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유해 와편모조류인 Cochlodinium polykrikoides는 1995년 이 후 거의 매년 남해안에서 적조를 일으켜 양식생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통영을 중심으로 한 경남해역은 어류 및 패류 양 식장들이 밀집해 있어서 적조발생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 고 있다(Park et al., 2013). 지난 8년간 경남해역에서 발생한 적조피해규모를 전국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경남/전국 적조피해액 규모 : 12년 10억/40억, 13년 217억/247억, 14년 63 억/74억, 15년 22억/56억, 16, 17년 미발생, 18년 2.4억/2.4억, 19년 36.3억/41억원(자료 : 해앙수산부). 전남해역에서도 대규 모 적조가 빈번히 발생하지만 경남의 경우 양식장 밀집지역 에 적조가 유입될 경우 대규모 양식생물 피해로 이어진다. 양식생물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 적조를 조기에 예보하는 기 술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적조생물을 현장에서 모니터 링하는 방법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현미경 검경법 이다. 현미경 검경법은 현장에서 신속하게 종 확인이 가능 하고 일부 적조생물의 경우 단기간의 훈련으로 누구나 쉽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조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적조발생 전 단계에서는 적조생물 밀도가 매 우 낮기 때문에 현미경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분자검출기법이 최근에 활용되고 있다. 그중 와편모조류를 정량검출하는데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 qPCR 기법으로 Alexadrium 종, Karlodinium veneficum, Gymnodinium catenatum 등 다양한 종의 생태 및 분포연구에 활용되고 있다(e.g. Engesmo et al., 2018;Hatfield et al., 2019).
본 연구에서는 2019년 남해동부해역에서 발생한 C. polykrikoides 적조를 조기에 검출하기 위해서 qPCR을 적조 현 장에 활용하였고, qPCR로 적조생물(C. polykrikoides)이 조기 검출된 해역과 적조 최초 발생해역을 비교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현장시료 채집
현장해수시료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적조예찰 시스템 중 하나인 적조광역조사를 통해 채집되었다. 2019년 6월부터 9 월까지 2주 간격으로(총 9회) 남해도 ~ 통영해역의 12개 정점 (Fig. 1)을 대상으로 표층해수를 채집하였다(Table 1). 현미경 으로 정량분석이 어려운 C. polykrikoides 저밀도 출현시기에 는(6 ~ 8월 중순) qPCR로 분석하였고, 1 cells mL-1 이상으로 세포밀도가 증가하는 시기에는(8월 말 ~ 9월) 현미경으로 정 량분석 하였다. qPCR 분석을 위해서는 표층해수 10 L를 선 박에서 식물플랑크톤 넷(망목 10 μm)으로 50 mL로 농축한 후 25 mm GF/C 필터지(Poresize 1.2 μm, Whatman, England)를 이용 하여 여과하였다. 현미경 검경을 위해서는 표층해수 1 L를 채집한 후 5 mL로 농축하여 관찰하거나, 생물량이 많을 경 우 농축없이 생시료를 관찰하였다. 정점별 수온과 염분은 다항목수질측정기(YSI)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2019년 남해 안 적조발생정보는 국립수산과학원 적조속보 자료를 참고 하였다(http://www.nifs.go.kr/redtideInfo).
