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에서 는 전자해도 정보 및 표시시스템(Electronic Chart Display and Information System, ECDIS)을 해상인명안전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for the Safety of Life at Sea, SOLAS, 1974)의 제5장 제19규칙 및 제27규칙에 만족하는 최신화 된 해도를 갖추고, 항해 센서로부터 얻은 위치 정보와 추가 항해 관련 정보를 표시하여, 항해사의 항해 계획과 항로 감시를 지원하는 적 절한 백업시스템을 겸비한 항해정보시스템으로 정의한다 (IMO, 2006).
ECDIS는 항해사가 전자해도 위에 자선, 상대선, 해상상황 에 대한 정보를 한 장소에서 전자적이고 자동적인 방법으로 확인하고 상황을 감시함으로써, 항해사가 안전 항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ECDIS는 장비제조사, 해도 배급자, 사용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는 복잡한 시스템이며,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 자체가 완전하지 않고, 구성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상호간에 영향을 끼침으로 써 항해 안전을 저해하는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대표 적으로 ECDIS의 복합적 구조에 기인한 전자장비 자체의 오 류, 사용자의 해석적 오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상호 교류되는 서비스의 불일치에 따른 오류가 항해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들이다.
IMO에서는 2009년도부터 ECDIS가 새로운 항해시스템으 로서 선박에 적용되며 발생하는 많은 문제점에 대해 꾸준히 논의하였고 사용자들에게 식별된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2015년 7월 24일 ‘ECDIS-Guidance for good practice’라고 하는 올바른 ECDIS 사용 방법에 대한 회람문서를 발행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실제 선박의 항해사들을 대상으로 ECDIS 사용성을 평가하고 ECDIS가 새로운 항해 장비로서 본래의 목적에 따라 선박의 안전 항해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분석하 였다. 또한, ECDIS를 선박에 적용할 때, 항해사의 과도한 노 력 또는 항해사의 노력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없도록 ‘ECDIS - Guidance for good practice’를 중심으로 ECDIS 도입 과정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 연구하였다.
2. ECDIS 사용성 평가
2.1. ECDIS 사용과 문제점에 대한 논의 경과
IMO에서는 공식안정성평가(Formal Safety Assessment, FSA) 를 통해 ECDIS가 항해 안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IMO, 2013) 해사안전위원회(Maritime Safety Committee, MSC) 제 86차 회의에서 ECDIS를 주요 항해시스템으로 사용하기 위한 SOLAS 개정안을 채택하였다(IMO, 2009a). 이후 2012년 부터 2018년까지 6년에 걸쳐 ECDIS 탑재 의무가 진행되고 있다(IMO, 2009b).
ECDIS는 선박의 필수 설비인 해도의 역할을 기본으로 하 며 해도는 축척에 따른 발행, 인접구역에 대한 연결, 과도한 구역 중첩 등 발행 및 관리가 소홀하면 이용자에게 혼란과 불편을 야기시킨다(Lee et al., 2011). ECDIS는 해양 장비의 전 자화, 자동화 변화에 따라 필수적으로 등장한 장비로 받아 들여지고 있으나 실질적인 사용에 있어서는 운용상의 문제 도 발견되었다. 발견된 문제점들은 ECDIS 사용의 증가와 함 께 더욱 확산되었고 당시 선박에는 ECDIS와 같은 소프트웨 어 (Software, S/W) 기반의 항해 안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복잡한 시스템의 적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장비 의 지속적이고 안전한 운용을 위해서는 장비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일관된 방법의 제어 및 구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시되었다(IMO, 2012).
각 나라와 기관에서는 ECDIS 이상현상에 대한 문제의 인 식과 단기적 해결방안을 논의하였고, IHO는 해상에서 이용 되는 ECDIS의 이상현상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DPPC (Data Presentation and Performance Check)를 제작하였다. 꾸준 히 논의된 ECDIS 사용에 대한 문제는 2015년 IMO MSC 제 95차 회의에서 ‘MSC.1/Circ.1503 ECDIS Guidance for good practice’라는 하나의 문서로 통합되어 발행되었다.
