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추자면1)에는 16톤급 행정선 「추 자호」가 운항 중이다. 추자호는 추자도 관내 유인도서를 운항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추자호는 선령이 25년이 넘 어서 정부기준(MOF, 2019)에 따르면 내구연한이 지났고, 선 체, 기관 및 설비 등이 전반적으로 노후화가 심해서 현대화 를 위한 대체 건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추자도에는 응급의료시설이 없어서 응급환자발생 시 제주시 소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데, 추자호는 속력 이 느려서 응급환자 수송에는 사용되지 못하고 해양경찰의 헬기나 경비정 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이유 로 섬 주민들은 제주도청에 의료선 기능을 갖춘 고속 행정 선의 도입을 수년째 요구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추자도 행정선의 대체건조를 위해 행정 선이 수행해야 할 기능을 조사하고, 그 기능의 수행에 적합 한 행정선의 개념설계를 제시하는 데 있다. 연구목적 달성 을 위하여 제주특별자치도청, 추자면사무소 및 추자보건지 소 등 관계기관을 방문하여 행정자료에 대한 문헌조사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고, 추포도와 횡간도 주 민 및 추자면 자치위원장 등 선박이용자를 대상으로 이용자 요구사항을 조사하여 행정선이 수행할 기능을 식별하였다.
또한 선박전문가의 선박 상태점검 및 정부대행 선박검사 자료 조사를 통해 현 추자호의 선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 가하고, 조선소 관계자들과 함께 기술검토회의를 통해 대체 행정선의 선체 재질, 톤수, 주요치수, 기관출력 및 속력 등 선박 개념설계에 관한 사항을 도출하였다.
2. 추자호 선박 상태 및 운항 현황
2.1 추자호 선박 상태
선박 관련 증서에 따른 추자호의 주요제원 및 전경은 Table 1 및 Fig. 1과 같다. 추자호는 항해속력 14.5노트로 설 계되었으며2), 건조 시 해상시운전 속력은 기관 2,300 rpm (100 % Load)에서 14.99노트였다3). 현지 선박운항점검 결과4) 에 따르면 기관 노후화로 인해 전속 항해는 어렵고 평시 운 항속력은 기관회전수 2,000(70 % load)일 때 약 12노트이다.
추자호는 1995년 건조 당시 목포지방해운항만청에서 제1 회 정기검사를 받은 이후 선박안전법에 따라 한국해양교통 안전공단에서 매년 정기적인 선박검사를 받아왔다. 2014년 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선박검사 관련 자료를 조사한 결과, 2015년 4월에 제5회 정기검사 및 2017년 4월에 제1종 중간검사 시 선체 선저검사가 수행되었고 특이사항 없이 선 박검사에 합격하였다5). 추자호는 관계 법령6)에 따라 상가검 사시 철판두께 측정이 요구되는 선박이 아니므로 육안으로 현상검사만 실시되었다.
선박전문가의 선박 현장점검 결과 선체는 전반적으로 부 식과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었고, 특히 상갑판 상의 개구가 대부분 부식으로 고착되어 수밀상태가 불량한 상태였고, 여 객실은 내부 내장재의 부식이 심하여 창고로 사용되고 있었 고 비상탈출 및 구명설비의 상시 사용이 어려워 여객실의 기능은 상실된 상태였다.
기관은 건조 시 설치된 디젤기관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 는데, 노후화로 고장이 자주 발생하고 추자도 관내에는 전 문 수리업체가 없어서 기관고장 시에는 선박운항이 중단되 어 인근 주민들의 어선을 빌려 사용하고 있으며, 평소에도 기관고장이 우려되어 기관을 감속 운항 중인 실정이다. 또 한 해상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기관고장이 우려되어 운 항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 2018년의 경우 운항계획 230회 대 비 실제 운항횟수는 132회(57 %)에 불과하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현재 추자호는 항해속력 및 기관성능이 건조 당시보다 저하되어 있으며, 선체 및 기관의 노후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이다. 선박의 일반적인 수명은 선박소유자 의 처분결정에 따라 결정되나(Kim, 2008), 관공선의 경우 정 부규정을 따른다. 이와 같은 추자호의 상태는 「해양수산부 관공선 대체건조에 관한 기준」에 따라 선박상태평가를 실 시했을 경우 “3등급 - 즉시 대체건조추진 및 안전운항을 위 한 수리”에 준하는 등급평가에 해당한다. 또한 추자호는 관 공선의 내구연한 선령 25년이 넘은 선박으로 선박상태평가 없이도 대체 건조할 이유가 충분한 상태이다,
2.2 추자호 운항 현황
추자호는 추자도를 출발하여 추포도 및 횡간도를 거쳐 다 시 추자도로 돌아오는데, 운항거리는 8.8해리이고 소요시간 은 1시간이다. 추자호 항로도는 Fig. 2와 같고, 제주항을 기 점으로 추자도의 해상위치는 Fig. 3에서 보는 바와 같다.
