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선박에 의한 해양사고는 충돌, 침몰, 좌초 및 화재 등 매우 다양하다. 선원들의 생명이 보장되지 못하면 최종적으로는 피난을 감행해야 한다. 선박은 24시간 해상에서 운항하는 특 성 때문에 피난을 하더라도 해상이라는 2차적 위험에 봉착 한다. 특히, 선박은 협소하고 복잡한 미로 같은 구조로 건조 되어 있기 때문에 피난이 쉽지 않다. 특히, 여객선은 선박의 구조를 잘 이해 못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승선하므로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잘 훈련된 선원들 의 효과적 피난 유도는 인명 생존율 향상에 반드시 필요하 다. 일반적으로 선원들은 선박에 승선 즉시 개인 침실에 게 시된 개인별임무배치표를 파악한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에 서 가장 빠른 피난구 위치를 파악한다. 하지만 승객의 경우 이러한 행동이 선원들에 비해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현재 승선 중 인 선원들을 대상으로 구조파악여부 및 가시거리 확보가 피 난시간 증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실시하고 데이터 를 정리하였다. 이러한 데이터는 향후 선박 사고 발생 시 선 원 및 승객들의 생존 가능시간인 유효피난시간을 산정하는 기초 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2.연구방법
이 연구를 위하여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의 소화훈련장에 위 치한 암실시설을 이용하여 2016년 1월부터 4월까지 상급소 화(18명), 상급안전 국내선통합 신규(23명), 상급안전 국제선 신규/상급소화(78명) 및 상급안전 국제선 재교육(355명)에 참 가한 총 474명의 선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하고 그 데 이터를 전수조사하여 분석하였다. Table 1은 설문조사 양식 에 따른 실험 대상자의 수이다. 단, 교육과정의 여건상 남성 의 비율이 전체의 94 %, 선종의 경우 상선이 81 %를 차지하 였다. 그리고 훈련 대상자는 동일한 훈련을 반복할 경우 익 숙함으로 피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감안하여 시나리오별 로 한번씩 수행하였다. 향후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 수 집을 위해 다양한 실험대상자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암실시설 평면도는 Fig.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로, 세로 길이는 8 m이며 최초 승선자는 선내 구조에 익숙하지 못하 는 점을 고려하여 선박의 복잡한 구조 및 여객선의 경우 승 객도 승선하는 점을 감안하여 미로와 같은 구조로 제작하였 다. 비상통로의 너비는 1.6 m, 출입구의 너비는 1.2 m로 구성 되어 있다. Fig. 2는 실제 실험 장소이다.
그리고 선원들의 피난 속도 실험데이터를 구하기 위하여 Table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구조설명 유․무 그리고 가시거리 는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조명등의 dimmer를 이용하여 표 지판 판독여부에 따른 목시관측 방법으로 0 m, 3 m, 5 m로 구 분하여 시나리오를 작성하였다. 실제 선박에 승선하는 선원 및 승객은 선박의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하도록 교육을 실시 중이므로 이런 경우최악의 조건인 정전시 혹은 화재시를 고 려하여 실험 참여자 수가 구조를 설명한 후 가시거리가 0 m 인 경우가 제일 많게 하였다. 향후 조도 및 휘도 측정기를 이용한 감광계수 측정이 이루어지면 더욱 정확한 분석이 가 능할 것이다.
가시거리를 최대 5 m로 설정한 이유는 대피허용한계값에 도달하는 시간인 유효피난시간을 법으로 정한 소방방재청 고시 “제2014-31호 소방시설 등의 성능위주설계 방법 및 기 준의 별표 1”의 내용을 기준값으로 설정하였다(NLIC, 2014). 즉, 대피허용한계값은 온도 60 ℃, 가시거리 5 m이다. 자세한 내용은 제3장 관련 규정 편에서 다룬다.
3.국내·외 인명 안전 규정
3.1.국내
우리나라의 인명 안전 규정은 소방법규인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시행령에 건축물의 피난설비 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피난기구의 설치유 지 및 안전관리에 필요한 내용을 피난기구의 화재안전기준 에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법규에서는 건축법시행규칙 과 동 시행령, 건축물의 대피․방화구조 등의 기준을 규정하 고 있다. 소방방재청고시 제2014-31호 소방시설 등의 성능위 주설계 방법 및 기준의 별표 1 m의 내용을 기준 값으로 설정 하였다. 즉, 대피허용 한계값은 온도 60 ℃, 가시거리 5 m로 설정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Table 3과 같다.
