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염분은 수온과 더불어 해양생물의 에너지대사, 여과율을 포함한 생리활동 그리고 생물의 지리적 분포에 대한 영향을 주는 중요한 환경인자로 알려져 있다(Davenport et al., 1975; Navarro et al., 1991; Crain et al., 2004; Lee and Shin, 2015). 갑작 스런 염분변화는 물질대사와 삼투조절 등 해양생물에 영향 을 미치며, 장기간 저염수에 노출되었을 때는 치사에 이르게 된다(Bennett, 1985; Harris and Ulmestrand, 2004). 이매패류도 저 염수에 노출 시 빠른 패각운동(Shell valve movement) 또는 두 패각을 폐각하는 행동을 보이며, 섭이 활동의 감소와 낮은 성장률로(Bohle, 1972; Hand and Stickle, 1977; Shumway, 1977), 결국 폐사에 이르게 된다(Hammond, 1983; Matthews and Fairweather, 2004).
한편, 우리나라의 하천은 강수량의 계절적 편차에 따라 큰 유량변동이 있기 때문에 홍수를 막고, 농업 및 공업용 용 수를 확보하기 위해, 1960년대 이후 주요 수계에 다목적 댐 들을 건설하여 왔다(Lee et al., 2012). 일반적으로 댐은 저수 용량이 한계에 달할 때 담수를 방류하게 되며, 인근 연안역 은 급격한 염분변화를 초래한다(Ro and Jung, 2010; Jung et al., 2012). 또한 우리나라 양식산업은 천해양식이 전체 어업 생산량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MOF, 2016), 양식밀도도 높아 저염수의 출현은 양식생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Sklar and Browder, 1998; Kurata, 2000). 더욱이 우리나라 연 강수량은 하계 집중 호우에 따라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수 자원확보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홍 수 위험을 가중시켜 댐 운영을 더 어렵게 하였다(Jung et al., 2010). 이러한 기상변화는 저염수에 따른 연안역 생태계의 악영향을 과거보다 더욱 가중 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까지 생물조기경보시스템에서 활용한 생물센서는 박 테리아, 미세조류 및 어류로, 박테리아는 호흡, 질산화, 발광 (bioluminescence), 미세조류는 광합성활성, 동물플랑크톤과 어류는 유영속도를 포함하는 행동의 변화에 따라 조기경보 를 하고 있다(Bae and Park, 2014). 이매패류의 경우는 좌각과 우각의 패각운동을 활용하여 조기경보시스템(Biological Early Warning System; BEWS)에 활용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예 가 홍합을 활용한 Mosselmonitor(Kramer et al., 1989), Dreissena Monitor(Borcherding, 1994) 그리고 진주조개를 활용한 Kai-lingual (Nagai, 2006)로, 수계의 독성물질 및 패류를 폐사시키는 유 해적조조류를 감시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도법 시행규칙에 따라 상수원에 유해 미생 물이나, 화학물질이 투입이 되는 것을 대비하여, 지표수 취 수장·정수장에 물벼룩, 미생물 및 조류를 활용한 생물조기경 보시스템을 설치하여 감시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해양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환경변수 변화에 대한 BEWS는 아직 개 발단계에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 이매 패류 양식생산량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참굴 (Crassostrea gigas)의 패각운동을 이용하여, 연안역에서 발생 하는 저염수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의 구축 가능성을 살펴 보았다.
2.재료 및 방법
2.1.참굴의 패각운동 측정장치
본 실험에 사용된 참굴(C. gigas)은 경상남도 거제시 한산 만에서 수하식으로 양식된 2년산 개체로(각장 100 ± 30 mm, 각폭 30 ± 10 mm, 각고 30 ± 10 mm 그리고 습중량 100 ± 30 g) 패각운동의 측정은 소형홀 소자(A1369EUA-24-T, Allegro MicroSystems LLC., Worcester)와 패각운동측정장치(OCEANTECH Co., OT-SVML-001, Busan)를 이용하였다. Oh et al.(2013)의 보 고와 같이 홀소자는 정밀기기 측정과 같은 공업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센서로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전압이 변화하 며, 기존의 패각운동 측정 장치인 Kymograph와 Strain-gauge보 다 부착에 따른 실험종의 스트레스 없이 패각운동을 측정하 는데 용이하다(Nagai, 2006; Oh et al., 2013; Jeon et al., 2016). 계측원리는 이매패류 좌패각에 홀소자를 우패각에 자석을 부착시켜 개폐 거리에 따라 변화하는 자기력 값을 전기적 출력값으로 치환하여, 패각운동을 측정하였다(Nagai, 2006; Oh et al., 2013; Jeon et al., 2016). 본 연구에서 사용된 홀소자 는 무게 2 g 내외이며, 감도는 15 mv~1,000mv를 가지고 측 정속도는 0.5~2.0 sec였다. 홀소자와 자석은 실험대상생물에 독성 피해가 없는 산호 접착제(Coral Gum 104.74, TUNZE Co., Penzeberg)를 사용하여 부착하였다.
