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세토내해(Seto Inland Sea)는 일본 서부에 위치한 일본 최대 의 폐쇄성 내만으로 깨끗한 수질 및 풍부한 수산자원, 긴 해 안선, 편리한 교통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주민들의 생활공간 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 좋은 교통여 건과 적은 자연재해, 온화한 기후 및 매립의 용이함 등의 양 호한 입지조건과 일본의 산업화 정책이 맞물려 세토내해에 공장 및 인구밀도가 급속도로 증가하게 되었다. 그 결과, 오 폐수의 유입량이 증가하게 되었고 이는 부영양화를 가속화 시켜 적조 및 빈산소수괴가 빈번하게 발생되었다. 이에 1973 년에 세토내해 환경보전임시조치법(COD 배출총량규제, 1979 년 이후 TP, 1996년 이후 TN 포함)이 제정되어 최근까지 수 질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왔다. 그 결과 수질이 빠르게 개선되어 최근의 적조발생빈도는 1976년과 비교하여 약 1/3 정도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바지락, 정어 리 등의 어획량이 감소하는 종래의 부영양화와는 다른 형태의 어업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Yamamoto et al., 2003).
갯벌은 매우 높은 생산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많은 양의 유 기물을 소비하며, 잘피군락은 산란장 및 치어의 서식지로 연 안생태계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Mcroy and McMillan, 1977; Fonseca and Fisher, 1986; Lee and Dunton, 1999). 하지만 세토내 해에서도 산업화와 함께 갯벌의 약 50 %, 잘피군락의 약 70 % 가 소멸되었다(Figs. 1 and 2). 갯벌 및 잘피군락의 감소는 연 안 생태계를 파괴시켰고, 이로 인해 육역기원의 유기물이 소비되지 못하고 해역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는 세토내해 어업생산량 감소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Yamamoto et al., 2003). 근래에 들어 수산생산량의 회복 및 건전한 해양생태계의 구축을 위해서 갯벌 및 해조장을 복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석탄회는 산업폐기물로 지 정되어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되어져 왔다. 일본에서는 2007년 기준 연간 약 1200만톤 가량 발생하고 있는 석탄회를 재활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Japan Coal Energy Center, 2009). 1990년대에는 석탄회 생산량의 약 70 %를 시멘 트 원료로 이용해 왔으나, 2000년대 이후 시멘트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석탄회를 도로 건설 재료 및 콘크리트 골재로 이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였다. 건설 분야에서의 석탄회 이용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생산되는 석탄회 전체의 소비에 는 한계가 있었으며, 현재도 석탄회의 이용방안을 다각화하 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연안 생태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재료로 모래가 주로 사용 되어 왔지만 연안생태계의 파괴와 해안 침식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해사채취가 금지되었다. 최근 석탄회 조립물 을 저서환경 개선재 및 해사의 대체재로 이용하기 위한 많 은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Tamai et al., 2012; Yamamoto et al., 2013; Kim et al., 2014a). 이에 본 논문에서는 오염된 점토질 지반 상부에 석탄회 조립물로 잘피 서식을 위한 지반을 조 성한 후 잘피를 이식하여 석탄회 조립물의 연안 생태계 복 원을 위한 친환경 재료로의 이용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2.재료 및 방법
2.1.석탄회 조립물
잘피군락의 조성을 위해 사용된 석탄회 조립물은 화력발 전소에서 발생하는 비산재에 10 ~ 15 %의 시멘트를 접착재로 첨가하여 5 ~ 40 mm의 크기로 조립화한 것이다. 석탄회 조립 물의 주성분은 SiO2, CO32-, Al2O3, CaO 등이며 각각의 농도는 약 395, 133, 126, 55.4 g/kg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Yamamoto et al., 2013). 석탄회 조립물의 중금속 용출량은 일본의 수질기 준을 만족하고 있으며, 중금속의 생물 축적량 또한 안전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Asaoka et al., 2008; Saito et al., 2011).
