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는 2020년 1월 1일부터 국제항해 선박에 사용되는 모든 연료유의 황분을 0.5 %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배출통제구역(Emission Control Area, ECA)인 북해, 발트해, 북미에서의 황 함유량 규 제는 이미 2015년 1월 1일에 1.00 %에서 0.10 %로 강화되었다 (The IMO, 2020). 연료유 황 함유량 규제 대응을 위해 LNG 선박, SOx scrubber, 저유황 연료유 사용 등을 고려하고 있지 만, 투자비용이 적은 저유황유가 선호되고 있다(Lee and Kim, 2019;CIMAC, 2019).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선박들이 나타나 면서 유출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12월에는 광양항에서 연료 수급 중 수급 라인 파손으로 유동점이 높 은 저유황유가 약 770리터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유출 된 저유황유는 반고체 상태로 수면하 부유 등으로 인해 흡 착제 유회수기 사용이 어렵게 되어 기계적 방제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2020년 8월에는 동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 인근 모리셔스에서 암초에 좌초되어 선체가 파손되면서 약 3,900톤의 저유황유가 유출되는 사건도 있었다.
Fig. 1은 해양경찰청 방제기획과 주관으로 2020년 해양경 찰교육원에서 저유황유의 사용증가로 인한 해양 오염사고 시 방제장비의 실효성 검증을 위해 수행한 실험으로 해수 온도 10 °C에서 유동점이 21 °C인 저유황유 및 유동점이 3 °C 인 고유황유 유출 시 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에서 보듯 이 기존의 고유황유(b)에서 보이는 고른 분산상태와는 다르 게 저유황유(a) 유출시 빠르게 뭉치면서 반고체와 같은 형태 를 보였다. 유출된 연료유의 형태가 고유황유와는 다른 형 상을 나타내어 기존의 방제시스템의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였다.
일반적으로 해상 유출 오염 사고 시 유흡착제, 유회수기와 같은 물리적 수거 방법은 기상조건이나 기름의 성상 등에 의해 제약을 많이 받는다. 고형화되어 물리적인 수거가 어 려운 연료유라면 유처리제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Korea Ocean Research & Development Institute Report, 1996).
자연적 분산 과정은 파도 등의 에너지에 의해 작은 기름방 울로 유막을 분해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유처리제를 사용하 는 화학적 처리방법은 기름과 물이 접촉하는 계면의 장력을 감소시킴으로써 자연적 분산을 향상시키게 된다(Jin et al., 2015). 이렇게 화학적 분산을 통해 발생한 최대 20 μm 크기 의 기름방울은 수중에서 다시 응집하지 않으며, 파도의 작 용으로 수중에서 머물다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Oh, 2018). 해양경찰청 지역방제실행계획 부속서 유처리제 사용지침 에는 동점도 2,000 mm2/s 미만에서 사용토록 하고 있다(Yeosu Regional Contingency Plan, 2019). 유처리제의 경우 점도가 2,000 mm2/s 이하일 때 효과가 크고 10,000 mm2/s 이상일 경우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을 알려져 있다(Cormacki et al., 1986). 이 와 같이 연료유의 분산 능력은 동점도, 유동점 등과 같은 물 리적 특성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화학적 조성 과도 관련이 있지만 저유황유의 특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국 내에는 자세히 보고된 바 없으며, 기존의 고유황유와는 다 른 특성은 지녔다는 연구 자료가 몇몇의 연구기관에서 보고 되었다(CIMAC, 2013). 특히, 화학적 분산방법인 유처리제 활 용에 대해서는 전혀 보고된 바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 4대 정유사에서 생산된 저유황 유 6종과 고유황유(MF380) 1종에 대해, 해수 온도조건 및 유 처리제 2종에 대해서 분산 능력을 평가하였으며, 이를 통해 저유황유 해상 유출 시 유처리제의 효용성을 확인하였다.
2. 실험방법
2.1 연료유 특성 분석
국내 정유사로부터 제공받은 6종의 저유황유를 사용하였 다. 유처리제는 국내 생산되는 탄화수소 용제를 기본으로 최대 70 % 함유된 일반형 유처리제 1종과 최대 90 % 함유된 농축형 유처리제 1종을 이용하여 평가하였다.
