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오늘날 우리는 항해를 함에 있어서 필수적인 선위(船位) 정보를 전적으로 위성항법시스템(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에 의존해 취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다. 여기서 선위정보는 단순한 위치정보가 아니라 사람의 생 명과 직결된 해사안전정보이다. 이런 이유로 국제해사기구는 항해 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위성항법시스템의 요구 성능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IMO, 2002;IMO, 2011). 현재 운영중 인 위성항법시스템은 전지구 서비스가 가능한 GPS, GLONASS, BeiDou, Galileo와 지역 서비스가 가능한 NavIC과 QZSS가 있다. 2019년 이전까지 국제해사기구는 항해용으로 이용이 가능한 위성항법시스템, WWRNS(Worldwide Radionavigation System)에 전지구 서비스가 가능한 시스템만을 인정해 왔 으나, 최근 인도 지역위성항법시스템(NavIC)을 WWRNS로 승인하면서 지역위성항법시스템도 해양 이용이 가능해졌다 (IMO, 2020).
일본 지역위성항법시스템(QZSS: Quasi-Zenith Satellite System) 은 현재 운영 중인 위성항법시스템 중에서 유일하게 국제해 사기구의 WWRNS로 인정받지 못한 시스템으로 2019년부터 WWRNS의 하나로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QZSS는 우리나라에서 수신이 가능한 유일한 지역위성항법시스템으 로 국내에서는 GPS와 함께 QZSS를 이용하는 경우의 성능분 석에 대해서만 연구되어 왔다(Yoo et al., 2008;Ko and Choi, 2016;Hwang et al., 2021). 따라서 본 논문은 기존의 연구와 달 리 국제해사기구의 WWRNS 요구성능 측면에서 오직 QZSS 만으로 국내 항해에 활용이 가능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국내 항해를 위한 QZSS 활용에 적합성 분석을 위해 본 논 문은 QZSS 서비스 현황과 계획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WWRNS로 인정을 받기 위해 국제해사기구가 요구하는 성능 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적합성 분석을 위해 본 논문에서 수행한 방법과 환경조건에 대해 설명하고, 측위정확도와 가 용성 측면에서 분석된 결과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 는 분석결과가 갖는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 추후과제를 제 시하였다.
2. QZSS 서비스 현황과 계획
일본 지역위성항법시스템, QZSS는 2010년에 첫 번째 위성 Michibiki 발사를 시작으로 준천정궤도(Qusi-Zenith Orbit)에 위 치한 3기의 경사궤도 위성과 1기의 정지궤도 위성을 운영하 고 있다. 정지궤도 위성은 동경 127°에 위치해 있으며, 나머 지 경사궤도 위성은 Table 1과 같은 파라미터로 궤도 운동을 하고 있다. QZSS 지상시스템은 2개의 중앙제어국과 7개의 위성통신국, 그리고 30여개의 감시국으로 구성된다. QZSS는 민간에서 일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L1(1.57542 GHz) 주파수 대역 이외에 L2(1.2276 GHz)와 L5(1.17645 GHz) 대역으로 거 리측정용 신호(ranging signal)를 방송하고 있으며, L6(1.27875 GHz) 대역으로는 센티미터급 보정정보와 같은 보강정보 서 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ZSS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서비스 대상으로 하고 있 으며, 위성 배치는 서비스 범위를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일 본 정부에서 제시한 지역별 QZSS 위성의 가시권은 Fig. 1과 같다. Fig. 1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역은 앙각 60° 이상에서 적어도 1기의 QZSS를 관측할 수 있는 범위에 포함되어 있음 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국제해사기구에 제안된 QZSS 서비스 범위에 우리나라 관할해역이 포함되어 있다.
