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환경, 에너지 안보 및 경제성 등을 위해 태양광, 조력, 풍 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풍력발전은 태양광 발전과 달리 24시간 생산이 가능하고 해상에 설치할 경우 부가적로 발생되는 소음이나 안전성에 대한 제약요인을 제거할 수 있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한 생산 전력이 수요를 초과할 경우 기존에는 풍력발전기를 정지하였으나, 수소관련 기술 의 발전에 따라 초과된 전력을 전기분해를 통한 그린 수소 생산에 활용하고자하는 노력이 확대되고 있다. 2020년 풍력 발전의 신규 설비용량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도 불구하고 93 GW가 추가되어 누적 용량은 743 GW가 되었다. 신규 용량 중 육상풍력발전은 86.9 GW, 해상풍력발전은 6.1 GW가 추가 되었으며, 해상풍력발전의 누적용량은 35 GW로 전 세계 풍 력발전의 4.8 %를 차지하였다(GWEC, 2021).
풍력발전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해상에 풍력발전기 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발전단지로서의 풍량의 적절성에 대 한 검토뿐만 아니라,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검토되어야 하 며, 해상교통안전진단제도에 의해 해상교통현황과 해상교통 시스템의 적정성 평가 등을 수행해야 한다(Lee et al., 2018). 이 외에도 군의 해상 사격이나 훈련 구역과의 간섭 여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전자기학적인 문제로 대표적인 것은 해상풍력 발전단지 가 연안 감시 또는 영공 감시를 위한 레이더에 클러터로 작 용하는 것이다. 풍력발전기가 대형화됨에 따라 레이더 반사 면적(Radar Cross Section, RCS)이 증가하고 블레이드의 속력 이 항공기의 속력에 가까워짐에 따라 항공기와 오인하게 되 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풍력발전기 타워의 형상을 경사형으로 변경하고, 전파 흡수체를 도포하여 레이 더 반사면적을 감소시키는 연구가 수행되었다(Park et al., 2012; Kim et al., 2014).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기존의 레이더 간섭 문제 이외에도 해상조난통신에 대한 간섭을 야기할 수 있으며, 비교적 회 절이 잘 발생하는 HF/MF 대역의 통신 영향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Oh and Park, 2021). 본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직 진성이 강한 VHF 대역의 해상통신에 대한 풍력 발전단지의 영향을 분석한다. 구체적으로는 선박국과 연안에 위치한 해 안 송수신국 사이에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위치하고 있고, 해상풍력 발전단지 부근에서 이동 중인 선박국에서 VHF 대역의 조난신호를 송신할 때, 해상교통관제센터(Vessel Traffic Service System, VTS)나 어선안전조업국(Fishery Radio Station)과 같은 주요 해안국에서 수신하는 전자파에 대한 영 향을 분석한다.
2. 전파환경 분석
해상에서의 전파환경 분석은 먼저 해상 구조물이 설치될 때 전자기 간섭이 예상되는 또는 분석이 요구되는 대상지역 을 결정하고 주변에 피해가 예상되는 장비와 해석 주파수를 선정한다. 그리고 대상 지역과 설치되는 해상 구조물(풍력발 전기)를 전자기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 상지역과 장비에 요구되는 최소값 이상의 전계가 도달하는 지를 판단하여 간섭 여부를 예측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이번 연구는 한반도 서남해안의 영광군 안마도 주변에 설 치 예정인 대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주변 지역의 VHF 통신에 간섭을 줄 것인가를 분석하였다. 풍력발전단지가 설치되는 해역의 내해 해안에는 임자도 어선안전조업국의 중계소가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은 다수의 섬으로 둘러싸 여있는 지형이다. Fig. 1은 전파환경 분석 대상지역인 안면 도 부근 해역의 고도와 위치 정보가 담겨 있는 수치지형도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Map)이며, 간섭이 예상되는 무 선통신국을 함께 표시하였다.
세계해상조난 및 안전제도(Global Maritime Distress and Safety System, GMDSS), 어선법, 전파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연안을 항해하는 모든 선박은 음성 및 디지털 통신이 가능 한 VHF 대역의 무선전화를 갖추어야 한다. Table 1은 VHF대 역에서 조난 통신용으로 지정된 주파수(ITU-R, 2015)와 국산 해상용 통신기의 통상적인 송신 출력과 수신 감도를 나타내 고 있다.
2.1 풍력발전기 제원
풍력발전기 구조는 면적이 가장 큰 타워 부분, 바람을 받 는 블레이드 부분 및 동력을 생산하는 나셀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대상 풍력발전기는 8 MW급으로 해수면과 블레이드 회전 중심에 있는 Hub까지의 높이(h)는 130 m이며, 블레이드의 길 이(r)는 100 m이고 기타 주요 제원은 Table 2와 같다. Fig. 2는 풍력발전기의 실제 CAD 모델이며, 변환 작업을 거쳐 전자기 해석 프로그램용 입력으로 활용된다.
