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에 따라 해운업계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18년 4월 제72차 MEPC 회의에서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관한 초기 IMO 전략’을 채택하였다. 이 전략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까지 감축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Gritsenko, 2017). 또한 해양오염 방지협약(MARPOL)의 대기오염물질 관련 규정을 담고 있는 Annex VI 에서 NOx 및 SOx는 2000년부터 시행 및 꾸준한 제정을 하고 있다(Van et al., 2019;Schinas and Stefanakos, 2014).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 등의 환경 규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저감 기술과 대체 연료가 개발 되고 있으나 동시 만족이 어렵거나 공간 제약, 기존선 적용불가 등의 한계가 있다(Bilgili et al., 2021;Concawe, 2019;WinGD, 2020). 하지만 바이오디젤은 기존 연료와의 혼합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추가 설비 없이 디젤 엔진에 적용할 수 있으며, 연료의 사용뿐만 아니라 생산 운송 전주기를 평가하는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ment, LCA) 개념에서 바이오디젤의 원료인 팜유를 생산하는 기름야자는 광합성을 통해 CO2를 흡수하기 때문에 탄소 중립 연료로 분류된다(Demirbas, 2009). 이에 유럽에서는 도로 분야에서 자동차용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4.5 ~ 20 % 혼합 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3.5 % 혼합하는 법이 2021 년부터 발효되었다(Danielis et al., 2022).
선박에서 사용하는 연료는 효과적인 엔진 특성 뿐만 아니라 선박 특수성을 고려하여 금속 부식성과 저장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Alves et al., 2019;Singh et al., 2012). 또한 선박용 연료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8217:2017에서는 제한된 황 함량을 가지는 해양 연료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지방산 메틸 에스테르(fatty acid methyl esters, FAME)의 함유량을 산화 경향, 장기 보관 문제, 미생물 성장 위험, 필터 막힘 등의 이유로 최대 7 %까지 허용하는 DF(distillate FAME) 등급 3종 류(DFA, DFZ, DFB)를 제시하고 있다(ISO 8217, 2017;CIMAC, 2013). 그러나 선박용 경유와 바이오디젤의 7 % 이상 혼합 비교연구와 금속 부식성과 저장 안정성에 대한 연구는 거의 미비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선박 연료로써 바이오디젤의 사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기초연구로 선박용 경유와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에 따른 시험용 연료 4가지에 대해 성분 분석, 금속 부식성, 저장 안정성 실험을 수행하였다. 이 연구는 ‘바이오디젤혼합 선박유’가 환경규제에 따른 대체선박연료로써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ISO 8217:2017에서 요구하는 사용 범위 7 %를 더 확장하여 사용 범위 20 % 근거를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2. 시험 물질과 방법
2.1 시험용 연료
본 연구에서 사용되는 바이오디젤은 Fig. 1과 같이 식물성 유지 또는 동물성 지방을 메탄올과 화학적 방법으로 제조된 지방산에틸에스테르로서, Fig. 2와 같은 제조 과정을 통해 생 산하였다.
원료물질(Palm oil)을 전처리(Pretreatment) 진행을 통해 인산(Phosphoric acid)으로 검 제거(Degumming), 수산화나트륨 (NaOH)으로 유리지방산 제거(Deoxidation), 진공(Vacuum)으 로 수분 제거(Dehydration), 원심분리(Centrif -ugation)로 불순물을 제거(Remove impurities)한다. 전처리 후 염기성 촉매 (Basic catalyst) 존재 하에 메탄올(Methanol)과 반응시킨 후 분리기(Reactor)를 통해 바이오디젤(Biodiesel)과 글리세린 (Glycerin)을 분리시킨다. 다음은 정제 과정을 통해 증발기 (Evaporator)로 메탄올 제거, 세척기(Cleanser)로 잔여 메탄올과 글리세린을 제거, 건조(Dryer)를 진행하여 바이오디젤(지방산 메틸 에스테르 함량이 96.5 무게% 이상)을 생산하였다. 증발기를 통해 회수된 메탄올은 반응기로 다시 돌아가 재사용된다. 바이오디젤은 Fig. 3과 같이 교반장치를 사용하여 베이스 연료인 선박용 경유와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에 따라 선박용경유 1종(바이오디젤 0 %)과 혼합 연료인 바이오디젤 5 %, 10 %, 20 % 혼합 선박용경유 3종으로 총 4종을 생산하였다.