2.2 qPCR 분석
GF/C 필터지로부터 DNA 추출은 DNeasy Tissue Kit (Qiagen, USA)을 사용하였다. qPCR 정량분석을 위해 C. polykrikoides 배양주를 사용하여 141,000 세포를 수확한 후 DNA를 추출하 고, 10배수로(10-1 ~ 10-7) 희석한 후 상관계수(R2) 값이 0.99인 검량선을 정량분석에 사용하였다. 배양주의 경우 각기 다른 성장단계에 있는 세포를 3회 따로 수확한 후 하나로 섞어서 검량선에 사용하였다. qPCR 분석시약은 qPCR premix Ex Taq (TaKaRa, Japan)을 사용하였고 분석 조건은 50℃ 2분, 95℃ 2 분 후 40 반복으로 95℃ 10초 그리고 60℃ 45초 반응시켰다. C. polykrikoides 특이적 프라이머 정보는 Table 2와 같으며, 최 종농도는 primers 0.3 μM, probe 0.15 μM를 사용하였으며(Park et al., 2016), Rotor-Gene RG-6000 (Qiagen)을 사용하여 정량분 석 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2019년 적조발생 현황
2019년 8월 20일에 여수해역에서 적조예비주의보가 첫 발령되었고, 8월 23일에는 적조주의보가 발령되었다. 9월 2일 에는 경남 남해도에도 적조주의보가 확대 발령되었고, 9월 8 ~ 9일에는 여수 ~ 거제 해역에 적조경보가 발령되었으며, 9 월 27일에 남해안 전 해역이 해제되었다(Table 3, 4). 19년도 남해안 해양환경 특징은 긴 장마와 태풍(‘다니스’ 7월 20일, ‘프란시스코’ 8월 6일)으로 인한 강우로 8월 중순까지 규조 류가 우점출현 하였다. 또한 제 13호 태풍 ‘링링’(9월 7일)의 영향으로 외해의 적조가 연안으로 이동 확산하면서 연안에 적조생물이 집적되었고, 9월 22일 제 17호 태풍 ‘타파’ 이후 적조가 소멸하였다. 19년도 C. polykrikoides 적조는 남해안 전 해역(전남 완도 ~ 부산)에서 발생하였으며, 최대밀도는 12,000 cells mL-1(9월 11일, 남해도)로 중규모 적조가 발생하였다(적 조속보 http://www.nifs.go.kr/redtideInfo). 지난 몇 년과 비교해 보면 최고 밀도는 12년(23,000 cells mL-1), 13년(34,800 cells mL-1), 14년(20,000 cells mL-1), 15년(32,000 cells mL-1)으로 발생하였다 (적조속보 참고).
3.2 qPCR 검출 결과
남해동부해역을 대상으로 저밀도 C. polykrikoides를 qPCR로 정량분석한 결과 6월 초에 저밀도로(0.0015 ~ 0.0058 cells mL-1) 검출되기 시작하여 8월 중순에는 0.0004 ~ 0.163 cells mL-1 밀 도로 증가하였다(Table 3, Fig. 2). 세포 밀도뿐만 아니라 C. polykrikoides이 qPCR에 검출되는 정점수도 증가하여, 출현해 역이 점차 넓어지는 경향을 보였다(Table 3). 8월 중순 이후 세포 밀도가 > 1 cells mL-1로 증가한 시기에는 현미경으로 검 경하였고, 세포 밀도는 9월 중순까지 증가하다 9월 말 소멸 하였다(Fig. 2, 3). 6월에서 8월 13일까지 qPCR로 분석한 정량 값을 보면, 전반적으로 세포밀도는 증가하지만 변동폭은 크 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반면 9월 2 ~ 11일 사이 현미경 검경 값은 변동폭은 작으면서 급격히 밀도가 증가하였다(Fig. 2). qPCR로 정량한 값이 변동폭이 큰 이유로 몇가지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0.2 cells mL-1 이하의 세포밀도를 qPCR로 검출하였는데, 이러한 낮은 밀도는 현장에서 해수를 채수하는 과정, 시료 운반과정에서 오차가 클 것으로 추정 되며, DNA 추출 및 qPCR 분석과정에서의 오차는 상대적으 로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와편모조류의 세포당 rDNA copy 수는 다른 영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Prorocentrum minitum는 600 copies cell-1, Alexandrium minutum은 1000 copies cell-1, Akashiwo sanguinea는 12,000 copies cell-1로 보 고되었다(Galluzzi et al., 2004; Zhu et al., 2005). qPCR 프라이 머를 개발할 때 세포당 DNA copy 수가 높은 영역에 개발하 는 것이 중요한데, copy 수가 높을 경우 매우 낮은 세포수를 정량할 때 오차범위가 줄어들어 qPCR 검출감도가 높아 질 수 있다. C. polykrikoides의 경우 아직 세포당 rDNA copy가 정 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1 cell-1 이하의 밀도에서도 높은 qPCR 검출감도(검량선 R2 = 0.99)를 보여 다른 와편모조류처 럼 높은 세포당 DNA copy 수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 다. 하지만 와편모조류의 rDNA copy 수는 배양환경 혹은 세 포상태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Alexandrium 종의 경우 세포 성장단계/성장환경 및 단일배양주/개체군에 따라 세포당 DNA copy 수가 많게는 10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Galluzzi et al., 2010).