추자호는 주 5회 운항하며 해양기상 조건이나 공휴일 등 의 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항되고 있고, 주로 추포도와 횡간도의 주민들이 이용한다. 현재 추포도에는 2가구 6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횡간도에는 8가구 12명이 거주하고 있다. 추자호는 도서민 외에도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나 발전소 정비 등을 위한 자가 이용하기도 하고, 주민들의 생 필품과 택배화물 등 화물수송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추자호 운항 해역은 선박안전법상 연해구역으로 연중 조 류가 세고 파고가 높다. 조석 차이는 연중 2~3미터인데 고조 시 가장 조위가 높을 때는 약최저저조위7)로부터 343센티미 터8)이고 조위가 가장 낮을 때는 약최저저조위로부터 –53센 티미터9)로 차이가 최대 4미터에 달한다. 조석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조류도 빠른 편이이서 최강창조류10)가 초속 58~70 센티미터(1.1~1.5노트)에 달한다(KHOA, 2020).
추자호는 해사안전법에 따라 풍랑·폭풍해일주의보시 출 항이 통제된다(MOF, 2020b). 또한 추포도 및 횡간도에는 Fig.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선박 접안시설이 없어서 선박이 암벽 에 선수를 걸쳐 접안하고 있는 실정이다.
3. 응급환자 해상수송체계 필요성
3.1 추자도 응급환자 이송 현황
최근 추자면 관내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응급환자의 발 생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중증 응급환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2월말 현재 추자면의 주민등록 인구는 1,733명 이며, 전체인구의 약 33 %가 나이 65세 이상의 고령자이다 (Jeju, 2019).
제주시 추자보건지소의 자료에 따르면 추자면 관내에서 는 2015년부터 최근 5년 동안 총 2,079명(한 해 평균 약 416 명)의 응급환자가 발생하였고, 이 중 454명(한 해 평균 91명) 의 환자가 제주시 소재 응급의료시설로 긴급 이송되었으며, 연도별 긴급이송 현황은 Fig. 5와 같다.
제주시 소재 의료기관으로 이송된 응급환자의 이송수단 을 분석해보면, 5년간 총 455건의 이송건수 중 해경(KCG11)) 경비정이 165건으로 전체의 36 %로 가장 많이 이용되었고, 헬기가 총 155건12)으로 전체의 34 %로 두 번째로 많이 이용 되었으며, 다음으로 여객선이 126건 이용되어 전체의 28 % 를 차지하였다. 이 외에도 행정선, 해군 함정 및 어선 등이 일부 이용되었는데 전체 중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최 근 5년간 응급환자 수송에 사용된 운송수단별 비율은 Fig. 6 에 나타나 있다.
