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매오징어 Watasenia scintillans는 매오징어과(Family Enoploteuthidae)에 속하는 외투장 6 cm 전후의 소형 두족류로 서, 체표면 전반에 작은 발광포(Photophore)가 덮여있어 이를 통해 생체발광을 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성체는 대체로 동해를 비롯한 일본 주변해역의 수심 200 ~ 1,000 m 정도의 중층에서 서식한다(Okiyama, 1978; Okutani et al., 1987; Roper and Jereb, 2010). Toyama만에서는 3월~ 8월경에 무리를 지어 연안에서 산란 후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 동 해안에서는 4월~ 10월이 산란시기이다(Yamada, 1937). 부화 수온은 6 ~ 16℃로 부화에는 6 ~ 14일 정도가 소요되며, 갓 부 화한 유생의 외투장은 1.2 ~ 1.4㎜ 정도이다(Hayashi, 1989). 단 년생으로 그 수명은 암컷은 12 ~ 13개월, 수컷은 11 ~ 12개월 이다(Hayashi, 1993).
매오징어는 소형 두족류로서 해양생태계에서 먹이생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에 관하여 북서태평양에서 큰부리 고래(Berardius bairdii), 까치돌고래(Phocoenoides dalli)와 같은 돌고래류 및 소형 돔발상어류, 괭이상어류 등 소형 상어류 에 의한 섭식(Okamoto et al., 2010; Horie and Tanaka, 2000; Baba et al., 1987; Ohizumi et al., 2003) 및 한국 동해안에서는 명태, 고등어, 벌레문치(Lycodes tanakae)에 의한 섭식(Choi et al., 2013; Yamada, 1937)이 보고되었다.
일본에서는 매오징어가 산란을 위해 주로 Toyama만으로 모여들며, 주로 이 시기에 어획이 이루어지는데 이 시기의 어 획가능수온은 10 ~ 18℃(최적어획수온: 14℃)로서(Sasaki, 1914), 부화수온(6 ~ 16℃)의 범위와 비슷하다. Toyama현 농립수산종 합기술센터 수산연구소 어황예보(2017)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2007 ~ 2016년) Toyama만에서 평균 1,855톤의 어획량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Toyama만에서는 식재료로의 이용뿐만 아니라 매오징어 특유의 산란생태를 지역관광산업에까지 연결하여 이용하고 있어 중요한 수산자원으로 고려되고 있 다.
이러한 자원적인 가치로 인해 매오징어에 대한 연구는 주로 일본에서 이루어져왔는데, Toyama만 매오징어의 성장 및 성숙(Hayashi, 1993), Toyama만 환경에 따른 매오징어 어 황예측(Yokota et al., 1998), Oki 섬에서 매오징어 난(egg)이 출현하는 시기(Senta, 1962), 매오징어 성어의 분포(Tsuchiya, 1993)에 관한 연구들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 근해에서는 Yamada(1937)의 매오징어 난(egg) 채집을 통한 산란장 및 산 란시기 추정에 관한 연구가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오징어는 일본과 같이 적극적으로 상 업적 이용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주어장 중 하나 인 동해의 해양생태계에서 명태, 고등어와 같은 주요 수산 자원을 비롯한 상위포식자의 먹이생물로서 중요한 역할 (Choi et al., 2013; Yamada, 1937)을 하기 때문에 생태학적 연 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동해 에서 매오징어에 대한 생태학적 연구는 미흡한 편이며, 특 히 유생단계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동해 남부연안역에서 매오징어의 생태 학적 연구를 위한 기본단계로서 유생의 출현양상을 파악하 고자 하였다.
2.재료 및 방법
동해 남부 연안역에서의 매오징어 유생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2015년 하계(8월, 9월)와 추계(11월) 부산 ~ 평해에 이르 는 28개 정점에서 IKMT 네트(망목: 500 μm)를 사용하여 저층 (최대 수심 100 m)에서 표층까지 경사채집을 하였으며(Fig. 1), 매오징어 유생의 서식환경을 파악하기 CTD(SBE9plus)를 이용하여 정점별로 관측하였다.
