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196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 및 도시개발로 인해 발생한 육상의 오·폐수가 연안으로 유입되면서 연안 오염이 심화되 고 있다. 또한, 국내 연안에서는 원인이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갯녹음 현상이 발생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Kim et al., 2020). 연안 오염과 함께 갯녹음의 영향으로 연안 바다숲은 소실되 고 있으며, 서식처와 산란장을 잃은 어·패류 자원 또한 감소 하고 있다(Kwon, 2008;Ohno, 1993). 이처럼 연안 바다숲의 소 실은 결국 연안 어장의 황폐화를 초래하였다. 이에 대한 해 결책으로 수산자원의 지속적인 이용과 보호를 위해 인공어 초를 이용한 바다숲 조성사업이 수행되고 있다(Jeon, 2010).
인공어초란 수산생물의 서식지 및 산란·보육장을 제공하 여 수산자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하는 수중구조물 을 말한다. 국내의 인공어초 사업은 1971년부터 시작하여, 2019년 기준 국내에 총 229,733 ha의 인공어초어장이 형성되 었다. 2019년까지 인공어초 사업비는 총 1조 2천억원이며, 향후 몇 년간 연안바다목장 및 수산자원 산란·서식장 조성 에 매년 약 2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다. 인공어초 사 업의 효율적인 진행과 생산 효과의 증대를 위해 다양한 인 공어초가 개발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국내에는 87종의 인 공어초가 개발·설치되었다(FIRA, 2020;MOF, 2021).
해조류의 초기 착생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 중 하나는 어 초 표면의 상태인데, 일반적으로 매끈한 표면보다 거친 표면 의 기질에서 해조류의 착생이 수월하다(Choi et al., 2006;Kim, 1987). Cho et al.(2007)의 연구에서는 일반 콘크리트 어초보다 다공질 인공어초에서 해조류의 착생 효율이 높았으며, Hong et al.(2013)은 표면이 거친 기질을 사용하는 것이 해조류의 포자 부착에 효과적임을 제시하였다.
한편, 굴은 국내 패류 양식수산물 가운데 생산량이 가장 많 으며, 매년 굴의 양식 생산량은 약 30만톤에 달한다(Statistics Korea, 2021). 굴 패각은 전체 굴 생산무게의 약 90 %를 차지 하며 매년 약 27만여톤의 굴 패각이 발생하고 있다(Baek and Lee, 2020). 다량의 굴 패각 발생에도 불구하고 그 처리 방안 의 한계로 인해 절반 이상이 양식장, 가공시설 주변에 야적 되고 있는 실정이다(Lee et al., 2009).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해 굴 패각의 재활용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Jeong et al., 2020;Kwon et al., 2004;Nam et al., 2018). 굴 패각의 표면은 판상형 적층구로 표면 조도가 높고, 비표면 적은 약 1.34 m2 g-1의 다공성 재료로 알려져 있다(Lee et al., 2018, Ha et al., 2019;Roh et al., 2016;Woo et al., 2021).
본 연구에서는 굴 패각을 콘크리트 기질 표면에 피복하여 표면적을 늘리고 기질 표면의 조도를 높여 해조류 착생을 증대시키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 인공어초의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굴 패각의 새로운 자원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굴 패각 콘크리트 기질
실험에 사용된 콘크리트 기질은 30 cm × 60 cm × 15 cm(가로 × 세로 × 높이)의 사각형 콘크리트로 제작되었다. 대조구는 콘크리트 기질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실험구에는 상부 표면 에 콘크리트 기질 표면적 대비 10 %, 30 %, 90 %의 굴 패각을 피복하였다(Fig. 1). 굴 패각은 경상남도 통영에서 채취하여 세척 후 사용하였다.
2.2 콘크리트 기질 시설
콘크리트 기질은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동백리 연안 (35° 17.09’N, 129° 15.54’E)의 간조 수심 약 1 m 지점에 설치 하였다(Fig. 2). Yoo et al.(2013)의 연구에 따르면 기장군 연안 에 분포하는 해조류는 수심 1 m 정점에서 계절별 20 ~ 35종이 관측되어 5 m와 10 m 정점에 비해 다양한 종이 출현하는 것 으로 나타났다.
2.3 해조류 착생 모니터링
콘크리트 기질은 2019년 9월에 시설하여 약 1년간(2020년) 총 5회(1월, 3월, 6월, 9월, 11월) 모니터링 하였다. 9월 조사 시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기질이 일부 매몰된 것을 확인하였 다. 해조류 피도(coverage)는 콘크리트 기질에 착생한 해조류 를 대상으로 기질을 피복한 정도를 분석하였다. 콘크리트 기질에 10 cm × 10 cm의 방형구를 올려놓은 후, 방형구 아래 에 상층, 차상층, 하층으로 나눠 착생한 해조류의 면적을 기 록하였다. 먼저 상층에 속하는 캐노피 종(미역, 감태, 모자반 등)의 면적 측정 후 상층 해조류를 제거하고 하층 해조류의 면적을 측정하였다. 대상 해조류가 전체 방형구 면적 대비 하여 실제로 차지한 소방형구 면적을 산출한 뒤, 전체 면적 을 대상으로 정량화하여 대상 해조류의 피도를 산출하였다. 해조류의 생육에 따라서 피도는 100 %를 넘는 경우도 발생 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해조류의 생육이 풍부한 것으로 판단한다.