최근 5년간 운송수단별 환자 이송 현황은 Fig.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비정의 이용은 점차 줄고, 헬기 이용이 증가하 고 있으며 특히, 2019년 하반기부터는 소방방재청의 119헬기 가 투입되어 이용이 늘고 있다. 해경 경비정이 추자항에 상 시 대기 중이 아니므로 경비정보다는 헬기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응급환자들은 헬기 이용을 희망하지만 야간이 나 기상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헬기의 이용은 제한적이다. 특히, 횡간도의 경우 헬기 이착륙 시설이 미흡하여 헬기 이 용이 어렵고, 추포도의 경우 헬기장은 있으나 헬기 이용을 위해서는 추자보건지소장의 진단확인이 필요한데, 추자보건 지소장이 추자도에서 추포도로 이동수단이 없어서 추포도 와 횡간도 주민은 헬기는 전혀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래서 응급환자 긴급이송에 해경 경비정이 가장 많이 이용되 는데, 추자도 인근에 경비함정이 없는 경우에는 제주에서 출발하여 추자도에 왔다가 다시 제주시까지 가는데 최소 5 시간 이상이 소요되므로 골든타임을 다투는 응급환자에게 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추자도에서 제주항까지는 약 30해리(약 56 km)로 응급환 자 이송에 헬기는 소요시간이 약 50~70분 정도이고 해경 경 비정은 100~150분 정도이다. 그러나 해경함정이 추자도에 상 시 정박 대기 중은 아니므로 함정이 추자도에서 멀리 있는 경우 소요시간은 더 길어진다.
주민들은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하여 상시 이용 가능한 해 상 이송수단으로 속력이 빠른 행정선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 다. 의료선 기능을 갖춘 행정선이 도입되어 119헬기 및 해경 청 헬기와 함께 활용된다면 기상 및 시간에 구애를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헬기의 경우 기상에 따른 운항제약이 많 아서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18년에 추자도에 응급환자의 긴급이송 실패로 응급처치가 늦어져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13).
일반적으로 중증외상은 1시간, 심혈관질환은 2시간 및 뇌 혈관질환은 3시간 이내에 최종치료가 필요하다. 추자도 관 내에 발생한 응급환자의 약 70 %가 사고가 아닌 일반질환에 의한 환자이므로 필요한 골든타임은 2시간 이내이다.
3.2 의료선 기능 병행 행정선 필요성
3.2.1 경제적인 측면
추자호 행정선 대체건조 사업에 소요되는 추정비용은 대 체선박 건조비 1,508백만원14), 의료선 기능 추가를 위한 시 설비 10백만원 및 5년간 선박운영비 170백만원15)을 합한 1,688백만원이다. 선박운항 인력은 기존의 제주시 소속 공무 원을 활용하고, 응급환자 이송시에는 추자보건지소 소속 공 무원이 동승하면 되므로 행정선을 의료선으로 활용하는데 에는 별도의 추가 인건비가 필요하지는 않다.
응급환자 수송을 위해 행정선에 가장 필요한 기능은 선박 의 빠른 속력이며 추가로 이송 중 응급처치를 위한 응급의 료장구의 비치가 필요하다. 응급의료장구 비치에 소요되는 비용은 10백만원 정도로 현재 응급환자 긴급수송에 사용되 는 헬기나 해경경비정의 투입에 필요한 비용과 비교하면 미 미한 수준이다.
행정선에 의료선의 기능이 추가된다면 해경 경비정 및 헬 기의 이용 횟수 감소로 치안 및 경비관련 정부기관의 고유 업무 수행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고 연간 47회에 달하는 헬 기 출동 횟수를 줄일 수 있어 정부예산 절감의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또한, 응급사망 감소 및 중증 응급환자의 골든 타임 확보로 도서주민의 생명을 구할 수 있어 경제적 측면 을 뛰어 넘어 사회공익적 효과가 기대된다.
대체될 추자도 행정선은 평시에는 추포도 및 횡간도 주민 18명16)이 도선(渡船)으로 활용되지만, 추자도 행정선이 의료 선의 기능을 갖추게 된다면 추자면 관내 주민 전체17)가 이 용하므로 행정선 운영에 대한 경제적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3.2.2 정책적 측면
정책적 측면에서 의료선 기능을 포함한 행정선의 도입에 대하여 일자리 효과, 생활여건 영향, 환경성 평가, 안전성 평 가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MOEF, 2020). 의료선 기능을 갖 춘 추자도 행정선 대체건조 사업은 기존 선박운영 인력에 대한 일자리 보전, 도서지역 주민들의 생활여건 개선 및 안 전성 증진에 기여한다.
