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산불은 발생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한 번 발생 하면 대형산불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전 지구적인 규모 에서는 산불 발생 및 증가 원인의 하나로 기후변화를 지적 하고 있다. 산불 발생 가능성은 온난화와 가뭄의 증가로 점 차 높아지며, 그 시기도 변하고 있다(IPCC, 2021).
기후변화에 따른 산불 발생의 한 예로서 호주는 지난 100 년간 가장 덥고 건조한 해인 2019~2020년에 6개월 동안 우리 나라 2배 이상인 약 5천만 에이커(202,343 km2)를 잿더미로 만 든 산불을 경험하였다(Australian Marine Conservation Society, 2020). 미국은 캘리포니아의 산불로 4백만 에이커(16,187 km2) 이상을 소실하였고(radiokorea.com/news/article.phy?uid=353676),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등 유럽을 덮친 산불도 엄청난 인명 과 재산 피해를 남겼다. 이러한 대형산불의 원인은 지구온 난화에 의한 기후변화 영향이라고 관련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다. 이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과 건조한 산림 환경이 산불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국가통계포털(https://kosis.kr)에서 제공하는 산림청 산불 발 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산불이 주로 봄철인 3~5월에 발생하였다(Fig. 1). 이 산불의 원인은 주로 입산자 실화, 논· 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건축물 화재, 담뱃불 실화, 성묘 객 실화, 어린이 불장난 등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산불 발생 후 확산 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기온, 토양 수분, 강 수, 바람, 습도 등을 들 수 있다(Kim et al., 2013).
2022년 동해안의 대형산불은 3월 4~13일에 울진에서 삼척 까지 확산되면서 213시간 발생하였다(dongascience.com/news. phy?idx=53546). 산불 발생 직전 울진의 3개월(2021년 12 월~2022년 2월) 강우량은 13.3 mm로 1973년 이후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 상태였다. 따라서 산불 발생은 적은 강수량으 로 숲이 바짝 마른 상태에서 국지성 바람 등에 의해 더욱 확 산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산불로 인한 유해 요소는 솔잎 잿물과 토사, 소화약제 성 분 등이며, 일반적인 식물 연소로 생성된 재는 소량의 인산, 칼슘, 탄산칼륨 등이 주된 성분으로 나타난다. 미국 지질조 사국(U. S. Geological Survey)이 남가주 28개 지점에서 2007년 11월에 채취한 산불 재의 경우, pH는 9.8-10.9로 강한 부식성 의 알칼리도를 나타내었다(http://pubs.usgs.gov/). 그리고 산불 발생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는 벤 조피렌과 같이 발암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도 포함되어 있 다. 산불 진화에 사용되는 소화약제는 송사리 반수치사량 (LC50) 어독성 실험과 토양생물에 대한 독성영향평가에서 도 환경 독성의 영향을 지적하고 있다(Kim et al., 2007;Kim et al., 2008).
산불 피해 지역에서 장마나 태풍 등에 동반한 강우에 의 한 유출수는 환경 오염원이 포함된 토사와 함께 하천 등을 통하여 연안으로 유입되어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토사와 함께 유입된 산불 재와 잔해 등은 해수의 탁도 증 가로 해양식물의 광합성을 저해시킬 수 있다. 그리고 연안 에 유입된 물질은 바닥에 가라앉으면 어류 등 해양생물의 서식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산불 진화를 위해 사용 된 소화약제 등에 포함된 다량의 영양염류(인, 질소 등)는 물질순환에 영향을 미쳐 바닷물을 부영양화시킬 것이다 (Steidinger, 1983;Kang et al., 2003;Silins et al., 2014).
연안환경에 대형산불 발생지의 유해 요소가 미치는 영 향 유무에 대한 조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 구에서는 울진군 대형산불 발생지의 인근에 위치한 마을어 장 4곳을 선정하여 수질 및 저서식물인 해조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조사 결과로부터 연안 에서 직접적인 산불의 영향에 대한 유무 판단과 함께 향후 유사한 현상 발생에 대응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축적하고 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울진군 대형산불 피해 지역과 인접한 마을 어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울진군의 나곡해변 (F-1), 후정해변(F-2), 봉평해변(F-3)의 3곳을 선정하였다. 대조 구 해역은 산불 발생 지역과 공간적으로 벗어나 있고, 주변 하천의 영향과 북상하는 동한난류의 흐름 등을 고려하여 울 진군 남쪽에 위치한 공세항(F-C)을 선정하였다(Fig. 2).