연료유의 동점도와 유동점은 기름이 얼마나 쉽게 분산될 것인가를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인자다. 동점도는 KSM ISO3104 시험방법을 적용하여 0.5 ~ 5,000 mm2/s 범위를 갖는 동점도 시험기(Herzoo, 독일)로 측정하였으며, 유동점은 KSM ISO3016 시험방법을 적용하여 -50 ~ 50 °C 범위를 갖는 유동 점 시험기(CPP5Gs, 미국)로 측정하였다.
황 함유량의 경우 KSM ISO8754 시험방법을 적용하였으 며, X-ray 튜브에서 발생된 Scattering X-ray가 시료에 조사되 면 시료에서 나오는 Fluorescent X-ray의 세기를 이용하여 정 량할 수 있는 형광분석기(Horiba, 일본)를 통해 황 함유량을 측정하였다.
또한 SARA(Saturates, Aromatics, Resins, Asphaltens)분포는 혼합연료유를 디클로로메탄를 이용하여 5 ~ 10 mg/mL 농도 로 제조한 후 1 μL 취해서 glass rod에 고르게 한 다음 데시케 이터에서 건조 후 Thin Layer Chromatography/Flame Ionization Detector(TLC/FID, IATROSCAN MK-6s, Latron Laboratories, Japan) 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C20 ~ C40은 불꽃 이온화 검출기 가 장착된 기체크로마토그래프(GC/FID, GC-2030, SHIMADZU,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2.2 유화율 실험
국내 유처리제 성능시험 기준은 해양경찰청 고시 제 2019-2호 KSM 2800:2019에 따라 시험을 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기준은 유화율 판정 기준은 0.5 min 정치 시 60 % 이상, 10 min 정치 시 20 %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방법은 다음 과 같다. 먼저 분액깔대기 두 개에 해수 50 ml, 유처리제와 연료유 혼합유 2 ml을 취하여 수직 진탕기에 고정시킨 후 수 직 방향으로 분당 300회 왕복으로 5 min간 진동시켰다. 진동 이 끝나면 분액깔대기 두 개는 각각 0.5, 10 min을 정치시킨 후 분액깔대기 하부로부터 유화층을 정확히 25 ml을 취하여 다른 새 분액깔대기에 각각 담았다. 여기에 염화칼슘 3 g을 첨가한 다음, 디클로로메탄을 이용하여 유화층의 유분을 추 출하는 조작을 3회 이상 반복하였다.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된 추출용액은 무수황산나트륨을 이 용하여 탈수시킨 후 이소프로필알코올 5 ml을 첨가하여 맑 게 하고, 디클로로메탄을 추가하여 총량이 50 ml가 되도록 하였다. 이것을 파장 650 nm로 흡광도를 측정하여 유화율을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험유(0.2, 0.4, 0.6, 0.8 ml)를 표준물 질로 하여 유화율대 흡광도 검량선을 작성하였다. 검량선 작성은 아래의 유화율 식을 이용하였으며, 표준시료 0.2 ml 는 25 %, 0.4 ml는 50 %, 0.6 ml는 75 %, 0.8 ml는 100 %의 농도 로 계산하였다. 이렇게 계산된 표준물질별 농도를 자외선-가 시광선 분광광도계에 입력 후 각각의 흡광도를 측정하여 검 량선 작성을 완료하였다. 작성된 검량선을 이용하여 측정하 고자 하는 미지시료에 대해 흡광도를 측정 유화율을 산출하 였다.
추출액 중의 유분량 이론값에 대한 해석은 다음식과 같다.
시간에 따른 유화율을 확인하기 위해 저유황유 중 유동점 이 21°C인 L2와 -11°C인 L4 2점과 MF-380에 대해 24시간까지 유화율을 확인하였다.
3. 결과 및 분석
3.1 저유황유 특성
유화율을 확인하기 전 연료의 특성을 평가하였다. 저유황 유 6종 및 고유황유 1종에 대한 물성 측정 결과는 Table 1에 나타냈다.