2.2.잘피군락 복원 현장실험
잘피군락 복원을 위한 인공지반은 2010년 3월 일본 히로 시마시 카이타 만의 사니질 지반위에 조성하였다(Fig. 3). 조 성 해역은 잘피군락이 존재했었으나, 선착장의 건설로 인해 잘피군락의 면적이 크게 감소한 곳이다. 인공지반의 면적은 3.2 × 2.8 m로, 모래주머니로 틀을 만들고 석탄회 조립물로 내 부를 채웠다(Fig. 4). 조성된 인공지반에 2010년 4월 평균 개 체길이 약 36 cm의 113개체의 잘피(거머리말)를 이식하였다. 이식에는 해수를 채운 실외수조에서 생산된 종묘를 이용하 였으며, 유전자 교란을 막기위해 히로시마만에서 채집된 종 자로 종묘생산 하였다. 잘피는 석탄회 조립물을 가득 채운 500 ml의 망 내부 중앙에 지하부를 고정시킨 후, 잘피를 고 정한 망을 조성된 지반의 상부에 거치하였다(Fig. 5).
2.3.현장 모니터링
이식한 잘피의 정착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잘피의 개체수 및 개체 길이를 2010년 4월부터 2013년 1월까지 33개월간 13 회 측정하였다. 또한 잘피군락 지반 상부의 유속(compact EM, JFE advantech) 및 조위(compact TD, JFE advantech)를 모니터링 하였으며, 체분석을 통해 잘피군락 지반의 입경분포를 확인 하였다. 조성된 잘피군락과 주변 자연잘피군락 지반의 pH (D-52, HORIBA) 및 강열감량의 모니터링을 통해 조성된 잘 피군락의 저서환경 특성을 조사하였으며, 잘피군락 조성에 따른 생물다양성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조성된 잘피군락에 서식하는 저서생물 및 저서미세조류의 종수를 조사하였다.
3.결과 및 고찰
3.1.조성된 잘피군락 주변의 물리환경 특성
조성된 잘피군락 주변의 수심은 대조기 만조시에 4 ~ 5 m, 간조시에 0.5 m였다(Fig. 6). 유속은 대체로 20 cm/s 이하였으 며, 소조기보다는 대조기에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간조시에 순간적으로 빠른 유속이 관측되었으며, 최대유속은 약 66 cm/s 로 조사되었다. 모니터링 기간 동안 채우는 재료로 사용된 석탄회 조립물의 유실은 관측되지 않아, 조성된 지반은 약 60 cm/s 정도의 유속에서 안정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3.2.이식된 잘피의 정착
이식된 잘피의 밀도 및 개체 길이의 변화는 Fig. 7에 나타 내었다. 잘피 이식 후 4 ~ 6개월 사이의 하계에 28°C를 초과 하는 고수온에 의한 잘피 밀도의 급격한 감소가 확인되었으 며, 실험의 지속을 위해 20개체의 잘피를 추가로 이식하였 다. 하계 평균수온이 28°C이하로 유지된 이식 2년째부터 잘 피 밀도는 200개체/m2까지 증가하였으며, 잘피 개체 길이는 80 cm까지 성장하였다. 잘피는 3년째부터 580개체/m2 이상까 지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수온이 높은 하계에도 평균 개체 길이의 감소는 확인되었으나 개체밀도는 감소하지 않았다. 잘피 이식 33개월 후의 잘피에 의한 지반 피복율은 50 % 이 상으로 조사되었다. 잘피 밀도의 급격한 증가는 자연 잘피보 다 낮은 밀도로의 이식으로 인한 잘피 개체간의 광량과 영양 염 등의 경쟁감소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Enriquez et al., 2002; Peralta et al., 2002).
일반적으로 잘피의 생육한계는 28°C로 알려져 있다(Kawasaki et al., 1988; Lee et al., 2003; Lee et al., 2005). 수온이 높아지는 하계에는 잘피가 생리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호흡 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생물량 및 생산성이 감소하는 것으 로 보고되고 있다(Wetzel and Penhale, 1983; Orth and Moore, 1986). 연구기간 중 고수온에 의해 잘피 개체수가 감소한 기 간의 평균수온은 28.1°C로 평년의 26.1°C를 크게 넘어섰다. 이러한 고수온은 약 10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잘 피 이식 시 고수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일본 오카야마 에서 성장한 잘피를 수온 29°C의 조건에서 1개월간 노출시 켰을 경우 충분한 광량이 확보된다면 잘피생존율이 50 %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Fujisawa et al., 2002). 즉 하 계에 나타나는 28°C 이상의 고수온 환경에서도 잘피의 이식 개체수를 늘리고, 지반 높이를 조절하여 광량을 충분히 확 보할 수 있다면, 인공 잘피군락 조성에 효과적일 수 있다.
