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방파제를 비롯한 해양 및 연안 구조물의 설계와 해양개발 계획, 선박의 설계 등을 위해서 대상해역의 파랑에 대한 정 보는 필수적이다. 특히, 설계파고는 해양 및 연안 구조물의 단면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설계파가 낮은 경 우에는 과소설계가 되어서 태풍으로 인한 고파랑 발생 시 연안 구조물의 파손 등으로 큰 피해가 예상되며, 반대로 설 계파가 높게 설정되는 경우에는 건설비가 증가하여 막대한 예산 낭비를 유발하기 때문에 설계파고는 신중하게 결정되 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설계파는 먼저 심해설계파를 결정하고 이에 파의 굴절, 회절, 천수 변형 및 쇄파 등에 의한 파랑변형을 고려하여 구조물 또는 배후시설에 가장 불리하게 작용하는 파를 사용한다. 심해설계파는 장기간의 실측자료 또는 기상 자료에 의해 추산한 값을 통계분석하여 발생확률을 추정하 고 재현기간에 상응하는 파랑으로 결정하며, 내용연수를 50 년으로 상정한 항만시설물의 경우 통상적으로 50년 재현기 간의 설계파를 적용한다(MOF, 2017).
1970년대부터 급속하게 진행된 산업화에 따라 항만시설 이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주변해역의 심해 설계파를 산정할 필요성이 제기되어 1971년 건설부가 우리나라 전 항만에 대한 심해설계파를 추산하였고 1980년 대까지 해운항만청, 수산청, 농업진흥공사 등 여러 관계기관 에서 사업의 목적과 필요성에 따라 설계파를 산출하였다. 1988년에 수산청은 우리나라 어항의 설계파를 산출하기 위 해서 한반도의 동해와 남해에서 심해설계파를 추산하였다 (KORDI, 2005).
2005년 이전에는 태풍과 계절풍으로 발생하는 바람장을 이용하여 주요 항만과 해역의 설계파를 결정했으나, 2005년 해양연구원의 “전해역 심해설계파 추정 보고서”에서는 장기 파랑추산자료를 전 격자에서 16방위별로 극치분석하여 재현 빈도별로 심해설계파고를 제시했다(KORDI, 2005). 최근 해양 수산부(MOF, 2019)는 “전국 심해설계파 산출 보고서”에서 ECMWF 기반 3D WRF 재분석 바람자료를 사용하여 비태풍 시 35년간(1979년~2013년) 파랑을 장기 연속산출하고, 태풍 시는 1959~2017년까지 태풍에 대하여 태풍파를 추산한 후 GEV 분포함수에 의한 극치분석 결과를 심해설계파로 제시 하였다. 또한 심해설계파로부터 천해설계파 산출 시 내부 영역에서 바람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해상풍의 영향 을 고려한 수치계산이 가능하도록 1979년~2017년까지의 연 별, 풍향별 최대풍속자료로부터 빈도별 풍속을 심해설계파 와 함께 제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해설계파 산출 시 16방위로 분할 적용하는 문제와 내습 태풍의 빈도가 부 족하여 극치분석에서 제외되는 점 등을 들어 20년 이상의 파랑관측자료가 있는 경우에는 파랑관측자료를 이용하여 설계파를 추정하되 자료가 없는 경우 대상지에 내습하는 태 풍과 온대성 저기압에 의한 바람장을 사용하여 파랑을 정밀 하게 산출하여 구조물 설계파를 산정하고, 심해설계파는 참 조로 활용하도록 제안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해양수산부는 2020년에 설계기준을 개정하 여 태풍 및 비태풍 시 기존의 각 격자점별 심해설계파와 태 풍 및 비태풍에 의한 바람장을 활용하여 정밀 산출한 심해설 계파를 비교하고 구조물 또는 배후시설에 가장 불리하게 작 용하는 파를 활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항만 및 어 항 설계기준·해설(KDS 64 10 10) 설계조건편 개정(안)에서 항 만시설물의 기능과 중요도가 인정되는 무역항의 외곽시설의 경우 설계파의 재현기간을 100년 이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정 고시하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개정은 장기 파랑추산자 료를 방위별로 극치분석하여 구한 설계파고를 넘어서는 파 랑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지금까지 설계파고와 관련한 국내 연구는 과거 태풍 시 파랑 수치모의의 정확도를 검증·개선하는 연구(Lee and Jun, 2006;Kim et al., 2020;Kwon et al., 2020a, b;Yoon et al., 2020) 와 한국연안의 심해 설계파고에 적합한 분포형과 극치분석 의 매개변수를 추정하는 연구가 주를 이뤘다(Jeong et al., 2004;Kim et al., 2007). 