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해군함정은 국가 안전을 위해 최신화된 항해보조 장비 및 최첨단 무기 시스템을 보유한 국가의 전략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Lee, 2006). 한편 우리나라는 3,000개 이상의 섬과 11 개의 복잡한 교통 흐름을 보유하고 있으며, 1960년 이후 수 출입 물동량 상승으로 인한 통항 선박교통량 증가, 선박의 대형화 및 고속화로 해상 충돌사고의 위험이 증가하였다 (Park et al., 2015b). 이러한 해상교통 환경의 변화로 인해 최 근 5년간 해상에서 발생한 사고는 2013년 1,093건에서 2017년 2,582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KMST, 2018).
특히 해군함정은 선박 건조기술의 발전에 따라 최첨단 기 술 및 항법장치가 탑재되어 운영되지만, 해군함정의 안전관 련 사고는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상륙지원정과 여객선 충돌사고(`08년), 고속정과 어선 충돌사고(`10년), 호 위함과 어선 충돌사고(`15년) 등 해상 충돌사고가 빈번히 발 생하고 있다(Lim and Kim, 2013;KMST, 2018).
또한 미 해군에서는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좌초 1건, 충 돌사고가 3건이 발생하였고, 그 중 말라카 해협 통항 중 유 조선과 충돌한 USS JOHN S. MCCAIN호 사고와 일본 이즈반 도 인근 해상에서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USS FITZGERALD호 사고로 인해 5명이 부상을 당하고 17명이 사망하였다(TSIB, 2017).
해군함정 사고발생 예방을 위해서, Lee(2006)는 인적요인으 로 발생하는 해양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설문을 이용한 해군 리 스크 관리 방안을 제시하였다. Choi et al.(2012)은 해군의 교육 제도 측면에서 해결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선원의 훈련·자격증 명 및 당직근무의 기준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Standards of Training, Certification and Watchkeeping for Seafarers, STCW)과 해군 초급장교 해기능력 교육제도를 비 교·분석하였다. Young(2013)은 함정 근무 항해사를 대상으로 수면과 업무 수행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적절한 수면시간을 제시하였다. Diksono and Ahmadi(2018)는 해군함정 사고에 대 한 위험 관리를 목적으로 해군함정 사고사례를 조사하고, 공식안전성평가(Formal Safety Assessment, FSA) 기법을 적용 해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는 함정사고 예방을 위한 해결방안으 로 교육제도, 항해사의 피로도, 인적 실수와 같은 인적 요인 과 공식안전성평가를 통해 사고원인을 도출하고자 하였지 만, 사고 시점의 선박 조우 상황 분석을 통한 해상교통공학 적 측면의 실증적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해군 교육자료, 해양안전심판원(Korean Maritime Safety Tribunal, KMST) 재결서, 싱가포르 해양안전심 판원(Transport Safety Investigation Bureau Ministry of Transport Singapore, TSIB) 및 미 해군성(Department of the Navy, DON)의 해군함정 사고사례를 이용해 해군함정 사고를 분석하고 사 고를 재현해 시나리오를 구축하였다. 이를 위해서 함정 사 고 현황을 파악하고 사고함정의 CPA, TCPA 및 우리나라 연 안특성과 선박운항자의 인식을 반영한 Potential Assessment of Risk Model(이하, PARK 모델) 위험도를 도출하였다.
2. 해군함정 사고사례 분석
2.1 해군함정 사고현황
해군함정 사고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해양안전심판원 재결서, 해군 교육자료 및 미 해군 구축함 사고보고서의 사 고사례를 인용하였다. 해양안전심판원은 1976년부터 2015년 까지 19건의 사고를 재결하였고, 해군은 1973년 1건, 1993년 부터 1997년까지 4건의 함정사고를 교육자료로 제공하였으 며, 싱가포르 해양안전심판원 및 미 해군성은 2017년 3건의 미 해군 구축함 사고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Table 1은 해군함정 사고사례 27건을 문헌별로 분류해 나타낸 것이다.
2.2 해군함정 사고사례 분석
Table 2는 해군함정 사고사례를 사고원인, 선박크기, 사고 발생시간, 기상, 인명피해별로 분석한 것이다.
함정 사고 27건 중 25건이 운항과실, 1건이 기관취급불량, 1건이 피검문 선박과 충돌이 사고원인으로 조사되어, 함정 사고의 93%가 운항과실로 분석되었다. 25건의 운항과실 사 고 중 법령규제사항 미준수로 발생한 사고는 7건, 일반원칙 미준수로 발생한 사고는 18건으로 조사되었다.
함정사고는 배수톤수 100톤~ 500톤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발생하였고, 1,000톤~ 5,000톤 및 5,000톤 이상이 각 24%로 조 사되었다. 사고발생 시각은 0 ~ 4시에 28%, 8 ~ 12시에 24%가 발생해 새벽 및 오전 시간대에 사고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함정사고 발생 당시 기상은 사고 전체에서 풍력계급 3(10 m/s), 파고 3 m 이하로 조사되어, 악천후가 원인으로 발생한 사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개, 박무의 저시정에서 발 생한 사고비율은 32 %로 조사되었다.