추자호는 내구연한이 지났으며, 선체와 기관이 노후화되 어 건조 당시의 성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주민들의 안전확보를 위해 행정선의 대체 건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새로 건조되는 관공선은 친환경 규제18) 를 따라야 하므로 환경개선에도 긍정적이다(MOF, 2018).
또한 열악한 추자도의 의료 및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서 지역주민들은 대체될 행정선에 의료선 기능을 추가해줄 것 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므로 본 사업은 정책적으로 추진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3.2.3 지역 균형발전 측면
의료환경은 지역주민들의 삶의 만족도 결정에 주요 요소 이다(Choi, 2016). 추자도는 24시간 진료가 가능한 응급의료 시설이 없는 의료취약지역이다. 그럼에도 응급환자 긴급이 송체계도 확립되지 않아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가 보장 되지 않고 있다. 도서지역은 육지나 대도시에 비해 의료환 경이 취약하다. 최근 일부 도서지역19)에서는 의료 환경 개 선사업을 통해 24시간 응급진료가 가능한 의료시설과 의료 진을 배치하였지만, 추자도의 경우 보건지소가 유일한 의료 시설이다. 따라서 추자도의 취약한 의료환경 개선을 통한 도서민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의료선 기능을 갖춘 행정선 의 도입은 지역 균형발전에 합당하다.
4. 의료선 기능 행정선에 대한 개념설계
일반적으로 개념설계20)는 기본설계에 들어가기 전 단계 에 실시하는 것으로, 선박건조계획을 작성하기 위하여 선박 이 기본적으로 수행할 기능을 식별하고 특성을 정하여, 선 박의 크기, 선체의 재질 및 성능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선 박의 크기에 따라 선박 건조비용과 운영비가 결정되므로 개 념설계에서는 선박의 용도와 예산 규모에 적정한 선박의 크 기를 결정해야 한다. 선박의 크기는 길이, 폭, 너비 등 기본 치수와 선박의 전체 폐위구역의 용적을 산정하여 총톤수로 표시한다(KMRI, 2003). 선박개념설계 단계에서 선박의 추진 성능, 내항성, 조종성 및 복원성 등을 고려한 선형 결정도 필요하다(Kang et al., 2007). 본 절에서는 앞서 기술한 선박운 항현황 및 이용자 요구사항 조사 결과에 따라 대체 행정선 이 수행할 기능을 종합적으로 식별하고, 행정선의 기능 수 행에 적합한 선박의 크기 및 주요 제원을 정의하여 제시하 였다.
4.1 선박의 기능과 용도
추포도, 횡간도 등 선박이용자 및 선박운항 관계자들에 대한 이해관계자 요구사항 조사를 통해 식별한 대체 행정선 의 수행 기능은 다음과 같다.
기존 행정선의 경우 최대승선인원이 선원 4명과 여객 8명 으로 총 12명이 지정되어 있으며, 선박운항 상 큰 문제가 없 었다. 그 동안 선박운항실적을 고려할 때 선박에 여객이 13 인 이상 승선할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선박 의 용도는 현행처럼 「기타선(도선)」또는 「행정선(의료 선)」이 적합하다.
4.2 선박의 크기와 속력
선박의 구조, 기관 및 설비 등 선박시설의 규격은 총톤수 와 선박 길이에 따라 그 적용 기준이 정해진다. 선박법에서 는 총톤수 20톤 미만의 기선을 ‘소형선박’으로 규정하여 선 박등기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이는 선박공시제도에 따 른 행정적인 문제로 선박 건조 및 운영 비용에 영향을 미치 지 않으므로 반드시 20톤 미만일 필요는 없다.
반면에 선박안전법에 따른 선박의 구조 및 설비에 관한 요건은 선박의 성능은 물론 건조비용에 직접 영향을 미친 다. 대체 행정선의 항행구역은 추자항에서 제주항까지이므 로 연해구역에 해당한다. 선박안전법에서는 연해구역을 항 해하기 위한 선박구조 및 크기에 관한 최소요건은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운항구역의 해상여건, 운항시간 및 선박의 용도에 따라 적정한 선박의 구조와 크기가 고려되어 야 하며 특히, 선박의 구조와 강도에 대해서는 선박의 길이 에 따라 규정이 달리 적용되므로 선박의 길이가 우선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MOF, 2020a).