연안에 유입된 산불 재와 잔해 등이 마을어장 등의 수질 및 저서식물인 해조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조 사는 총 4회에 걸쳐서 대형산불 진화 직후인 3월 16일과 6월 20일, 9월 16일, 11월 17일에 잠수조사를 실시하였다.
수질 조사는 다항목수질측정기(ProDSS, YSI, USA)를 이용 하여 수온과 수소이온농도(pH)를 측정하였다. 해조류의 정 량 조사는 50×50 cm 방형구로 채집하였고, 동정된 표본은 단 위 면적당 습중량(gWWt/m2)으로 환산하였다. 종 동정은 Kang(1968), Lee and Kang(2001), NFRDI ESFRI(2007), MIFAFF NFRDI(2010) 등을 참조하였다.
해조류의 군집구조는 채집된 출현종수와 습중량 자료로 종다양성 지수(H´, 식(1))(Pielou, 1977), 종풍부도 지수(R, 식 (2))(Margalef, 1963), 종균등도 지수(E, 식(3))(Pielou, 1966), 종 우점도 지수(D, 식(4))(Simpson, 1949)를 구하였다.
여기서 P는 종의 점유율, S는 출현종수, N은 출현개체수이다.
계절별과 정점별 분석된 생태지수에 대한 분산분석은 통계 패키지를 이용하여 one-way ANOVA(Analysis of variance test) 로 유의성 검정을 하였다. 유사도 분석(Similarity analysis)은 정점별로 출현종수와 단위 면적당 습중량(gWWt/m2)으로 하 였다. 그리고 모든 자료는 Fourth root로 변환하여 Bray-Curtis 지수(Bray and Curtis, 1957)를 사용하여 유사도를 표현하였다.
군집분석(Cluster analysis) 시 그룹 간 연결방식은 Complete linkage를 이용하였고, 그룹 간 유사도로 수지도(Dendrogram) 를 작성하였다. 월별 및 정점별로 분리된 그룹 간의 공간적 분포 특성과 유사성 차이는 다차원척도분석(MDS, Multi Dimensional Scaling)으로 파악하였다. 군집분석의 생물군집에 따른 종의 기여도는 SIMPER 분석(Clarke and Warwick, 2001) 을 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마을어장과 대조구 해역의 수질 특성
울진군의 대형산불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마을어장인 나곡해변(F-1), 후정해변(F-2), 봉평해변(F-3)과 대조구 해역인 공세항(F-C)에서 계절별(3, 6, 9, 11월) 수질 특성을 조사하였 다. 이들 해역의 평균수심은 약 5 m 전후로써 바람이나 태양 열 등에 의해 수온 등의 변동이 심한 곳이다.
연구 대상 전체 해역에서 수온의 변동은 3월부터 9월까지 증가하였다가 11월에 감소하는 계절적인 특성이 나타났다 (Fig. 3). 특히 6월은 해면 가열의 진행과 함께 표층과 저층 간의 수온 차가 다른 시기에 비하여 컸었고, 특히 F-2와 F-C 해역에서 3.5℃~5.7℃로 그 차가 크게 나타났다.
수소이온농도(pH) 분포는 표층과 저층이 각각 8.07~8.30, 8.12~8.48로 최소는 6월에 표층(8.07), 최대는 9월에 저층(8.48) 에서 나타났다(Fig. 4). pH 변화는 3월부터 9월까지는 증가하 였다가 11월에 감소하는 수온의 변동과 유사하였다. 한편, 저층은 표층과 반대로 3월부터 6월까지 감소했으나 9월에 다시 증가하여 11월에 감소하였다.
