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연안해역은 육상과 해양이 맞닿는 완충수역으로, 관광자 원 및 패류, 어류 등 각종 양식 활동뿐만 아니라 수산생물의 서식, 산란, 회유지 등의 다양한 인문·경제·생태학적으로 중 요한 기능을 담당한다(NFRDI, 2008). 또한 전 세계적으로 연 안역은 식물플랑크톤 생산력과 다양성이 높은 대표적인 해 역이기도 하다(Underwood and Kromkamp, 1999; Brito et al., 2013). 이로 인해 세계공원총회(WPC, 2014)는 연안해역의 생 물 다양성 및 생산성을 회복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을 30 % 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고, 최근 해양보호구역 의 확대로 인해 안정적인 식량 확보, 일자리 창출, 해안 마 을 보호 등 막대한 경제적 혜택이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Brander et al., 2015).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에 해양보호구역 중 수산자원의 보호·육성을 위한 용도로 수산자원보호구역 을 최초로 지정하였고, 이후 1982년까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을 근거로 10개 지구까지 확대하였다 (MIFAFF, 2008; NFRDI, 2008). 2015년말 기준 수산자원보호구 역의 면적은 총 3,161 km2로 이중 해역이 79 %를 차지하였고, 대부분 남해의 전남과 경남해역에 집중되어 분포하였다 (MOF, 2016a).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각종 연안개 발사업의 증가와 밀식양식 등으로 인해 어장환경의 오염심 화, 어업권 면적 및 생산력변화 등 수산자원보호구역에서 다양한 생태·환경변화가 발생하고 있다(Lee et al., 2009). 이 로 인해 주요 일차생산자인 식물플랑크톤 분포특성을 이해 하는 것은 수산자원보호구역의 생태시스템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나, 국내에서는 일부 해역 및 시기에 제한된 연 구만이 이루어졌을 뿐이다(Shim and Yeo, 1988; Shin et al., 1990; Choi et al., 1997; Ko, 1999; Kang et al., 2003; Lee et al., 2005; Jung et al., 2008; Lim et al., 2010; Joo et al., 2011; Lee et al., 2012; Lee et al., 2014). 특히 우리나라 수산자원보호구역 을 대상으로 한 식물플랑크톤의 광역조사는 극히 드물다 (MOF, 2016b).
따라서 본 연구는 2016년 수산자원보호구역 중 5곳을 선 정하여 계절 및 해역별 식물플랑크톤 군집(현존량, 우점종 등)의 분포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016년은 수산자원보호구역 중 천수만(3), 통영-I(3), 통영 -II(8), 한산만(9), 진동만(8)의 총 31개 정점에서 2월, 4월, 8월 과 10월에 총 4회 조사를 수행하였다(Fig. 1).
환경요인 중 수온과 염분은 YSI-6600을 이용하여 측정하 였고, 부유물질(SPM)과 영양염류(DIN, DIP, DSi)는 해양환경공 정시험기준을 따라 조사·분석하였다(MOF, 2013). 환경요인 및 식물플랑크톤은 각 해역의 조사정점을 평균하여 해역의 대표 자료로 이용하였다. 식물플랑크톤의 현존량은 표층에서 1 L 해수를 채수한 후 루골용액으로 고정하였고, 3-4일간 정치시 켜 최종농도 20 ml로 농축하였다. 농축시료는 Sedwick-Rafter Chamber를 이용하여 광학현미경(Nikon eclipse Ni-U)하에서 Rines and Hargraves(1988), Round et al.(1990), Shim(1994), Tomas(1997) 등을 참조하여 동정 및 계수하였다. 계수된 자 료는 cells·ml-1로 환산하였고, 총 현존량의 10% 이상을 차지 하는 종을 우점종으로 구분하였다. 출현종에 근거한 각 정 점과 시기에 따른 유사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Bray-Curtis similarity 집괴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때 사용된 자료는 총 현 존량의 0.5% 이상(총 현존량의 91.8%)을 차지하는 종을 이용 하였고, 극 우점종으로 인한 자료의 편중을 피하기 위해 로그 변환하였다. 이화학적 환경요인 및 식물플랑크톤의 단변량 변수는 대부분 정규성(Kolmogorov-Smirnov’s test)과 등분산성 (Leven’s test)을 만족하지 않아 비모수 검정인 Kruskal-Wallis H-test를 이용하여 계절 및 해역별 차이를 검정하였다. 또한 환경요인과 식물플랑크톤의 생태학적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상관관계(Spearman rank correlation)을 수행하였다(SPSS statistics ver.21).