QZSS는 GPS와 같은 위성항법서비스 이외에 95 % 수준으 로 2미터 수평측위 정확도와 3미터 수직측위 정확도를 제공 하는 미터급 보강서비스(SLAS: Sub-meter Level Augmentation Service)와 동적 조건에서 95 % 수준으로 12센티미터 수평측위 정확도와 24센티미터 수직측위 정확도를 제공하는 센티미터 급 보강서비스(CLAS: Centimetre Level Augmentation Service), 그리고 재난정보 방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일본은 현재 운영 중에 있는 4기의 위성에 추가로 3 기의 위성을 더하여 2023년부터는 총 7기의 위성으로 QZSS 를 운영할 계획이다(Kogure, 2020). 추가될 위성은 1기의 경 사궤도 위성과 1기의 정지궤도 위성, 그리고 1기의 준정지궤 도 위성으로 QZSS 위성 이용에 가용성을 높이고, 위성의 기 하학적 배치에 따른 정밀도 저하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 고 있다. 또한 2035년까지 URE(User Range Error)의 성능을 1 미터(95 %) 이내로 개선시키고자 정밀궤도결정 연구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Fig. 2는 2023년부터 운영될 7기의 QZSS 위 성 궤도와 HDOP(Horizonal Dilution Of Precision), 수평위치 정 밀도 저하율 예측결과이다(Kugi, 2019). Fig. 2에서 녹색 점과 노란색 점은 현재 운영중인 위성 4기이고, 빨간색 점은 추가 될 위성 3기를 나타낸다. QZSS의 실질적 서비스 범위 안에 우리나라 관할해역이 포함되어 있음을 Fig. 2를 통해서도 확 인할 수 있다.
3. 국제해사기구 WWRNS 요구사항
국제해사기구는 해양 활용이 가능한 위성항법시스템의 요구성능을 2건의 결의안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결의 안 A.1046(27)은 WWRNS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최소 성능기 준을 제공하는 중요 문서로 보고 있다. 결의안 A.1046(27)를 통해 규정된 최소 성능기준은 항해 목적에 따라 요구성능이 둘로 나뉜다. 첫 번째는 대양항해에 필요한 성능기준이고, 나머지는 항만 및 연안항해에 필요한 성능기준이다.
먼저 대양항해 측면에서 위성항법시스템은 100미터 이내 의 수평 측위정확도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서비스 범위 는 전세계이거나, 위성항법시스템 운영국가가 제안한 서비 스 범위로 한정한다. 위치 정보는 최소 2초 주기로 갱신될 수 있어야 하고, 앞서 제시된 모든 성능을 99.8 % 이내의 가 용성으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 특히 99.8 % 수치 안에는 시 스템의 유지보수 시간도 포함되며, 결의안 A.915(22)에서는 99.8 % 가용성 판단의 기준을 30일로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국제해사기구는 항만과 연안항해를 위한 성능 기준을 10미터 이내의 수평 측위정확도 제공과 함께 대양 항해와 마찬가지로 위치 정보는 최소 2초 주기로 갱신될 수 있어야 하고, 제시된 성능을 99.8 % 이내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양항해와 다른 점은 연속성과 무 결성 성능을 별도로 정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양항해에서 는 규정되지 않았던 성능기준인 연속성과 무결성은 위성항 법시스템이 제공한 위치정보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성능으 로써 규정한 측위성능을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 10초 이내 에 경고할 수 있어야 하며, 측위 정확도와 무결성 모두가 제 시한 연속성 수치 이상으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 다. 이상과 같이 항해 목적에 따라 국제해사기구의 WWRNS 요구사항을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현재까지 국제해사기구의 WWRNS로 인정을 받은 위성항 법시스템은 대양항해 목적의 성능기준을 충족하는 시스템 으로 승인을 받았으며, 아직까지 항만과 연안항해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인정을 받은 위성항법시스템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에서 항만과 연안항해 목적의 성능기준을 만족시 키기 위해 중파 비컨 DGNSS(Differenctial GNSS)와 같은 위성 항법 보정시스템이 운영 중에 있다. 본 논문에서는 지금까 지 WWRNS로 인정을 받은 위성항법시스템과 마찬가지로 QZSS에 대해서도 대양항해를 위한 성능기준을 충족시키는 지 분석하도록 한다.