국립수산과학원 어장환경모니터링의 10년(2012~2021)간 울진군과 삼척시 3개 정점(죽변, 울진, 임원)에서 조사한 자 료를 시기별로 평균한 표층과 저층의 pH 값은 8.03~8.53과 7.9~8.52로 각각 나타났다(Table 1). 또한, 수산생물 서식 어장 환경기준(해양수산부고시 제2017-109호, 2017.7.21.)은 표층 pH의 연평균이 7.8~8.2 로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관측 된 마을어장 4곳의 pH 분포범위(8.07~8.48)는 어장환경모니 터링의 울진군과 삼척시 자료와 해양수산부고시 pH 기준에 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산불에 의한 pH 변화는 거 의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3.2 정량조사에 의한 해역별 종조성과 우점율
본 연구해역에서 분기별(3, 6, 9, 11월) 출현한 해조류의 출 현종수와 출현량(습중량)을 Table 2와 Fig. 5에 나타내었다.
3월에 출현한 해역별 해조류의 총 종수는 F-1 해역에서 12종, F-2와 F-3 해역에서 6종, F-C 해역에서 4종이 나타났다 (Fig. 5 (a), Table 2). 해조류의 종조성별 해역 특성은 녹조류 (Chlorophyta)가 F-1과 F-C 해역에서 1종, F-2 해역은 2종이었 다. 대롱편모조류(갈조류, Ochrophyta)는 F-1 해역이 4종, F-2 와 F-C 해역이 2종, F-3 해역은 3종이었다. 홍조류(Rhodophyta) 는 F-1 해역 7종, F-3 해역 3종, F-2와 F-C 해역에서 2종과 1 종이었다. 전 해역의 습중량 총량은 6771.44 gWWt/m2이었다. F-1 해역의 대롱편모조류인 미역(Undaria pinnatifida)의 습중 량이 2883.4 gWWt/m2 (42.6%)로 전 해역에서 가장 우점하였 다. 다음으로 F-C 해역의 미역이 2455.52 gWWt/m2 (36.3%), F-2 해역의 미끈뼈대그물말(Dictyopteris divaricata)이 735.04 gWWt/m2 (10.9%), F-3 해역의 괭생이모자반(Sargassum horneri) 이 141.2 gWWt/m2 (2.1%) 순으로 우점하였다.
6월에 출현한 해역별 해조류의 총 종수는 F-2 해역이 15 종, F-C 해역이 11종, F-3와 F-1 해역에서 각각 8종과 7종이 출현하였다(Fig. 5 (a)). 종조성별 해역 특성은 녹조류가 F-1과 F-2 해역에서 1종, F-C 해역이 3종 나타났다. 대롱편모조류는 F-1 해역이 3종, F-2와 F-C 해역에서 4종, F-3 해역이 2종이었 다. 홍조류는 F-1 해역이 3종, F-2 해역이 10종, F-3 해역이 6 종, F-C 해역에서 4종이었다. 전 해역의 습중량 총량은 7414.34 gWWt/m2이었고, F-2 해역의 미역(U. pinnatifida) 습중 량이 2272.54 gWWt/m2 (30.7 %)로 전 해역에서 가장 우점하였 다(Table 2). 다음으로 F-C와 F-1 해역에서 미역이 각각 1755.56 gWWt/m2 (23.7 %), 1223.78 gWWt/m2 (16.5 %), F-3 해역 의 우뭇가사리가 637.44 gWWt/m2 (8.6 %) 순으로 우점하였다.