선박의 길이가 12미터 미만일 경우 소형선박으로 일부 규 정은 완화 적용21)될 수 있지만 선박의 크기가 너무 작아져 서 제주항까지 항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선박의 길이는 최소 12미터 이상이 되어야 할 것이며, 강선 구조기준22)상 강재의 규격을 완화하여 적용 받을 수 있는 24미터 미만인 선박의 크기가 적정할 것으로 사료된다.
대체될 행정선은 종전의 추자호가 수행했던 행정선의 일 반적 기능에 추가하여 의료선으로서의 기능이 필요하다. 추 자도 행정선이 의료선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기능적 요건은 선박의 속력이다. 행정선들은 운항 경제성을 고려하여 15노트 정도의 속력으로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Kim et al., 2012). 그러나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서는 추자도에서 가장 가까운 제주시 소재 응급 의료시설까지 2시간 이내에 이송이 필요하며, 추자항에서 제주항까지의 해상구간의 소요시간이 1시간 30분을 넘지 않 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행정선은 25노트의 속력 을 낼 수 있어야 한다.
4.3 선체의 재질
선박의 선체를 구성하는 재질에 따라 선박의 무게와 강도 가 결정되므로 선질의 결정은 매우 중요하다. 조선 재질로 는 크게 철강(steel)과 강화플라스틱(Fiber Reinforced Plastics, FRP)이 사용되며 두 재질의 장단점을 분석해 본 후 적합한 선질을 결정해야 한다.
철강은 일반선박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성분에 따라 연강, 고장력강, 고강도강 및 알루미늄강 등의 종류가 있다. 최근 환경보호와 에너지절감에 대한 관 심이 높아지면서 알루미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형선박에 알루미늄을 사용할 경우 경량화에 의한 고속화 가 가능하고 높은 내식성에 의한 유지보수가 용이하며, 폐 선 시 재활용이 가능하여 환경 친화적이라는 이점이 있다. 한편, 알루미늄선박은 건조과정에서 용접 시공에 고도의 숙 련 기술이 필요하여 용접기능공의 인건비가 매우 높다(Cho, 2012).
FRP는 적당한 강도를 가지면서도 무게가 가볍고 부식이 덜 하므로 선체의 유지관리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으나 화재에 취약하며 폐선 시 정상적으로 해체되지 않고 방치될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가 야기되기도 한다(Oh, 2019).
FRP선은 강선에 비해 선체의 유지관리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충돌이나 좌초 등으로 외판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쉽게 파손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추자호의 선박운 항거리는 멀지 않으나 운항해역이 연중 바람과 해상파고가 높고, 추포도와 횡간도에 잔교시설 없어 선박이 암벽에 선 수를 대고 접안해야 하는 실정임을 고려할 때 FRP선은 선수 부 파손에 취약하므로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선체의 재질을 강재로 했을 때 선체가 무거워져서 고속주행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대체되는 행정 선은 25노트 이상의 고속주행이 가능해야 하므로 선체 무게 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선체는 고강도강으로 하여 강재의 두께를 줄이고 상부 구조물은 알루미늄강이 적합하다. 최근 군함이나 행정선도 이 같이 고강도강 선체와 알루미늄강 상 부구조물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최근 건조사례23)에서도 참조해볼 수 있다.
4.4 추진기관 및 추진방식
추진기관은 사용연료에 따라 디젤엔진과 LNG엔진이 있 으며, 추진방식과 같이 검토되어야 한다. 최근 국제적인 황 산화물 배출기준 강화로 대형선박에서는 LNG기관 사용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지만(Lee et al., 2018), 국내항해에만 종 사하는 소형선박에서는 디젤엔진의 사용이 아직까지 보편 적이다.