4. QZSS 활용에 적합성 분석
4.1 적합성 분석 방법과 조건
본 논문에서는 QZSS 활용에 적합성 분석을 위해 일본에 서 개발된 비상업용 자료처리 프로그램, RTKLIB을 이용하 였다(Takasu, 2009). RTKLIB은 QZSS뿐만 아니라 GPS, Galileo, GLONASS, BeiDou와 같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모든 위성항 법시스템을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연구분야 에서 이용되고 있다. 최신의 위성궤도 정보를 RTKLIB에 입 력하고, 국내 5대 대형항만과 우리나라 영해의 주요 지점이 라고 할 수 있는 서해의 서격렬비도, 남해의 마라도, 동해의 독도를 분석 점으로 선정하였다. 각 분석 점에서 국제해사 기구가 WWRNS 최소성능으로 요구하는 수평 100미터(95 %) 측위 정확도를 QZSS가 2021년 7월 1일부터 30일 동안에 어 느 정도 제공할 수 있는지 분석하였다.
95 % 신뢰도 수준의 수평측위 정확도와 관측가능 위성의 환경조건 사이의 관계는 다음 식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Pe는 95 % 수준의 수평 측위오차, DH는 가시 위성의 기하학적 배치에 따른 HDOP, σR은 95 % 수준의 UERE(User Equivalent Range Error), 사용자 등가거리오차를 의미한다. URE(사용자 거리오차)는 σR에서 사용자 장비 측에서 발생 한 거리오차를 제외한 오차이므로 URE는 σR의 하계(low bound)이다. QZSS는 2.6미터 이내의 URE(95 %) 제공을 보장 하고 있다(Cabinet Office, 2020). 본 논문에서는 2.6미터 보다 약 23 % 낮은 2.0미터를 σR의 하계로 정함으로써 사용자가 QZSS 위성과 사용자 간에 거리를 2.0미터 미만의 정확도로 측정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Pe의 상계(upper bound)와 σR 의 하계를 식(1)에 대입하면, DH의 상계를 구할 수 있으므로 100미터 이내의 수평 측위정확도를 보장하기 위해선 적어도 50 이하의 HDOP가 보장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고도 막음각(elevation mask angle) 조건, 5°와 10°의 개 활지 환경(open sky)에서 50 이내의 HDOP 가시성을 QZSS가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4.2 측위 정확도 저하 사례 분석
본 논문은 QZSS의 국내 활용 적합성을 분석하면서 100미 터 수평측위 정확도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다시 말해 50 이 하의 HDOP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다수의 사례를 확인하였 고, 확인된 사례는 크게 3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QZSS 가시 위성의 수가 4개 미만인 경우이다. 가시 위성의 수가 4개 미만인 경우는 의사거리 측정치로부터 위 치, 시각 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Fig. 3(a)는 울산항에 서 고도 막음각 5° 조건으로 QZSS 가시성을 분석한 결과 중 에 만 하루 동안(2021.7.1.)의 결과로써 녹색은 QZSS 가시 위 성 개수, 노란색은 GDOP(Geometric Dilution Of Precision), 자 주색은 PDOP(Position Dilution Of Precision), 파란색은 HDOP, 빨간색은 VDOP(Vertical Dilution Of Precision)를 나타낸다. Fig. 3(a)를 통해서도 가시 위성의 개수가 4개 미만인 경우에는 위치 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서 DOP 정보가 없는 것을 확 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가시 위성의 수가 3개에서 4개로 전환된 직 후, HDOP가 50을 초과하는 경우이다. Fig. 3(b)는 Fig. 3(a)에 09:00 ~ 10:00과 15:00 ~ 16:00 구간을 확대한 결과로써 위치 해 를 구할 수 있는 충분한 가시 위성 수를 확보한 직후에도 일 정 시간동안 HDOP 수치가 50을 초과하는 위성배치를 갖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4개의 가시 위성 수를 유지하는 중에 HDOP가 급격히 증가하였다가, 50 이하로 돌아오는 경우이 다. Fig. 3(a)에 02:30 ~ 03:30과 18:00 ~ 19:00 구간에서 관측할 수 있는 사례로써 위치 해를 구할 수 있는 충분한 가시 위성 수가 있음에도 사용자 관점에서 2개 이상의 가시 위성이 방 위각과 앙각이 겹치면서 마치 가시 위성의 수가 4개 미만으 로 줄어드는 것과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사례이다. Fig. 3(c) 는Fig. 3(a)에 02:30 ~ 03:30 구간을 확대한 결과이다. Fig. 4는 울산항에서 본 skyplot으로 경사궤도 위성(J02번)과 정지궤도 위성(J07번)이 겹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 사례는 경 사궤도 위성의 운동에 의해 발생하므로 일정 시간이 경과하 면, 방위각과 앙각의 겹침 착시가 감소하여 측위 정확도 회 복, 즉 급격히 증가한 HDOP가 완화됨을 확인할 수 있다.