한편, 2000년대 이후 파랑관측자료가 축적 되면서 심해 격자점에서 산출된 심해설계파를 경계조건으 로 천해파 수치실험으로 구한 설계파고와 같은 위치의 파랑 관측자료를 극치분석한 천해설계파고를 재현빈도별로 비교 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다. Jeong et al.(2012)은 강릉해수욕장 전면에서 관측된 파랑자료를 극치분석하여 재현빈도별 천 해설계파를 도출하고, 이를 2005년에 제시된 재현빈도별 심 해파 조건을 경계조건으로 천해파 모델로 관측지점에서의 파고를 계산한 값과 비교하여 모든 재현빈도에서 기존의 심 해파 조건으로 계산한 강릉 해역의 천해설계파고가 관측치 로 구한 천해설계파고에 비해 상당히 낮게 제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Jeong et al.(2016)은 동해안의 4개 정점(속초, 묵 호, 후포, 진하)에서 13년간 관측한 파랑자료를 이용하여 동 일한 비교를 수행하였으며, 강릉에서와 같이 4개 정점에서 도 기존 심해설계파의 수치실험 결과가 관측파랑에 의한 극 치분석 결과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들 연구에서는 파랑추산자료 계산 과정에서 태풍을 모의할 때 짧은 시간동안 출현하는 최대파고가 적절하게 재현되지 못 했을 가능성과 파랑추산자료의 계산에 사용된 격자 시스템 의 정밀도의 한계 때문에 극치분석에 사용된 폭풍파의 첨두 치가 낮게 추산되어 심해설계파고가 낮게 제시되었을 가능 성을 심해설계파고로 구한 천해설계파고가 과소산정된 이 유로 제시하였다.
한편, 방향별로 장기 파랑자료를 극치분석하여 설계파를 결정하는 방법은 석유시추시설과 같은 해양플랜트 구조물의 최적화 설계에 적용되어 왔다(Jonathan et al., 2008). Forristall (2004)은 파랑자료를 여러 방향 섹터로 나누는 경우에 특정 한 섹터에서 설계파고 이상의 파가 입사할 확률은 모든 방 향에서 입사하는 파 중에서 설계파고 이상의 파가 발생할 확률보다 항상 같거나 작다는 점을 들어 방향별로 파랑자료 를 나눠서 극치분석하면 설계파고가 낮게 계산됨을 지적하 였고, 유럽과 미국의 해양플랜트 설계기준서에는 방향별로 설정된 설계파고를 사용할 때의 주의점에 대해서 기술되어 있다(ISO, 2005;DNV, 2017;API, 2014).
우리나라는 해양 및 연안구조물 설계에 필요한 설계파고 를 산출하기 위해서 방향별 심해설계파를 오랜 기간 사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방향별로 설계파고를 결정하는 방법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논의된 바가 거의 없었다. 본 연 구에서는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 20년 이상 장기 관측된 파랑관측자료를 극치분석하여 방향별 섹터로 나누어서 설 계파고를 산출하는 방법의 문제점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를 위해 기상청에서 20년 이상 파고와 파향정보를 함께 관측한 칠발도, 거문도, 동해 부이의 장기 파랑관측자료를 극치분석 의 대상으로 하였다.
2. 연구방법
2.1 장기 파랑관측자료
기상청은 2021년 11월을 기준으로 25개소의 해양기상부이 를 운용하고 있으며, 관측소의 위치는 Fig. 1과 같다. 이 중에 서 20년 이상의 장기관측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덕적도, 칠발도, 거문도, 거제도, 동해이며 이 중 칠발도와 거문도, 동해 관측자료에 대해서 분석을 수행했다. Table 1에 각 부 이의 위치와 관측개시일을 정리하였다.