2.2 시험 방법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유의 품질기준은 환경(대기, 수질 등)에 미치는 영향 및 사용기기의 성능과 사용자의 안전 등 을 고려하여 정하고 있으며, 국제 선박용 연료 품질기준인 ISO 8217:2017를 만족해야 한다. ISO 8217:2017은 바이오디젤을 혼합한 연료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해당 기준에 따라 선박용 경유와 바이오디젤을 확인하였다. 추가로 확인이 필요한 항목에 대해서는 KS(Korea Industrial Standards), EN(European Norm), ASTM(American Society for Testing and Materials) 기준 에 따라 진행하였다.
금속 부식성은 주위 환경의 다양한 물질과 화학적 반응이나 전기화학적 반응 때문에 발생하는 금속의 파괴 및 유효 수명이 단축되는 현상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바이오디젤의 알려진 단점은 높은 산도로 인한 부식성이다. 이는 선박에서 추진 역할을 하는 엔진의 연소실 및 연료 공급 시스템 구성 요소의 부식을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선박 운항중 엔진 및 연료 공급 시스템 고장시 대처가 쉽지 않는 여러 제한된 환경 특성을 고려할 때 중요한 요소이다(Wang et al., 2022). 금속 부식 시험은 KS M 2243(에어필터유 금속 부식 시험 방법)을 준용하여 Fig. 4와 같이 연마된 5종의 금속 시편을 시험용 연료가 담긴 시험용 실린더에 넣은 후 일반적인 대기온도와 선박 기관실 내의 높은 고온 환경을 고려하여 외부조건(상온) 및 가혹조건(60 ℃)에서 0, 30, 90, 180일간 무게 변화를 확인하였다. 무게 변화는 시험이 끝난 시험용 실린더로부터 각 금속 시편을 꺼내어 벤젠으로 씻은 다음 따뜻한 메탄올로 씻고 상온까지 건조한 후 0.1 mg까지 정확 히 재었다. 평가는 시편의 단위 표면적당 무게 변화를 산출 하여 mg/cm2로 하였다. 시험에 사용된 금속 시편은 5종으로 엔진 및 선박 기기에 많이 사용되는 탄소강, 철, 구리, 알루미늄, 니켈을 사용하였다. 시편의 사이즈는 철, 구리, 알루미늄은 10*20 mm*2T로 하였으며, 탄소강은 10*20 mm*8T, 니켈 은 10*20 mm*20T로 제작하였다.
저장 안정성은 연료를 저장하는 과정 중 발생하는 현상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두 가지의 연료가 혼합되었을 때 슬러지 발생 및 두 연료의 분리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선박의 경우 운항 특성상 단기간 내 연료 수급이 어려워 대량의 연료를 수급 후 장기간 저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연료에 대한 저장 안정성을 파악하는 것은 연료의 안정적 공급 및 사용을 위해 중요하다(Christensen and Mccormick, 2014). 저장 안정성 시험은 Fig. 4와 같이 시험용 연료를 시험용 실린더에 넣은 후 선박 외부 저온 환경 및 선박 기관실 내의 높은 고온 환경을 고려하여 상온(-5 ℃ ~ 20 ℃) 및 가혹 조건(60 ℃)에서 0, 30, 90, 180일간 변색, 슬러지 발생, 연료 분리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품질기준
Table 1은 선박용 경유 및 바이오디젤 혼합 품질 결과를 보여준다.