동점도는 고유황유인 MF380이 271.2 mm2/s 로 저유황유보 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분자량이 큰 아스팔텐 함량과 관련 있다고 보고되었다(Son et al., 2015). 유동점은 저유황유 L1, L2, L3가 20 °C 이상, L4, L5, L6는 1 °C 이하였으며, MF380은 -6 °C였다. 특히 유동점이 20 °C 이상인 저유황유의 경우 파 라핀 왁스 함량이 높아 기온이나 수온이 낮은 겨울철 해상 유출 시 반고체화에 따른 급격한 동점도가 상승된다고 알려 져 있다(Kim et al., 2019). 저유황유의 Saturates 값은 22.1 ~ 69.5 wt%로 13.0 wt%인 MF380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연료유의 황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생산 공정에서 감압 증류 공정 등 을 거치면서 생성된 파라핀 왁스의 영향 때문이다(SINTEF Report, 2020). 반면, 아스팔텐 함량은 MF380이 26.0 wt%로 0.2 ~ 14.1 wt%인 저유황유보다 높게 나타났다. C20 ~ C40의 경우, 저유황유는 69.3 ~ 172.6 mg/g로 고유황유 MF380 49.7 mg/g보 다 높은 결과를 보였다.
3.2 유화율 평가
유화율은 연료특성 평가를 바탕으로 20 °C 이상의 높은 유 동점을 가지고 있는 저유황유 3종과 1 °C 이하로 기존 고유 황유와 유사한 유동점을 지닌 저유황유 3종으로 구분하여 비교하였다.
3.2.1 저유황유(유동점 20℃ 이상) 유화율
유동점이 21 ~ 30 °C 범위의 저유황유 L1, L2, L3와 고유황유 MF380의 유화율 결과를 Table 2에 나타냈다. 이때, 해수의 온도는 국립해양조사원 바다누리 해양정보 서비스의 수온 정 보를 이용하여 사고 위험도가 높은 부산과 여수 해역에서의 겨울철(2월)과 여름철(8월)의 해수 평균 온도와 비슷한 10 °C와 20 °C를 설정하였고, 유처리제는 일반형과 농축형을 사용하 였다. 해수 온도 20 °C에서 일반형, 농축형 유처리제를 사용 하였을 경우 저유황유 L1, L2, L3 모두 0.5 min 정치에서는 3.3 ~ 53.5 %로 국내 기준치 60 %를 만족하지 못했으며, 10 min 정치 시에도 1.5 ~ 19.8 %로 국내 기준치 20 %를 만족하지 못 했다. 반면, MF380의 경우 0.5, 10 min 정치 시 모두 국내 기 준을 만족하였다.
또한, 해수 온도 10 °C에서도 일반형, 농축형 유처리제를 사 용했을 경우 저유황유 L1, L2, L3 모두 0.5 min 정치 시에는 1.9 ~ 15.8 %, 10 min 정치에서 0.3 ~ 12.8 %로 국내 기준을 만족 하지 못했다. 고유황유는 일반형 유처리제에서는 만족하지 못했지만, 농축형 유처리제를 사용하였을 때는 국내 기준을 만족하였다.
유동점이 해수 온도와 비슷하거나 높은 저유황유가 해수 에 유출 시 순간 응집이 되면서 반고체 상태가 된다. 이때는 계면활성제가 반고체 상태의 기름층을 통과하지 못해 물과 계면의 장력을 감소시키지 못하면서 유화율이 떨어지게 된 다(Brandvik et al., 2019).
3.2.2 저유황유(유동점 1℃ 이하) 유화율
유동점이 1 ~ -11 °C 범위의 저유황유 L4, L5, L6에 대한 해 수 온도 및 유처리제 종류별 유화율 실험 결과를 Table 3에 나타냈다.
해수 온도 20 °C에서 일반형 유처리제를 사용하였을 경우 저유황유 L4, L5, L6 모두 0.5 min 정치에서는 12.3 ~ 37.5 %로 국내 기준치 60 %를 만족하지 못했으며, 10 min 정치 시에도 4.9 ~ 10.1 %로 국내 기준치 20 %를 만족하지 못했다. 농축형 유처리제를 사용했을 경우, 0.5 min 정치에서는 40.8 ~ 51.3 % 로 국내 기준치 60 %를 만족하지 못했으나, 10 min 정치 시 에는 21.0 ~ 37.1 %로 국내 기준치 20 %를 만족하였다. 하지만 MF380의 유화율 90.0 %보다는 낮은 결과를 보였다.
