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해상에서 발생하는 선박의 침몰사고는 사고 당시 뿐 만 아니라 오랜 시간이 경과된 후에도 선체 내에 잔존하고 있 는 연료유, 화물류, 화학물질 등의 유해물질들로 인한 해양 오염을 야기시킬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잠재적 오염원은 2차 해양오염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고, 주요항로 또는 어장 인근의 침몰선박은 선박의 항행 및 조업활동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Choi et al., 2005; Lee et al., 2015). 침몰선박으로부터 야기되는 선체 구조의 붕괴와 이에 기인한 잔존연료의 유출은 해양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정부에서는 관련법령을 통해 침몰선박 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관리하고 위 해도 평가를 통한 위해도 높은 침몰선박의 현장조사를 실 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침몰 이후 선박의 다양한 해양환경에 따른 변형, 매몰, 부식 등에 따라 2차적인 위험 노출(침몰 당시 탑재된 유류나 위험물질 등의 유출)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침몰사고 이후 침몰선박 상 태 및 자세변화와 주변지형 및 퇴적물과의 침·퇴적과의 연 관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 구를 통해 침몰선박 위해도 평가결과 높은 위해도가 확인 된 선박(퍼시픽프렌드호와 제7해성호)을 대상으로 고해상 도 다중빔음향측심기 자료를 통해 침몰선박의 정확한 상태 와 주변 해저지형 변화를 분석하였다. 또한 과거 자료를 통해 최근 조사 자료와 변화 양상을 비교하였다. 본 분석 연구는 신뢰성 있는 침몰선박의 위해도 평가 항목으로서 정밀영상 분석 및 이를 통한 침몰선박의 상태와 주변 해저 지형 변화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향후 침몰선박 안정성 평 가 수행에 필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 대된다.
2.연구 방법
2.1.자료 수집 방법
본 연구에서는 침몰선박의 사고이력과 선박특성 정보 조 사를 위해 해양심판원 재결서 와 해양경비안전서(해경)의 방제조치 자료 등을 수집하였다(Table 1). 침몰선박의 정확 한 형상 및 해저지형 자료 수집을 위해 충남 태안 서방해 역에 침몰되어 있는 ‘퍼시픽프렌드호’와 전남 신도 남방해 역에 침몰되어 있는 ‘제7해성호’에 대하여 다중빔음향측심 기(multi-beam echo sounder)를 이용하여 자료를 취득하였다 (Fig. 1, Table 2). 또한 국립해양조사원으로부터 상기 2척의 측량성과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KHOA, 2011)(Figs. 3 and 7).
2.2.자료처리 방법
일반적으로 다중빔음향측심 자료는 조위보정, 오측자료 제거 순으로 처리되나 침몰선과 같은 해저 이상체를 대상 으로 할 경우, 핑별 오측자료제거, 롤, 피치 동적보정 등과 같이 보다 세심한 자료처리 과정이 수행된다.
본 연구에서는 양질의 자료를 생산하기 위해 다중빔음향 측심 자료처리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Caris사의 HIPS & SIPS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원시자료(raw data)를 처리하고 정밀 수심자료를 산출(XYZ Format) 하였다(Caris HIPS and SIPS, 2010). 3차원 자료구현을 위해서 IVS사의 Fledermaus 소프트 웨어를 이용하였다(Fledermaus, 2010). 영상 분석은 Esri사의 ArcGIS 소프트웨어와 Python을 활용하였다(ArcGIS, 2010; Python, 2010)(Fig. 2). 영상처리과정에서 침몰선박의 형상변 화 유추를 위해 각종 변수(parameter)를 바꾸어 가면서 최적 의 영상을 도출하도록 반복해서 처리하였다.
수심자료를 이용하여 침몰선박 주변의 해저지형변화를 유추하고, 지형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및 물의 흐름이 나 퇴적물에 의해 침몰선박에 가해지는 이차적인 변화 요 인의 기초적인 분석결과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3.결과 및 고찰
다중빔음향측심 자료의 정밀영상 처리·분석 과정을 통해 침몰선박의 형상 분석을 수행하였다. 기존 영상자료가 있 는 경우에는 과거와 현재의 영상을 비교함으로써 시간에 따른 변화 추이를 파악하였다. 또한 침몰선박 위치의 지형 분석을 통해 침몰선박 주변의 침식 및 퇴적 형태를 파악하 였다. 또한, 침·퇴적 양상과 향후 침몰선박의 안정성에 영 향을 줄 수 있는 요인에 대하여 기본적인 분석을 하였다.
3.1.퍼시픽프랜드호
퍼시픽프랜드호의 선수-선미방향은 남서-북동방향이며 우현으로 누워진 상태이다. 침몰선박 주변의 천소수심은 약 23 m이며 주변수심은 30 ~ 40 m 정도의 수심 분포를 보인다 (Figs. 3 and 4). 주변 해저지형의 특징은 선체를 중심으로 북 쪽과 남쪽의 수심이 깊은 형태로 나타나고 선수 부분은 파 여진 형태의 특징을 보이며 선미 부분은 북서-남동방향으로 길게 마루를 형성한 구릉 형태의 지형적인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형태적인 특성은 다양한 영상처리 결과에서도 잘 나 타나고 있다(Fig. 4).
