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어류의 자치어는 다양한 해양 환경 요인의 변동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성어로 가입되는 양은 해황에 따라 매년 변한다(Hjort, 1926; Saville and Schnack, 1981). 따라 서 가입 이전의 초기생활사 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어 다양한 해역에서 난자치어의 분포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Yoo and Cha, 1988; Cha and Park, 1994; Kim and Yoo, 1999; Han et al., 2001; Han et al., 2003; Huh et al., 2011; Choi et al., 2015). 한국 남해안에 위치한 여수, 남해 및 통영 연안역 은 수심이 50 m 미만으로 비교적 얕고 주변에 여러 개의 섬 들과 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육지의 강우 및 하천수 유입 에 의해 시기에 따른 해황 변동이 큰 해역이다. 또한 쿠로시 오 해류로부터 분지된 고온 고염의 대마난류와 저염의 동중 국해 및 황해, 남해연안수 등의 다양한 수괴의 영향을 받으 며, 이들 간에 형성되는 전선역의 영향으로 먹이생물과 영 양염이 풍부하여 연안 정착성 및 회유성 어종들의 산란장과 성육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주요 어종의 어획 생산력이 매우 높은 연안 어장으로 알려져 있다(Kim and Choi, 2001). 한국 남해에서 어류 자치어의 종조성 및 출현량의 변동에 관환 연구는 광양만(Yoo and Cha, 1988; Cha and Park, 1994), 진해 만(Yoo et al., 1992; Huh et al., 2011), 남해 창선 해역(Kim, 1983), 통영(Park et al., 2005), 고흥(Han et al., 2002) 연안 등지 에서 이루어진 바 있으나, 동일한 시기에 여러 해역에 걸쳐 이루어진 연구는 드물다. Ko et al.(2010)은 2009년 춘·하계 (5~8월)동안 여수에서 통영에 이르는 넓은 해역에서 조사를 수행하였으나, 멸치 자치어 한 종의 분포만 보고하여 이 시 기동안 남해 연안에 출현한 자치어 조성과 군집 변동 특성 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었다.
본 연구는 여수, 남해 및 통영 연안 해역에 출현하는 어류 의 자원생물학적 연구의 일환으로, 봄과 여름철의 어류 자 치어 종조성을 밝히고 해양환경에 따른 자치어의 분포 특징 을 연구하였다.
2.재료 및 방법
본 연구를 위한 자치어 시료는 2016년 5월부터 9월까지 여수(4개 정점), 남해(4개 정점) 그리고 통영(7개 정점) 연안 에서 매월 1회 채집하였다(Fig. 1). 또한 조사해역의 자치어 분포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수온, 염분, 부유물질(SPM), 영양 염류(DIN, DIP, DSi), 동·식물플랑크톤 등의 생지화학적 환경 요인도 함께 분석하였다(Youn et al., 2012; MOF, 2013; Yoo et al., 2016). 채집기기는 망구 직경 80 cm, 망목 330μm 인 RN80 네트를 이용하여 약 2.5 knots로 5분간 표층을 수평인망 하였 다. 정량 분석을 위하여 망구에 유속계(General Oceanics. Inc.) 를 부착하였다.
채집된 표본은 선상에서 95 % 알코올로 고정한 후 실험실 에서 분류군별로 동정하여 종조성 및 목록을 작성하였다.
채집된 종의 분류는 Kim(1983), Okiyama(1988), Matarese et al.(1989) 등을 참고하였으며, 분류체계와 학명은 NIBR(2011) 을 따랐다. 채집된 어류를 해역별·월별로, 출현종수, 평균 개체수(1,000 m3당)를 구하여 양적 변동을 비교하였고, 군집 구조 분석을 위해 종다양도(Shannon and Weaver, 1949) 지수 를 구하였다.
또한 자치어 군집 구조의 시·공간적 변동의 유의성을 파악 하기 위해 유사도분석(one-way analysis of similarity, ANOSIM) 을 실시하였으며(Clarke and Gorley, 2001), 그 결과 유의한 차 이가 있을 경우 SIMPER(similarity percentage)분석을 실시하여 각 비교군 사이의 평균 비유사도에 기여하는 각 분류군의 기여도를 구하였다(Clarke, 1993). 또 자치어 종조성의 변동과 환경요인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주요종의 출현량을 이 용하여 정준대응분석(canonical analysis, CCA)을 실시하였다 (CANOCO Ver. 4.5). 각 분석을 위해 총 출현개체수비 0.40% 이상(미동정 제외)인 14종의 출현량을 이용하였고, 분석 전 자료는 로그 변환하였고, 전진적 선택방법(forward selection) 으로 Monte Carlo test(499 permutation; p<0.05)에 유의한 환경 요인만을 선별하여 분석하였다.