지방산메틸에스테르 함량은 선박용 경유와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을 확인하는 항목이다. 바이오디젤 혼합비율 0 %, 5 %, 10 %, 20 %는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프(HPLC)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측정할 수 있는 함량 범위는 0.1 ~ 56.3 %이며, 부피분율로 측정한다. 바이오디젤 혼합비율 100 %는 가 스크로마토그래피(GPLC)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측정할 수 있는 함량 범위는 90 % 이상이며, 질량분율로 측정한다. 측 정 결과 목표 함량에 10 % 이내로 확인되었다.
동점도는 연료의 분무성으로 인한 엔진 점화와 관련된다 (Mofijur et al., 2013). 점도가 높으면 분사 당시 큰 물방울이 생성되어 다량의 연기 가스가 발생하고 점도가 낮으면 누출 또는 마모가 증가한다(Rao, 2011). 바이오디젤의 점도는 선박 용 경유에 비해 점도가 높아 연료 소비가 증가하고 미립화 및 분무가 좋지 못하다(Tesfa et al., 2010). 분사노즐에 분무된 연료가 완전 연소하기 위해서는 분무의 효율성이 높아야 하고 이를 위해 일정한 범위의 점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측정 결과 모든 혼합비율에서 3.5 ~ 3.7이었으며, ISO 품질기준 (3.0 ~ 6.0)에 만족하였으며, 혼합비율이 높아질수록 높게 나 타났다.
인화점은 석유제품을 가열하여 유증기에 불꽃을 접근시켰을 시 순간적으로 점화되었다가 꺼지는 온도로 석유제품의 저장, 수송 및 사용 시 화재 위험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안전과 관련된다(Pinto et al., 2005). 바이오디젤의 인화점은 159 ℃로 선박용 경유 64 ℃에 비해 높아 운송 및 보관에 유리하다(Atadashi et al., 2012). 측정 결과 바이오디젤 모든 혼합비율에서 66 ~ 71이었으며, ISO 품질기준(60 min)에 만족 하였으나, 바이오디젤 100 %는 유럽(92 ℃) 및 미국(120 ℃) 표준 기준보다 높게 나타났다(Palani et al., 2022).
황분은 연료 중의 황분이 엔진 내부에서 연소되어 SO2, SO3 등의 황산화물로 배출되고 산성비 등의 공해 문제를 야 기하고 연소기 부식을 유발하므로 그 함량을 규제하고 있으며, 저유황은 환경과 엔진 수명 모두 도움이 된다(Fernando et al., 2007). 황 함량이 증가하면 연소실에 저온 부식이 발생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연소실의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측정 결과 바이오디젤 모든 혼합비율에서 0.04 ~ 0.02였으며, ISO 품질기준(0.05 max)에 만족하였으며, 혼합비율이 높아질수록 낮게 나타났다.
회분은 석유제품을 완전 연소시켰을 때 타지 않고 남는 잔류물로 금속분은 연소하면 산화물이 되고 기관에 퇴적물 을 생성하여 실린더 마모를 유발하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ISO 8217:2017에서는 0.01 mass% 이하를 요구하고 있으나, 측 정결과 모든 회분 함량은 0.01 mass% 미만으로 나타났으므로 ISO 품질기준을 만족하였다.
밀도는 열량, 동점도, 윤활성 등 석유제품의 기본물성과 엔진 출력, 배출가스와 관련된다. 밀도가 높으면 점화와 관련된 점도도 높아져 NOx 배출이 증가하고 밀도가 낮아지면 공기-연료 및 분무화의 효율성이 좋아진다(Ali et al., 1995). 측정 결과 바이오디젤 모든 혼합비율에서 843 ~ 848.8이었으며, ISO 품질기준(890 max)에 만족하였으며, 혼합비율이 높아질수록 높게 나타났다.
산값은 시료 1 g에 포함된 산을 중화시키는데 필요한 KOH 의 mg 수를 의미한다. 연료에 높은 산이 포함되면 연료 공급 시스템에 부식시킬 수 있고 바이오디젤은 선박용 경유에 비해 산가가 높아 그 함량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Atabani et al., 2013). 측정 결과 바이오디젤 모든 혼합비율에 서 0.05 ~ 0.12이었으며, ISO 품질기준(0.5 max)에 만족하였으며, 혼합비율이 높아질수록 높게 나타났다.