3. 결과 및 고찰
3.1. 환경요인
조사기간 동안 환경요인은 부유물질(SPM)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해역간 차이를 보인 반면, 수온, 염분 및 영양염류 (DIN, DIP, DSi)는 계절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p<0.05; Table 1). 수온은 4월 이후 크게 증가하여 8월에 최대 30.0 로 가장 높았다. 염분은 강수량이 증가하는 8월과 10월에 상 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이 시기의 영양염류는 최대농도를 보이며 다른 시기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5). 부유물질 은 대조차(>4 m) 환경으로 조석에 의한 수직적 혼합이 활발 히 발생하는 천수만에서 최대 59.2 mg·L-1로 높았다(Park et al., 2013).
3.2. 식물플랑크톤군집의 시·공간 분포
조사해역에서 출현한 식물플랑크톤 현존량은 13 ~ 2,279 cells·ml-1의 범위로 시기 및 해역에 따라 큰 변동범위를 보였 다(Fig. 2). 2월은 Skeletonema spp.(340 cells·ml-1)와 Chaetoceros spp.(184 cells·ml-1)가 높게 출현한 통영-I(Ty-I)에서 780 cells·ml-1 로 가장 높았다(Table 2). 다음으로 통영-II(Ty-II), 천수만(Cs), 한산만(Hs), 진동만(Jd) 순으로 높았다. 이 시기 식물플랑크톤 군집조성은 돌말류가 진동만을 제외하고 85 % 이상을 차지 하며 주요 분류군으로 출현하였고, 와편모류가 진동만에서 31%로 높게 출현하였다(Fig. 2). 진동만은 수직혼합이 강하 게 발생하는 동계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탁도(평균 2.4 mg·L-1) 와 영양염류가 낮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괴가 형성됨을 파악하였다. 이로 인해 대부분 해역에서는 Skeletonema spp., Chaetoceros pseudocrinitus 등 주로 돌말류가 우점종으로 출현한 반면, 진동만은 안정된 수괴와 빈영양해역을 선호하는 와편 모류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Smayda, 1970; Margalef, 1978). 4월은 천수만(Cs)에서 Skeletonema spp.가 1,940 cells·ml-1로 대 량발생하여 2,000 cells·ml-1 이상으로 조사기간 중 현존량이 가장 높았다. 동일시기 천수만의 영양염류(DIN, DIP, DSi)는 2월보다 크게 감소하였고, 특히 DSi가 평균 0.6 μM로 10.1배 감소하여 돌말류인 Skeletonema spp.의 대량발생에 의한 영양 염류 소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Skeletonema spp.는 일반적 으로 우리나라 연안해역에서 연중 우점하는 대표적인 종이 며, 특히 춘·하계에 극우점하여 본 연구결과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Shim and Yeo, 1988; Yoon et al., 2007). 나머지 해역에서 는 150 cells·ml-1 이하로 비교적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이 시기 의 천수만을 제외한 남해 해역은 와편모류인 Scrippsiella trocoidea, Hetercapsa triqueta와 은편모류인 Chroomonas spp.가 2월보다 급격히 증가하였다. 8월의 천수만은 식물플랑크톤 현 존량이 500 cells·ml-1로 가장 높았으나, Skeletonema spp.의 대량 증식에 기인한 4월과 달리 Pseudo-nitzschia spp.(89%)가 극우점 하며 뚜렷한 종천이가 발생하였다. 깃돌말류인 Pseudo-nitzschia spp.는 일반적인 저서성미세조류(microphytobenthos)로, 활발한 수직혼합이 발생한 천수만에서 저층 퇴적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나머지 해역에서는 와편모류가 전체 현존 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월보다 1.6 ~ 3.2배 증가하였고, 특히 통영-I에서 Tripos furca가 70 cells·ml-1로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식물플랑크톤 군집조성은 천수만에서 돌말류가 97% 이 상 차지하였고, Tripos furca가 최대치를 나타낸 통영-I에서 와편모류가 58.7 %를 차지하였다. 춘·하계 남해의 와편모류 의 증가는 다수 보고된 바 있다(Lee and Youn, 2000; Park et al., 2009). 천수만은 10월에도 103 cells·ml-1 이상의 식물플랑크 톤 대량증식이 발생하였다. 특히, 각 대량증식시기마다 종특 이성이 나타났다. 4월에는 Skeletonema spp., 10월은 Chaetoceros socialis가 1,424 cells·ml-1로 전체 현존량의 90% 이상 극우점 하였다. Chaetoceros socialis는 온대부터 극지까지 분포하는 광역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진해만, 남해연안 등 다양한 해 역에서 출현하며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인다(Jung et al., 2008). 이와 함께 돌말류는 와편모류보다 상대적으로 영양염류의 흡수가 빠르고, 수직혼합이 활발한 해역에서 성장이 우세하 기 때문에 천수만에서 돌말류의 극우점 현상이 발생한 것으 로 판단된다(Sullivan and Swift, 2003; Carter et al., 2005). 동일 시기 다른 해역에서는 주로 Chaetoceros속과 Skeletonema spp. 가 출현하여 해역간 식물플랑크톤 군집조성이 비교적 유사 하였다.