9월에 출현한 해역별 해조류의 총 종수는 F-1 해역에서 14종, F-2 해역이 10종, F-3과 F-C 해역에서 각각 5종, 2종이 출현하였다(Fig. 5 (a)). 종조성별 해역 특성을 보면, 녹조류는 F-1 해역에서 2종, F-2와 F-3 해역에서 각 1종이 출현하였다. 대롱편모조류는 F-1과 F-2 해역에서 2종, F-3 해역이 1종이었 다. 홍조류는 F-1과 F-2 해역에서 각각 9종과 7종, F-3과 F-C 해역에서 각각 3종과 2종이었다. 현화식물(Magnoliophyta)은 F-1 해역에서만 새우말(Phyllospadix iwatensis) 1종이 출현하였 다. 각 해역에서 가장 우점한 해조류는 F-1과 F-2 해역의 녹 조류인 청각(Codium fragile), F-3과 F-C 해역은 홍조류인 우뭇 가사리(Gelidium elegans)와 혹돌잎류(Lithophyllum sp.)이었다. 전 해역의 습중량 총량은 566.14 gWWt/m2이었고, F-3 해역의 우뭇가사리 습중량이 128.92 gWWt/m2 (22.8 %)로 가장 우점하 였다. 다음으로 F-2와 F-1 해역의 청각이 각각 117.08 gWWt/m2 (20.7 %), 87.24 gWWt/m2 (15.4 %), 그리고 F-C 해역의 혹돌잎 류가 32.02 gWWt/m2 (5.7 %) 순으로 우점하였다(Table 2).
11월에 출현한 해역별 해조류의 총 종수는 F-1와 F-3 해역 에서 13종, F-2 해역이 5종, F-C 해역에서 1종이 출현하였다 (Fig. 5 (a)). 종조성별 해역 특성을 보면, 녹조류는 F-1 해역에 서만 2종이 나타났다. 대롱편모조류는 F-1 해역이 6종, F-2와 F-C 해역에서 각 2종이었다. 홍조류는 F-3 해역에서 10종, F-1 해역이 4종, F-2 해역이 3종, F-C 해역에서 1종이었다. 현 화식물은 F-1 해역에서만 새우말(P. iwatensis) 1종이 출현하 였다. 해역별로 가장 우점한 종은 F-1과 F-2 해역의 작은구 슬산호말(Corallina pilulifera), F-3 해역의 괭생이모자반(S. horneri), F-C 해역의 혹돌잎류(Lithophyllum sp.) 이었다. 전 해 역에서 습중량의 총량은 642.62 gWWt/m2이었고, F-C 해역의 혹돌잎류 습중량이 327.44 gWWt/m2 (60 %)로 전 해역에서 가 장 우점하였다(Fig. 5 (b)). 다음으로 작은구슬산호말은 F-2와 F-1 해역에서 각각 53.8 gWWt/m2 (8.3 %)과 46.06 gWWt/m2 (7.2 %), F-3 해역의 괭생이모자반이 17.94 gWWt/m2 (2.8 %) 순으로 나타났다.
해조류 출현 양상은 파래류, 모자반류, 바탕말류, 불레기 말, 도박류, 새우말류가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 3월과 6월 은 미역, 붉은까막살, 애기돌가사리 등이 많았고, 9월 이후는 녹조류인 파래류, 청각과 홍조류인 산호말류, 혹돌잎류가 많 았다.본 연구의 우점종 중 석회질로 형성된 작은구슬산호말 (C. pilulifera)은 다른 연구(Boo, 1987;Shin et al., 2008;Shin et al., 2011, Lee et al., 2015)에서도 수차례 보고되었다(Table 3).
Shin et al.(2011)에 의하면, 작은구슬산호말은 포항, 축산에 서 강원도의 대진까지 널리 분포하여 우리나라 동해 연안에 주요 우점종인 것을 알 수 있다. 산호말류와 혹돌잎류의 출 현이 높은 것은 겨울철 대형해조류가 번무할 때 눈에 띄지 않던 것이 여름철 대형해조류의 갯녹음으로 사라지면서 기 존에 서식종인 산호말류, 혹돌잎류 등이 관찰된 것 같다. 일 반적으로 무절산호조류는 극상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는 특 징을 가지며(Kim, 1999), 물리ㆍ화학적 반응으로 표면 세포 층이 벗겨나가는 박리현상이 나타난다. 즉, 해조류의 부착 기질이 이곳에 부착하여 파도 등에 의해 탈락하면서 무절산 호조류의 분포가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Johnson and Mann, 1986;Keats et al., 1993;Suzuki et al., 1998;Kim et al., 2014a).
