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연안생태계의 일차 생산자인 해조류는 다양한 해양 생물 의 서식처 및 산란처 기능을 제공하고, 식용, 산업용, 의약용 등 자원으로서의 활용도가 높으며(Dawes, 1998;Zemke-White and Ohno, 1999;Choi et al., 2002;Choi et al., 2008), 환경변화 에 민감한 특성으로 인하여 생물학적 지표로서의 활용 가능 성도 높다(Orfanidis et al., 2001;2003;Tribollet and Vroom 2007). 그러나, 최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해 조 군집 분포가 감소하고, 무절산호말류의 피복도가 증가하 는 갯녹음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해조 자원뿐만 아니라 기 타 연안 수산자원의 감소를 초래하고 있으며(Yotsui and Maesako, 1993;Lobban and Harrison, 1994;Choi, 2007), 이에 따 라 연안생태계에 보전 및 복원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실정 이다.
갯녹음 확산 면적은 전국적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 며, 제주 지역은 1998년과 2004년 갯녹음 발생 면적 조사 결 과 2,931 ha에서 4,541 ha로 크게 증가하였고, 발생 면적, 지역 및 수심에 있어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NFRDI, 2007;Hwang et al., 2017). 또한 장기간 수온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제주도의 수온상승 속도가 세계 수온 평균 상 승속도 보다 높았으며(Suh et al., 2011), 여러 원인들로 인해 제주 연안의 피해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Hwang et al., 2017;Lee et al., 2005;Kim et al., 2002).
제주도의 해조류에 관한 연구로는 Kang(1960) 이후 Kang (1966), Lee(1974;1976), Lee and Lee(1976;1982), Lee and West (1979), Yoon(1985), Lee et al.(1986), Oh et al.(1987), Boo(1988) 등의 해조상 및 분류학적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최근 까지도 Ko et al.(2008a; 2008b), Kang et al.(2011), Kang and Kim (2012), Kim et al.(2013a) 등 많은 연구들이 있었으나, 해조 군 집 변화 및 갯녹음 진행 해역을 대상으로 서식지 및 해조군 락의 실태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 제주 남부해역에 분포하는 해 조군락을 대상으로 하계의 해조상 특성, 군집 구조 분석 및 갯녹음 실태 등을 파악하며, 추후 해중림을 구성하는 해조 군락의 보전 및 생태복원 등에 관한 관리 방안 마련에 활용 가능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이 연구는 제주 남부해역에 위치한 하도, 표선, 하례, 하 효, 법환, 사계, 형제섬, 마라도 등 8개 지역의 조하대에 생육 하는 해조류를 대상으로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서식지 및 군집구조 특성을 파악하고자 수행하였으며, 각 지역별로 8 ~ 15 m 수심 내에서 해조상 특성을 대표할 만한 곳을 선정한 후 수중잠수조사(SCUBA Diving)를 이용하여 정성 및 정량조 사를 실시하였다(Fig. 1, Table 1).
정량조사는 10 × 10 cm 크기로 소분획된 50 × 50 cm 크기의 방형구를 사용하여 사진 촬영 후 출현한 모든 해조류를 스 크레이퍼를 이용해 전량 채집하는 동시에 무절산호말류의 피복도를 현장에서 기록하였으며, 1 × 1 m 크기의 방형구를 이 용하여 조식동물의 밀도를 측정하였다. 정성조사는 수중 스 쿠터(DPV, Diver Propulsion Vehicle)를 이용하여 정점 주변과 이동 시에 채집, 동영상 및 사진 촬영을 병행하였다.
채집된 해조류 시료는 아이스박스에 담아 실험실로 운반한 뒤 담수로 세척한 다음 불순물을 제거하고 현미경(Olympus SZX9, Olympus BX50)을 이용하여 종 동정을 실시하였으며, 동정 시 Kang(1968), Chihara(1970), Abbott and Hollenberg(1976), Yoshida(1998), Lee(2008) 등 해조류 도감과 관련 분류군 논문 들을 참고하였다. 출현종 종명 및 국명, 목록 정리는 Kim et al.(2013b)을 따랐다. 정량 채집한 샘플을 종별로 구분한 뒤 전자저울(CAS, CBL3200H)로 0.01 g 수준까지 무게를 측정한 후 단위 면적당 생물량(g wet wt·m-2)으로 환산하였으며, 군집 특성 파악을 위해 출현종수와 생물량자료를 토대로 다양도 지수(Shannon and Wiener, 1963), 풍부도 지수(Margalef, 1958), 균등도 지수(Pielou, 1977) 및 우점도 지수(Simpson, 1949) 등을 계산하여 비교하였다.