우리나라 연안해역에서 수산자원보호해역이 가지는 생태 적 가치를 살펴보기 위해, 해양생태계 기본조사(2006 ~ 2013 년)와 본 조사결과를 비교하였다(MOF, 2016b). 수산자원보호 해역의 식물플랑크톤은 돌말류와 와편모류 중심의 일반적 인 연안성 군집특성을 보이고, 일부시기 및 해역에서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지역적으로, 서해의 천수만은 현존량이 평균 1,168 cells·ml-1로 서해(평균 596 cells·ml-1) 평균 현존량보 다 약 2배 높았고, 계절적으로 춘·추계에 높았다. 천수만이 위치한 서해 중부해역은 지역적 특성(반폐쇄성, 서산방조제, 하천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현존량이 높고, 주요 우점종 인 Skeletonema spp.(4월) 등의 시기적인 차이에 의해 계절적 인 분포변화가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해 수산 자원보호해역(통영-I,II, 한산만, 진동만)에서도 돌말류인 Skeletonema spp., Chaetoceros속, Eucampia zodiacus중심으로, 와 편모류와 은편모류가 일부시기에 크게 증가하는 해양생태 계 기본조사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따라서, 2016년 수 산자원보호해역의 식물플랑크톤은 일반적인 서해 중부와 남해연안과 비교적 유사한 군집특성을 보였다.
3.3. 집괴분석
2016년 수산자원보호해역에 출현한 식물플랑크톤 현존량 을 기반으로 한 식물플랑크톤 유사도 분석결과, 주로 계절 에 따라 크게 4개의 그룹으로 구분되는 특성을 보였다. 첫 째, 와편모류가 상대적으로 높은 진동만을 제외한, 돌말류 중심의 식물플랑크톤 군집구조가 나타난 평균 10℃ 이하의 동계 월 (2 )시기이다(Fig. 3). 둘째, 고탁도 대조차 환경인 서해 의 천수만을 제외한 추계(10월) 남해해역으로, 강우에 따른 염분(>30 psu)과 고농도의 영양염(DIN: 평균 1.5 ~ 3.9 μM) 유 입이 영향을 미친 시기이다. 셋째, Prorocentrum triestinum와 Pseudo-nitzschia spp.가 우점하고, 비교적 단순한 군집구조를 보인 하계(8월)시기이다. 이로 인해 다른 조사시기와 달리 조사해역간 유사한 식물플랑크톤 군집이 나타났다. 마지막 으로, 와편모류인 Scrippsiella trochoidea, Heterocapsa triqueta와 돌말류인 Eucampia zodiacus 등이 우점한 춘계(4월)시기이다. 다만, 천수만(4월)과 진동만(2월, 4월)이 일부시기에 다른 해 역과 식물플랑크톤 군집특성이 차이를 보였다.
4. 결 론
2016년 수산자원보호해역은 지역적인 영향보다 주로 계 절변동에 따라 식물플랑크톤의 군집특성이 변화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시기적으로 대부분 동계와 추계에 높은 현존 량을 보이나, 춘계에 천수만은 단일 종의 대량증식으로 지 역적인 차이가 발생하였다. 또한 남해 동부에 위치한 진동 만은 폐쇄적인 지역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와편모류가 식물 플랑크톤 군집특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향후 해양보호구역의 효율적 관리 및 이용을 위해 전 해역 의 생태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광역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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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국립수산과학원 과제인 ‘한국근해 해양변동 모 니터링 및 생태계 특성 연구(R2018047)’의 지원에 의해 수행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