2.2 극치 확률분석
극치분포 해석에 많이 쓰이는 확률분포의 종류에는 Lognormal, Gumbel, Fisher-Tippett 1(FT-1), Fisher-Tippett II(FT-II) 와 Weibull 분포 등이 있다. 이들 분포형은 2개 또는 3개의 매개변수를 포함하고 있으며, 관측자료를 이용하여 최적 매 개변수를 추정한다.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파랑 극치분 석에 널리 이용되고, KORDI(2005)의 “전해역 심해설계파 추 정 보고서”에 사용되었던 Weibull 분포함수를 확률분포함수 로는 사용하였다. 방향별 심해설계파고 추정을 위해서 칠발 도와 거문도, 동해에서 20년 이상 관측된 파의 연최대파를 이용하여 극치분석을 수행하였으며, 방향을 고려하지 않은 자료(omni-directional)를 극치분석한 결과와 비교하였다.
3개 파라미터를 갖는 Weibull 분포의 누적분포함수와 확 률밀도함수는 다음과 같다.
여기서, A는 규모 매개변수(scale parameter), B 는 위치 매 개변수(location parameter), k는 형상 매개변수(shape parameter) 이다.
극치분석은 긴 기간 동안 한번 극한 사건(extreme event)이 발생하는 기댓값을 추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재현기간, R 은 극한 사건이 한 번 발생하는 평균기간으로 정의되며, 설 계파랑은 주어진 재현기간을 정의하는 임계치(threshold value)이다. 재현기간(R )과 파고(xu)와 발생확률(F )은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다.
여기서, λ는 극한 사건의 평균 발생률이며, 연 최대치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λ = 1이다. 연최대파 자료의 비초과확률 을 산정하는 데 있어서 적은 자료 개수에도 불편(unbiased) 재현파고 값을 구하기 위해서 Goda(2010)가 제안한 plotting 위치 공식을 사용하였다.
여기서, N은 자료의 개수, m은 연최대파고의 내림차순 순서이고, α = 0.20 + 0.27 , β = 0.20 + 0.23/ 이다.
매개변수는 관측자료로부터 모멘트법(Method of Moments), 확률가중모멘트법(Probability Weighted Moments Method), 최우도 법(Maximum Likelihood Method), L-모멘트법(L-Moment Method), 최소자승법(Least Square Method) 등의 통계적 방법으로 구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비교적 적용이 편리한 최소자승 법을 사용하였다. 이 때, 형상매개변수 k를 0.75에서 2.0 사 이의 값으로 고정한 후 A와 B 를 구하였으며, 상관계수 (correlation coefficient)가 가장 높은 경우의 매개변수로 극한 파랑의 분포함수를 선정하였다.
추정된 분포함수의 적합도 검정은 Kolmogorov-Smirnov(K-S) 방법을 사용하였다. K-S 검정통계량(Dn )은 관측자료의 누적 확률과 추정된 분포함수의 누적확률을 비교하여 두 값의 최 대차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Sn (n)는 n개의 관측자료를 오름차순으로 배치하 여 나타낸 누적확률이며, F (n)는 추정된 분포함수의 누적확 률이다. Ang and Tang(2007)에 따르면 자료의 총 수가 20이고 유의수준 α (= 5%)인 경우에 Dn이 0.29보다 작으면 이 자료 는 같은 유의수준에서 검정하는 확률분포를 따른다고 할 수 있다.
표본파랑에 대한 변수와 매개변수는 다음과 같이 산정된다.
여기서, y(m)은 표본파랑 자료에 대한 축소변량(reduced variate)이고, yR은 재현빈도, xR은 재현빈도별 설계파고이다.