본 연구해역은 시기에 따른 해역별 우점종의 출현과 함께 전 시기에 걸쳐서 녹조류 14.5 %, 대롱편모조류(갈조류) 25.8 %, 홍조류 58.1 %, 현화식물 1.6 %로 홍조류가 가장 많았다.
온대해역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는 홍조류는 우리나라 남 쪽의 수온이 높은 제주도 연안뿐만 아니라 본 연구해역에서 도 가장 많이 출현한 종으로 나타났다(Boo, 1988). Lee and Kang(1986)에 의하면, 동해안에는 우리나라 해조류의 약 67 % 인 총 414종이 분포하고 있다. 여기서 홍조류 231종, 갈조류 99종, 녹조류 51종, 남조류 33종이 차지하고 있었다(Lee and Kim, 1999). Jeong et al.(2014)이 죽변에서 조사한 결과에서도 홍조류 66.7 %, 갈조류 20.5 %, 녹조류 10.2 %, 현화식물 2.6 % 가 출현하였다. Lee et al.(2015)은 축산에서 홍조류 63.2 %, 갈 조류 23.5 %, 녹조류 13.3 %를 제시하였고, Choi et al.(2006)은 울진 연안에서 홍조류 54.0 %, 갈조류 33.3 %, 녹조류 12.6 %를 보고하였다. 해조류 출현 종과 종수 등은 조사자에 따라 차이 가 있지만, 종조성 비율은 유사하였다. 종조성 비율은 홍조류 > 대롱편모조류(갈조류) > 녹조류 순으로 이는 해조류 간의 경쟁과 빛의 유용성 감소로 홍조류가 생존경쟁과 광합성 이 용에 유리하여 높은 비율을 보인 것 같다(Jeong et al., 2014).
3.3 해역별 해조류의 생태학적 지수
마을어장 4개 해역에서 분기별(3, 6, 9, 11월)로 조사한 출 현 종과 생체량으로 계절별 해조류의 생태학적지수를 분석 하였다(Table 4).
3월의 해역별 생태학적 지수를 보면, F-3 해역은 종균등도 (0.7)와 종다양성(1.26) 지수가 다른 해역보다 높았고, 종우점 도는 다른 해역에 비해 가장 낮았다. 그리고 종풍부도(0.88) 는 F-1 해역보다 낮았지만 다른 해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았 다. F-2 해역도 F-1과 F-C 해역보다 종균등도(0.24)와 종다양 성(0.43)는 높았으나 종우점도는 낮았다. 따라서 F-2와 F-3 해 역은 해조류의 고른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F-1과 F-C 해역은 종균등도(0.13, 0.14)와 종다양도(0.32, 0.2) 지수가 낮 았는데, 이는 대롱편모조류인 미역(U. pinnatifida)이 높은 습 중량으로 우점하였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6월의 해역별 생태학적 지수는 F-1 해역의 종풍부도(0.79) 지수가 다른 해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종균등도(0.44) 와 종다양도(0.86) 지수는 높았다. 이 결과는 특정 해조류의 우점보다는 고른 분포 특성을 의미한다. F-2와 F-C 해역은 종풍부도(1.79, 1.32)와 종우점도(0.85, 0.84)가 높았고, 종균등 도(0.16, 0.17)와 종다양성(0.42, 0.4)은 낮았다. 이 해역들은 다 른 해역보다 상대적으로 종의 수가 많았고, 높은 습중량을 지닌 미역(U. pinnatifida)이 다른 종보다 우점하였다.
9월의 경우, F-1과 F-2 해역은 종풍부도(2.44, 1.72), 종균등 도(0.65, 0.52) 및 종다양도(1.73, 1.21)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 타나 해조류의 고른 분포를 나타낸다. 한편, F-3와 F-C 해역 은 다른 해역에 비해 종우점도(0.81, 1.0)를 제외한 지수들이 낮아 특정 종의 우점을 나타낸다. 이들 해역은 우뭇가사리 (G. elegans)와 혹돌잎류(Lithophyllum sp.) 같은 특정 종의 우점 이 이들 지수에 반영되어 있다.