풍력발전기의 타워 재질은 Steel이고 블레이드 재질은 복 합재이지만, 보다 제한적인 상황임을 가정하여 모두 Steel로 모델링하였다.
2.2 전자파 해석 기법
전자파 해석 기법에는 저주파 해석기법과 고주파 해석기 법이 있다. 저주파 해석기법은 정확한 해를 구할 수 있으나 파장에 비해 산란체나 해석환경이 커지면 많은 컴퓨터 메모 리와 시간을 요구하는 단점이 있다. 고주파 해석기법은 근 사기법을 사용하여 저주파 기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확도 는 떨어지나 빠른 시간 내에 수용 가능한 해를 제공하므로 파장이 해석 대상에 비해 큰 경우 주로 사용한다.
해상풍력 단지 부근의 전자파 환경 해석은 넓은 지역을 포함해야 하므로 고주파 해석기법을 이용하여 수행한다. 풍 력발전단지에 의한 전자기 간섭을 분석하기 위해 고주파 해 석기법 중 하나인 물리광학기법(Physical Optics, PO)과 Ray 기반의 기하광학기법(Geometric Optics, GO)과 물리광학기법 을 혼합한 SBR(Shooting and Bouncing Ray, SBR)기법을 적용 한 전용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그리고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반사는 최대 6회, 회절은 최대 3회까지 계산하 도록 설정하였다.
2.3 전파환경 분석 방법
풍력발전기는 대상 지역에서 지반이 단단하고 해상교통 을 방해하지 않으며 많은 풍량을 받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 여 배치한다. 따라서 풍력발전기의 위치가 거의 확정된 상 황에서 전자기 분석을 수행하게 되나, 장비 자체의 성능을 심각히 저하시키는 상황, 예를 들어 레이더에 간섭을 일으 키는 경우나 무선 통신에 심각한 장애를 끼치는 경우에는 발전 효율보다 간섭 해소를 우선시하여 풍력발전기의 위치 를 재조정해야 한다.
해상에서 통신 신호의 간섭이 얼마나 되는지를 정량적으 로 분석하기 위해 먼저 풍력발전기의 레이더 반사면적을 분 석한다. 레이더 반사면적은 산란체의 전자기학적 크기이며 이후에 수행하는 대상지역의 차폐 정도나 수신되는 전계의 세기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실제 환경을 반영하여 풍력 발전단지 부근의 선 박에서 VHF 음성 또는 DSC 신호를 송신하고 인근 어선안전 조업국에서 수신되는 전계의 세기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대상지역을 전자기 해석 프로그램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수 치지형도를 활용하여 Fig. 3와 같이 패치로 모델링하였다. 대 상 해역과 육지는 해석 프로그램 상에 해수와 육지로 설정 하였으며, 풍력발전기는 발전단지 내에 좌우 0.5 해리, 열 간 0.8 해리 간격으로 7열로 총 66기를 배치하였다. Fig. 3에서 나타낸 것과 같이 임자도 중계소로부터 310도 20해리- 310도 30해리- 335도 30해리- 335도 20해리 지점의 사다리꼴 모양 의 연결선 내에 250 m 간격으로 5,509개의 분석 지점(흰색 점)을 설정하였으며, 분석 지점의 고도(안테나 높이)는 소형 선박으로 가정하여 2 m로 설정하였다. 어선안전조업국 중계 소는 연안에 적색 점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안테나의 송수 신 패턴은 동일하므로 시뮬레이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중 계소에서 송신하고 외해에서 수신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분 석하였다. Table 1의 VHF대역 주파수에 대해 25 W로 송신하 고 풍력발전단지 외해에 설정된 지점에서 수신되는 전력을 풍력발전단지의 유무에 따라 상호 비교하였다.
3. 전파환경 분석 결과
Fig. 4와 Fig. 5는 VHF대역에 대한 풍력발전기의 Monostatic RCS와 Bi-static RCS를 나타낸다. Mono-static RCS는 전 자파의 송수신 각도가 동일한 경우의 RCS로써 레이더의 간 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며, 산란체의 각도에 따른 전파의 반사 정도를 나타낸다. Bi-static RCS는 송수신 각도가 다른 경우로써 서로 다른 위치에서의 통신에 대한 간섭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이다. Fig. 5는 풍력발전기 정면 (나셀의 콘 부분을 바라보는 방향을 0도로 설정)으로 입사하 는 전파가 어떤 방향으로 반사, 산란, 회절하는 지를 나타낸 다. 전파의 입사각도가 바뀌면 Bi-static RCS도 달라지나, 풍 력발전기는 전방향으로 회전이 가능하므로 정면으로 입사 하는 패턴을 기준으로 하였다.