2.2.염분에 따른 참굴의 패각운동 측정
패각운동 측정에 이용한 참굴 개체수의 통계적인 유의성 을 가지기 위해 32개체 이상의 실험종에 대하여 실험을 수 행하였다. 먼저 참굴의 먹이 섭이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GF/C(1.2 μm pore size)필터로 여과한 해수에 3일 이상 절식시 켰으며(Lee and Chin, 1981; Way et al., 1990), 현장과 유사한 환경조건(수온: 15℃, 염분: 31 psu, pH: 8.1)에서 순치시켰다. Oh et al.(2016)은 조석주기가 없는 실내실험의 경우 야간과 주간에 대한 패각운동의 통계적인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보 고하여 모든 실험은 암 조건에서 수행하였다. 수온 및 pH 환 경은 채취한 굴 양식장 환경(수온: 15℃, pH: 8.1)과 유사하게 조절하였다. 염분 변화실험은 4 단계 실험구(염분; 0, 10, 20, 30 psu)로 설정하였고, 30 psu 실험구로부터 시작하여 각각의 실험구에서 2시간씩 총 8시간 동안 패각운동을 측정하였다. 염분농도는 자연해수(30 psu)와 초순수 이온수를 혼합하여 조절하였다.
2.3.복합요인(염분, 수온)에 따른 참굴의 패각운동 측정
Moon et al.(2017)에 따르면, 수온의 변화에 따른 참굴의 패각운동을 확인한 결과, 고수온(30℃)에서 폐각 또는 빠른 패각운동을 보여, 고수온에 대한 조기경보가능성을 보고하 였다. 실제 저염수의 경우, 하계 연안역에서 발생할 가능성 이 높기 때문에, 복합요인 실험을 구상하였다. Group 1의 경 우 춘계 저염수를 가정하여, 수온 15℃, 염분 15 psu로 설정 하였으며, Group 2는 하계 저염수를 가정하여, 수온 30℃, 염 분 15 psu로 설정하고 12시간 동안 패각운동을 측정하였다. 광조건과 pH는 앞서 설명한 “염분에 따른 패각운동 측정” 의 실험조건과 동일하였다. 수온조절은 냉각기(DBA-075, Daeil COOLER CO., Busan)와 석영관 히터(HA-200, Zhongshan Chuangmei Electric Co., Zhongshan)를 이용하였다.
3.결과 및 고찰
대부분의 해양무척추동물은 외부의 염분농도 변화에 따 라 생존을 위해 채액농도를 변화시키는 삼투순응형동물 (Osmoconformer) . 외부 삼투압의 변화에 대해 채액 삼투농도를 일정하게 조절하는 삼투조절형동물(Osmoregulator) 만큼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는 없지만, 염분변화에 따라 삼 투변화 등 생리적인 변화가 발생한다(Bradley et al., 2009). 이 매패류도 삼투순응형동물로 염분의 농도변화에 따라 신진 대사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Stickle and Sabourin, 1979; Gardner and Thompson, 2001; Braby and Somero, 2006), 패각의 움직임을 포함한 이매패류의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된다(Ameyaw-Akumfi and Naylor, 1987; Navarro, 1988; Lee and Shin, 2015).