출현종과 생물량에 따른 지역 간 비교를 위해 PRIMER (Plymouth Routines Multivariate Ecological Research) version 6.0을 이용하여 유사도 분석(Bray and Curtis, 1957)을 실시하였고, 유사도 지수 행렬로부터 해당 지역과 출현 종을 연결하는 방법으로 group-average를 이용하였으며, 수지도(Dendrogram) 와 다차원배열법(MDS)으로 분석하였다.
3. 결 과
3.1 종조성
제주 8개 연구 지역에서 출현한 해조류는 총 121종이며, 분류군별로는 녹조류 11종(9.1 %), 갈조류 24종(19.8 %), 홍조 류 86종(71.1 %)으로 홍조류의 출현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 역별로는 형제섬 60종, 사계 57종, 법환 50종, 마라도 47종, 하도 41종, 하효 33종, 표선 25종, 하례 18종 순으로 높게 나 타났으며, 분류군별 출현비율은 녹조류가 7.3 ~ 15.2 %, 갈조 류가 5.6 ~ 27.7 %, 홍조류가 59.6 ~ 83.3 %로 지역별로 유사하 였다(Table 2).
전 지역에 걸쳐 출현한 종은 Ecklonia cava, Amphiroa anceps, A. beauvoisii, Corallina aberrans, Grateloupia angusta, Melobesioidean algae 등 6종으로 나타났다.
3.2 생물량
연구기간 동안 제주 8개 지역의 평균 해조류 생물량은 1,503.0 g·m-2로 확인되었으며, 지역별로는 형제섬이 3,965.6 g·m-2로 가장 높았고, 마라도 2,571.7 g·m-2, 하효 1,186.0 g·m-2, 사계 1,050.5 g·m-2, 하도 964.2 g·m-2, 법환 875.9 g·m-2, 표선 748.6 g·m-2, 하례 661.6 g·m-2 순으로 확인되었다(Fig. 2). 분류 군별 생뮬량 비율은 녹조류의 경우 법환(14.6 %), 하효(6.6 %), 마라도(5.6 %) 3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지역에서 1.0 % 미만이었고, 갈조류는 형제섬(92.6 %), 마라도(82.3 %), 사계 (55.0 %)를 제외하고 모두 50.0 % 미만이었으며, 홍조류는 형 제섬(6.8 %), 마라도(12.1 %)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50.0 % 이상의 비율로 나타났다. 특히 표선과 하례의 경우 홍조류 생물량 비율이 각 98.9 %, 96.1 %로 전체 생물량 대부분을 차 지하였다. 지역별로는 형제섬과 마라도의 총 생물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을 뿐만 아니라 갈조류의 생물량 비율 이 높고, 녹조류와 홍조류의 비율이 낮은 유사한 특성을 보 였다. 사계, 하효, 법환 3개 지역은 갈조류의 생물량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였고, 하도, 표선, 하례 3개 지역에서는 대체로 홍조류 가운데 유절산호말류인 Corallina spp.와 Amphioa spp. 가 대부분의 생물량을 차지하는 특성을 나타냈다(Table 3).
3.3 우점종
연구 지역별로 생물량 기준 상위 5종을 분석한 결과 연구 정점별 최우점종은 하도에서 Corallina aberrans(43.4 %), 표선 에서 C. aberrans(73.4 %), 하례에서 Amphiroa anceps(49.4 %), 하효에서 Ecklonia cava(34.3 %), 법환에서 C. aberrans(25.8 %), 사계에서 E. cava(51.9 %), 형제섬에서 Sargassum macrocarpum (64.9 %), 마라도에서 S. macrocarpum(43.3 %)으로 확인되었으 며, 형제섬과 마라도를 제외한 6개 지역에서 5종의 우점종 가운데 3 ~ 4종이 유절산호말류로 확인되었다(Table 3).
