수온과 염분은 2022년 1월이 2021년 12월보다 고온, 저염의 경향을 보였으며 이는 남극 여름의 높아진 기온으로 융빙수의 유입이 증가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기간 동안 질산염과 인산염을 비롯한 영양염류는 대체로 높은 농도를 보여 식물플랑크톤의 제한요소로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의 지표인 엽록소 농도는 소만 입구에서 내측으로 갈수록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으며 부유물질의 농도는 반대로 소만 내측에서 최고 농도를 보였다. 마리안 소만에서 융빙수의 유입은 담수와 함께 고농도의 부유물질 유입을 수 반하는데 이는 수층 내로 투과되는 빛의 양을 제한하여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을 저해시킨다. 본 연구에서도 부유물질과 식물플랑크톤 엽록소 농도가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r = -0.442, p < 0.05)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융빙수 유입이 활발한 지역에서 작은 크기의 플랑크톤이 우세하다는 선행 연구들과 본 연구에서 염분과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이 양의 상관관계(r = 0.628, p<0.001)를 가지는 것으로 보아 마리안 소만 내측 빙하후퇴 지역에서 미소 식물플랑크톤의 기여도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빙하후퇴 지역에서 융빙수로부터 기인한 담수와 부유물질이 식물플랑크톤의 생체량 및 군집구조 조절 요인으로서 가능 성을 제시하며 추후 기후 변화에 의한 탄소순환 변동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