속력 25노트 이상 고속으로 항해하는 길이 24미터 미만의 선박에 적용 가능한 추진방식은 전통적인 고정피치 프로펠 러(Fixed Pitch Propeller, FPP), 워터제트(Water Jet Propulsion) 및 IPS(Inboard Propulsion System)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FPP는 추진효율도 다소 높고 설계와 구조도 비교적 간단하 여 제작비도 저렴하지만, 암초나 수중 부유물에 취약하고 고속 주행 시 와류와 공동현상(cavitation) 때문에 효율이 감 소할 수 있고 소음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워터제트는 추진장치가 모두 선체 내부에 설치되어 선체 밖으로 돌출부가 없어 수심이 낮은 곳에서의 운항에 유리하 며, 타와 축계가 필요 없고 돌출물에 의한 부가물 저항이 없 는 장점이 있다. 워터제트는 제트분사엔진으로 소형 고속선 에 많이 사용되며 선체의 선형이 받쳐준다면 같은 출력의 엔진에서 프로펠러 추진 방식보다 고속을 낼 수 있다. 그러 나 설치비, 연료소모량 및 유지비가 고정프로펠러 방식에 비해 높다.
IPS는 회전축 없이 엔진의 회전력이 바로 선저에 설치된 추진기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추진기가 360도 회전하므로 별 도의 조향장치가 필요 없고 접이안 작업이 용이하다. 설치 비용은 워터제트보다 저렴하다.
기관의 출력과 추진방식은 선박 설계가 완성된 이후 별도 의 검토 및 결정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적용 가능한 세 가지 추진방식을 비교하여 Table 2에서 예시로 제시하였으 며, 주요 항목별 상호 비교를 위하여 동일 또는 유사 제조사 의 주기관과 추진기를 대상으로 비교하였다. 성능과 비용측 면에서 종합적으로 볼 때 FPP방식이 가장 적합하다.
추진기관의 종류와 출력을 정할 때에는 선박의 크기, 용 도 및 선박속력 이외에 환경규제에 관한 기준도 준수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선박법)」 이 제정되어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에서 선박을 조달하는 경우 환경친 화적 선박24)을 구입해야 하며, 친환경선박에 관한 최신 해 양수산부의 방침에 적합해야 한다(MOF, 2020c).
또한 최근에는 선박의 추진효율을 상승시켜 선박의 연비를 개선시킬 수 있는 다양한 녹색선박기술(green ship technology) 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므로 프로펠러와 함께 추진효율을 높여주는 기술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Lee et al., 2019).
5. 결 론
제주시 추자면에서 운영하고 있는 행정선 추자호는 선령 이 25년 된 노후선박으로 관공선으로서의 내구연한이 지났 으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대체 건조가 필요하다. 또 한 추자도는 추자보건지소 외에는 별다른 의료시설이 없는 의료취약지역으로 중증 응급환자 발생 시 제주시 응급의료 기관으로 긴급이송이 필요함에도 상시 이용 가능한 긴급이 송체계가 전문한 실정으로 추자면 주민들은 의료선 기능을 갖춘 행정선의 대체건조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청 및 추자보건지소의 행 정자료 조사 및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용자 조사를 실시하여 문제점과 문제해결방안을 도출하였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 로 의료선 기능을 갖춘 행정선의 대체건조 사업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대체할 행정선의 개념설계를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로써, 현지 선박운항현황 조사, 선박이용자 및 관계자 등에 대한 이용자 요구사항 조사 및 전문가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대체 행정선의 주요 제원을 정의하여 개념 설계로 제시하였다. 선박의 크기는 예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사업실행가능성을 고려하여 총톤수 20톤 규모를 제시하였으며, 강재의 배치와 구조 등 선박건조 관련 기준 적용을 고려하여 선박의 길이는 12미터 이상 24미터 미만을 제시하였다. 현지 접안시설을 고려하여 선체의 재질은 강 및 알루미늄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응급환자 수송을 위하 여 속력을 최대한 낼 수 있는 추진방식과 기관출력을 비교 하여 제시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지방정부의 행정선 대체 건조사업의 예산 편성을 위한 검토자료 및 선박기본설계에 활용될 수 있다. 추자도의 지역 여건을 고려한 의료선 기능을 갖춘 행정선 대체사업이 추진된다면 도서민의 교통안전이 향상되고 응 급환자 발생 시 긴급 해상이송수단이 확보되어 추자도의 취 약한 의료환경이 개선됨으로써 도서지역의 정주여건이 크 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