4.3 고도 막음각 조건에 따른 가용성 분석
본 논문은 국제해사기구에 요구하는 측위 정확도 성능뿐 만 아니라 가용성에도 주목하고 이를 분석하였다. 가용성은 수평 측위정확도 100미터를 30일 기준으로 어느 정도 제공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로써 국제해사기구는 99.8 %를 넘 는 가용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위성항법 시스템이 100미터 이내의 수평 측위정확도를 30일 기준으로 86.4분 이상 제공할 수 없으면 해사안전 목적으로 이용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5대 대형항만(부산항, 인천항, 여수광양항, 울산 항, 평택당진항)과 3개 주요 지점에서 QZSS 가용성 분석을 하였으며, 이때 고도 막음각은 5°와 10°, 2가지 경우로 나누 어 분석하였다. 일반적으로 항해 장비의 고도 막음각은 10° 이므로 이 경우에 한정하여 분석할 수 있으나, 본 논문은 QZSS 가용성 확보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기 위해 고도 막 음각 5° 조건에 대해서도 분석하였다. Table 3은 분석한 가용 성 결과이고, Fig. 5는 분석 점 중에서 가장 좋은 가용성을 보인 마라도와 가장 나쁜 가용성을 보인 인천항의 가용성 결과 중에 만 하루 동안(2021.7.1.)이다. Fig. 5는 동일 시간대 에서 분석 점의 위치가 QZSS 가용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 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본 논문의 분석결과는 고도 막음각 5° 조건에서도 80 % 이 상의 QZSS 가용성을 확보할 수 없음을 보여 주며, 고도 막음 각 10° 조건에서는 41.34 %의 가용성을 얻는 지점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논문에서 수행한 분석은 QZSS에 유리하도록 환 경조건을 설정하였다는 점에서 Table 3의 가용성 분석치는 QZSS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 가용성 수치라고 말 할 수 있다. 따라서 현 QZSS는 국내에서 국제해사기구가 요구하는 측위 정확도 성능을 충족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가용성 면에서도 아직 항해용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5. 결 론
지금까지 국제해사기구는 GPS를 비롯해 총 5개의 위성항 법시스템, GLONASS, Galileo, BeiDou, NavIC 이용을 승인하였 다. 우리나라에서는 NavIC을 제외한 4개 위성항법시스템 이 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일본의 지 역위성항법시스템, QZSS의 수신도 가능한 상황이다. 일본은 QZSS의 해양이용을 본격화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에 QZSS 의 WWRNS 승인을 요청하였다. QZSS의 이용범위는 일본 영 해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나라 관할해역 전체를 포함하고 있 다는 점에서 해사안전을 위해 QZSS 국내 이용의 적합성 분 석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QZSS가 국내에서 제공할 수 있는 최대성능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위성항법 자료처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된 결과는 현재 QZSS의 성능으로는 항해 목적으로 국 내 이용이 어렵다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향후 QZSS 가시 위성 수가 증가하다면, 지금보다 개선된 성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후에는 추가될 QZSS 위성 이 국내 활용에 미치는 영향을 측위 정확도와 가용성 측면 에서 모의실험을 통해 예측 분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