3.2.국외
3.2.1.미국
미국의 NFPA(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101 인명 안전 규정은 인명 안전을 위한 구조 등을 기술하고 있다 (NFPA, 2009). 이러한 인명 안전 규정은 사람의 안전에 중심 을 두고 기술되어 있다. 또한, 소방 활동 시 거주자의 안전 에 대한 대책도 요구하고 있다. 이 내용을 요약하면 Table 4 와 같다.
3.2.2.일본
일본의 대피 안전 평가 방법은 Table 5와 같이 계산되며 설계지침 방법 및 대피안전검증방법으로 구분하고 있다( Kim et al., 2001).
이 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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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 설계지침방법의 허용 피난시간(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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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 피난안전검증방법의 허용 피난시간(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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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 층의 모든 거실의 합계면적(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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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 층의 모든 복도면적의 합계면적(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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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2 : 당해실의 바닥면적(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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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oom : 당해실의 기준점에서 평균 천장의 높이(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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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im : 한계 연기 층의 높이(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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υs : 연기발생량(m3/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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υe : 유효 배연량(m3/min) 이다.
3.3.선박 규정
선박의 인명 안전 규정은 SOLAS 협약을 주 내용으로 국 내․외 규정이 제정되어 있다(KR, 2006a). 특히, 피난 관련 내 용은 제Ⅱ-2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별도의 소방안전코드(Fire Safety System Code, 이하 FSS Code) 제13장 탈출 수단 배치편 에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KR, 2006b). 피난구 폭에 대한 내 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3.3.1.여객선
계단의 폭은 900 mm 이상,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이 90명 을 초과하는 경우 1명당 10 mm씩 증가되어야 한다. 출입구 및 복도의 폭은 계단과 같은 방식으로 크기가 결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생존정 탑승을 위한 탈출로는 승객과 선원이 생존정 탑승 위치가 아닌 소집 장소에 모여 있을 때 소집 장소 에서 탑승 위치까지 계단 및 출구 폭은 지휘를 받고 있는 인원 수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단, 계단과 출구의 폭은 1,500 mm를 초과할 필요는 없다.
3.3.2.화물선
탈출에 이용되는 계단 및 복도의 폭은 700 mm 이상이어야 하며, 그 한 쪽에 핸드 레일이 부착되어야 한다. 통과 폭이 1,800 mm 이상인 계단 및 복도는 그 양쪽에 핸드레일이 제공 되어야 한다. 계단의 경사각도는 일반적으로 45도로 하지만 50도를 넘지 않아야 하며, 기관구역 및 소구획 내에서는 60도 이하로 하여야 한다. 계단으로 향하는 출입문은 계단의 크 기와 같아야 한다.
3.4.필요피난시간 및 유효피난시간
필요피난시간은 실제 선원 및 승객들이 피난하는데 걸리 는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SFPE의 피난계산방법을 사용한다 (SFPE, 2005). 군중밀도가 0.54/m2 이하일 경우는 식(1), 0.54/m2 이상일 경우의 계산방법인 식(2)을 사용한다.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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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 : 특정지점을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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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인원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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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피난 속도 상수(복도, 비상구는 1.4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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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 군중밀도[인원수(명)/유효면적(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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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 비상구 폭(m)
유효피난시간은 선원 및 승객이 특정 공간에서 생존할 수 있 는 대피허용한계값에 도달하는 시간을 말한다. 즉, 사람의 호흡 선 위치인 바닥에서 1.5 m~1.8 m에 온도 60 ℃, 가시거리 5 m에 도달하는 시간을 말한다. 이를 위하여 주로 Navier-Stokes방정 식을 이용한 화재시뮬레이션 기법을 사용한다(NIST, 2014).
4.연구결과
4.1.구조설명 유무에 따른 피난시간 실험결과
4.1.1.구조 설명 후 실험결과
Table 6에서 보는바와 같이 선원들에게 구조를 설명한 후 가시거리를 5 m, 3 m, 0 m로 구분하여 피난 속도를 측정한 결 과 가시거리 대피허용한계치 5 m인 경우는 82초, 3 m인 경우 는 218초, 전혀 보이지 않는 0 m인 경우는 192초로 나타났다. 즉, 주위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가시거리 대피허용한계치 5 m 와 그 이하의 피난시간의 증가율은 최대 2.6배 정도 차이가 나 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주목할 사항은 가시거리가 3 m인 경우와 전혀 보이지 않는 0 m인 경우는 피난 속도 측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선종별로 분석해 본 결과 Table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시거리가 5 m인 경우는 어선, 3 m인 경우는 상선, 0 m 인 경우에는 여객선 선원들의 피난시간이 가장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이 부분은 피난훈련을 수행하는 종합비상훈 련장이 2016년 완공되면 다양한 선종의 더 많은 참가자를 통해 신뢰성 있는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Table 8에서 보는 바와 같이 40대 이하와 50대 이상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연령대별로 유의적인 차이는 없는 것 으로 나타났다.