실내수조에서 참굴은 평균 5.69 ± 2.96회/hr의 패각운동을 하였으며(Oh et al., 2016; Moon et al., 2017), 패각운동의 양상 은 개각상태를 유지하다 비교적 빠르게 각을 움직여 폐각하 였고 다시 서서히 각을 열어 개각상태를 유지하였다(Fig. 1). 30 psu와 20 psu 실험구에서 각각 7.32 ± 3.21회/hr 그리고 7.11 ± 3.90회/hr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패각운동 횟수 및 파형을 보였다(t-test, p > 0.001). 10 psu와 5 psu 전 구간에서는 모든 개 체가 폐각상태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참굴은 광염성 종으로 서식가능 염분농도는 약 14~37 psu(Park et al., 1989)이며, 최 적 염분농도는 약 20~25 psu(Guo et al., 1996)로, 기존의 서식 환경 보고와 유사하게 염분환경이 비교적 양호한 환경에서 일반적인 패각운동을 나타내었다.
염분의 변화에 따른 이미패류의 생리적인 변화를 보면, 지중해담치(Mytilus galloprovincialis)는 20~36 psu의 염분에서 산소 이용율은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이보다 높거나 낮은 염 분변화에 대해서는 산소 이용율이 감소하였다(Bouxin, 1931). 진주담치(Mytilus edulis)의 경우도 20~30 psu 사이의 염분변 동에 대해서 산소이용률과 여과율 등의 대사는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20 psu 이하의 염분에서는 모두 감소 하였다(Widdows, 1985). 패각운동의 경우, Peppery furrow shell (Scrobicularia plana)은 저염수에 노출되었을 때 장기간 폐각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관찰하였고(Bayne et al., 1976), 대서양 굴(Crassostrea virginica)에서도 5 psu 이하의 염분에 노출되었 을 때 먹이활동과 배설물 및 위분의 생산을 중단하고, 폐각 상태를 유지하였다(Heilmayer et al., 2008). 새조개(Modiolus demissus)는 18 psu까지 염분을 감소시켰을 때 폐각상태가 관찰 되었고(Bayne et al., 1976), 진주담치(Mytilus edulis)는 20 psu이 하의 염분에서 부분적인 폐각상태를 보였다(Davenport, 1979). 이와 같이, 저염수 환경에서의 폐각상태는 체액조절을 위한 주요 방법이며(Pierce, 1971), Davenport and Fletcher(1978)는 삼 투압 충격에 대해 섬모(cilia)를 보호하는 중요한 기작이라고 설명하였다. 일반적으로 이매패류들은 염분에 대한 내성이 비교적 크지만, 급격한 염분감소는 산소이용률, 여과율 및 패각운동의 변화를 발생시켜 삼투순응형동물로써 극한염분 환경에 대한 적응기작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복합실험결과, Group 1에서는 “염분의 감소에 따른 패각 운동 실험”에서 나타나지 않는 운동이 관찰되었다(Fig. 2). 즉, 20 psu와 30 psu에서 보인 패각운동과 차이가 없는 운동 을 보였다가(약 2~3 시간), 장시간 폐각상태를 유지하였다. Group 2에서는 Group 1에서 보였던 패각운동이 더 빠르고 자 주 나타났다(Fig. 3). Moon et al.(2017)는 30℃ 고수온에서 나 타난 패각운동이 아주 빠르게 나타나거나, 장시간 폐각상태 를 지속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일반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환경인자가 동시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독립적으로 작용 하는 요인보다 강한 생물학적 영향을 미치며, 길항효과 (antagonistic effect), 상승효과(synergistic effect) 혹은 상가효과 (additive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Brown and Hartwick, 1988; Bataller et al., 1999). 대서양 굴은 저온에서 극한 염분조건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수온이 30℃ 이상 상승하면 저 염분에서 치사율이 급격히 증가하였다(Heilmayer et al., 2008). 본 실험에서 Group 2의 경우 우리나라 하계 저염분과 고수 온 패각운동의 특징이 결합된 파형으로, 참굴의 생리적인 위기상황에 대한 신호를 뚜렷하게 나타내었다. 따라서 이러 한 파형은 하계 저염수 출현 시, 나타낼 수 있는 조기경보 신호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어패류 폐사의 원인으로 대부분이 이상 고수온이 나 빈산소수의 영향을 고려해왔으나, 최근 남·서해안 및 제 주도 해역에 저염수 유입에 따른 양식생물의 대량폐사를 발 생시켜 어민들에게 큰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 구의 결과는 이매패류 패각운동을 활용한 생물모니터링 시 스템을 기반으로 저염수에 대한 조기경보 가능성을 시사하 였다. 하지만 실용화를 위해서는 현장적용실험을 바탕으로 한 물리·화학 센서와 상호 비교 그리고 현장에서 지속적인 패각운동 자료 수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