‘MSC.1/Circ.1503’은 ECDIS의 바람직한 사용에 대해 SOLAS 요건, S/W 유지보수, ECDIS 이상현상, RCDS(Raster Chart Display System)와 ECDIS의 차이점, ECDIS 교육, 종이해 도에서 ECDIS로의 전환, ECDIS 시뮬레이터 운용의 훈련과 평가라는 일곱 가지 측면에서의 지침을 다루고 있다.(IMO, 2015a).
2.2. ECDIS 사용 효과에 대한 사용자 분석
IMO가 제시한 ECDIS 통합지침만으로는 선박에서 ECDIS 를 원활하게 이용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선박에서 항해사들이 ECDIS 정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조사가 이루어졌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S-mode 지침 개발에 대한 사용자 요구사항이 연구된 바 있다(Jung et al., 2016). Generic 교육을 이수하는 항해사들은 ECDIS를 선박에 도입하면서 전자해도만을 이용한 항해에 불안함을 느끼기 도 하고, 종이해도와 전자해도를 병용하면서 업무의 가중함 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또한 ECDIS에 대한 법정 교 육과 개인적인 친숙화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 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선박에서 이용되는 설비는 사용자에게 올바른 사용 지침 이 전달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 작업에 용이하고 실 수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지도 사용자의 수행능력에 영향을 미친다(Yang et al., 2005).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기본 적인 개념은 사용성(Usability)이다. ISO 9241의 정의에 따르 면 사용성은 특정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 특정한 사용자 들이 어떤 제품을 특정한 맥락에서 사용할 때의 효과성 (effectiveness), 효율성(efficiency), 그리고 만족도(satisfaction)에 관한 것으로 나타낸다(ISO, 2010). 이 논문에서는 Fig. 1과 같 이 항해사의 ECDIS 사용성을 평가하기 위해서 ‘비용 감소’, ‘업무 간소화’, ‘항해 안전성 향상’에 대한 세 가지 긍정적인 효과와 PSC와 같은 ‘검사의 부담’, ‘교육 이수 부담’에 대한 두 가지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ECDIS 사용 전과 ECDIS 사용 후의 만족도를 조사하였다.
2014년 11월 10일부터 2017년 2월 10일까지 ECDIS Generic 교육을 이수한 항해사 중, 선박에서 종이해도를 사용하다가 ECDIS로 항해 환경이 변화된 경험이 있는 96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사용성 평가를 실시하였다. Fig. 2는 ECDIS 사용 전과 후에, 다섯 가지의 사용자 평가 항목에 대해 7점 척도 로 만족도를 조사한 그래프이다.
다섯 가지 항목 모두 값이 클수록 긍정적인 답변이며, 값 이 작을수록 부정적인 답변을 의미한다. 가로축의 1번부터 5 번까지는 각각 Effectiveness (항해 안전성 향상), Efficiency 1 (업무 간소화), Efficiency 2 (비용 감소), Satisfaction 1 (수검 부 담 경감), Satisfaction 2 (교육 이수 부담 경감)을 나타내며 세 로축은 가로축의 평가 항목에 대한 사용자 응답값이다. ‘■ 기호’로 표시된 그래프는 ECDIS 사용 전의 기대치를 조사한 것이고 ‘○ 기호’로 표시된 그래프는 사용 후의 평가치를 조 사한 값이다. ‘- 기호’로 표시된 값은 ECDIS 사용 전 기대 치와 ECDIS 사용 후 평가치를 다시 평균한 값이다.
사용자는 다섯 가지 사용성 평가 항목 중 ‘업무 간소화’, ‘항해 안전성 향상’, ‘비용 감소’, ‘교육 이수 부담 경감’, ‘수 검 부담 경감’의 순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하였고 ‘수검 부담 경감’과 ‘교육 이수 부담 경감’은 응답값에 큰 차이가 없었다.