3.4 무절산호말류 피복도과 조식동물 밀도
무절산호말류의 피복도 연구 결과 8개 지역 평균은 25.6 % 였고, 지역별로는 표선이 54.2 %로 가장 높게 나타나 분석된 면적의 절반 이상이 무절산호말류로 피복되었다. 지역별로 는 하례 46.6 %, 하도 28.5 %, 하효 26.3 %, 법환 19.9 %, 사계 16.1 %, 마라도 8.6 %, 형제섬 4.9 % 순으로 나타났다(Table 4).
조식동물 밀도 분석 결과 8개 지역 평균은 2.4 ind·m-2로 확 인되었으며, 지역별로는 하도 10.9 ind·m-2, 사계 2.1 ind·m-2, 표 선 2.0 ind·m-2, 법환 1.5 ind·m-2, 마라도 1.3 ind·m-2, 하효 0.8 ind·m-2, 하례 0.7 ind·m-2, 형제섬 0.2 ind·m-2 순이었다. 분류군 별 비율은 성게류(Echinoids)와 복족류(Gastropods)의 비율이 각각 약 50 %를 차지하였으며, 전복류(Haliotidae)와 군소류 (Aplysia spp.)의 출현 비율은 매우 낮았다. 특히 하도에서 성 게류와 복족류의 밀도는 각각 6.9 ind·m-2(63.3 %), 3.5 ind·m-2 (32.1 %)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Table 5).
3.5 군집지수
8개 지역별 해조류 군집지수 분석 결과 종풍부도는 사계 가 12.53으로 최고값, 하례가 4.06으로 최저값, 균등도는 하 례와 하효가 0.75로 최고값, 형제섬이 0.57로 최저값, 다양도 지수는 법환이 2.73으로 최고값, 표선이 2.14로 최저값, 우점 도는 법환이 0.92로 최고값, 표선과 형제섬이 0.83으로 최저 값으로 나타났다(Table 6).
3.6 지역간 집괴분석
8개 지역 출현종 및 생물량을 토대로 집괴분석을 실시한 결과 A그룹(하도), B그룹(하효, 법환, 사계), C그룹(표선, 하 례), D그룹(형제섬, 마라도)의 4개 그룹으로 구분되었다(Fig. 3). D그룹은 나머지 6개 지역과 비유사도가 59.37 %로 독립 적 특성을 나타내었으며, A그룹 또한 B와 C그룹과의 비유사 도가 51.56 %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각 지역에서 우점종의 비율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Ecklonia cava, Sargassum macrocarpum, Corallina pilulifera 등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4. 고 찰
제주 8개 지역에서 출현한 해조류는 녹조류 11종, 갈조류 24종, 홍조류 86종 등 총 121종이며, Ecklonia cava, Amphiroa anceps, A. beauvoisii, Corallina aberrans, Grateloupia angusta, Melobesioidean algae 등 6종은 전 지역에서 모두 출현하였고, 그 외 Cladophora herpestica, Sargassum macrocarpum, Amphiroa foliacea, Corallina pilulifera, Symphyocladia pumila, Gelidium galapagense, Plocamium telfairiae 등이 다양한 지역에 분포하 였다.