11월의 경우, F-3과 F-1 해역은 9월의 F-1과 F-2 해역과 같 이 종풍부도(2.77, 2.38), 종균등도(0.76, 0.75) 및 종다양도 (1.95, 1.93) 지수가 높아 해조류의 고른 분포를 나타낸다. F-C 해역은 종우점도(1.0) 지수가 가장 높았고, F-2 해역도 F-C 해역 다음으로 종우점도(0.47)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F-2 해역은 작은구슬산호말(C. pilulifera)이 우점하였고, F-C 해역 은 혹돌잎류(Lithophyllum sp.)가 가장 우점하였다.
계절적으로 3월과 6월은 해역별로 다양한 해조류가 나타 났지만, 미역의 우점에 따라 우점도 지수가 높았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다른 생태학적 지수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런데 9월과 11월에는 F-C 해역에서 혹돌잎류가 가장 우점 하면서 우점도 지수가 높았고, F-1과 F-2 해역은 9월에 F-3해 역은 11월에 홍조류가 고루 분포하였고, 종다양도 지수와 종 풍부도 지수가 높았다.
계절과 정점에 따른 생태학적 지수의 유의성을 one-way ANOVA로 분석하였다(Table 5). 계절에 따라 종의 풍부도, 균 등도, 다양도 그리고 우점도는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 지 않았다. 정점에 따라 우점도만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 며 풍부도, 균등도, 다양도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각 정점별 우점도를 비교한 결과, F-1과 F-3정점은 대조구보다 낮았으나, F-2정점은 대조구 정점과 차이가 없었 다(Dunnett’s test, p<0.05).
3.4 해역별 해조류의 군집분석
해역별 해조류의 출현종수와 습중량으로 시기별 정점에 따른 유사도를 분석한 후 군집분석을 하였다. 해조류 군집 의 유사성을 분석한 결과, 군집은 크게 그룹 A와 B로 구분 되었다(Fig. 6).
그룹 A는 해조류의 분포가 다양하고 풍부한 시기로 분류 되었고, 여기서 다시 그룹 A-1과 그룹 A-2로 구분하였다. 그 룹 A-1은 해조류의 습중량과 종수가 A-2보다 낮으면서 F-3 정점이 주로 포함되었다. A-2는 습중량과 종수가 가장 높은 그룹으로 F-1정점의 모든 시기와 F-2 및 F-C정점의 3~6월이 속하였다.그룹 B는 해조류의 습중량과 종수가 가장 낮으며 F-C정점의 9~11월이 속하였다.
군집분석 결과에서 군집 차이에 따른 종의 기여도를 보기 위하여 SIMPER 분석을 하였다(Table 6과 7). 그룹 A와 B를 구분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보인 종은 미역(U. pinnatifida)으 로서 33.77 %의 기여도를 나타내었으며, 다음은 혹돌잎류 (Lithophyllum sp.), 우뭇가사리(G. elegans), 미끈뼈대그물말(D. divaricata) 순서로 나타났다. 그룹 A는 미역(U. pinnatifida), 우 뭇가사리(G. elegans), 미끈뼈대그물말(D. divaricata)의 습중량 이 높았고, 그룹 B는 혹돌잎류(Lithophyllum sp.)의 습중량이 높 으며 앞선 3종이 미출현하는 특징으로 구분되었다(Table 6).
그룹 A를 A-1과 A-2로 세분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종은 미역(U. pinnatifida)으로 49.42 %의 기여도를 보였고, 다음으로 우뭇가사리(G. elegans)(11. 49 %)와 미끈뼈대그물말(D. divaricata) (9.71 %) 순서로 나타났다(Table 7). 이 두 그룹 중에서 A-1은 우 뭇가사리(G. elegans)의 평균 습중량이 193.28 gWWt/m2 높았으 나, 나머지 2종은 미출현하는 특징을 보였다. 그룹 A-2는 미역 의 평균 습중량이 1323.97 gWWt/m2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미끈뼈대그물말(D. divaricata) 평균 습중량이 106.52 gWWt/m2 였고 우뭇가사리는 미출현하였다(Table 7). 따라서 연구해역 의 그룹 구분은 출현종수와 습중량을 바탕으로 특정 해조류 의 출현 유무로 나누어졌다. 대형 해조류(미역 등)가 번무하 는 시기 그리고 하계 갯녹음으로 대형 해조류가 없어지면서 무절산호조류의 출현이 상대적으로 높은 해역 그리고 그 외 해역 등으로 구분되었다. 따라서 본 조사 해역에서 해조류 분 포 양상은 수온에 따른 계절·지역적 출현종 차이가 주요 요인 으로 작용하였으며, 산불로 인한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다.