3. 재현빈도별 설계파고 산정
3.1 칠발도 부이
칠발도 부이에서 관측된 파랑 자료 중 연최대 유의파고를 방향별로 정리하여 부록 Table A-1에 정리하였다. 여기서, “Tot”는 방향과 상관없이 전방향에 대한 연최대파고를 의미 한다. 관측기간 중의 최대파고는 2000년에 NNE 파향의 7.8 m 로 나타났고 2011년에 E 파향의 7.2 m, 2012년 ENE 파향의 7.1 m 순으로 나타났다. 세 파향 모두 유사한 파향이지만, 모 두 다른 파향섹터에 속해 있어서 높은 파고가 발생하는 파 향이 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칠발도 부이의 관측자료에서 취득한 연별, 방향별 최대파 와 전방향 최대파를 극치분석하였다. 최소자승법으로 구한 매개변수와 K-S 검정통계량, 출현율을 Table 2에 정리하였으 며, 산출된 재현기간별 방향별 심해설계파고를 Table 3에 나 타내었다. 모든 파향에서 K-S 검정통계량(Dn )이 0.29보다 작 은 것으로 산정되어 5 % 유의수준에서 Weibull 확률분포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년 재현빈도파고를 살펴보면, 전 방향 심해설계파고는 7.91 m이었고, 파향별 섹터에서는 NNE 파향에서 7.46 m, SSW 파향에서 7.33 m, SW 파향에서 7.04 m 순으로 나타났다. 즉, 모든 방향에서 50년 재현빈도 설계파 가 전방향 설계파보다 낮았으며, 관측자료에서 최대파고가 발생했던 NNE 파향은 50년 재현빈도 설계파도 가장 높은 값을 보인 반면에, 2순위파와 3순위파가 발생한 E 파향과 ENE 파향은 SSW 파향과 SW 파향에 비해서 낮은 50년 재현 빈도 설계파고 값이 산출되었다. 여기서, 방향별 출현율을 살펴보면 연최대파고가 발생했던 NNE, E, ENE 파향은 각각 출현율이 6.4 %, 3.1 %, 3.2 %이며, 50년 재현빈도 파고가 높게 나온 SSW 파향과 SW 파향은 각각 출현율이 11.6 %와 7.4 % 로 높게 나왔다.
전방향파와 NNE 파항, E 파향, SSW 파향의 Weibull 분포 와 표본자료의 적합도를 Fig. 2에 나타내었다. NNE 파향은 전방향파와 최대파고 값은 7.91 m로 동일하지만, 4순위 이하 의 파고가 4.7 m 이하로 전방향파의 4순위 파고 6.5 m보다 현 저히 낮았다. 즉, NNE 파향의 경우 1순위 최대파고 값은 전 방향파와 동일하지만, 이외의 파고는 전방향파보다 낮기 때 문에 전방향파보다 낮은 50년 재현빈도 파고값이 계산된 것 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2순위 최대파고가 관측된 E 파향과 2순위 50년 재현빈도 설계파가 계산된 SSW 파향을 비교하 면, E 방향에서는 중간순위의 파고가 3.5 m ~ 4.0 m에 분포하 는 반면에, SSW 파향에서는 4.0 m ~ 5.0 m에 분포함을 알 수 있다. 이는 SSW 파향의 출현율이 E 파향보다 높기(11.6 % > 3.2 %) 때문에 S 파향의 최대파고(6.8 m)가 E 파향의 최대파고 (7.2 m)보다 낮지만 더 높은 50년 빈도 최대파고값을 보였다.
3.2 거문도 부이
거문고 부이에서 관측된 파랑 자료 중 연최대 유의파고를 방향별로 정리하여 부록 Table A-2에 정리하였다. 관측기간 중 최대파고는 2018년 S 파향의 12.4 m로 나타났고 그 다음 으로는 2016년 WNW 파향의 11.2 m, 2012년 W 파향의 11.1 m 로 나타났다. 앞서 칠발도 부이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세 파 향 모두 다른 파향섹터에 속해 있다.
거문도 부이의 관측자료에서 취득한 연별, 방향별 최대파 와 전방향 최대파를 극치분석하였다. 최소자승법으로 구한 매개변수와 K-S 검정통계량, 출현율을 Table 4에 정리하였으 며, 산출된 재현기간별 방향별 심해설계파를 Table 5에 나타 내었다. 모든 파향에서 K-S 검정통계량(Dn )이 0.29보다 작은 것으로 산정되어 5 % 유의수준에서 Weibull 확률분포에 적합 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년 재현빈도파고를 살펴보면, 전방향 심해설계파는 13.82 m인 데 반해서, 파향별 섹터에서는 S 파 향에서 12.05 m, WNW 파향에서 11.87 m, SW 파향에서 11.60 m 로 전방향 심해설계파고에 비해서 낮은 값을 보였다. 방향 별 50년 재현빈도 심해설계파는 관측자료에서 최대파고가 발생한 방향과 동일한 순서로 S 파향과 WNW 파향이 각각 1, 2순위 최대 설계파고를 보였는데 반해서 관측자료에서 3 순위였던 W 방향은 SW 방향보다 조금 낮은 11.46 m의 50년 재현빈도 설계파고로 산출되었다.