제주 8개 지역의 평균 생물량은 1,503.0 g·m-2이고, 형제섬 과 마라도가 각 3,965.6 g·m-2, 2,571.7 g·m-2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제주 연안 6개 지역의 경우 평균 914.7 g·m-2로 절반 이하의 생물량을 보였다. 이는 제주 본섬 주변 해역이 인간 활동에 따른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큰 교란을 받기 때문에 본섬 주변에 위치한 도서의 해조류 생 물량이 월등히 높다고 보고된 결과(Kang et al., 2015;Kim et al., 2018)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본섬과 주변 도서의 해조 군집 사이에 가장 큰 차이는 형 제섬과 마라도에서 대형 갈조류의 비율이 각 89.7 %, 77.5 %로 높았으나, 본섬의 6개 지역에서는 평균 22.0 %로 나타나 상대 적으로 낮은 비율을 나타냈다. 해조상 역시 본섬은 Ecklonia cava가 우점하였으나 주변 도서는 Sargassum macrocarpum이 최우점하는 경향을 보여 단순 생물량의 차이 외에도 해조류 구성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특성은 과거 연구 들(Ko et al., 2008b;Kang et al., 2011;Kang and Kim, 2012;Kim et al., 2013a;Kim et al., 2018)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제주 본 섬 및 주변도서 전반에 걸쳐 E. cava 우점하였던 결과와 상 이한 것으로 나타나 본 조사의 결과에 대해 일시적 혹은 장 기적 해조상의 변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 구가 요구된다. 또한 대형 갈조류 생물량 및 구성종의 차이 등에 미루어 제주 연안의 해조 군집 상태를 평가할 때는 본 섬의 해안과 주변도서의 기준을 달리하여 판단하는 것이 하 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추가적으로 본 연구에 서 사계와 하효에서만 E. cava가 최우점하였고, 하도, 표선, 하례 등 3개 지역에서는 매우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 한 이유로는 조사지역의 기질 특성도 있겠지만 3개 지역에 서는 채집 시에 E. cava가 유난히 쉽게 탈락하였고, 당시 수 온이 30 ~ 32℃ 전후로 유지되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예년보 다 높았던 여름철 고수온이 E. cava 생육에 영향을 미친 것 (Tegner and Dayton, 1987)으로 추정된다.
8개 지역의 해조류 종조성 및 생물량을 토대로 군집분석을 수행한 결과 크게 4개의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특히 D그룹인 마라도와 형제섬은 다른 그룹과의 비유사도가 59.37 %로 독립 적 특성을 나타내었으며, 이는 Sargassum macrocarpum(기여도 27.94 %)의 생물량이 나머지 7개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결과이다. A그룹인 하도 역시 B, C그룹과의 비유사도가 51.56 %로 높았으며, 이러한 이유로는 첫째, 표선 및 하례와 유사한 갈조류의 생물량 및 비율을 보였으나 2개 지역은 Ecklonia cava와 Sargassum macrocarpum이 생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하도는 Dictyopteris prolifera 28.3 %, S. macrocarpum 31.1 %, E. cava 37.1 %의 비율로 갈조류 생물량 조성에 차이 가 있었다. 둘째, Corallina pilulifera의 생물량이 나머지 7개 지역에서는 평균 0.0 ~ 2.9 % 비율이었으나 하도에서 15.0 %로 유난히 높았기 때문이다. 각 그룹별 특성은 B그룹의 경우, 유사도는 67.15 %, 종별 기여도는 E. cava 16.9 %, C. aberrans 12.0 %, A. anceps 11.2 %, C그룹의 경우, 유사도는 65.48 %, 종 별 기여도는 C. aberrans 20.7 %, Amphiroa anceps 10.7 %, D그 룹의 경우, 유사도는 67.60 %, 종별 기여도는 S. macrocarpum 22.75 %, E. cava 20.0 %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로 분석했 을 때 제주 하계 해조상 특성은 주로 E. cava, S. macrocarpum, C. aberrans, A. anceps 등의 분포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 것 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해조 군집의 종조성, 전체 생물량, 대형 갈조 류의 생물량 비율, 무절산호말류의 피복도, 조식동물 밀도 등을 기반으로 하계 해조상을 평가해보면 형제섬과 마라도 두 지역은 건강한 해중림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지속적인 보전 및 관리가 요구된다. 본섬의 6개 지역은 마라 도와 형제섬에 비해 무절산호조류의 피복도가 월등히 높아 해중림 규모의 축소, 갯녹음 확산 등의 황폐화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측되어 각 지역별로 해중림의 조성 내지 생태공학 적 개념을 도입한 생태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무절 산호말류의 피복도가 높은 표선과 하례는 부착기질 개선을 통해 갯녹음 속도를 늦추고, 조식동물의 밀도가 높은 하도 에서는 구제작업을 통해 조식압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
최근 갯녹음 현상이 가속화되고 피해 면적이 확대되는 상 황을 고려했을 때 지속적인 모니터링 연구를 실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해조군락의 현황 파악이 제대로 이루 어지지 않았던 지역을 대상으로 실태를 파악하는 일도 시급 하다고 판단되며,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단 계별 해중림의 보전, 관리 및 생태공학 기반의 인위적인 해 중림 조성에 관한 방안과 갯녹음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