잘피 군락의 이식을 위한 인공지반의 설치 및 잘피의 이 식은 조성된 잘피군락의 유속을 일반적으로 느려지게 만들 며, 그 결과 조성 잘피군락 지반에 신생 퇴적층이 형성된 것 으로 판단된다 (Figs. 8 (a) and (b)). Fig. 9에 나타난 바와 같이 잘피가 양호하게 정착하기 시작한 이후 잘피군락 지반의 표 면에는 신생 퇴적층이 약 2.3 cm의 두께로 형성되었으며, 석 탄회 조립물은 점토층 하부에 약 2.3 cm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하경은 점토층 약 1.4 cm 아래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지하 경에서 뻗어나온 뿌리는 석탄회 조립물이 있는 약 5 cm 아 래까지 확장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이식한 잘피 밀 도의 증가는 잘피의 지하부가 신생퇴적층에 고정된 후, 지 하경 마디에서 새로운 측지(lateral shoots)가 발생하는 영양번 식에 의한 결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Martins et al., 2005).
3.3.조성된 잘피군락의 저서환경 특성
자연 잘피군락 지반에서는 0.075 ~ 0.425 mm 범위의 입경이 50 %를 차지한 반면 조성된 잘피군락에서는 0.475 mm 이상 의 입경이 40 % 이상을 차지하였다(Fig. 10). 이는 조성된 잘 피군락에서 채우는 재료로 사용된 5-40 mm 입경의 석탄회 조립물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조성된 잘피군락에서 조성 초기 pH가 8.3 정도로 자연잘 피군락에 비해서 높았으나, 2012년부터 자연잘피군락 수준 인 7.7 정도로 감소하였다(Fig. 11(a)). pH의 증가는 석탄회 조 립물에 함유된 산화칼슘의 가수변화에 의한 것이며, pH 증 가는 지반조성 초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 었다(Yamamoto et al., 2015). 칼슘은 잘피의 성장에 필요한 영 양소 중의 하나이며, 석탄회 조립물에서 용출되는 칼슘은 이식 잘피의 정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Demarte and Gartman, 1974).
조성된 잘피군락 지반의 I L은 6 ~ 10 %의 범위로 자연잘피 군락에 비해서 3 % 정도 낮았으나, 2013년 자연잘피군락 지 반의 I L이 18 %로 급격하게 높아졌다(Fig. 11(b)). 조성된 잘 피군락에서 유기물 함량의 지표인 I L이 감소한 것은 무기물 로 구성된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3.4.조성된 잘피군락의 생물다양성
조성된 잘피군락에서 발견된 미세조류 및 저서생물의 종 수변화를 Fig. 12에 나타내었다. 2011년에 관측된 미세조류는 2종에 불과했지만, 잘피군락 조성이후 매년 증가하여 2013 년에는 18종의 미세조류가 출현하였다. 관찰된 저서생물도 2011년에는 8종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14종까지 증가하 였다. 잘피군락 주변에서도 해조류 및 저서생물이 다수 발 견되었다(Fig. 13). 이상의 결과로부터 복원된 잘피군락에서 도 자연 잘피군락과 동일하게 생물다양성 회복 기능을 가지 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4.결 론
산업부산물인 석탄회의 잘피군락 조성 재료로서의 이용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현장실험을 실시하였다. 석탄회 조립물을 이용하여 지반을 조성하고 잘피를 이식한 결과, 잘피는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조성 된 잘피군락 및 그 주변에서는 생물다양성이 증가하였다. 이상의 결과로부터 석탄회 조립물은 연안역의 소실된 잘피 군락 복원에 기여할 수 있는 재료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개발된 기술이 실용화 된다면 석탄회의 재활용 분야도 다 양화되어 자원순환형 사회의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 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