방향별 출현율을 살펴보면, 연최대파고가 발생한 S, WNW, W 파향은 출현율이 각각 9.3 %, 4.6 %, 4.3 %이었으며, 3순위 50년 재현빈도 설계파가 계산된 SW 파향의 출현율은 7.4 % 로 높은 출현율을 보였다. 거문도 부이의 경우에도 칠발도 부이와 마찬가지로 출현율이 높은 파향의 경우 관측된 최대 파고가 조금 낮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 재현빈도별 설계파가 계산되는 경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방향파와 S 파향, W 파향, SW 파향의 Weibull 분포와 표 본자료의 적합도를 Fig. 3에 나타내었다. S 파향은 전방향파와 최대파고 값이 12.4 m로 동일하지만, 2순위 파고값이 7.9 m로 전방향파의 11.2 m보다 낮았고, 이외의 파고값이 5.8 m 이하 로 낮았기 때문에 전방향파에 비해서 낮은 50년 재현빈도 설계파고를 보였다. 다음으로, 관측자료에서 3 순위 최대파 고가 관측된 W 파향과 50년 재현빈도 설계파에서 3 순위로 계산된 SW 파향을 비교하였다. W 파향에서는 최대 파고값 이 11.1 m, 8.6 m, 6.5 m 순이었으며, SW 파향에서는 최대 파 고값이 9.8 m, 9.5 m, 8.9 m 순이었다. 즉, SW 파향은 출현율이 7.4 %로 높기 때문에 최대파고값이 고르게 나왔으며 W 파향 은 비록 최대파고값이 11.1 m로 높았지만 출현율이 4.3 %로 낮기 때문에 이후 순위의 파고값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50년 재현빈도 설계파고가 SW 파향보다 낮게 계산되었다.
3.3 동해 부이
동해 부이에서 관측된 파랑 자료 중 연최대 유의파고를 방향별로 정리하여 부록 Table A-3에 정리하였다. 이를 살펴 보면 관측기간 중의 최대치는 2020년에 SSW 파향의 9.6 m로 나타났고 그 다음에는 2011년에 NNE 파향의 8.7 m, 2012년 ESE 파향의 7.8 m로 나타났다. 앞서 칠발도 부이와 거문도 부이와 마찬가지로 연최대치가 발생한 세 파향이 모두 다른 파향섹터에 속해 있다.
동해 부이의 관측자료에서 취득한 연별, 방향별 최대파와 전방향 최대파를 극치분석하였다. 최소자승법으로 구한 매 개변수와 K-S 검정통계량, 출현율을 Table 6에 정리하였으 며, 산출된 재현기간별 방향별 심해설계파를 Table 7에 나타 내었다. 모든 파향에서 K-S 검정통계량(Dn )이 0.29보다 작은 것으로 산정되어 5 % 유의수준에서 Weibull 확률분포에 적합 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년 재현빈도파고를 살펴보면, 전방향 심해설계파고는 10.38 m이었고, 파향별 섹터에서는 SSW 파 향에 9.69 m, NNE 파향에 8.99 m, ESE 파향에 8.15 m로 나타 났다. 방향별 50년 재현빈도 심해설계파는 관측자료에서 최 대파고가 발생한 방향과 동일하게 SSW 파향, NNE 파향, ESE 파향 순으로 높은 값을 보였는데, 방향별 출현율을 살 펴보면 SSW, NNE, ESE 파향은 각각 출현율이 8.8 %, 7.0 %, 4.4 %이었다.
전방향파와 SSW 파향, NNE 파향, ESE 파향의 Weibull 분 포와 표본자료의 적합도를 Fig. 4에 나타내었다. SSW 파향은 최대파고 값이 전방향파와 9.6 m로 동일하였으나 2순위파와 3순위파가 각각 6.9 m와 6.0 m로 전방향파의 8.7 m, 7.8 m보다 낮았으며 이로 인해서 50년 재현빈도 설계파고값이 전방향 파에 비해서 낮게(9.69 m < 10.38 m) 계산되었다. 두 번째로 높 은 연최대파와 50년 재현빈도 설계파고가 산출된 NNE 파향 의 경우에는 출현율이 7.0 %로 평균(100/16 = 6.25 %)보다 높았 기 때문에 순위가 유지되었다. 3 순위 최대파가 발생한 ESE 파향의 경우에는 비교적 낮은 출현율(4.4 %)에도 불구하고 4 m 이상의 높은 파고가 12차례나 발생했기 때문에 발생확률이 가장 높은 W 파향보다 더 높은 50년 재현빈도 설계파가 계 산되었다. W 파향의 경우, 4 m 이상의 파고는 6차례만 발생 하여 ESE 파향보다 낮은 설계파고를 보였다.