침몰선박 주변의 지형적인 특징은 대상지역의 조류분포 (Fig. 5)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Jung, 2009).
침몰선박 주변의 침·퇴적 양상은 일반적으로 흐름장내의 해저구조물(특히 인공어초) 연구에서 많이 보고된 바가 있 다(Suh 2008; Kim et al., 2009; Kim et al., 2010). 특히 퇴적 물 입도에 따른 구조물 주변의 세굴특성은 다르게 나타나 며 세굴에 의한 침하 영향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퍼 시픽프랜드호는 창조 및 낙조 시 약 1.5 m/sec 이상의 유속 의 조류에너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Fig. 5). Kum(2014)의 연구에 의하면 조석이 우세한 수중사구의 형 태와 퇴적학적 특성은 퇴적물의 입자와 지형 및 조류(흐름) 에너지환경에 지배 받는 것으로, 퍼시픽프랜드호 주변의 해저지형 및 퇴적물에 의한 형태적인 특성과도 잘 일치함 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침몰선박의 단면도 분석 자 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Fig. 6). 단면도 분석 결과 선수부 분의 경우 주변지형에 비해 약 5 m 내외의 침식된 지형특 성을 볼 수 있고 선미 쪽은 선수와 다르게 주변 지형에 비 해 약 10 m 정도의 퇴적양상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Fig. 6). Fig. 6은 침몰 후 25년 동안 침몰선박이 해 저면에 방치되면 해저지형의 특성과 조류에 의해 선체는 지속적으로 지형의 변화와 침·퇴적이 일어난다는 영상분석 의 결과이다. 향후 잠수조사 등 추가 현장 조사 및 관련 연 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2.제7해성호
제7해성호는 1990년 침몰한 선박으로 영상조사 분석 결 과 천소수심 약 16 m, 주변수심 19 ~ 26 m 범위에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7해성호의 사고경위 자료에 의하면 충돌당시 제7해성호의 1번 화창 우현 측에 ‘서봉호’의 선수 가 약 75도 각도로 충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KRISO, 2015). 현재 선수-선미 방향은 북동-남서방향을 향하고 있으며 선 수부분은 충돌 흔적이 정확하게 확인되며 거의 좌우현의 기울어짐 없이 선형 그대로 해저면에 침몰되어 있다(Fig. 7).
사고 당시 이력이 그대로 반영된 형태로 선수부분의 충 돌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2011년 자료와 2015년.
자료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특징을 볼 수 있다(Fig. 7). 2011년의 경우 선수부분의 우현은 충돌 당시의 충격으로 인해 파공(갈라짐 틈)이 뚜렷하게 파악되지만 상대적으로 좌현측은 불규칙하게 이어진 형태를 보인다. 이에 반해 2015년 영상을 보면 우현과 좌현 모두 갈라진 형태를 뚜렷 하게 확인 할 수 있다(Fig. 7).
이는 1990년 침몰 당시 영상자료가 없어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충돌 침몰 이후 우현에 발생한 파공 부위에 조 류, 퇴적물, 충돌 부위의 부식과 같은 선형 변화를 야기 시 킬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았을 것으 로 생각된다. 특히, 침몰선박 주변의 침퇴적양상이 조류방향 과 매우 유사하며 이러한 흐름에 의한 퇴적물의 이동은 다 른 요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공부위의 확대와 같은 외 형 변화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Fig. 7).
특히, 침몰선박에 적재되었던 철광석 화물칸이 파공되어 조류와 부식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면 상대적으로 약화된 부위의 침식작용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들 자료의 분석을 통하여, 조류에 의한 선체 주변의 퇴적물 및 철광석 하중 등은 향후 선수 부에 대한 지속적인 영향 인자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4.결 론
다중빔음향측심 자료를 바탕으로 침몰선박의 정확한 형 상 및 해저지형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였다. 다양한 영상처 리를 통해 현재 침몰선박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함과 동시 에 과거에 조사한 자료와 비교하여 침몰선박 및 주변지형 변화를 해석하였다.
분석대상 선박 중 퍼시픽프랜드호의 경우 조류에 의한 침·퇴적으로 인해 선수-선미의 지형변화가 뚜렷하게 나타 나는 특징을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침몰선박의 매 몰이나 지형변화에 의한 선형의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 는 연구 자료로서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7해성호의 경우 충돌에 의한 영향과 침몰 당시 충격 등으로 인해 선수 부분이 약해진 상태에서 지속적인 조류 와 퇴적물 그리고 적재되었던 철광석 등에 의해 파공부위 에 하중이 전달되어 균열이 가속화되고, 해양에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해양환경의 영향으로 침몰선박이 열화되어 붕 괴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향후 잔존연료 유출 위 험성이 크다고 생각되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침몰선박의 시공간적 변화는 부식 및 해역특 성과 관련 있음을 알 수 있는 매우 기초적인 자료로 활용 될 수 있다. 따라서 침몰선박의 위험성 분석을 위해서는 해저면의 지질학적 특성 및 해역특성을 고려한 지속적인 선체의 변화를 관찰해야한다. 그리고 침몰선박이 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일 경우 퇴적물의 침·퇴적 양상에 따라 침몰선박의 변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 다. 향후,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저질특성과 조류의 영향 그 리고 부식으로 인한 침식가속화의 연구가 진행되길 기대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