사용자가 ECDIS를 사용하기 전과 사용한 후에 대한 응답 치는 ‘항해 안전성 향상’, ‘비용 감소’, ‘교육 부담 경감’의 경 우 사용 전의 기대치보다 사용한 후의 만족도가 더 낮다고 분석되었다. ‘항해 안전성 향상’과 ‘수검 부담의 경감’ 효과 에 대해서는 사용 전의 기대치보다 사용한 후의 만족도가 약간 상승하였다. 실제 사용 전과 후의 만족도 변화가 의미 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대응표본 t 검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Table 1에서 정리하였다.
분석 결과 두 번째와 세 번째 항목의 ‘업무 간소화’와 ‘비 용 감소’ 효과를 제외하고는 전과 후의 만족도 변화는 유의 수준 95%에서 의미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ECDIS 사용 후 ‘업무 간소화’와 ‘비용 감소’ 효과는 저하되었다고 분석되었고 설문 대상자는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첫째, 이전의 종이해도 시스템에서 전자해도를 사용함으 로써 해도 관리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소개정을 전자 적인 방법으로 수행하면서 업무의 간소화가 이루어진 것은 타당하나, 대다수 선박에서 전자해도와 종이해도를 병용하 고 있고 결과적으로 해도시스템을 이중으로 관리하게 되어 실질적인 해도 관리 업무의 총량은 증가하였다.
둘째, 첫 번째와 동일한 이유로 전자해도와 종이해도를 이중으로 구비하여 전체의 해도 구입 비용이 증가하였다.
셋째, 부정기선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하여 정해진 기항 지에 따라 매 항차마다 전자해도를 청구하고 최신화하는 것 이 종이해도를 수기로 최신화 하는 것 못지않게 번거로운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 매 항차 해도를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해도를 모두 구비하 고 매년 라이센스를 갱신하여 자동 최신화 보급이 되도록 관리할 수 있지만 과도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는 선박의 ECDIS의 사용이 항해 안전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 적용에서 발생하 는 불완전한 요소를 해결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3. 선박의 ECDIS 적용 현황 및 개선에 대한 분석 : IMO MSC.1/Circ.1503 ECDIS – Guidance for good practice를 중심으로
ECDIS 도입의 목적은 항해에 필요한 정보를 한 장소에서 빠 르고 쉽게 확인함으로써, 항해에 보다 집중하게 하고, 항해사의 업무와 해도 관리 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ECDIS를 사용해 본 항해사들의 업무와 비용 감소에 대한 만족 도는 더 낮아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에 대한 원인을 선박에서 ECDIS를 원만하게 도입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IMO에서 발행 한 ECDIS 사용 지침 ‘MSC.1/Circ.1503 ECDIS Guidance for good practice’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개선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 고찰하였다. ‘MSC.1/Circ.1503’은 선박에서 ECDIS를 원만하게 도입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지침이다.
Fig. 3은 IMO, IHO, IEC에서 발행한 표준과 ‘MSC.1/Circ. 1503 ECDIS - Guidance for good practice’ 지침의 내용 간의 관계를 나타내고, 2장 사용성 평가 결과와 더불어 현재 사용 자에게 문제가 되는 요소들을 ‘별표’로 표시한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MSC.1/Circ.1503’ 중 현재 선박에서 ECDIS를 도 입하는데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B. S/W 유지보수, C. ECDIS 이상현상, D. RCDS(Raster Chart Display System)와 ECDIS의 차이점에 대한 문제와 추가적으로 ECDIS 상의 다 양한 정보가 중첩되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중점적으로 살피고 그에 대한 개선방안에 대해 고찰하였다.
3.1. S/W 유지보수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선박에서 ECDIS라는 새로운 해도정 보시스템을 보편적이고 일반적으로 해상에 적용하기 위해 서는 IMO, IEC, IHO에서 발행한 표준이 중요하며 이 외에도 ‘MSC.1/Circ.1503’과 같은 IMO, 선급, 각 국 정부에서 발행한 지침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2009년 이전에 설치된 ECDIS는 최초의 IMO 성능표준 Res.A.817(19)을 만족하고 2009년 이후에 설치된 ECDIS는 개 정된 성능표준 Res.MSC.232(82)를 만족한다. 이는 각각의 설 치시기에 해당되는 성능표준을 만족하는 제품으로서 모두 승 인된 장비로 인정되지만 실질적으로 2009년 이전에 설치된 Res.A.817(19)를 따르는 ECDIS는 적절한 해도요건에 만족하지 못하므로 항해 시 단독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IMO, 2015a). Fig. 3.