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검량선 제작시 몇가지 고려해야 되는 사항이 있다. 현재 알려져 있는 검량 선 제작방법은 두가지 인데, 첫째 plasmid DNA를 이용한 제 작, 둘째 세포수를 이용한 제작이 있다. Plasmid DNA를 이용 한 검량선 제작방법은 세포당 DNA copy 수를 조사한 후 DNA copy 수를 세포수로 환산하는 정량방법으로 정확한 DNA copy 수를 측정할 수 있지만 세포당 DNA copy 수의 변 이가 클 경우 오차범위가 커지는 단점이 있다(Galluzzi et al., 2010;Dittami and Edvardsen, 2013). 반면 세포수를 이용하여 검량선을 제작할 경우 DNA copy 수는 알 수 없지만 세포당 DNA copy 수 변이에 의한 오차를 줄일 수 있다(Engesmo et al., 2018). 본 연구에서는 검량선 제작시 배양주를 각기 다른 성장단계에서 3회 수확한 후 세포수를 이용하여 검량선을 제작함으로써 검량선 오차를 줄였다. 하지만 세포수를 이용 한 검량선의 경우 양성 대조구의 DNA가 plasmid DNA만큼은 안정적이지 않아서 검량선을 자주 새로 제작해야하는 번거 로움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같은 시료를 가지고 qPCR과 현미경으로 결과 값을 비교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본 연구의 목적이 극 미량의 적조생물을 조기에 검출하는데 있기 때문에 세포밀 도 0.2 cells mL-1 이하에서만 qPCR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극 미량 단계는 현미경으로 검경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기 때문에 현미경 검경으로는 거의 확인이 되지 않는다. 또한 C. polykrikoides이 저밀도로 출현하는 단계에서는 막 발아한 발아체이거나 형태적으로 변형된 경우가 많고, 형태적으로 유사한 와편모조류가 혼합 출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현 미경으로 정확한 검경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qPCR 검출법 과 현미경 검경법의 검출 정확도를 비교한 이전의 연구를 보면, C. polykrikoides 밀도가 높은 경우 비슷한 정확도를 보 였다(R2 = 0.75, Park et al., 2016). 또한 qPCR 검출법이 저밀도 와편모조류를 정량검출하는데 여러연구에서 유용하게 활용 되고 있다(e.g. Bower et al., 2000;Handy et al., 2008;Park et al., 2009). 예를 들면, 퇴적물내 와편모조류 포자 분포조사를 위 해 qPCR이 활용되고 있으며(Park and Park, 2010;Park et al., 2016), 형태적으로 유사한 종들과 식별, 유독/무독종을 식별, 또는 개체군 식별을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Murray et al., 2011;Park et al., 2014, 2018). 따라서 현미경으로 확인 이 어려운 극미량의 C. polykrikoides 출현단계에서 qPCR이 정 량검출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8월 13일 까지는 qPCR로 분석하였고, 세포수가 증가하는 (1 cell-1이상) 8월 20일 이후에는 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를 비교해 보면(Fig. 3) qPCR로 검출된 시기에는 주로 남해도 해 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검출되었고, 이후 현미경 검경에서 도(Fig. 3의 8월 29, 9월 11일 그림) 남해도 해역에서 높게 출 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9월 2일 적조주의보가 최초발 생한 해역도 남해도인 것을 알 수 있다(Table 4). 위 결과는 qPCR 검출법을 이용하면 적조가 처음 시작되는 해역을 조 기에 파악할 수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본 연구의 결과는 조사횟수가 한정적이고, 2019년 한해만 비교하였기 때문에 최초 발생해역의 조기예보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장 기 모니터링 결과 및 관련된 환경요인 연구가 향후 지속적 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qPCR 검출법을 이용하면 적조가 처음 발 생하는 해역을 조기에 파악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 지만 qPCR 조기검출만으로 적조발생 여부 혹은 시기를 예 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분자검출기법을 이용하여 저밀도 C. polykrikoides 출현시기에 대한 생태연구도 향후 필 요하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