채집된 시료는 급격한 외투장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채집 즉시 1 ~ 2시간 동안 5℃ 온도에서 냉장보관 후 살오징어 유 생연구(Kim et al., 2011; Kim et al., 2014; Kim and Lee, 2016)에 서 사용된 고정방법과 같이 99% 에탄올로 고정처리 하였다. 매오징어 유생의 동정에는 Sweeny et al.(1992)에 기록된 1. 다 른 두족류 유생에 비해 긴팔과 긴촉수, 2. 촉수에 갈고리(4.5 ㎜ 이상), 3. arm IV에 발광포(5㎜ 이상) 등의 특징을 이용하였 다. 유생을 실체현미경(OLYMPUS SZX10) 하에서 외투장 (mantle length)을 0.1㎜ 단위까지 측정하였다.
IKMT 채집의 최대수심은 100 m이지만 냉수성인 매오징어 (Tsuchiya, 1993)는 부화수온이 6 ~ 16℃(Hayashi, 1989)이기 때 문에 유생의 서식수온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고려하여 부화최저수온에 가까운 약 5℃ 가량의 수온대가 분포하는 200 m를 매오징어 유생서식 해양환경파악을 위한 최저수심으로 설정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매오징어 유 생의 수평·연직적인 분포특성을 알기 위해 수평적으로는 월 별 0 m, 10 m, 20 m, 30 m, 50 m, 100 m, 200 m의 수평수온분포 를 작성하였으며, 연직적으로는 매오징어 유생이 서식하는 수심을 알기 위해 Kim et al.(2014)과 Shimura et al.(2005)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유생이 채집된 정점에 대해 부화수온으로 서 유생의 연직분포를 간접추정하였다. 또한 채집된 매오징 어 유생분포 지역에서의 유생의 밀도는 IKMT에 부착된 유 량계를 이용하여 여수량을 정점별로 측정하였고, 1,000 m3당 개체수로 나타내었다(inds. / 1,000 m3).
3.결과 및 고찰
동해에서 매오징어 유생분포를 조사하기 위해 2015년 8, 9, 11월 부산에서 평해까지 동해 남서연안역에서 유생채집 을 수행한 결과 채집된 , 매오징어 유생의 개체수는 총 238개 체(8월 199개체, 9월 20개체, 11월 19개체)였다. 월별 채집된 유생의 외투장분포는 8월에 0.6 ~ 18.3㎜(평균 3.17㎜, 표준편 차 2.39㎜), 9월에 2.2 ~ 18.5㎜(평균 6.65㎜, 표준편차 4.28㎜) 그리고 11월에 2.4 ~ 7.0㎜(평균 4.80㎜, 표준편차 1.34㎜)의 외투장 범위를 보였다(Fig. 2). 특히, 가장 많은 유생이 채집된 8월에는 평균외투장이 다른 시기보다 작고 외투장 1 ~ 2㎜ 구 간의 유생출현의 빈도가 가장 높았다. 그 다음구간부터는 점차 빈도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여 8월에 다른 시기보다 산 란 및 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8월 에 가장 많은 매오징어의 난이 채집되었다는 Yamada(1937) 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그러나 갓 부화한 유생의 외투장은 1.2 ~ 1.4㎜인데 반해 8 월에 1㎜ 이하의 유생이 나타난 것은 99% 에탄올로 고정에 의한 외투장의 수축이 일어난 개체가 존재하였기 때문으로 생각되며,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두족류의 외투장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고정방법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사 료된다.
8월에 14개 정점, 9월에 11개 정점, 11월에 10개 정점에서 매오징어 유생이 출현하였다(Fig. 3). 또한 8월에 St. 17에서 43.5 inds. / 1,000 m3로 밀도가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St. 22(14.9 inds. / 1,000 m3)에서 높은 밀도를 보였다. 9월과 11월 에서 각각 st. 8(1.4 inds. / 1,000 m3), st. 2(3.2 inds. / 1,000 m3)에서 높은 밀도를 보여 8월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또한 8월에 유생의 출현정점 수가 많고 그 밀도가 더 높 은 것은 9월, 11월보다 8월에 산란 및 부화가 더 많이 이루 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역시 매오징어의 난이 가장 많 이 채집된 시기는 8월이라는 Yamada(1937)의 결과와도 관련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기간 동안 동해 남서부 연안에서의 수온은 표층에서 수심 200 m까지의 수온범위는 8월 1.4 ~ 26.3℃, 9월 1.5 ~ 24.5℃, 11월 1.1 ~ 20.6℃이었다. 표층수온은 8월에 가장 높았 으며, 11월에 가장 낮았다. 포항을 기준으로 하여 포항~평 해까지의 연안에서 수온이 비교적 낮았으며, 조사해역의 남 동쪽인 부산 ~ 포항 근해에 비교적 높은 수온대가 위치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수심이 깊어질수록 동해 연안쪽의 냉 수역과 남동쪽에 위치한 난수역의 배치가 뚜렷하게 나타났 다(Fig. 4).