IMO 성능표준 외에도 ECDIS 도입 중에 ECDIS와 관련된 IEC 및 IHO 표준도 새롭게 개정되었다. Table 2는 ECDIS 이 행과 관련된 IHO와 IEC의 표준의 개정현황이다.
Table 2에서 2015년 8월에 발행된 IEC61174은 상이한 기호 및 약어의 분류, 알람 시각화, 청각 경보 횟수 감소, ECDIS기 본 제어 설정 경로 교환 형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IEC61174 ver.4.0은 ECDIS S/W 업데이트를 통해 2017년 9월 1일부터 선 박에 적용되었다.
IHO S-52 PreLib (Presentation Library) ver.4.0도 2014년 9월부 터 새롭게 적용되었으며 이전 버전인 S-52 ver.3.4를 사용하 여 ECDIS의 데이터 프레젠테이션 및 성능을 점검한 경우 S-52 PreLib에 대해 시험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IHO, 2017). Fig. 4는 IHO S-52의 ver.4.0 개정판이 도입된 후 만들어 진 ECDIS Chart 1이다.
PreLib ver.4.0이 적용되면 크게 세 가지의 새로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입표 및 부표에 날짜 정보가 포함되 는 경우 붉은색 ‘d’라는 기호가 같이 표시되며 해당 입표 또 는 부표의 유효 기간도 같이 보여진다. 둘째, 선박의 위험을 나타내는 구역의 강조 표시가 추가되었다. 셋째, ENC (Electronic Navigational Chart) 물표의 삭제 또는 업데이트 등 의 변경 사항을 파악하기 위한 업데이트 표시 기호가 나타 난다. 사용자의 ECDIS가 PreLib 4.0을 적용하였다면 ECDIS에 서 Chart 1을 검색하여 이와 같이 변경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ECDIS는 해도와 정보를 표시하는 것이 주요 기능이므로 해도 기호, 해도 외 정보의 기호가 중요하며 ECDIS를 운용 하기 위한 화면의 용어와 약어가 사용자에게 친숙하고 내용 이 일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ECDIS가 도입된 2012년 이후에도 이러한 일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2장에서 조사 된 사용자 평가에서 ‘업무 부하의 감소’ 효과가 없었던 이유 에도 이처럼 기호와 용어 일치를 위한 뒤늦은 노력이 그간 사용자에게 혼란스러움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 다.
Table 2와 같이 다양한 기관에서 발행하는 여러 표준들이 개정시기마다 선박에 적용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ECDIS 처럼 새로운 장비 도입에 따른 과도기적 변화를 선박에서 감시하고 수용하는 것은 항해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새로운 장비에 적응하면서 자신이 근무하는 선박 상황에 따 라 각기 다른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항해사 업무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Fig. 5는 2014년 1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ECDIS Generic 교육을 이수하고, 실무에서 ECDIS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선 장 및 항해사 320명에게 선박에서 사용하는 ECDIS 제조사를 질의하여 복수 응답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전체 응답 내용의 80.6 %는 J사와 F사의 ECDIS를 사용했 고 8.3%는 T사의 제품이었다. 그 외 11.3%는 K사, M사를 비 롯한 기타 제조사의 장비를 사용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국적의 선주사 또는 선박 관리회사에서는 주 로 J사와 F사의 ECDIS를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조사처럼 대한민국과 같이 특정 지역 또는 특정 선 단에 사용되는 대다수의 시스템은 제조사가 다양하지 않고, 고가이며, 기존 장비와의 인터페이스 문제로 인해 특정 제 조사의 제품이 독과점의 형태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따 라서 선박 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장비가 표준 개정 에 따라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 만큼 많은 선박에서 최신의 표준을 따르는 장비를 추가 구입하거나 대책을 마련해야 하 는 상황에 놓인다.