Table 2에 제시한 바와 같이 해역별로 출현한 해조류를 보 면, F-1 해역은 녹조류 4종, 대롱편모조류(갈조류) 10종, 홍조 류 17종, 현화식물 1종이 나타났다. F-2 해역은 녹조류 3종, 대롱편모조류(갈조류) 8종, 홍조류 16종이었다. F-3 해역은 녹조류 1종, 대롱편모조류(갈조류) 6종, 홍조류 15종, 현화식 물 1종 이었고, F-C 해역은 녹조류 4종, 대롱편모조류(갈조 류) 5종, 홍조류가 6종이 출현하였다. 일반적으로 녹조류와 홍조류는 온대나 열대역, 갈조류는 한대역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eney, 1977). 이같은 해조류의 지리적 특색을 비교하기 위하여 전체 시기에 대한 갈조류(P)에 대한 홍조류(R)의 비(R/P), 갈조류(P)에 대한 녹조류(C)의 비(C/P), 갈조류(P)에 대한 홍조류(R)와 녹조류(C)에 대한 비((R+C)/P) 를 해역별로 Table 8에 나타내었다.
Segawa(1956)는 갈조류(P)에 대한 녹조류(C) 비(C/P)로 한대 해역은 0.4, 아열대해역은 1.5, 두 지역의 중간값은 온대해역 으로 제시하였다. Feldmann(1937)은 갈조류(P)에 대한 홍조류 (R)의 비(R/P)로 한대․온대 지역은 1.1, 열대지역은 4.3을 제 시하였다. Cheney(1977)는 갈조류(P)에 대한 홍조류(R)와 녹 조류(C)에 대한 (R+C)/P의 값으로 이 값이 3보다 작을 때는 한대․온대성, 그 값이 6 이상이면 열대성, 그리고 그 중간 값이면 혼합형 해조상으로 구분하였다.
Table 8에 제시한 R/P와 (R+C)/P 값은 F-3 > F-2 > F-1 > F-C 해역의 순으로 F-3 해역에서 가장 높았고, C/P 값은 F-C > F-1 > F-2 > F-3 해역의 순이었다. 본 연구해역은 R/P 비가1.2~2.5 로 Feldmann(1937)이 제시한 한대․온대와 열대해역의 중간 값으로 혼합 식생의 특징을 보였다. C/P 값은 Segawa(1956)가 제시한 바에 의하면, F-1~3 해역은 0.2~0.4로 한대해역, F-C 해역은 온대해역의 특징이 나타났다. 그리고 (R+C)/P 값은 2.1~2.67로 Cheney(1977)가 제시한 3 미만으로 한대․온대성 해조상이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해역은 지리적으로 동해 남부와 중부의 중간과 그 북쪽에 위치하여 해조류의 분포 특성도 한대․온대의 혼합형 해조상이었다.