3.결 과
3.1.환경요인
조사기간 동안 수온은 5월 통영에서 15.1℃ 로 가장 낮았 고, 역시 통영에서 8월에 28.4℃ 로 가장 높은 수온을 기록했 다(Table 1). 염분은 30.5~33.7의 범위를 보였고, 세 해역 모두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 9월에 낮은 염분을 기록하였다(Table 1). 부유물질(SPM) 농도는 월별 해역별 차이가 컸으나 7월 여수에서 최대농도(47.7 mg L-1)를 보였으며, 질산염(DIN)과 인산염(DIP)은 강수량이 많았던 9월에 비교적 높은 농도를 보였다. 규산염(DSi)도 9월에 높았으나 세 해역 모두 6월에 도 비교적 높은 농도를 보였다(Table 1).
한편 생물학적 환경요인인 동․식물플랑크톤 현존량은 조사기간 동안 상반되는 출현양상을 보였다(Table 1). 식물플 랑크톤은 해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늦여름(8~9월)에 높은 현 존량을 보였고, 동물플랑크톤은 봄철(5~6월)에 높은 출현량 을 보이다가 이후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3.2.자치어 조성 및 출현양상
조사기간 동안 총 24과 50개 분류군의 자치어가 출현하였 고, 이중 14개 분류군은 과(Family)나 속(Genus) 수준까지, 6개 분류군은 미동정 타입별로, 2개 분류군은 각각 미동정 난황 자어 와 (york-sac larvae)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미동정 자치어 로 구분하였다(Table 2).
출현 자치어의 종조성을 살펴보면, 멸치(Engraulis japonicus) 가 전체 출현 개체수의 56.8%로 가장 우점하였으며, 청보리 멸(Silago japonica)이 10.7%, 청베도라치(Parablennius yatabei)가 9.6 %, 망둑어과 타입A(Gobiidae type A)가 4.3%, 청베도라치 과(Blennidae sp.) 자치어가 3.6%, 앞동갈베도라치(Omobranchus elegans)가 2.6%를 차지하여 2% 이상의 개체수비를 보인 이 상 6개 분류군이 전체 출현 자치어의 87.5%를 차지하였다 (Table 2).
각 해역의 월별 자치어 출현양상을 살펴보면, 출현종수의 경우, 여수와 남해에서는 봄과 초여름에 다양한 종이 출현 하다가 8월과 9월에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반면, 통영에서는 봄에는 적은 출현종수를 보이다 7월에만 많은 종이 출현하 였다(Fig. 2). 출현량은 모든 해역에서 7월에 많이 출현하였 으나, 조사기간 중 최대 출현량은 멸치 자치어의 대량 출현 으로 5월 남해 연안에서 기록되었고(1,341.6 ind./1,000 m3), 최 소 출현은 9월 여수 연안에서 기록되었다(16.6 ind./1,000 m3). 종다양도지수는 멸치가 극우점한 남해 연안의 5월을 제외하 고는 1.01~1.91의 범위를 보여 비교적 높은 지수를 보였다 (Fig. 2).
한편 ANOSIM 분석 결과, 각 해역별 종조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R= -0.035, P>0.05), 시 기별로는 출현 자치어의 조성이 유의하게 변하였다(R=0.363, P<0.05). SIMPER 분석 결과, 대부분의 조사 시기동안 멸치 자치어가 각 시기를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종으로 출현하 였으나, 시기에 따라 군집구조는 차이를 보였다(Table 3). 5월 에는 멸치가 가장 우점하였으나, 6월에는 청베도라치와 청 베도라치과 자치어가 우점하였고, 7월에는 다시 멸치와 청 보리멸이 우점하였다. 8월에는 청보리멸과 청베도라치가 우 점하였고, 9월에는 청베도라치가 가장 우점하였다(Table 3).
조사해역의 CCA분석 결과, 5개의 환경변수(수온, 부유물 질, 규산염, 동·식물플랑크톤) 하에서 축 1과 축 2는 자치어 분포에 대한 총 변동량의 17.3%를 설명하였고, 종-환경 간의 관계에 대해 72.0 %의 설명력을 보였다. 축 1은 주로 수온에 의해 정의되었고, 축 2는 부유물질과 규산염에 의해 정의되 었다. 두 축과 관련된 주요 종들의 위치는 축과 관련성을 지 닌 환경요인과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Fig. 3). 5, 6월은 축 1 의 양의 방향에 분포한 반면, 나머지 시기(7~9월)는 음의 방 향에 분포하였다. 단, 7월의 여수해역은 축 2의 양의 방향에 분포하여 다른 시기와 차이를 보였다. 이로 인해 꼬치고기 (Sphraena japonia), 망둑어과 타입A, 청보리멸, 청베도라치, 앞 동갈베도라치, 양태(Platycephalus indicus)는 평균 20℃ 이상의 고수온 환경을 선호하였다. 같은 시기(7월) 주둥치(Nuchequula nuchalis)와 수조기(Nibea albifora)는 다른 종에 비해 고탁도 환경(여수)을 선호하였다. 그 밖에 멸치, 청베도라치과, 돛양 태속(Repomuicenus sp.), 줄망둑(Acentrogobius pflaumi), 감성돔 (Acanthopagrus schlegeli), 미끈망둑속 타입B(Luciogobius sp.B) 는 대부분 20℃ 미만의 동물플랑크톤이 풍부한 해역을 선호 하였다.