화물선에 탑재되는 대다수의 항해장비는 사용자의 기호 에 따라 사용이 선택되는 것이 아닌 법적으로 요구되는 필 수 장비이며, 항해 장비가 선박 안전에 매우 중요하고 고가 인 점을 감안할 때 제조사는 일시적인 장비의 제조 및 판매 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규정에 맞는 항해 장비가 선박에 사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사용자에게 안내할 도의적 의무가 있다.
ECDIS와 같이 다양한 표준이 변화하는 시점의 장비들은 새로운 표준에 대한 동향과 그에 따른 H/W와 S/W의 유지보 수 방안이 보다 체계적인 방법으로 사용자에게 전달되어야 하며 선박에 ECDIS와 같은 자동화 장비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사용자가 운용과 관련한 문제점을 쉽게 문의할 수 있 는 제조사의 A/S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3.2. ECDIS 이상현상 개선
SOLAS 협약에 따라 ECDIS 사용이 보편화면서 그에 따른 장점과 함께 많은 문제점도 드러났다. ‘MSC.1/Circ. 1503’에서 는 ECDIS에서 발견된 열여섯 가지 이상현상에 대해 언급하 고 있는데, 이 중 여덟 가지는 IHO에서 개발한 S-64의 DPPC 에 의해 식별되었다. 하지만 S-64의 DPPC는 필수적으로 시 험해야하는 표준이 아니며 시중에 판매되는 ECDIS 장비 중 일부만이 제품 사양서에 S-64에 따라 시험했는지 여부를 명 시하고 있다. S-52, S-64의 개정과 그에 따른 장비의 업그레 이드로 식별된 이상현상은 현재 많이 개선된 상태이지만, ECDIS의 이상현상이 항해 안전에 큰 문제가 되고 시기적으 로 일찍 ECDIS를 도입한 선박들에게는 여전히 영향을 미친 다는 점에서 각각의 이상현상에 대한 대안책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Table 3은 ECDIS에서 식별된 열여섯 가지의 이상현상이 다.
Table 4 는 식별된 열여섯 가지 이상현상을 특성에 따라 분 류한 표이다.
Table 4에서처럼 이상현상은 정보 관련 문제(I)와 경고 관 련 문제(A)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보 관련 문제(I)는 해도 와 관련된 정보(C)와 그 외의 정보(X)로 나뉠 수 있으며 각 각, 미표시(N), 오표시(C), 식별 불가 표시(R)로 나뉜다. 경고 관련 문제(A)는 알람(Alarm)과 표시(Indication) 모두를 의미하 며 경고가 발생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O)와 발생한 경고를 식별하기 어려워 생겨난 문제(R)로 나뉜다. 열여섯 가지 이 상현상은 정보, 특히 해도 정보와 관련된 문제(C)가 가장 많 았으며, 해도 정보의 미표시(N) 또는 식별 불가 표시(R)로 인 해 발생한 문제가 대다수이다.
‘MSC.1/Circ.1503’에서는 ECDIS가 SOLAS에서 요구하는 필 수 장비가 된 이후에 식별된 이러한 이상현상에 대해 Fig. 6 과 같이 대안책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ll Other 모드 사용, 선택보고 사용, 종이해도 사용이 있고 그 외 수동 검 사, 간행물 이용, 교육을 통한 설명이 대안책으로 제시되었 다. 일부 이상현상은 어떠한 대안책도 없었다.
하지만 이는 선박에서 ECDIS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2장 사용성 평가에서 ‘Efficiency 1 (업무 간소화)’와 ‘Efficiency 2 (비용 감소)’ 효과가 저하되었 다고 분석된 이유도 ECDIS 사용에 대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사용자의 주의만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 된다.
오히려 Table 3에서 분석한 이상현상 특징에서 이상현상 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해도와 관련된 정보의 미표시, 오표 시, 식별불가 표시 문제는 3.1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관련 표준이 바뀌고 그에 따른 ECDIS S/W가 업그레이드 되면 많 은 부분 해결될 수 있다. 따라서 ECDIS 사용의 식별된 이상 현상을 감소키시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사용자의 주의가 아니라 정책과 장비 제작에 대한 시스템적인 개선이다.