Table 9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성별로 구분하여 데이터를 분 석한 결과 가시거리가 5 m인 경우에는 유의적인 차이는 없 었으나 3 m 이하인 경우에는 여성의 피난시간이 남성보다 증가함이 확인되었다.
4.1.2.구조 설명 하지 않은 후 실험결과
Table 10은 선원들에게 구조를 설명하지 않고 가시거리를 5 m, 3 m, 0 m로 구분하여 피난 속도를 측정한 결과이다. 가 시거리 대피허용한계치 5 m인 경우는 91초, 3 m인 경우는 177초, 전혀 보이지 않는 0 m인 경우는 223초로 나타났다. 즉, 주위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가시거리 대피허용한계치 5 m 와 그 이하의 피난시간의 비율은 최대 2.5배 이상 차이가 나 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조를 설명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시거리가 3 m인 경우와 전혀 보이지 않는 0 m인 경우는 피난 속도 측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선종별로 분석해 본 결과 Table 1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시거리가 5 m와 3 m인 경우는 거의 차이가 없었으나 0 m인 경우는 여객선 선원들이 가장 피난시간이 빠른 어선 선원에 비해 1.5배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Table 12에서 보는 바와 같이 40대 이하와 50대 이상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연령대별로 유의적인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1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성별로 구분하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시거리가 5 m인 경우에는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으나 3 m 이하인 경우에는 여성의 피난시간이 남성보다 증가함이 확인되었다.
4.2.ANOVA test와 가시거리별 피난시간 실험결과
이 절에서는 동일한 데이터를 가시거리별로 구조설명 유 무로 구분하여 피난시간을 측정하였다. Table 14에서 보는바 와 같이 가시거리별로는 약 2.5 ~ 2.6배 정도 증가함을 알 수 있었으니 구조설명 여부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 다. Hwang et al.(2016)의 연구에 의하면 정전조건일 경우 이 동시간이 전 구간에서 155.8~247.1 % 증가한다. 즉, 이 연구 의 결과와 최대값에서 거의 유사함이 확인되었다.
Table 15는 구조가 설명된 후 가시거리별로 수행한 ANOVA test 결과이다. 유의확률 p값이 0.001보다 작게 나타나 유의수 준 1 %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16은 구조가 설명되지 않은 후 가시거리별로 수행한 ANOVA test 결과이다. 유의확률 p값이 0.001보다 작게 나타 나 유의수준 1 %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 로 나타났다.
5.결 론
이 연구에서는 현재 승선 중인 선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설 명 여부와 가시거리 정도가 피난시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을 실시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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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원들에게 피난 공간의 구조를 설명한 경우, 가시거리 대피허용한계값인 5 m일 경우가 3 m, 0 m인 경우보다 피난시간이 최대 약 2.6배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특 히, 주목할 내용은 가시거리가 3 m 이하인 경우는 피난 시간 측면에서 유의적인 차이가 없음이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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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원들에게 피난 공간의 구조를 설명하지 않은 경우, 대피허용한계값인 5 m일 경우가 3 m, 0 m인 경우보다 피난시간이 최대 약 2.5배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또 한, 가시거리가 3 m 이하인 경우는 피난시간 측면에서 유의적인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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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시거리별로 피난시간을 실험한 결과 가시거리가 5 m 일 때 구조를 설명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1.1배, 가시거리가 3 m, 0 m일 때는 구조 설명 여부에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아 구조 설명 여부는 피난 시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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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선종별로 분석한 결과 구조를 설명한 경우 가시거리가 5 m인 경우는 어선, 3 m인 경우는 상선, 0 m인 경우에는 여객선 선원들의 피난시간이 가장 늦은 것으로 나타났 다. 그리고 구조를 설명하지 않은 경우 가시거리가 5 m 와 3 m인 경우는 거의 차이가 없었으나 0 m인 경우는 여객선 선원들이 가장 피난시간이 빠른 어선 선원에 비 해 1.5배 피난 속도가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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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0대 이하 및 50대 이상에 대한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연령대별로는 유의적인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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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성별로 피난시간을 분석한 결과 구조 설명 여부와 관계 없이 5 m인 경우에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으나 3 m이 하인 경우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피난시간이 증가함이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선박 피난에 관련한 기초적 연구로서 향후 객 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 수집을 위해 다양한 공간 및 대상 자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실험이 필요할 것이다.