2.4 수질환경
콘크리트 기질 시설지 주변의 수질·기상 환경자료는 기 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과 해양환경공단의 ‘해양환경측 정망’에서 취득하여 Fig. 3에 나타내었다(KMA, 2020;MEIS, 2020). 수질자료는 2020년도 분기별 관측된 자료이며, 일사량 은 식(1) ~ (2)를 이용하여 수면하 1 m 지점의 일사량을 추산 하였다.
여기서, I0는 기상자료개방포털의 ‘부산’ 정점에서 관측 된 일사량, Iz는 수면 하 z m에서의 일사량, z는 수심, k는 감쇠계수, SD는 투명도이다. 감쇠계수 k는 투명도로부터 산 출하였다(Duarte, 1991).
연구기간 동안 수온과 염분은 각각 13.6 ~ 25.4℃, 32.1 ~ 34.3 psu의 분포를 보였으며, 2월에 최저 수온과 최고 염분을, 8월에 최고 수온과 최저 염분을 나타냈다. 일사량은 8월 509.4 W m-2로 최고 일사량을 보였으며, 계절 변화에 따라 11월 325.7 W m-2로 최저 일사량을 나타냈다. DIN(Dissolved Inorganic Nitrogen)과 DIP(Dissolved Inorganic Phosphorus)는 각각 5.1 ~ 102.9 ㎍ L-1, 0.6 ~ 14.3 ㎍ L-1의 범위를 보였으며, 두 영양염 모두 5월에 가장 낮게 나타났다(Fig. 3).
3. 결과 및 고찰
3.1 해조류 착생 모니터링
콘크리트 기질 결과 사진과 굴 패각 피복률별 총 피도 결 과를 Figs. 4 ~ 5에 나타내었다. 1월 모니터링시 대조구에서는 해조류가 출현하지 않았다. 반면 실험구의 총 피도는 피복 률별(10 %, 30 %, 90 %) 각각 10 %, 80 %, 42 %로 상대적으로 높은 피도를 보였다. 이는 굴 패각 피복으로 해조류의 초기 착생률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6월 이후 총 피도는 53 ~ 109 %의 범위에서 증감하는 변화를 보였으며, 굴 패각 실험 구에서 대조구에 비하여 대체적으로 높은 피도를 나타냈다. 피복률 90 %의 경우 대조구 대비 약 5 ~ 43 % 높은 피도를 보 였으며, 11월에 피복률 30 %의 실험구에서 총 피도는 대조구 대비 약 49 % 높게 나타났다.
연구기간 동안 콘크리트 기질에 부착된 해조류의 피도 및 출현 종 결과를 Table 1과 Fig. 6에 나타내었다. 해조류 종은 녹조류 2종, 갈조류 3종, 홍조류 15종으로 총 20종이 출현하 였다. 시기별 출현 종수는 3월에 12종(녹조류 2종, 홍조류 10 종)으로 가장 많았으며, 1월에 6종(녹조류 2종, 홍조류 4종) 으로 가장 적은 출현 종 수를 나타냈다(Table 1; Fig. 4). 시기 별 높은 피도를 보였던 종은 1 ~ 6월에는 녹조류, 그 외 9 ~ 11 월에는 갈조류와 홍조류로 나타났다. 녹조류인 Chaetomorpha moniligera (염주말)의 최대생장을 보이는 인산염과 암모늄 농도는 각각 50, 40 μM이며, Ulva australis (구멍갈파래) 성 장의 최적 수온은 약 2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Han et al., 2016;Kim et al., 2004). 즉, 상대적으로 영양염 농도가 높았던 1 ~ 3월에 C. moniligera의 피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수온이 약 20℃에 근접했던 6월에는 U. australis의 피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갈조류인 Sargassum spp. (모자반)은 11월에 높은 피도를 보였으며, 이는 겨울철 발아 및 성장을 시작하 고 11월에 최대로 생장하는 모자반의 특성과 일치한다(Kim, 2015;Takaba and Mizokami, 1982;Terawaki, 1986). 홍조류인 Chondrus ocellatus (진두발), Pachymeniopsis elliptica (참도박), Melobesioidean algae (무절산호조류)의 성장최적 수온은 약 20 ~ 25℃로 9월에 높은 피도를 보였다(Kim et al., 2006;Simpson and Shacklock, 1979;Song et al., 2013;Xiao et al., 2010). 성장 최적 수온이 약 16℃인 Corallina pilulifera (작은구슬산호말) 은 11월에 높은 피도를 보였으며, 이는 Kang et al.(2014)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해조류 피도가 가장 높게 관측된 실 험구 케이스는 시기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굴 패각 피복률 은 해조류 복원의 중요 요인으로 판단되며 시기별, 종별 최 적의 굴 패각 피복률을 찾는 향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 료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굴 패각을 피복한 콘크리트 기질을 연안에 시설하여 1년간 모니터링하였다. 1월 대조구에는 해조류가 출현하지 않은 반면 실험구에서는 약 10 ~ 80 % 피도의 해조 류가 착생한 것이 관측되었다. 또한, 11월 실험구의 피도는 대조구 대비 1 ~ 49 % 높게 나타났다. 기질 표면에 굴 패각을 피복하여 해조류의 착생률을 높일 수 있으며, 이상의 결과 는 굴 패각의 새로운 자원화 방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