3.3. 전 세계 해역에 대한 신뢰성 있는 ENC 발행
ECDIS는 ENC를 사용하여 ECDIS의 모든 기능을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작동하는 ECDIS 모드와 ENC 대신 RNC(Raster Navigational Chart)를 사용하여 제한적인 ECDIS 기능을 제공하는 RCDS 모드로 나뉜다. 최근 많은 해역에 대 해 ENC가 발행되고 있지만 Table 5에서처럼 일부 지역에서 는 대축척의 ENC가 발행되지 않았다(IMO, 2015b).
이처럼 ENC가 없는 지역에서 RCDS 모드는 항해할 때는 적절한 최신의 종이 해도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IMO, 2015a). 하지만 RCDS 모드를 사용할 경우 해도 경계 미표시, 알람 미발생, 해도별 데이텀 및 투영 방법 상이 가능성, 통일되지 않은 측지계 사용 가능성, 지형지물 삭제 불가능, 전방경계 의 제한, 선수지시방향 선택 시 글자 및 그림 가독성 저하, 물표의 추가정보 확인 불가, 안전설정 불가능, 주간 및 야간 모드에서 사용되는 색상 불일치, 축소 및 확대 시 해상도 저 하, 해도 데이터 품질 확인 불가능과 같은 제한점이 있다 (IMO, 2015a). 따라서 ECDIS가 종이해도를 대신하여 선박의 주요 항해 장비로 사용되고 이를 통해 항해 안전을 향상시 기 위해서는 ENC를 사용한 ECDIS 모드로 활용되어야 하며 전 세계 대축척 ENC의 발행이 매우 시급하다.
ENC가 전 해역에 걸쳐 충분히 발행되지 않았다는 문제와 함께 관련한 또 다른 문제점은 신뢰성이다. 현재 수심이 200m 미만인 전 세계 연안 수역의 50% 이상의 수역이 안전 해역 을 위한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싱가폴 & 말라카 해협의 경우 통항량이 많고, 수로가 얕고 복잡하여 선박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보다 정밀한 측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2016년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세 나라는 Fig. 7에서처럼 ENC 5판을 제작하여 보다 정밀한 전자해도를 출시하였다(IMO, 2016a).
개정판은 해협 항행에 중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5개 분야 에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연안 국가들이 공동으 로 실시한 수로 측량 자료의 최신화 버전이다. 이는 10~30 m 깊이에서 1 m 간격의 등심선 데이터를 포함한다(IMO, 2016a).
ECDIS에서 RCDS 모드를 사용하거나 충분히 자세한 ENC 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제한된 ECDIS 사용, 종이해도와 전자해도 모두의 친숙화, 종이해도와 ECDIS의 최신화 및 유 지보수를 모두 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전 항해에 대한 집중 력을 떨어뜨리고 업무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다. 이처럼 선박의 주요 항해장비로 ECDIS를 사용하기 위해 서는 ENC의 신뢰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전 세계 해역을 포함하는 대축척 해도의 발행과, 항해에 충분 한 측량 데이터를 확보하여 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3.4 해도 정보의 식별성 향상
ECDIS의 가장 큰 장점은 한 장소에서 항해에 필요한 중요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항해 장비와 연 동시키느냐에 따라서 GNSS, LOG, GYRO와 같은 필수적인 자선 정보와 RADAR, AIS의 상대선에 대한 정보, MSI (Maritime Safety Information)를 통한 항해안전정보를 모두 확 인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들이 하나의 디스플레이 에 모이게 되면서 사용자가 개별 정보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 졌다는 것이다.
Fig. 8은 ECDIS에서 Display Base, Standard Display, All Other Information Display 모드로 표시한 ECDIS 화면을 캡처한 것이 다. (B-1)과 (C-1)은 Standard Display와 All Other Information Display 모드에서 각각의 정보 카테고리를 모두 해제한 최소 정보이고 (B-2)와 (C-2)는 모든 정보 카테고리를 표시한 최대 정보이다. Display Base의 정보 표시는 선택할 수 없기 때문 에 하나의 그림만 배치하였다.