이러한 분포양상의 원인은 동해 남부연안은 북쪽에서 연 안을 따라 남하하는 북한한류와 남쪽에서 북동진하는 난류 로 인해 동해안의 연안 측에는 냉수괴, 외양 측에는 난수괴 가 위치하는 해양학적 특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Kim and Min, 2008).
특히 수심 50 ~ 100 m에서 이러한 특성이 잘 드러나는데 8 월과 9월에 주로 포항~평해 사이의 동해 연안 냉수대가 위 치한 곳에서 높은 유생밀도가 나타나며, 그 후 11월에는 동해 연안에 수온이 더 낮아졌기 때문에 부산 근해의 난수역에서 낮은 밀도의 유생이 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매오징어 의 산란장이 경상북도~강원도 연안이라는 Yamada(1937)의 추론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유생이 출현한 정점의 연직수온분포에서 부화수온인 6 ~ 16℃(Hayashi, 1989)에 해당되는 부분을 표시하였으며, 유생채 집이 이루어진 100 m를 기준으로 이보다 얕은 수심과 채집 이 이루어지지 않은 깊은 수심으로 나타내었다(Fig. 5). 부화 수온이 위치한 수심은 8월에 38 ~ 186 m, 9월에 42 ~ 168 m, 11 월에 42 ~ 171 m에 위치해 있었다. 이 결과에서 매오징어 유 생은 대략 40 m부터 IKMT 최저수심인 100 m까지 채집된 것 으로 판단된다. 채집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100 m보다 깊은 수층에도 이론상 서식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며 그 최저수 심은 약 180 m인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St. 25와 같이 해 양환경에 따라 200 m보다도 깊은 곳에서 서식이 가능한 것 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동해 남서부해역에서 난자치어 조사를 실시하 여 수온분포에 따른 매오징어 유생의 시공간적인 출현양상 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보완되어야 할 점 또한 존재 한다. 본 연구에서는 수심 100 m까지 네트로 매오징어 유생 을 채집하였으나, 추후 매오징어 유생에 대한 조사를 위해 서는 최소한 200 m까지 네트채집을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와 더불어 일주운동 및 서식적합수심을 파악하 기 위해 MOCNESS와 같은 채집도구를 이용하여 수심별 채 집을 병행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또한 본 연구는 동해 남부의 일부분만을 조사하였으며, 조 사기간이 하계와 추계에 그쳐 시공간적으로 매우 한정적인 조사라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향후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 기 위해서는 더 확장된 연구해역을 설정하여 장기적이고 계 획적인 난자치어 조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우 리나라 주변해역에 대한 장기적인 난자치어 모니터링이 이루 어진다면 매오징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해역에 서식하는 자 원생물들의 생태파악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 원관리정책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결 론
본 연구는 매오징어 Watasenia scintillans의 유생분포양상을 알아보기 위해 2015년 8, 9, 11월 동해 남부연안에서 유생채 집을 실시한 결과, 채집된 매오징어 유생의 개체수는 총 238 개체로 외투장(ML) 범위는 0.6 ~ 18.5㎜였다. 주로 냉수괴가 분포하는 포항 ~ 평해의 동해연안에서 더 높은 밀도가 나타 났으며, 9월, 11월보다 8월에 유생의 출현정점 수와 출현개체 수가 많고 유생분포밀도가 높아 조사시기 중 산란이 가장 활 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유생이 채집된 정점 에서 부화가능한 수온의 연직분포는 주로 수심 40 ~ 180 m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