4. 결 론
우리나라는 2005년에 전해역 심해설계파 보고서가 발표 된 이후로 주변해역 격자점에서 16방위별로 연최대파고를 극치분석하여 구한 재현빈도별 방향별 심해설계파 제원을 이용해서 설계파를 산출해왔다. 그러나, 설계파고 이상의 고 파랑이 발생해서 큰 피해를 입은 사례가 빈번해서 심해설계 파고가 낮게 산출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어왔다. 본 연구에 서는 방향별로 나누어서 극치분석하여 설계파고를 제시하 는 방법에 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20년 이상 관측한 파 랑관측자료를 대상으로 극치분석하여 전방향파의 결과와 비교하였다.
기상청에서 칠발도와 거문도, 동해 부이에서 20년 이상 관측한 파랑자료를 극치분석하여 방향별로 구한 설계파가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구한 설계파보다 낮게 계산됨을 보였 다. 이는 고파랑이 발생하는 방향섹터가 집중되지 않기 때 문이며, 파랑출현율이 낮은 파랑섹터에서 고파랑이 드물게 발생한 경우에는 심해파가 더욱 낮게 계산되었다. 게다가 해안구조물의 설계의 목적으로 심해 설계파를 경계조건으 로 입력하는 경우에 명백하게 구조물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 고 예상되는 심해파의 파향은 제외되기 때문에 심해설계파 는 더욱 낮게 결정될 수 있다.
50년 빈도 심해파의 경우, 칠발도 부이에서 전방향파의 파고는 7.91 m인데 반해서 방향섹터 중 최대 파고가 계산된 NNE 파향 심해파고 7.46 m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칠발도가 신안군 비금도 서쪽에 위치한 점을 고려하면 천해파랑 계산 시 NNE 파향보다 낮은 SSW 파향의 7.33 m가 심해파조건으 로 선택될 가능성이 있다. 거문도 부이에서 전방향파의 50년 빈도파고는 13.82 m인데 반해서 방향섹터 중 최대 파고가 산 출된 S 파향의 파고는 12.05 m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동해 부이에서 전방향파의 50년 빈도파고는 10.38 m이었으나, 방 향섹터 중 최대 파고가 산출된 SSW 파향의 50년 빈도 파고 는 9.69 m이었으며, 앞서 칠발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동해 부이의 SSW 파향은 동해안 구조물을 설계하는 경우에 구조 물에의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NNE 파향의 8.99 m가 심해파 조건으로 선택되면 심해설계파고가 더욱 낮아지게 된다.
해양수산부(MOF, 2019)에 따르면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는 국가기관에서 심해설계파를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설계 파 산정이 필요한 개별 사업별로 민간에서 파랑관측자료와 바람장을 이용하여 설계파를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즉, 구조물 설계파 산정 시 과업대상 위치에서의 설계파 는 주로 바람장을 이용한 수치모의를 통해서 추산하고 파랑 관측자료는 파랑추산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한 검증자료 로만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어항 및 항만 설계기 준에서 설계파 추산방법으로 바람장을 이용하여 추산하는 방법과 심해설계파를 적용하여 파랑변형을 고려하여 추산 하는 방법 중 구조물 또는 배후시설에 가장 불리하게 작용 하는 파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 기 능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항만과 국가어항이 아닌 경우에 는 여전히 심해설계파만 활용하여 설계파를 산정할 수 있도 록 하고 있어서 이 경우 심해설계파고가 낮게 산정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설계파를 결정해야 할 필요 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방향별로 나누어서 극치분석하여 설계파 고를 구하는 경우에 모든 방향에서 전방향파의 설계파고보 다 낮은 값을 제시하게 되는 것을 정성적으로 보였다. 그러 나, 적정한 심해설계파고를 산정하는 문제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다. 심해에서 운용되는 해양플랜트 구조물과 달리 연 안에 건설되는 해안 구조물은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 는 파향을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방향별 설계파고 와 전방향파의 설계파고의 관계는 대상 해역에 따라 다른 특성이 있을 것이다. 해안 구조물의 파압 계산 시 파향이 중 요한 요소로 사용되므로 입사 경계에서 파향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필수적이다. 향후 주요 항만별, 해역별로 파향별 적 정 설계파고 제원을 산정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