Fig. 8의 (B-2)를 보면 Standard Display 모드의 모든 정보를 활성화 할 경우 문자를 식별이 불가능하고 전체적으로 정보 가 매우 복잡하게 표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Standard Display 모드의 정보는 규정상 항해에 반드시 필요 한 최소 정보이기 때문에 정보를 비활성화하여 항해할 수 없다. 이처럼 ENC 정보만으로도 매우 복잡한데 여기에 자 선 정보, 타선 정보, 항해안전정보가 모두 표시되면 각 정보 들이 중첩되면서 안전 항해에 꼭 필요한 정보를 식별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도 Table 3을 보면 14번과 16번이 복잡한 정보의 식별 문제가 ECDIS의 이상현상으로 보고된 바 있다(IMO, 2015a). 14번은 대축척 ENC가 로드되는 지역에 소축척 ECDIS가 겹쳐 보이면서 복잡하게 표시되는 문제이며 16번 은 불필요한 경보와 표시로 항해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문 제이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식별 불가 표시(R)에 관한 해도 관련 문제(C)의 경우, 항해 상황에 맞게 사용자가 시시각각 정보 표시를 선택하는 것이 다. 또한 식별 불가 표시(R)에 관한 경고 관련 문제(A)의 경 우, 알람을 상황에 맞게 설정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위험을 회피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에 ECDIS의 설정을 반복적으로 변경해야 하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바람 직하지 않다.
IMO에서는 선박의 모든 정보들이 INS(Integrated Navigation System), IBS(Integrated Bridge System), ECDIS를 기반으로 통합 되는 환경에서 어떠한 항해사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한 번 의 동작으로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정보를 볼 수 있도록 S-mode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S-mode 개발은 2019년 완성을 목표로 한다(IMO, 2016b). 다만 사용자 중심의 디스 플레이 개발을 위해서는 정보의 배치 뿐 아니라, 알기쉬움, 적절한 회화적 표현 등의 인간공학적 요소가 고려되어야 하 며 설문 조사 및 휴리스틱 평가, 스케치 맵 기법 등의 설계 평가가 동반될 필요가 있다. S-mode 개발을 통해 정보가 중 첩되어 식별할 수 없는 문제를 많은 부분 개선할 수 있으리 라고 사료된다.
3.5. ECDIS 사용 개선을 위한 방안 도출
항해의 기본적인 해도 시스템이 종이해도에서 전자해도 로 변화함에 따라 예상치 못한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특 히, ‘MSC.1/Circ.1503’에서는 ECDIS가 선박의 안전을 향상시 키기 위해 반드시 필수적인 장비라고 강조하면서도 현재 사 용되는 ECDIS에 일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사용자의 올 바른 ECDIS 사용을 위해 제도적 측면, 운용적 측면, 교육적 측면에서 다양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에게 만 ECDIS 사용의 주의를 요구하는 것은 2장에서처럼 사용자 평가에서 효율성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로도 ‘MSC.1/Circ.1503’에서 권고되는 S/W 유지보수, 이상현상의 개선, 전 세계 해역에 해당되는 대축척 해도의 발행과 ENC 해도 정보의 신뢰성 향상, 중첩되는 정보의 가 시성 확보는 근본적으로 사용자가 해결해야 할 방안이 아니 다. ‘MSC.1/Circ.1503’에서 언급한 이상현상의 대부분도 ECDIS 의 사용상의 문제가 아니다.
식별된 이상현상을 각 특성에 따라 분류하고 그 특성에 대한 해결방안을 정리하여 Fig. 9로 나타내었다.
Fig. 9의 Characteristic Classification의 표기는 Table 4에서 ECDIS 이상현상을 각 특성에 따라 부여한 머릿글자를 활용 하였다. 정보 관련 문제는 머릿글자 I를 사용하고 경고 관련 문제는 A를 사용하였으며 해도 정보에 대해 미표시, 오표시, 식별불가는 CN, CC, CR로 표기하고, 해도 외 정보에 대해 미표시, 오표시는 각각 XN, XC로 표기하였다. 알람 관련 문 제에서 미발생 문제는 O로, 식별 불가에 대한 문제는 R로 구분하였다. 그리하여 열여섯 가지의 이상현상의 특성을 I_CN, I_CC, I_CR, I_XN, I_XC, A_O, A_R 일곱 가지로 분류하 고 이상현상의 내용에 따라 특성 코드로 부여한 것이다.