4.고 찰
조사기간 동안 총 50개의 어류 자치어 분류군이 출현하였 다. 하지만 이 중 11개 분류군만이 각각 전체 출현량의 1 %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총 93.4%로 우점하여, 전체 출현종 중 소수의 종이 우점하는 연안해역의 일반적 특징을 보였다. 남해연안에서 연구된 자치어 군집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지 역별로 종수나 출현량은 많은 차이를 보였으나, 많은 해역 에서 멸치가 우점종으로 출현하였고(Kim, 1983; Cha and Park, 1994; Han et al., 2001, 2002; Park et al., 2005; Huh et al., 2011; Choi et al., 2015), 동해 남부 해역과 제주도 서부해역(Kim et al., 1994; Chun et al., 2004; Lee et al., 2006) 및 근해해역(Kim, 1984; Kim and Yoo, 1999)에서도 봄과 여름에 우점하였다. 멸 치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며(NFRDI, 2004), 2000년 이 후 꾸준히 20만톤 이상 어획되는 주요 상업성 어종이다 (KOSIS, 2000~2015). 또한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긴 산란기도 멸치 자치어가 다양한 해역 에서 우점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Kim and Kang, 1992; Kim and Lo, 2001).
한편 각 해역별 멸치 자치어의 출현량은 7월에 높게 나타 나 Ko et al.(2010)의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으나, 최대 평균 출현 출현량은 5월의 남해도 연안에서 기록되었다. 비록 정 점 개수의 제한으로 본 해역의 정밀한 물리적 구조를 알 수 는 없지만, Ko et al.(2010)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5월에 남해 도 주변 연안수와 외해수 사이에 강한 남북방향의 염분전선 이 형성되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후 7월에는 여수에서 통영까지 동서방향의 조밀한 염분전선을 형성한다고 하였 다. Kim(1992)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멸치 알과 자어의 출현 이 남해연안수와 외해의 난류사이에 형성된 전선역에 집중 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 해 볼 때 두 수괴 사이에 강한 전선역이 형성된 시기에 멸치 가 집중적으로 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멸치 자치 어 출현량과 분포의 변동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위해서는 연안과 외해역 까지 조사정점 개수와 범위를 늘릴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멸치 다음으로 많은 출현량을 보인 청보리멸과 청베도라 치 역시 남해안에서 춘계와 하계에 비교적 많은 출현량을 보이는 어종으로, 청보리멸의 경우 광양만과 통영 주변 해 역에서 비교적 많은 출현량을 보였으며(Cha and Park, 1994; Park et al., 2005), 청베도라치는 통영(Park et al., 2005)과 진해 만(Huh et al., 2011)에서 비교적 많이 출현하였으며, 여수 가 막만(Kim, 2005)과 매물도 주변 인공용승 해역(Kwak et al., 2013)에서는 가장 우점하여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 다.
남해안에 출현하는 자치어 조성의 시․공간적 변동을 구 명하기 위해 ANOSIM 분석을 실시한 결과, 조사가 이루어진 세 해역 간에는 자치어 조성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세 해역 모두에서 멸치를 비롯한 우점종들이 공통적으로 출 현하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시기별로는 자치어 조 성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시기에 멸치가 우점종으로 나타났지만 청베도라치나 청보리멸 등의 주요 종들의 출현량이 시기별로 큰 차이를 보여 군집구조의 시기 별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CCA분석결과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조사해역은 주로 수온과 부유물질에 의 해 자치어의 시·공간적 천이 양상과 우점종의 서식특성을 잘 설명하였다. 봄철(5~6월; 수온 <20℃)은 대표적 우점종인 멸치와 함께 청베도라치과와 돛양태과 자치어, 줄망둑 등 출현한 대부분의 자치어가 해역구분 없이 우점하였다. 하계 는 봄철과 달리 조사해역 및 시기적인 군집조성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부유물질 농도가 최대로 나타난 7월 여수(47.7 mg·L-1)는 주둥치와 수조기가 우점하며 다른 해역과 차이를 보였다. 여수 해역의 조사정점은 다른 해역에 비해 내만 특 성을 보였는데, 내만 환경을 선호하는 주둥치의 특성상 여 수를 주요 산란장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수조기도 산란기에 수심이 낮은 내만으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어 여수 에서만 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7월 여수를 제외한 나머지 하계[7~9월; 수온 >20℃] 시기에는 꼬치고기, 망둑어과A, 청 보리멸, 청베도라치, 앞동갈베도라치, 양태와 같이 고수온을 선호하는 자치어의 출현량이 높은 특성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2016년 남해 연안의 춘·하계 어류 자치어 군 집은 멸치가 극우점하여 해역간 자치어 조성의 유의한 차이 는 보이지 않았다. 반면 시기적으로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 는데, 이는 멸치 외에 주요종의 출현량이 주로 수온 변화에 의해 결정되는 특성을 보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