10 % 잔유 중 잔류탄소분은 연소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잔류 탄소가 많으면(특히 엔진이 저부하에서 작동 할때)연소 실에 연소 잔여물이 모인다. 잔류물은 엔진의 슬라이딩 부분에 모여 윤활유의 기능 저하와 소비를 증가시킨다. 측정 결과 바이오디젤 모든 혼합비율에서 0.02였으며, ISO 품질기 준(0.3 max)에 만족하였다.
3.2 금속 부식성
Fig. 5는 금속 시편 0, 30, 90, 180일 경과 후 무게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구리는 30 ~ 90일까지 상온 및 60 ℃ 환경에서 모든 바이오 디젤 혼합비율의 무게 변화는 0 ~ 0.1 mg/cm2으로 나타나 부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180일 경과 시, 바이오 디젤 20 % 혼합비율은 상온 환경에서는 0 ~ 0.8 mg/cm2로 부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나, 60도 환경에서는 무게 변화가 4.1 mg/cm2로 크게 나타났다. 상온보다는 60 ℃ 환경에서 부식 이 더 발생하였으며, 구리는 표면에 생성되어 있는 구멍과 침전물을 통한 무게 손실 및 높은 온도에서 활발하게 작용 하는 산소와 상호 작용하여 외부 층에서 CuO/CuCO3를 형성 하고 내부 층에서 Cu2O를 형성하기 때문에 산소가 풍부한 바이오디젤에서 구리가 타 금속에 비해 부식되기 쉬운 것으로 판단된다(Geller et al., 2008;Fazal et al., 2011;Mankowski et al., 1997).
구리를 제외한 4종 금속(탄소강, 철, 알루미늄, 니켈)에 대 한 부식성 확인 결과, 무게 변화가 매우 미비함을 확인하였다.
3.3 저장 안정성
Fig. 6 ~ 7은 바이오디젤 혼합비율 0 %, 5 %, 10 %, 20 %에 따라 상온 및 60 ℃ 환경에서 180일 경과 후 바이오디젤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180일 경과 후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변색, 슬러지 발생, 연료 분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선박 연료로써 바이오디젤의 사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기초연구로 선박용 경유와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 0 %, 5 %, 10 %, 20 %에 따른 4가지에 대해 성분 분 석, 금속 부식성, 저장 안정성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 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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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험용 연료 성분 분석은 바이오디젤 모든 혼합비율이 ISO 8217:2017 기준에 만족하였다.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에 따라 동점도, 밀도, 산값은 혼합비율이 높아질수록 높게 나타났으며, 황분은 혼합비율이 높아질수록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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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금속 부식성은 탄소강, 철, 알루미늄, 니켈의 경우 무 게 변화가 매우 미비함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구리의 경우 가혹 조건(60 ℃)의 바이오디젤 20 % 혼합비율에서는 기존 시편 무게 대비 4.1 mg/cm2의 부식에 따른 무게 변화가 나타 났다. 그 이유는 구리의 표면에 생성되어 있는 구멍과 침전물을 통한 무게 손실 및 높은 온도에서 활발하게 작용하는 산소가 풍부한 바이오디젤과 상호작용하여 외부 층에서 CuO/CuCO3를 형성하고 내부 층에서 Cu2O를 형성하기 때문 에 타 금속에 비해 부식되기 쉬운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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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장 안정성은 180일간 상온과 60℃ 환경에 보관 진행 하였으며, 변색, 슬러지 발생, 연료 분리를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현재 7 %로 한정된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을 20 %까지 증가시켜도 기존 선박 연료 수준의 품질 과 안정성이 유지됨을 확인하였다. 이는 바이오디젤 혼합이 선박 연료의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대체 연료로써 가능성을 나타낸다. 추후 연구에서는 운항 중인 선박 엔진에서 적용하여 바이오디젤 혼합 안정성에 대한 실증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