4, 9B, 11, 5A, 9A, 10에 해당되는 이상현상은 해도와 관련 한 정보의 미표시 또는 식별 불가의 정보로 ENC와 S/W 유 지보수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이상현상 1, 3, 15, 2, 6, 12, 13, 15는 해도 정보와 관련한 미표시, 오표시, 식별 불가 의 이상현상이며 5B는 알람 관련 미표시에 관한 이상현상이 고, 7, 8은 해도 외 정보에 관한 미표시, 오표시에 관한 이상 현상으로 S/W 업그레이드와 같은 유지보수를 통해 개선된 다. 9A, 14, 16은 해도 정보와 관련한 식별 불가 그리고 알람 의 식별 불가에 대한 문제로 모두 인지가 어려운 이상현상 이다. 이와 같이 화면이 복잡하고 지저분하여 알아보기 어 려운 문제는 s-mode 개발 뿐 아니라 필수 정보를 중심으로 한 표시 방법의 개선 등으로 좋아질 수 있다. 식별된 이상현 상은 사용성 평가에서 분석된 Efficiency 1 (업무 간소화)와 Efficiency 2 비용 ( 감소) 저하의 원인이며, 이상현상의 일곱 가지 특성에 따른 개선 방안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해도와 관련된 이상현상은 해도의 개선, 장비 시스 템의 개선, 혹은 해도와 장비 시스템 모두의 개선을 통해 해 결할 수 있다.
둘째, 해도 외 정보와 관련된 이상현상은 장비 시스템 개 선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
셋째, 정보 또는 경보의 식별 불가는 S-mode와 같은 디스 플레이 표시 개선을 통해 가능하다.
4. 결 론
해도는 전자항해장비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선박이 안전하 게 이동하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설비로 이용되어 왔다. 선박 항해장비의 자동화, 통합화, 디지털화를 위해서 전자해 도의 등장은 필수적이지만 새로운 시스템이 해상에 도입되 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면서 항해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ECDIS가 선박에 필수 장비로 적용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해서 선박에서 ECDIS를 사 용했던 항해사들을 대상으로 Effectiveness (항해 안전성 향 상), Efficiency 1 (업무 간소화), Efficiency 2 (비용 감소), Satisfaction 1 (수검 부담 경감), Satisfaction 2 (교육 이수 부담 경감) 항목의 사용성 평가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업무 간소 화와 비용 감소에 대한 효율성이 ECDIS 사용 후 더욱 저하 된 것으로 유의미하게 분석되었다.
사용자 지침인 IMO ‘MSC.1/Circ.1503 ECDIS - Guidance for good practice’에서 S/W 유지보수, ECDIS 이상현상, RCDS (Raster Chart Display System)와 ECDIS의 차이, ECDIS 상의 다 양한 정보 중첩으로 인한 식별성 저하를 사용자 측면에서 검토하여 선박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 사용성 평 가에서 효율성 감소의 결과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분석하 였다. 효율성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ECDIS의 문제를 시스 템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 으로만 해결하려고 함으로서 업무와 비용의 부담을 준 것으 로 생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CDIS의 최신 S/W 유 지, 전 세계 해역을 포함하는 신뢰성 있는 ENC 발행, S-mode 개발과 같은 정보 식별성 향상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많은 논문에서 언급했듯이 해상에서의 사고는 인적 요소 에 기인한 경우가 많고 선박의 해상 안전을 위해서는 사용 자가 해당 장비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교육을 실 시하는 것이 중요하다(Lee et al., 2016).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새로운 장비가 선박에 안정적으로 도입되어 선박의 안전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데에 충분하지 않다. 이는 사 용자 뿐 아니라, 제조사 및 기국의 도움과 국제적 차원의 협 의 및 문제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