함정사고 발생으로 총 123명이 사망 또는 실종, 부상을 입 었고, 사고 1건당 4.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 었다.
3. 해군함정 사고재현
3.1 사고재현 절차 및 방법
(1) 사고재현 절차
Fig. 1은 재결서, 사고 분석 보고서 및 해군 교육 자료를 이용해 사고재현을 수행하는 절차를 흐름도로 나타낸 것이 다. 우선 사고 자료에서 제공되는 사고선박과 상대선박의 시간별 타선의 방위 및 거리를 추출하였다. 추출한 데이터 를 이용해 충돌사고 위치를 기준으로 양 선박의 경위도를 결정하였다. 세 번째로 선박의 경위도와 자료에서 제공된 양 선박의 속력 데이터를 이용해 충돌위험 정보인 CPA, TCPA 및 PARK 모델 위험도를 산출하였다. 최종적으로 충돌 직전의 위치, 위험도를 포함한 해군함정사고 상황을 재현하 였다.
(2) 사고재현 방법
사고재현을 수행하기 위해 사고 자료에 명시된 충돌지점 (Position of accident)을 해도에 표시해 사고재현 위치를 기준 으로 결정하였다. 사고선박의 위치(O)는 충돌지점을 기준으 로 충돌발생까지 선박의 속력(Vo)과 침로(Co)를 역산해 추정 하였고, 상대선박의 위치(T)는 사고선박에서 초인한 상대선 박의 방위(α)와 거리(D)를 이용해 구하였다. Fig. 2는 충돌지 점을 기준으로 사고선박과 상대선박의 위치를 구하는 그림 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사고선박의 위치 O(Ox, Oy) 와 상대선박의 위치 T(Tx, Ty), 사고선박 속도벡터 Vo(Vox, Voy) 와 상대선박 의 속도벡터 VT(VTx, VTy) 를 이용해 충돌위험 정보인 TCPA와 CPA를 구할 수 있다. 식(1), (2)는 TCPA, CPA를 구하 는 방법을 나타낸 것이다.
사고 자료에서 추출한 데이터로 연속적인 시간에 따라 양 선박의 위치를 표시할 수 있으며, 재현된 사고는 Fig. 3과 같 이 전시될 수 있다.
3.2 함정사고 시나리오 구축
(1) 재현된 함정사고 현황
Table 3은 해군 교육자료의 사고사례 5건 중 선박의 위치 정보가 불분명한 2건의 자료를 제외하고 재현 가능한 3건의 사고사례를 추출한 것이다.
Table 4는 해양안전심판원에서 1976년부터 2017년까지 재 결 완료된 19건의 자료 중 항내 접안 사고, 피검문 중 충돌 사고 및 선박의 위치정보가 불분명한 자료를 제외한 11건의 사고사례를 추출한 것이다.
Table 5는 TSIB 및 DON의 충돌 사고 보고서에서 추출한 3 건의 사고사례를 나타낸 것이다.
본 연구에서 해군 교육자료, 재결서 및 사고 분석 보고서 를 이용해 27건 중 사고 재현이 가능한 17건의 함정 사고사 례를 분석하였다.
(2) 시나리오 구축
사고 재현 정보를 이용해 각 사고별 시나리오를 구축하였 다. Table 6은 사고 17건에 대한 시나리오를 나타낸 것으로, 각 사고별로 사고선박과 상대선박의 종류, 배수톤수, 길이, 폭을 명시하였고, 사고 상황을 마주치는 상황, 횡단 상황, 추 월 상황으로 구분하여 설정하였다. 단, 시나리오의 용이한 구분을 위해 선박의 종류는 함정, 상선, 여객선, 어선으로 구 분해 순서대로 1, 2, 3, 4로 표기하였다.
Table 7은 Table 6의 시나리오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한 총 톤수, 길이, 폭의 설정값을 나타낸 것이다. 선박의 크기를 용 이하게 구분하기 위해 선박운항자 해상교통위험도 모형 개 발 연구의 설문 구분법에 따라 총톤수별 15단계, 선박의 길 이별 12단계, 선박의 폭별로 9단계로 구분해 제시하였다 (Nguyen, 2014).
Table 8은 사고 재현에 필요한 사고선박과 상대선박의 위 치와 시간대별 CPA, TCPA 및 PARK 모델 위험도 정보를 나 타낸 것이다. 시나리오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양 선박 간 거리, CPA, TCPA 이외 위험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본 충돌 위험 정보를 보완하고 위험도를 이용해 사고 발생까지 종합적인 판단을 수행 할 수 있다. 또한 PARK 모델은 본선 과 상대선의 특성에 따른 선박별 위험도가 제공되어, 시나 리오 상 충돌 회피를 위한 우선순위를 정해 효율적인 회피 조종을 수행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Table 8의 선박 항해 정보 및 충돌위험 정보를 이용해 해도 상에 Fig. 4와 같이 구현하였다.