해수 온도 10 °C에서 일반형, 농축형 유처리제를 사용했을 경우, L4, L5, L6 모두 0.5 min 정치 시에는 2.3 ~ 34.0 %, 10 min 정치에서도 3.1 ~ 15.0 %로 국내 기준을 만족하지 못했다. 유 동점이 해수 온도보다 낮아 유출 시 반고체화 되는 현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유황유보다 낮은 유화율을 보였다. 이는 연료유 중 분자량이 높은 C20 ~ C40의 함량과 아스팔텐 함량 분석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분산 능력을 저하시키는 분자량이 높은 C20 ~ C40의 경우, 저유황유 L4, L5, L6가 121.9 ~ 138.8 mg/g로 고유황유 MF380 49.7 mg/g보다 상대적으 로 높았다. 또한, 에멀젼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아스팔텐 성 분의 함량이 고유황유는 26.0 wt%로 저유황유 0.6 ~ 4.7 wt% 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정치 시간 최대 10 min을 유지하 는 실험실 규모의 짧은 시간 동안에는 에멀젼 형성으로 인 한 점도 증가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극성을 띠고 있 어 물과 연료유의 용해를 용이하게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Fingas et al., 1991;Graham et al., 2016).
3.2.3 시간별 기름 분산상태 및 유화율
유처리제 살포 후 유화율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기름방 울들이 수중에 머무를 정도로 충분히 작은 기름방울들이 형 성되었음을 의미한다. Fig. 2 ~ 4는 시간별로 기름 분산상태 를 나타냈으며, Fig. 5는 시간에 따른 유화율을 보여주고 있 다. Fig. 2는 수직 진탕 및 추출 후 MF380의 시간별 분산 상 태를 보여주고 있다.
진탕 후 10 min까지는 층 분리 없이 해수 중 균일한 분산 상태를 유지하였다. 하지만 60 min부터 기름방울들이 표면으 로 상승하면서 층 분리가 나타났고 1440 min에는 이러한 현 상이 뚜렷해졌다.
Fig. 3은 유동점이 21 °C인 저유황유(L2)의 시간별 분산 상 태를 보여주고 있다. 0.5 min부터 층 분리가 나타났으며 1440 min에서는 기름과 물로 뚜렷이 구분되었고, 수층이 매우 맑 은 상태임을 볼 수 있었다.
Fig. 4는 유동점이 -11 °C인 상대적으로 저유황유(L4)보다 는 뿌옇게 흩어져 분산 정도는 우수해 보이나 10 min부터 미세한 층 분리가 발생하였으며, 1440 min에서는 기름과 물 로 구분되면서 미세한 기름방울들이 수중에 머물지 못하고 부유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해상의 파도와 같은 지속적인 혼합에너지가 없는 상태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ITOPF, 2014).
Fig. 5는 1440 min까지 적용한 유화율 변화 결과를 나타냈 다. 저유황유의 경우 0.5 min에서 유화율이 3.6 ~ 11.6 % 범위 를 보이다가 시간이 흐른 1440 min에서는 0.1 ~ 0.6 %를 나타 냈다. 또한, 고유황유의 경우도 0.5 min에서 유화율이 31.7 % 로 시간이 흐른 1440 min에는 0.1 %로 상당히 낮아졌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 저유황유 6종과 고유황유 1종을 대상으로 유 화율 시험 등을 수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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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름의 분산 능력의 주요 인자인 점도와 유동점은 확 인 결과, 저유황유의 점도는 32.6 ~ 267.5 mm2/s 유동점은 -11 ~ 30 °C로 매우 넓은 범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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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화율 측정 결과, 유동점이 20 °C 이상의 저유황유에서 는 해수 온도가 10, 20 °C에서 일반형과 농축형 유처리제에서 시간에 관계없이 모두 국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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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0, 20 °C에서 유화율을 비교한 결과, 연료유의 특성과 관계없이 20 °C에서 모두 유화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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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유동점이 20 °C 이상의 저유황유의 분산 상태를 확인한 결과, 0.5 min 정치부터 기름 부유층과 유화층 구분이 뚜렷해 지면서 분산 효과가 떨어짐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저유황유는 겨울철보다 여름철 에 유처리제 사용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이나, 기존 고유 황유와는 달리 국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저 유황유 방제 시, 유처리제 사용을 통한 화학적 처리방법이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추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저 유황유에 보다 효과적인 유처리제를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