Mono-static RCS의 중간값(median)은 30.3 dBsm 이며 최대 값은 47.8 dBsm이다. Mono-static RCS의 경우 타워가 대부분 의 구조물이므로 비교적 균등한 패턴을 보이고 0도, 180도, 90도, 270도 부근에는 나셀 구조물로 인해 RCS 값이 큰 경향 을 보이고 있다. 0도에서 전파가 입사할 경우의 Bi-static RCS 는 산란 패턴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중간값은 27.8 dBsm, 최 대값은 50.2 dBsm이다. 정면에서는 타워에 의해 많은 전파를 반사하고 후면에서는 회절에 의해 풍력발전기 후방으로 전 파가 진행함을 의미한다. 대각선 방향으로의 전파는 블레이 드의 각도에 의한 반사파이며 블레이드의 틸딩 각도에 따라 산란 패턴을 달라지게 된다. Fig. 5의 결과를 참고하면 VHF 대역의 전파는 풍력발전기 후방으로도 회절을 통해 전파가 진행함을 알 수 있다.
안마도 부근 해상에서 풍력발전단지가 설치되지 않은 기 존의 환경과 설치된 이후의 환경에서 VHF대역의 영향성을 수신 전력의 세기로 분석한 결과는 각각 Fig. 6 및 Fig. 7과 같다. Fig. 6 및 Fig. 7은 어선안전조업국에서 VHF대역 신호 를 송신하였을 때, 해수면 상부 2 m 높이에서의 수신 전력의 세기를 나타내며 붉은색 영역은 5 dBm로 수신 전력의 세기 가 센 지역이며, 파란색 영역은 -99 dBm 수준으로 전파가 거 의 수신되지 않는 지점을 의미한다. 수신 전력이 높은 붉은 색 영역이 직선의 형태로 나타나는 이유는 어선안전조업국 의 안테나가 해안의 낮은 위치에 있고, 주변 지형이 안테나 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이어서 한 부분으로 전파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Fig. 6 및 Fig. 7에 나타난 바와 같이 대규모의 풍력발전단 지가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신 전력이 감소한 지점은 기존 대비 약간 증가하였다. 풍력발전단지 후방의 가시선 (Line Of Sight, LOS) 상에 음영구역의 발생이 적은 이유는 비 교적 통신 주파수가 낮아 회절이 잘 발생하고, 반사된 전파 가 주변 지형의 영향으로 어선안전조업국 주변으로 입사되 는 것 때문으로 판단된다.
Table 3은 해석대상지점 5,509개소 중 풍력발전단지 설치 로 인해 수신 전력이 가장 적은 10개소에 대한 수신 전력의 세기이며, Table 2에 나타난 최소 수신감도(-119 dBm) 이상을 수신함을 나타낸다.
Fig. 8과 Fig. 9는 Fig. 3의 분석 대상지점 중에서 풍력발전 단지가 설치됨으로써 가시선이 차폐되는 대표적인 지점 (Table 3의 899번 지점)에 대해 설치 전과 후의 전파경로를 비교한 것이다.
풍력발전단지가 설치됨에 따라 수신 전력이 감소하는 지 점이 발행하는데, 이는 Fig. 9에서 보는 것과 같이 풍력발전 기가 송수신 개소간의 가시선을 정확히 차폐하는 것 때문으 로 판단된다. 그러나 수신 전력이 상당히 감소함에도 불구 하고 회절과 반사로 인해 VHF통신기의 최소 수신감도(-119 dBm) 이상의 전계가 수신되고 있다. 또한 해당 지점을 조금 만 벗어나 가시선이 확보되면 풍력발전단지가 없는 기존 환 경과 유사한 수준의 전파를 수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 다. 그리고 풍력단지가 설치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주변 지 형에 의한 반사파가 중계소로 입사되며, 풍력단지가 설치된 경우는 주변지형에 의한 반사파 이외에도 풍력터빈에 의한 다중 반사파가 입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4. 결 론
국내 서남해 해상에 8 MW급 풍력발전기 66기로 구성되 는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발전 단지 주변 해상에 위치한 선박에서 송신한 VHF 대역의 조 난신호가 육상 기지국에 수신되는가에 대한 영향을 수치적 으로 분석하였다.
해상풍력 발전단지 외곽에 위치한 선박에서 송신한 신호 에 대해 안마도의 어선안전조업국 중계소에 설치된 안테나 에서 수신한 전파의 세기를 분석한 결과, 풍력발전기가 송 신 선박과 육상 중계소 안테나간의 가시선을 차폐하더라도 최소 수신 전력 이상의 전파를 수신 가능하고, 상호간의 가 시선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풍력발전단지가 없는 환경과 유사한 수준으로 전파를 수신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는 선박이 정선하더라도 풍력발전기가 가시선을 계속해서 차폐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해상에서의 VHF 신호를 지장 없 이 수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VHF통신에 대해서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노이즈 증가 등의 영향을 줄 수는 있으 나 통신 두절과 같은 큰 장애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은 안마도 주변의 지형과 계획 중인 풍력발전단지 의 구성을 중심으로 전자파 해석을 수행하였다. 전자파 산 란 특성은 지형과 풍력발전단지의 구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본 연구의 결과를 그대로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 서 주변 환경이나 구조물의 특성이 다를 경우에는 이를 반 영하여 새로이 해석을 수행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