4. 해군함정 충돌 위험도 분석
함정 사고사례의 재현된 위치 정보를 이용해 CPA, TCPA 및 PARK 모델 위험도를 산출하고, 사고 발생까지 시간에 따 른 충돌위험 정보를 나타내었다. 다만 선박 위치 자료는 사 고가 임박하다고 판단되는 약 10분 전후부터 제공되어 사고 분석은 사고 발생 전 10분부터 시행하였다.
4.1 CPA / TCPA 분석
Fig. 5는 충돌 10분 전부터 함정사고 17건의 CPA 및 평균 CPA를 나타낸 것이다. 분석 결과, CPA는 사고 발생 10분~ 6분 에서 0.5 ~ 1.0 mile 사이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가 6분부 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5분부터 CPA는 0.5 mile 이하로 감소해 충돌 5분~ 6분 전 위험이 증가하는 경 향을 보였다. 다만 CPA가 5분 전 3.5 mile에서 급격히 감소한 이유는 사고선박의 항해 중 급선회가 원인으로 조사되었다. Fig. 4
Fig. 6은 충돌 10분 전부터 함정사고 17건의 TCPA 및 평 균 TCPA를 나타낸 것이다. 분석 결과, 평균 TCPA는 충돌 10 분 전 8분으로 측정되었고, 시간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 였다.
4.2 위험도 분석
(1) PARK 모델
PARK 모델은 우리나라 연안 해역 특성 및 선박운항자의 위험도 인식이 반영된 모델이다. 선박운항자의 설문 분석 데이터를 이용해 선박의 형태, 톤수, 길이, 폭, 승선경력, 소 지면허, 직책 및 조우상황을 구분한 것을 기초로 분산분석, 다중비교 분석 및 회귀분석방법을 통해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모형을 구축하였다(Park et al., 2015a). 위험도는 1(아주 안전)에서 7(아주 위험)까지 산출되며, 식(3)은 PARK 모델의 위험도 산출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Where, Tp : Own ship type factor, Tf : Own ship ton factor(ton), Wf : Own ship width factor(m), Cf : Ship operator’s career factor, Lf : License factor, Pf : Position factor, L : Own ship LOA(m), Cf : Crossing factor for other ship, Sf : Side factor for other ship, Hi/o : In/out harbor factor of own ship, Sp : Own ship’s speed factor (kn), Sd : Speed difference between ships(kn), D : Distance(NM)
(2) 위험도 분석
Fig. 7은 충돌 10분 전부터 함정사고 17건의 위험도 및 평 균 위험도를 나타낸 것이다. 분석 결과, 사고 발생 9분~ 8분 사이 위험도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6분 부터 4.0 이상으로 측정되었다. 6분~ 2분에서 위험도는 4.0에 서 5.0까지 증가하였고, 2분부터 5.0 이상으로 측정되어 사고 발생 6분 전부터 양 선박은 위험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4.3 시사점
사고사례 재현을 통해 해군함정 사고 17건의 충돌위험 정 보를 분석한 결과, CPA는 충돌 5분~ 6분 전부터 충돌의 위험 이 증가하였고, PARK 모델 위험도는 충돌 6분 전부터 4.0 이 상으로 증가해 충돌의 위험이 식별되었다.
해군함정 충돌사고 분석 결과, 약 5 ~ 6분 전 충돌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고 최소 5분 전부터 위험 회피를 위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5. 결 론
해상 교통 환경의 변화로 인해 해군함정 사고가 지속적으 로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미 해군 구축함의 연이은 충돌사 고로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함정 사고사례를 이용해 해군함정 사고를 분석하였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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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군 교육 자료, 해양안전심판원 재결서, 미구축함 사 고 분석 보고서의 사고사례를 이용해 해군함정 사고 현황을 파악하고 특징을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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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7건의 사고사례를 추출해 사고재현 절차에 따라 사고 를 재현하고 해군함정 시나리오를 구축하였다. 구축한 시나 리오를 해도 상에 구현하고, 시나리오 구성에 필요한 선박 항해 정보를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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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함정사고 17건의 충돌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CPA는 사 고 발생 5분 전 0.5 mile 이하로 감소하였고, PARK 모델 위험 도는 사고 발생 6분 전부터 4.0 이상으로 증가해, 충돌위험 은 사고발생 5 ~ 6분 전을 기준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 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해군 함정 사고사례 교육의 자료로 제 공할 수 있으며, 구축한 시나리오는 선박운항 시뮬레이션 실습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추후 다각적 인 해군함정 사고사례 분석 및 이를 이용한 사고재현으로 완성도 있는 시나리오를 구축해 해양사고 예방에 기여하고 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