울진군의 죽변 주변 해역은 우리나라 동해 남부와 중부의 경계지역에 위치하여 해양학적인 측면에서도 동한난류와 북한한류수의 영향을 쉽게 받을 수 있는 해역이다. 특히, 연 안의 조하대는 수심이 얕아 열저장 용량이 적기 때문에 바 람이나 기온 등 기상에 영향을 쉽게 받을 수 있다. Kim et al.(2014b)은 죽변의 표면수온 장기변동 분석에서 수온은 봄 과 여름에 증가하였고, 가을과 겨울은 동해 남부와 중부 해 역에 비하여 수온의 증가 경향이 뚜렷한 것이 기후변화와 관계있다고 하였다. 2022년 3월에 발생한 울진군 산불 영향 을 조사한 결과에서 조하대에 산불잔해 등과 같은 오염원은 없었고, 오히려 해역별로 갯녹음(백화) 진행 현상이 관찰되 었다. 마을어장인 나곡(F-1)과 후정(F-2)은 저질이 사질과 자 연 암반으로 형성되어 있었고, 저서식물들의 서식과 함께 갯녹음이 진행 단계를 보였다. 그리고 봉평(F-3)과 공세항 (F-C)은 자연 암반이 넓게 형성되었으며, 갯녹음이 심화 단 계를 보였다. 한편, 본 연구에는 출현하지 않았지만 온대성 해역에 서식하는 참국수나물(N. vermiculare)과 같은 해조류 가 죽변과 강원도 전체에 출현하고 있는 있었다(Boo, 1987;Jeong et al., 2014). 이것은 해조류의 분포가 수온 상승 등의 기후변화로 북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2022년 3월에 발생한 울진군 대형산불 발 생이 연안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울진군 마 을 어장 3개소와 대조구 해역에서 수질조사와 함께 잠수조 사로 해조류 시료를 정량 채취하여 분석하였다.
산불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조사한 마을 어장과 대조구 해역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수소이온농도(pH)는 표층과 저 층에서 각각 8.07~8.30, 8.12~8.48로 나타났다. 이 값은 해양수 산부고시(제2017-109호)의 수산생물 서식 어장환경기준 (7.8~8.2)과 어장환경모니터링사업의 울진군과 삼척시 연안 에서 관측되는 범위(7.9~8.53) 내에 나타나 산불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는 동해안 지형적으로 하천이 크게 발달하지 않아 연안으로 유입되는 유량이 적 고, 연안으로 유입된 오염물질도 해류를 따라서 빠르게 확 산·희석되는 물리적 환경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
울진군 산불 영향이 연안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연안 5 m 이내의 조하대에서 잠수조사로 해조상을 파악한 결과, 산불 잔해 등과 같은 오염원은 없었다. 한편, 연구해역은 외해와 접하고 있어 해류 등에 의한 파도의 영향과 함께 조하대는 모래와 암반이 발달 되어 무절산호조류가 자연 암반을 뒤덮 어 해역별로 갯녹음 현상이 진행 및 심화 단계를 보였다.
해조류에 대한 정량조사 결과, 전체 시기에 대한 해조류 의 종조성 비율은 홍조류(58.1 %) > 대롱편모조류(갈조류, 25.8 %) > 녹조류(14.5 %) > 현화식물(1.6 %)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시기별 습중량에 따른 해역의 해조류 우점종은 3월과 6월에 F-1과 F-2 해역에서 대롱편모조류(갈조류)인 미역이 가장 우점하였다. 9월과 11월은 F-3과 F-C 해역에서 각각 홍 조류인 우뭇가사리와 혹돌잎류가 가장 우점하였다. 군집분 석 결과에서는 크게 2개(A, B)의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그룹 A는 해조류의 분포가 다양하고 풍부한 시기, 그룹 B는 종 다양성과 특정 종의 우점이 출현한 시기로 구분되었다. R/P, C/P, (R+C)/P 비율로 분석한 해조류의 지리적인 특성은 한대 와 온대의 혼합형 해조상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대형산불 발생 후 마을어장을 대상으로 수 질과 해조류 분포에 대한 산불 영향을 파악한 결과, 수온에 따른 계절변화가 뚜렷하였고 산불에 의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본 조사 동안은 태풍 등을 동반한 집중 강우 가 심하지 않아서 막대한 양의 산불재나 토사가 연안으로 유입되지 않았다. 향후 산불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 링과 유사 사례 발생 시 다각적인 측면에서 체계적인 조사 와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산불 규모는 호주와 미국 등에 발생하는 대형산불에 비해 그 규모가 매 우 작았지만, 기후변화로 산불의 빈발화, 장기화 및 대규모 화로 인한 피해는 지금과 다를 수 있다. 해외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산불로 인해 강한 염기성을 띤 부영양화 현상 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이곳에 서식하는 해조류를 비롯한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